1. 서 론
1.1 연구의 필요성
이북(e-book)은 내러티브와 독자가 직접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콘텐츠이다. 이북의 내러티브는 기존의 그림책이 디지털북의 영역으로 분화되어 보고, 듣고, 만지는 놀이형으로 진화하였다. 모든 미디어는 경험을 새로운 형식들로 번역하는 힘을 가졌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은유라고 한 맥루언(McLuhan)[1]의 언급처럼 이북의 기능은 기존 미디어의 내러티브 표현 양식을 변화시켰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서 변화하는 예술적 표현 방법은 완전한 변화보다는 오히려 기존 여러 요소의 재구성을 수반한다[2]. 그러므로 영화와 그림책의 중간 지점에서 멀티미디어 요소를 활용하는 이북 또한 영화 몽타주 형식의 유사성과 함께 이북의 고유성을 가진 몽타주를 구성하게 된다. 내러티브 표현 방법에 있어서 영화는 샷을 구도화 하여 극적으로 매우 중요하거나 흥미 있는 대상에 주의를 갖도록 하며, 오로지 이것이 성취되었을 때라야 그 영화의 극적인 이념이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다[3]. 그러므로 영화와 그림책의 중간 지점에서 멀티미디어 요소를 활용하는 이북 또한 영화 몽타주 형식의 유사성과 함께 이북 만의 고유성을 가진 몽타주를 구성하게 된다.
기존 수행된 이북의 시각화 연구는 멀티미디어 기능을 가진 ‘도구’로써 이북의 역할을 강조하는 연구가 대다수다. 반면 애니메이션의 연장선에서 이북을 확장된 시각 예술 영역으로 인식하고, 이북의 미디어 특성에 의한 내러티브의 화면 구도와 장면들의 구조적 조직화 하는 심도 깊은 연구를 발견하지 못하였다. 이북 미디어의 특성을 이해하고 새로운 환경의 예술적 재현의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연구가 부족한 실정으로 이북 장면들을 영상 언어 관점에서 구조화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연구 목표를 설정하였다. 첫째, 이북을 새로운 형태의 영상 언어로 보고 몽타주 관점으로 체계화하여 뉴미디어에서 영상 언어의 표현을 확장한다. 둘째, 흥행과 작품성이 검증된 우수한 콘텐츠를 분석함으로써 이북의 몽타주를 정의하고 제안한다. 본 연구는 영화 이론에서 영상 언어로서의 해석에 근거를 두고 이북을 영상 언어의 미학적 측면을 회복하여 영상 예술의 영역에 동참하려는 하는 의도가 있다. 확장된 영상 언어로써 이북의 몽타주 패턴은 이북 연구의 독창적인 관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사료된다.
2. 영화의 서사적 병치 메카니즘
2.1 시각적 벡터
아른하임(Arnheim)[4]은 조형 예술에서 모든 구성 요소들은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배치된다고 하였다. 그에 의하면 균형을 결정짓는 요인은 무게와 방향이 있다. 무게는 공간에서 크기, 형, 방향, 색채, 내용상의 관심에 따라 달라지고, 공간 속의 물체가 가지는 각이 방향성을 낳으며 주제 또한 방향성을 띤다. 영상 공간의 구성에서도 방향의 힘이 작용하는데 이것을 ‘벡터(vectors)’[5]라고 한다. 벡터는 일정한 방향과 크기를 가진 영상의 힘으로써 화면의 한 점에서 다른 한 점으로 이동시키는 지향성 힘이다. 한 화면 내에서 작용하는 여러 벡터장을 조합하여 구성하는 것이 시각화의 중요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영상에서 벡터는 그래픽 벡터(graphic vectors), 지시 벡터(index vectors), 동작 벡터(motion vectors)의 세 가지 종류로 나뉜다. 그래픽 벡터는 화면의 구성 요소에 의한 점과 선들의 배열에 의해 생성되는 힘이며 장면의 구조물에 의해 방향을 인지 할 수 있다. 지시 벡터는 특정한 방향을 가리키거나 바라보는 사람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마지막으로 동작 벡터는 실제로 지각되는 움직임에 의해 생성된다. 세 종류의 벡터가 나타내는 방향성은 장면에 구도를 형성하여 감정적 언어로 작용한다. 내러티브에 의한 장면들 간의 구조를 관찰하기 위해 영화에서 몽타주의 정의를 연구하였다.
2.2 영화의 몽타주
소쉬르(Saussure)는 ‘의미’가 구조 내부의 관계 속에서 발생한다고 하며, ‘의미’는 ‘지시적(referential)’인 것이 아니라 순전히 ‘구조적(structural)’이며 ‘관계적(relational)’인 개념이라고 말한다[2]. 이는 관객이 영화의 이미지를 해석하는 방법과도 관련이 있다. 영화적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관객은 내재화된 매커니즘을 사용하는데 감각을 형태론적 관점에서 조직화하는 과정이다. 구성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이미지는 소쉬르가 말한 의미처럼 구조화되어 있어 이미지의 구성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6]. 영화 장면의 구성에 있어서 이질적 요소들의 병치는 서사적 예술의 본성이다. 샷(shot)을 분절 단위로 하는 몽타주는 개별 샷들이 연결되어 영화의 시간과 공간을 구성하므로 단절성, 분할성, 계측성이 특징으로 드러난다. 영화에서는 실제 현실에서 공간적인 거리를 갖는 장면을 샷으로 잘라 순차적으로 배열하여 시간적으로 구축하는 특징을 가진다[7].
아미엘(Amiel)은 몽타주를 기능의 측면에서 세 종류로 구분했다. 이야기를 말하는 서사 몽타주, 의미의 관계를 세우는 담화 몽타주, 일시적인 정서를 생겨나게 하는 대응 몽타주가 그것이다. 서사몽타주는 이야기의 단위와 관련이 있고, 장면 연결에 기여한다. 담론 몽타주와 대응 몽타주는 이미 구성된 한 당위의 편집 대신에 관련된 조립 작업의 접목하기 또는 콜라주의 개념이다[8]. 영화 오프닝시퀀스에서 스토리의 긴장감 정도에 따라 초당 샷밀도의 정도가 변화한다는 연구 결과[9]와 같이 영화의 몽타주는 샷을 기본 단위로 하여 샷의 시간적 연결의 구조에 의해 의미를 형성한다.
Table 1.Type of montage in the movie
시간적 분절 단위를 가지는 영화와 달리 이북은 기능적으로 뉴미디어의 영역에 포함되므로 몽타주의 특성 또한 다르게 나타난다. 따라서 뉴미디어에서 정의된 몽타주 특성을 관찰하여 정리하였다.
3. 뉴미디어와 이북의 몽타주 특성
3.1 뉴미디어의 몽타주 특성
20세기는 이미지의 시대보다도 이미지 조합(association)의 시대라고 불려진다. 이미지를 분할하고 동시에 연속하면서, 조합하고 동시에 결합하면서 세계를 재현하고 있는 것이다. 뉴미디어 객체가 몽타주를 형성하기 위해 병치는 특정한 체계를 따라야 하며 작품이 그 의미와 감성적 미적 효과를 구성하는 방식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10].
뉴미디어에서 몽타주는 전통적인 영화가 가지고 있는 시간적 몽타주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시퀀스적인 양상을 공간적인 것으로 대치시킨다. 뉴미디어의 공간적 몽타주는 같은 시간 안에서 ‘추가’와 ‘공존’의 논리가 존재하므로 시간은 공간화되고 스크린 표면 위에 분산된다. 사용자가 언제든 클릭 할 수 있는 동시적, 연속적으로 활성화 된 여러 개의 아이콘을 제공하는 데스크톱의 구성은 ‘동시성’ 및 ‘병치성’의 논리를 따른다[10].
시간성에 의한 '대체성'의 개념이 기존 몽타주라면, 공간적 몽타주는 사라지지 않고 사용자의 선택에 의해 언제든 다시 등장 가능하는 '동시성'의 개념이 강조된다. 따라서 이북의 몽타주는 로트만(Lotman)[11]이 몽타주의 세포라고 한 샷(shot), 즉 한 페이지를 기준으로 그림책 고유의 특성인 정지 이미지와 애니메이션 요소인 움직임, 독자의 개입을 유도하는 장치의 특징 등의 공간적 몽타주로 확대된다.
Fig. 1.Montage concept of movie and new media.
3.2 이북의 몽타주 특성
이북과 애니메이션의 공통적인 목적은 수용자(독자)에게 스토리의 가상 세계에 동일시 되도록 하는데 있다. 애니메이션의 관람자가 일방적으로 제작된 영상을 수동적으로 수용하는데 반해, 이북은 미디어의 기능성에 의해 독자가 능동성을 획득하도록 한다. 이는 이북의 수준 높은 내러티브 동일시를 위해서는 공간성 위주의 몽타주가 제시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칙센트 미하이(Csikszentmihaly)와 가드너(Gardner)는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가 주의 깊은 집중을 유지한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12]. 아동용 이북 시각화 스타일 선호도 조사 연구 결과에 따르면 멀티미디어 요소가 활용된 이북과 움직임이 적극 활용된 그림책 이북에서 교육 효과가 높게 나타났다[13,14]. 애니메이션이 프레임의 연속된 움직임에 의해 시각화 된다면 이북은 정지된 이미지의 회화 요소와 대상과 카메라의 움직임에 의한 애니메이션 요소가 동시에 표현된다.
이북의 몽타주는 사용자 경험을 추구하는 복합 미디어의 특성으로 의미와 정서를 전달한다. 이북은 그림책의 페이지 형식을 빌어와 기존 영화 몽타주의 물리적 시간성을 선형적으로 조직화 하므로 영상과 차별화된 비선형적 구조의 몽타주를 가진다. 이북의 몽타주는 개별 페이지들의 관계에 의한 시간적 몽타주에 더하여 단일 공간 안에서 이루어지는 기능의 조합으로 스토리의 다양한 측면을 경험하도록 한다. 따라서 영화의 몽타주는 샷의 해석과 정서적 반응의 총합인 ‘서술적/충돌 몽타주’라고 정의되는 반면, 이북의 몽타주는 시간성이 해체되고 다양한 기능의 조화를 통한 스토리의 체험이 강조되는 ‘경험적 몽타주’라고 정의할 수 있다.
Fig. 2.Individual world and fiction world in the e-book.
4. 이북의 몽타주 패턴
4.1 연구방법
본 연구를 위해 디즈니(Disney)사에서 개발한 이북을 분석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디지털북이라는 명칭으로 아이패드용 이북을 개발하는 디즈니는 극장에서 상영된 애니메이션 원작의 이북을 스토리와 게임을 ‘경험’할 수 있도록 ‘스토리북 디럭스(storybook deluxe)’로 출시하였다. 그 중 게임과 교육의 목적으로 제작된 콘텐츠를 제외하고 최근에 제작된 <메리다와 마법의 숲(Brave)>, <라푼젤(Tangled)>, <겨울왕국(Frozen)>을 연구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이북 을 구성하는 미디어 요소는 이미지, 텍스트, 동영상, 게임, 사운드이나 본 연구는 이북의 시각화에 관한 연구이므로 사운드는 연구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4.2 공간적 시간적 몽타주 구조
몽타주를 구성하는데 있어서 공간적, 시간적 병치를 기본으로 하는 이북은 공간적 몽타주의 특징이 두드러졌다. 디즈니 이북에서 관찰한 세 가지 레벨의 공간적 몽타주와 시간적 몽타주의 구조는 Fig. 3과 같다.
Fig. 3.The visual juxtaposition’s model in the e-book.
레벨1은 그림책 미디어의 이미지와 텍스트를 활용한 단계이다. 그래픽벡터와 지시벡터를 활용하는 정지된 그래픽 이미지를 사용한다.
레벨2는 영화와 같은 영상 미디어를 활용하고 있다. 동작벡터를 주로하여 표현되고 있는데 이는 디즈니 이북의 운동단서 중 카메라(평면이동, 줌인, 줌아웃), 매체(페이지 넘어가는 애니메이션, 그래픽 장면 전환, 평면이동), 등장요소(표정/제스처, 캐릭터 레이어 이동, 레이어 운동시차)의 세 가지 운동 주체의 9개 운동단서[15]를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화면 전체를 동영상으로 플레이 할 수 있는 장면 또한 포함된다. 등장요소의 운동은 간단한 제스쳐의 움직임 정도로 표현되었고, 이동이 있을 시에는 캐릭터 레이어 전체의 움직임으로 표현되었다. 카메라 운동은 페이지가 넘어갈 때 함께 일어나며 작품 전체에 걸쳐 동일한 카메라 운동이 이루어졌다.
레벨3에서는 게임의 특성으로 분류되었다. 디즈니 이북의 운동단서 중 독자운동(터치, 터치/드래그, 드래그, 흔들기)을 사용하여 게임적 요소를 추가하고 있다. 주로 퍼즐 게임, 색칠하기와 같이 스토리와 크게 관련 없는 단순한 게임이 관찰되었고, 스토리와의 연계성을 가진 게임도 관찰되었다. 이북 전체에 걸친 미션을 해결하는 게임도 있었으나 전체적으로 단편적인 보상을 제공하거나 내러티브 전개와 별개의 콘텐츠로 작용하였다.
시간적 몽타주 축은 p1, p2, p3.. 으로 페이지를 넘김에 따라 구성된다. 그러나 독자운동에 의하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의 수동적인 시간성과는 차별화되어 능동적인 시간 제어에 의한 선형적 병치로 구성되었다. 공간적 몽타주 축은 한 페이지에서 표현된다. 이미지성, 영상성, 게임성으로 레벨이 중첩되고 있으며, 각 페이지마다 공간적 몽타주의 요소가 추가/삭제 되는 방법으로 구성되고 있다.
4.3 몽타주의 종류
디즈니 이북의 몽타주를 관찰한 결과 세 개의 특징을 가진 몽타주로 정의되었다. ‘인력의 몽타주’, ‘행위 유도의 몽타주’, ‘장면 전환의 몽타주’가 그것이다.
4.3.1 인력의 몽타주
인력의 몽타주는 그래픽/지시/동작 벡터의 지각작용에 의한다. 그래픽 요소는 크기, 위치, 색상, 밝기, 형태에 따라 질량을 갖고 있으므로 인간의 지각 프로세스로 대상을 인지할 때 화면 안의 그래픽 요소들 간에는 서로 끌어당기고 미는 ‘인력’이 작용한다. 특히 디즈니 이북에서는 과장된 그래픽벡터와 지시 벡터의 사용이 특징적으로 나타났다. 그래픽벡터가 강하지 않은 장면에서도 지시벡터에 의한 보이지 않는 인력의 라인이 형성되어 프레임의 긴장감을 유지하였다.
이북의 내러티브는 애니메이션에 비해 생략될 수 밖에 없다. 갈등의 구조는 단순화되어 주인공과 적대자, 협력자 간의 중심 갈등을 위주로 전개된다. 그러므로 제한된 공간 안에서 갈등을 극대화한 시각화 방법으로 과장된 인력의 벡터를 사용하여 독자의 정서를 유도한다.
스토리 갈등에 따른 벡터의 표현은 크게 네 가지로 구분되었다.
▷안정-대비: 수평과 수직의 안정적인 구도를 가지며, 벡터가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는 경우에 해당된다. Table 2의 1번 <겨울왕국(Frozen)>의 예는 극도의 긴장감을 표현한다. 아래 책상의 수평선과 큰 창문의 수직선이 교차하며 대비된다.
Table 2.Example of visual vector’s montage
▷ 역동-대비: 대각선과 수평, 수직 등의 역동적 구도를 가지며, 벡터가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는 경우에 해당된다. Table 2의 2번 <메리다와 마법의 숲(brave)>의 예와 같이 적대자와 마주친 장면에서 나타났다. 사선으로 내려오는 빛과 가로로 기울어진 땅이 확연하게 대비된다.
▷ 역동-유사: 대각선을 활용하는 역동적인 구도를 가지며, 벡터가 유사한 방향을 향하는 경우에 해당된다. Table 2의 3번 <라푼젤(Tangled)>의 예와 같이 위험한 장면에서 나타났다. 사선으로 기울어진 방향의 역동성과 캐릭터가 올라가는 지시벡터와 동작벡터의 방향이 일치한다.
▷안정-유사: 수평 위주의 안정적인 구도를 가지며, 벡터가 유사한 방향을 향하는 경우에 해당된다. Table 2의 4번 <메리다와 마법의 숲(brave)>의 예를 보면 모든 갈등이 해결되고 평화로운 장면에서 수평선이 반복되는 표현으로 나타났다.
인력의 몽타주는 시간적 병치와 공간적 병치에 따라 다른 특징이 나타났다. 시각적 병치의 특징은 갈등 시퀀스에서 대각선의 활용이 두드러졌고 각 페이지의 시간적 병치에 의한 인력의 몽타주 특징은 발견되지 않았다. 공간적 병치에서 캐릭터 등의 등장요소의 운동은 제스처와 눈 깜박임 정도의 부분적인 동작이 결합되었다. 캐릭터 레이어 전체 움직임 또한 크지 않았다. 그림책의 벡터를 바탕으로 하고 동작벡터가 부분적으로 가미되는 표현을 활용하며 과장된 그래픽/지시 벡터가 갈등을 강조한다.
시간 몽타주 축을 관찰한 결과 갈등 시퀀스에서 대각선의 활용이 두드러졌다. 시퀀스의 각 페이지에서 나타난 벡터의 방향이 대칭되는 구도로 연속되고 있다. 캐릭터 등의 등장요소의 운동은 제스처와 눈 깜박임 정도의 부분적인 동작이며, 캐릭터 레이어 전체 움직임 또한 크지 않다. 그림책의 벡터를 바탕으로 하여 동작벡터가 부분적으로 추가되는 표현을 활용한다. 과장된 그래픽/지시 벡터가 갈등 상황을 강조하며, 이에 의해 병치된 페이지 간의 벡터는 이차적인 문제로 시간적 리듬의 연속성은 낮아진다.
4.3.2 행위 유도의 몽타주
행위 유도의 몽타주는 주인공의 선형적인 내러티브 세계 탐험에서 벗어나는 몽타주다. 기존의 시간 몽타주에서 별도의 공간을 제공하거나 추가적인 스토리 세계를 경험하도록 한다. 무엇보다 독자의 능동성이 중요하다. 독자의 의지가 일어나지 않으면 별도의 가상 공간은 의미를 가지지 못하므로 독자의 행위 유도를 위한 장치를 활용하였다. 등장요소들의 간단한 애니메이션이나 위치 등에 의해 터치를 유도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추가 애니메이션과 게임등의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다.
행위 유도의 몽타주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흥미성 강조 : 스토리 전개와 크게 관련성이 없는 캐릭터의 애니메이션을 강조한다. 장면의 다른 그래픽과 조화되지 않는 독립적인 표현을 하기도 한다. 독자가 터치하여 추가 애니메이션을 경험하지 않아도 스토리 전개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Table 3의 1번 <라푼젤(Tangled)>의 경우 눈 깜박임 등 반복 애니메이션으로 흥미를 유발한다.
Table 3.Example of behavior-induced’s montage
▷스토리성 강조 : 텍스트에 의한 스토리 전개에서 드러난 내용을 그래픽에서는 숨겨두고, 독자가 스스로 궁금증을 일으키도록 장치한다. 등장 요소의 운동이 관심을 유도하여 터치하면 추가 애니메이션이 일어난다. 주인공 캐릭터의 스토리 상황에 동일시 될 수 있으며, 더 깊은 스토리 상황에 몰입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Table 3의 2번 <메리다와 마법의 숲(Brave)>의 예에서 파란 불을 터치하면 연결된 불이 켜지며 더욱 깊은 스토리 세계로 연결된다.
▷게임성 강조 : 동일한 그래픽 요소는 활용하나 스토리 전개와 전혀 관련 없는 게임은 독자의 흥미 유발과 유지에 중점을 둔다. 갈등이 고조된 장면에서는 등장하지 않아 스토리의 전개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장치된다. Table 3의 3번 <겨울왕국(Frozen)>의 예를 보면 텍스트 페이지에 표시된 아이콘을 터치하여 퍼즐, 그림 그리기 등의 게임 화면으로 이동한다.
4.3.3 장면 전환의 몽타주
장면 전환의 몽타주는 카메라 운동과 밀접한 관련성을 갖는다. 독자가 손가락으로 밀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페이지가 넘어가며, 네비게이션의 페이지 선택 메뉴에서 원하는 장면으로 이동할 수 있다. 앞서 설명한 두 가지의 몽타주에 비해 연속성에 의한 시각적 리듬이 강조된다. Table 4의 <라푼젤(Tangled)>의 예에서 텍스트 페이지를 왼쪽으로 드래그 하면 그림 페이지가 이어 나온다. 이 때 카메라가 약간 줌 아웃되며, 배경과 분리된 캐릭터 레이어가 약간 회전하여 자리 잡는다.
Table 4.Example of Scene change’s montage
장면전환 몽타주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카메라 운동 : 장면 전환시 카메라 효과가 수반된다. 줌인, 줌아웃, 평면이동 등의 카메라 운동이 일어나며 하나의 분석 대상에서는 동일한 운동이 일어났다.
▷ 레이어 운동 시차 : 장면 전환 시에는 카메라 운동과 함께 레이어 운동 시차가 따른다. 독자 드래그와 동시에 일어나며, 카메라 줌아웃과 레이어 운동시차가 함께 결합될 때 실제 공간과 같은 깊은 경험을 연출한다[15].
장면전환의 몽타주는 이북의 스토리에 대한 시간적 몽타주의 측면으로 연속성에 의한 시각적 리듬이 강조된다. 한 작품에서 통일된 장면전환 몽타주를 사용하며 장면과 장면을 구분하면서 자연스러운 시각적 연결을 이루고자 한다.
이북 몽타주의 분석 결과 다음과 같은 특징이 관찰되었으며 Table 5와 같이 정리되었다. (A)인력의 몽타주는 한 페이지의 과장된 2D 그래픽 벡터를 활용하여 단순화된 갈등을 강조한다. (B) 행위 유도의 몽타주는 독자 흥미에 기반하여 스토리 경험과 게임 경험을 조절한다. 그래픽 요소에서 흥미 유발 요소가 표현되는데, 독자의 행동을 유발하여 추가적인 스토리 경험이나 캐릭터성을 경험할 수 있다. 게임의 경우는 배경에서 두드러지는 그래픽 요소를 활용하여 별개의 공간으로 이동하도록 한다. (C)장면 전환의 몽타주는 현실의 독서 환경과 같은 현존감과 시간적 리듬감을 표현하여 독자 정서를 조절한다.
Table 5.Type in the e-book’s montage
4.4 몽타주 패턴 분석
4.4.1 인력의 몽타주 패턴
분석 대상의 114개 장면을 분류해 본 결과, 스토리 갈등 상황에 따라 인력의 몽타주가 분류되었다.
Fig. 4의 결과를 보면 스토리의 갈등 상황은 비갈등(19%), 갈등전조(15%), 내적갈등(26%), 외적갈등(39%)으로 분류 되었다. 네 가지 인력의 몽타주 중 역동-유사 장면(35%)의 비율이 가장 높으며 다음으로 역동-대비 장면(33%)이며, 안정-대비(18%), 안정-유사 장면(15 %)의 순으로 나타났다.
Fig. 4.The rate of visual vector’s montage pattern according story conflict.- B: Brave, T: Tangled, F: Frozen.
스토리 특징 별 비율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비갈등 장면은 안정-유사(67%)로 다른 몽타주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갈등전조 장면은 역동-유사와 역동-대비(35%)가 동일하게 높았고, 안정-대비(24%)가 다음으로 높았다. 내적갈등 장면은 역동-유사(52%)가 가장 높고, 역동-대비(31%), 안정-대비(14%), 안정-유사(3%)로 나타났다. 외적갈등 장면은 역동-대비(47%)가 가장 높으며, 역동-유사(33%), 안정-대비(21%)로 나타났으며, 안정-유사는 나타나지 않았다.
4.4.2 행위유도의 몽타주 패턴
행위유도 몽타주는 인력의 몽타주 위에 애니메이션과 게임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결합 특징을 가진다. 그림책과 애니메이션의 이동은 독자의 터치에 의해서만 가능하도록 분리하고 있으며, 동영상 또한 애니메이션의 영역과 확실하게 구분하여 스토리 공간과 게임 공간을 분리한다. 갈등 장면의 분류에 따른 결합 특징은 발견되지 않았다. 게임은 텍스트와 이미지가 반반씩 나뉘어 구성된 ‘텍스트 페이지’에서 결합된다. 흥미유발성 애니메이션은 ‘텍스트 페이지’와 ‘그림 페이지’ 모두에서 나타났다. 스토리성 애니메이션은 ‘그림 페이지’에서만 등장했다. <겨울왕국>은 모든 장면에서 터치에 의한 스토리성 애니메이션으로 스토리를 전개한다.
Fig. 5의 결과를 보면 분석 대상에서 ‘텍스트 페이지와 게임’의 결합은 전체 페이지의 10∼20%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텍스트 페이지와 애니메이션’의 결합보다 그림 페이지와 애니메이션의 결합이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메리다와 마법의 숲(Brave)>의 경우 장면전환 시 일어나는 카메라 움직임으로 인한 장면의 전체 움직임에 치중하고 있으므로 부분적인 흥미유발성 애니메이션과 스토리성 애니메이션의 비중이 낮았다.
Fig. 5.The rate of behavior-induced’s montage pattern. - B: Brave, T: Tangled, F: Frozen.
4.4.3 장면전환의 몽타주 패턴
내용 페이지와 그림 페이지의 반복이 통일된 시각적 연결성을 유지한다. 분석 대상에서 나타난 장면전환의 몽타주는 모두 카메라 효과와 등장 요소의 레이어 운동시차의 결합으로 구성되었다. 독자 행위에 의해 장면전환의 시각적 리듬은 불규칙성을 가지며, 그에 의해 불규칙한 시간적 몽타주의 리듬을 생성한다. 독자의 드래그 행위로 페이지가 옆으로 평면이동하고, 등장하는 그림 페이지의 줌/아웃 카메라 효과가 일어나면서 등장 요소의 레이어 운동시차가 일어나 실제로 책을 넘기는 공간감의 효과를 전달한다. 텍스트 페이지가 평면이동할 때는 카메라 효과와 등장요소의 레이어 운동시차는 일어나지 않는다.
5. 결 론
본 연구는 이북을 영상언어의 체계 안에서 해석하고 영상예술의 영역에 포함하고자 이북 몽타주의 종류와 성격을 관찰하였다. 디즈니사에서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재생산한 이북 세 편을 분석 대상으로 하였다.
먼저 영화에서 몽타주의 의미와 시각적 벡터의 역할을 연구하였으며, 다음으로 뉴미디어의 몽타주의 차별성을 인지하고 이북의 미디어 특성을 파악하였다. 이에 따라 이북의 몽타주를 스토리 세계 체험을 위한 경험의 몽타주로 정의하였다. 이북의 시각적 병치 구조는 공간적 병치와 시간적 병치로 구분되었다. 세 개의 레벨로 구분한 뒤 관찰하여 세 가지의 몽타주를 정리하였다. 인력의 몽타주, 행위유도의 몽타주, 장면전환의 몽타주가 그것이다.
인력의 몽타주는 스토리의 갈등의 성격인 안정적/역동적, 유사/대비에 따라 4개의 종류로 구분되었다. 인력의 몽타주 패턴은 안정-유사, 안정-대비, 역동-유사, 역동-대비의 네 개로 구분되었으며, 스토리 갈등 상황에 따라 활용성이 특징적으로 나타났다. 행위 유도의 몽타주는 인력의 몽타주를 바탕으로 결합되는 공간적 병치다. 스토리성/흥미유발성/게임성 몽타주로 구분되었다. 스토리를 표현하는 애니메이션은 그림 페이지의 비율이 높았으며, 텍스트 페이지에서는 흥미유발성 애니메이션과 게임 등 스토리와 분리된 공간으로 이동하도록 표현되었다. 장면전환의 몽타주는 카메라 효과와 등장 요소의 레이어 운동시차의 결합의 한가지 유형을 가지고 있으며, 독자의 행위 방법과 시간에 의해 불규칙한 시각적 리듬감을 형성한다.
본 연구는 현재까지 이루지지 않은 새로운 영역의 이북 연구에 대한 접근을 시도한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기존 미디어와 뉴미디어가 만나는 접점을 분석한다는 것은 관련 산업의 성장을 촉진하는 동력이 될 수 있다. 향후 뉴미디어의 예술 언어 측면의 연구를 확장하여 국내에서 개발 유통된 이북의 몽타주연구가 필요하다. 이는 국내 이북 콘텐츠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여 이북 콘텐츠 시장의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연구가 될 것이라 사료된다.
References
- M. McLuhan, Understanding Media: The Extensions of Man, Taylor & Francis Ltd Publishers, London, 2001.
- R. Arnheim, Visual Thinking,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Publishers, Berkerley, 2004.
- D. Chandler, Semiotics for Beginners, Taylor & Francis Ltd Publishers, London, 2007.
- R. Arnheim, Art and Visual Perception,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Publishers, Berkerley, 2004.
- H. Zettl, Sight, Sound, Motion : Applied Media Aesthetics, Cengage Learning Publishers, Belmont, 2013.
- J. Aumont, L'image, Armand Colin Publishers, Paris, 2010.
- R.E. Jacobson, Information Design, MIT Press Publishers, Cambridge, 2000.
- V. Amiel, Esthetique Du Montage, Armand Colin Publishers, Paris, 2014.
- S.Y. Shin, B.S. Sung and J.H. Kim, “Visual Rhythm of Thriller Movies‘s Opening Title,” Journal of Korea Multimedia Society, Vol. 13, No. 9, pp. 1365-1372, 2010.
- L. Manovich, Language of New Media, MIT Press Publishers, Cambridge, 2001.
- Y. Lotman, Universe of the Mind: A Semiotic Theory of Culture, Indiana University Press Publishers, Bloomington, 2001.
- R. Jakobson, Formality and Symbol of Film, Open Books Publishers, Paju-Si, 2001.
- J.H. Kang, An Analysis on Design Preferences of Picture e-Book in a Survey of Elementary School Students, Master's Thesis of Seoul Tech University, 2010.
- D.H. Kim, Effect of Motion of Image by User Interface in e-Book for Children on Understanding of Story & Creativity of Children, Master's Thesis of Hong Ik University, 2012.
- S.Y. Shin and H.S. Jung, “The Type of ebook's Visualization by the Narrative Space,” Digital Contents Society Review, Vol. 14, No. 7, pp. 103-114,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