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글로벌 환경은 유통제조 기업의 경쟁을 강화하고 있으며, 기술 학습에 대한 요건이 수월해지면서 차별화 제품의 개발과 공급이 어려워지고 있다. 다자 간 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이 강화하면서 시장은 넓어지고 있지만 경쟁우위 창출 여건은 점차로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제조기업에 더 강하게 나타난다.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이에 유통제조 기업은 현지화 여부가 성과에 영향을 준다. 현지 자회사를 소유한 다국적기업은 현지화와 더불어 본사 특유 기술의 이전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본사가 보유한 기술에 특유 우위가 있다면 해외시장 진출의사 결정에 능동적이며, 기술의 외부 유출을 방지하려 완전소유자회사를 설립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이렇게 설립한 현지 자회사는 본사의 통제 하에 모기업이 보유한 특유기술을 현지화 하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본사 지식의 자회사 이전 현상이 발생한다(Gupta & Govindarajan, 1991; Grant, 1996; Gopalakrishnan et al., 1999).
지식이전 성과는 자회사 생산성, 품질 그리고 신제품 개발 등으로 나타나 현지화 성과에 주요한 영향을 미친다 (Gopalakrishnan et al., 1999; Nonaka et al., 2000).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본사일수록 비교우위가 있는 기술을 효과적으로 자회사에 이전하려 노력한다(Meso & Smith, 2000). 이에 지식이전 연구(Andersson et al., 2001; Monteiro et al., 2008; Fang et al., 2010)는 자회사 성패에 영향을 주는 지식이전 성과의 선행요인을 탐구하였다.
지식이전 성과 선행요인을 분석한 연구들은 대체로 본사 측면의 전수역량(Tang et al., 2010; Schulze et al., 2014)과 자회사 흡수역량(Fang et al., 2013; Ferreras-Méndez et al.,2015)을 주요 요인으로 지목하였다. 전수역량은 이전 지식을 체계화하고 지식이전 과정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본사 태도와 자원투입 정도를 말한다(Lichtenthaler & Lichtenthaler, 2010). 흡수역량은 본사를 포함한 외부기술을 수용할 수 있는 자회사의 역량과 적극성을 말한다. 또한, 흡수역량은 이전 지식을 내부화하여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한다(Berry, 2015).
지식이전 연구가 진화하면서 지식이전 성과와 자회사 성과의 관계를 탐구한 연구(Fang et al., 2013; Ferreras-Méndez et al., 2015; Cho, 2015)도 등장하였다. 동 연구는 지식이전 성과가 높을수록 이를 활용한 자회사의 신제품 개발과 유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둘 사이의 긍정적 관계를 지목하였다. 본사 기술에 특유우위가 있을 경우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강해진다. 비교우위가 있는 기술지식을 현지 습득 정보와 결합하면 차별화 제품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Cegarra-Navarro et al., 2016). 이처럼 본사, 자회사 역량과 지식이전 성과 그리고 자회사 성과를 다룬 연구가 진행되었지만 지식이전 과정의 주요 요인을 통합적으로 분석한 경우는 많지 않다. 즉, 지식이전 성과를 탐구한 연구가 다수이며, 이 과정을 자회사 성과에 연결해서 경로모형으로 살펴본 분석은 많지 않다.
지식이전 연구에서 주목한 분야 중 하나는 이전 지식의 특성이다. 형식지(explicit), 암묵지(implicit)으로 정의한 지식 특성이 이전 성과에 영향을 준다는 관점이다. 대체로 경험과 암묵적 형태의 지식은 이전 과정에 어려움을 주는 것으로 분석하였다(Nickerson & Zenger, 2004). 그러나 이러한 형태의 지식 중에는 기술특유성(specificity of technology) 개념이 있다. 기술특유성은 기술지식을 개발하는 과정에 장기적으로 기업이 보유한 특정 자산, 설비, 인력을 투입할 때 나타난다(Kogut & Zander, 1995; Dhanaraj et al., 2004). 기술특유성이 높으면 기술형성 과정에 대한 구성원의 공유 정도가 높아 지식학습 수월성이 높아진다(Simonin, 1999). 기술특유성은 주로 지식이전 성과의 선행요인으로 다루어졌다. 반면 해당 요인이 지식이전 과정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조절효과 등의 측면에서 접근한 연구는 부족하다.
이처럼 기존 연구는 지식이전 성과를 중심으로 다양한 분석을 진행한 점에서 지식기반관점 이론의 논의를 다국적기업 지식이전에 적용하고 확대한 기여가 있다. 그러나 기존 연구는 지식이전 과정에 영향을 주는 요인 간 관계를 통합적으로 탐색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 이에 기존 연구의 한계를 보완하려 본사, 자회사 역량과 지식이전 성과에 영향을 주는 기술특유성의 조절효과를 통합적으로 분석하려 한다.
이에 본 연구의 목적을 다음처럼 설정한다. 첫째, 본사, 자회사 역량과 지식이전 성과가 자회사 성과에 미치는 경로를 분석할 수 있는 통합모형을 구축한다. 둘째, 기술특유성 개념을 조절효과 요인으로 적용하여 지식이전 과정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셋째, 제조유통기업을 대상으로 한 실증분석을 진행하여 실제로 기술 현지화를 필요로 하는 기업에 시사점을 제시한다.
이상의 목적으로 본 연구 차별성을 다음처럼 설정한다. 첫째, 기존 연구와 달리 자회사 성과를 최종 변수로 하여 이에 선행하는 다양한 지식이전 요인의 역할을 탐구하여 이론적 논의를 확대할 수 있다. 둘째, 기술특유성 개념을 선행요인이 아닌 조절효과 요인으로 설정하여 이론적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셋째, 기술 활용 기업의 자회사 지식이전 과정을 한국 제조유통기업에 적용하여 실무적 시사점을 제시할 수 있다.
2. 선행연구 고찰과 가설설정
2.1. 기존문헌 고찰
2.1.1. 지식기반관점
본사, 자회사간 지식이전 과정과 해당 성과가 기업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접근은 지식기반관점에서 출발하였다. 지식기반관점은 기업 경쟁우위의 원천으로 무형자원인 지식의 역할에 주목하였다(Grant, 1996). 이러한 흐름은 자원기반관점 연구에서 지목한 유형자원이 지속적 차별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에서 출발하였다. 지식기반관점에서는 유형자원의 특유성이 경쟁 환경 강화에 따라 이동, 모방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한다(Gopalakrishnan et al., 1999).
지식기반관점 접근에서는 지식학습이 조직 내 보유자원의 활용 범위를 넓혀주고 외부자원과 연계하여 새로운 자원을 획득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지식학습의 이러한 특성은 기존 유형자원의 정태적 측면과 달리 조직 내외부의 다른 정보, 자원과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동태성에 있다. 즉, 구성원에 체화한 무형자원으로 다른 활동의 근간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지식학습의 특성을 규정한다. 지식의 축적은 또한 조직내 암묵적으로 형성된 경험과 노하우를 명문화하여 지속적 활용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 목적이 있다(Nonaka et al., 2000).
지식기반관점은 해외 자회사로 지식이전이 현지에서 얻을수 있는 정보, 경험과 맞물려 특정 시장 고객을 대상으로 제품을 도입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지적한다(Grant, 1996). 이 때 이전 지식은 본사의 비전을 자회사가 공유하는 것이며, 양자 사이의 개방성을 전제로 한다. 비전공유와 개방성에 기반한 이전 지식은 본사가 소유한 특유기술의 이전을 의미한다(Nickerson & Zenger, 2004). 특유기술이 지식 형태로 이전하면 경쟁자 모방이 어렵다. 지식의 형태라 무형자원이며, 명시적(explicit) 형식 이외 암묵적(tacit) 형식으로 전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Meso & Smith, 2000).
지식기반관점 연구 중에는 자회사로 지식이전을 일종의 외부조직 학습으로 보는 관점도 있다. 해외시장에 진출하면서 현지인 고용 등으로 문화적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Tang et al., 2010). 그럼에도 개방성과 상호작용 등 본사, 자회사 간 지식이전 활동과 의지가 이전 성과에 영향을 준다는 입장에는 전체적으로 동의한다(Schulze et al., 2014). 이처럼 지식기반관점은 경쟁우위 창출 요인으로 기술 관련 특유자원인 지식의 자회사 이전이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본 연구에서 이러한 지식기반관점의 이론적 논의를 활용하여 지식이전 과정과 자회사 성과의 관계를 분석하려 한다.
2.1.2. 지식이전 역량
지식이전 역량은 본사와 자회사로 구분하여 볼 수 있다. 기존 연구들(Gopalakrishnan et al., 1999; Chen, 2004)은 본사와 자회사 측면의 역량이 상호작용하여 지식이전 활동을 원활하게 한다고 말한다. 여기에는 본사 측면의 전수역량과 자회사 측면의 흡수역량이 있다(Monteiro et al., 2008).
전수역량은 기술과 지식을 이전하려는 본사의 의지와 활동 정도를 포함한다. 지식의 명문화 작업, 인력 투입, 지식이전 활동에 대한 자원 배분과 구조 마련이 이에 해당한다 (Kostopoulos et al., 2011). 전수역량은 기술 특유 우위가 강할수록 커지는 경향이 있다. 보유 기술에 대한 소유우위 (ownership advantage)가 클수록 해당 기술과 지식을 외부유출 없이 자회사로 이전하려 한다(Sheng et al., 2015). 동시에 지식 이전 과정의 잡음(noise)를 제거하여 특유우위를 유지한 기술 전달과 현지 활용을 추구한다.
자회사로 지식이전 과정은 본사 조직 외부로 기술을 전달한다는 점에서 전달 대상 기술과 지식의 왜곡 또는 변형의 발생을 방지해야 한다. 전수역량은 본사 측면의 활동으로 이를 담당하며, 조직 내부의 지식이전 수준이 되도록 자회사와 협력한다.
흡수역량은 자회사 측면의 활동으로 외부 기술과 지식을 학습하고 이에 적합한 조직구조와 인력을 보유한 정도를 말한다 (Fang et al., 2013). 흡수역량이 높으면 현지화에 필요한 신제품 개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본사로부터 이전 받은 특유기술을 현지 정보와 결합하여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공급이 가능하다(Ferreras-Méndez et al., 2015). 지식학습 측면으로 볼때 자회사 흡수역량은 본사의 비전과 목표를 공유하고 보유기술이 지향하는 전략적 방향을 이해하는데서 출발한다(Berry, 2015).
다수 연구(Park & Vertinsky, 2016; Lichtenthaler, 2016; Cegarra-Navarro et al., 2016)는 흡수역량이 높은 자회사의 경우 본사 기술을 이전 받아 활용하는 역량 또한 높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Monteiro et al.(2008)은 자회사 흡수역량이 높을수록 이전 지식과 기술의 완결성 그리고 현지 활용 가능성이 높아 자회사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분석하였다. 이상의 논의를 지식이전 과정의 주요 선행 요인 중심으로 요약하면 아래 [Table 1]과 같다.
[Table 1] The summary of precedent study
2.1.3. 기술특유성
기술특유성은 이전 대상 지식의 성격, 즉 특성을 반영한 결과다(Gupta & Govindarajan, 1991). 무형자원으로 기술지식은 이를 전달하고 학습하는 과정에 다양한 잡음 발생 가능성이 있다. 잡음은 온전한 형태의 기술지식 이전에 어려움을 준다 (Kogut & Zander, 1995). 다수 연구(Dhanaraj et al., 2004; Vaccaro et al., 2010)는 이러한 잡음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식 특성으로 인과모호성을 지목하고 있다. 인과모호성은 명문화한 지식으로도 전달이 어려운 암묵적 성격이 강한 기술에 나타난다(Brouthers et al., 2015).
기술특유성은 초기에 인과모호성과 더불어 이전 대상 지식의 학습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다루어졌다. 이후 인과모호성과 달리 기술특유성 성격을 규명하면서 본사, 자회사 지식이전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살펴본 연구들(Kogut & Zander, 1995; Simonin, 1999; Dhanaraj et al., 2004; Winkelbach & Walter, 2015)이 있다.
선행 연구는 기술특유성에 다음의 성격이 있다고 지적한다. 첫째, 기술특유성은 한 조직이 보유한 특유자원을 투입한 점에서 조직 내 구성원의 공유를 기반으로 한다(Dhanaraj et al., 2004). 둘째, 이를 형성하는 과정에는 기업 내 특유자산과 기술 그리고 설비 등의 투자가 이루어진다. 이로써 조직 구성원은 해당 기술의 형성 과정에 대한 이해 정도를 높일 수 있다 (Winkelbach & Walter, 2015). 셋째, 오랜 시간과 장비, 인력을 투입한 점에서 기술특유성은 조직 내 지식이전 과정에 선행 학습 효과를 보일 수 있다(Szulanski et al., 2004).
기술특유성의 이러한 성격은 본사와 자회사의 문화적 공유 정도와 구성원의 의사소통, 협력 정도에 따라 기술 이전의 수월성을 높여주는 요인이다(Simonin, 1999). 이들은 이미 특정 기술을 형성하는 과정에 투입한 자원, 설비 등에 익숙하며 해당 기술의 역사적 경로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Lichtenthaler & Lichtenthaler, 2010). 이 점에서 기술특유성은 외부 경쟁자에 모방 불가능성을 높여준다. 같은 조직 구성원이 공유한 맥락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외부에서 이를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식이전 연구에서 기술특유성은 한 기업 내 구성원이 비전과 특정 기술에 대한 이해 정도를 공유하는 정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Szulanski et al., 2004). 한 기업이 보유한 특유자원을 장기간 투입하여 형성한 기술일수록 이러한 경향은 더욱 커진다(Vaccaro et al., 2010). 이처럼 기술특유성은 본사, 자회사 간 기술지식 이전 성과에 영향을 주며, 결과적으로 자회사로 이전한 기술의 활용 성과에도 영향을 미친다(Ferreras- Méndez et al., 2015). 본 연구에서도 이러한 기술특유성의 성격을 고려하여 동 요인이 지식이전 성과 그리고 자회사 성과에 미치는 조절효과를 살펴보려 한다.
2.2. 가설설정
2.2.1. 지식이전 과정 가설
전수역량은 이론적 배경에서 살펴본 바처럼 본사 측면의 활동으로 지식이전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Gopalakrishnan et al., 1999). 전수역량이 높은 경우 자회사로의 기술지식 이전에 적극적으로 자원을 투입하고 필요한 인력과 구조를 형성한다. 다수 연구(Meso & Smith, 2000; Tang et al., 2010; Schulze et al., 2014) 역시 이러한 논의를 뒷받침 하고 있다.
전수역량이 강한 본사는 이전 대상 지식의 명문화에 노력한다. 명문화 한 지식은 구두 전달 지식과 비교해서 잡음의 개입여지를 줄일 수 있어 원활한 지식이전에 도움을 준다(Sheng et al., 2015). 또한, 관련 기술을 전문으로 숙지한 인력을 이전 과정에 투입하는 활동 역시 강하게 진행한다. 이러한 과정은 모두 물리적, 문화적 거리가 있는 자회사로 지식 이전을 원활 하게 하려는 목적에서이다(Park & Vertinsky, 2016).
전수역량이 높은 경우 본사는 본원 기술의 정확한 이전에 필요한 제도적 장치를 준비하며, 관련 교육 프로그램 등을 준비한다(Leszczyńska & Pruchnicki, 2015). 이러한 활동 역시 기술지식 이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만들어 이전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Malm et al., 2016). 이에 아래 가설을 설정한다.
<가설 1> 본사 전수역량은 지식이전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흡수역량은 지식학습을 진행하고 본사로부터 이전 받은 기술지식을 이해할 수 있는 자회사 역량을 말한다(Gopalakrishnan et al., 1999). 이러한 역량은 본사의 지원을 유도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자회사 의지를 포함한다(Chen, 2004). 또한, 물리적으로 외부에 해당하는 본사 조직의 기술역량을 내부화 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Monteiro et al., 2008). 흡수 역량이 높은 조직은 외부 지식을 습득하고 활용하는 역량이 크며, 결과적으로 이를 현지화한 제품에 적용할 수 있다 (Kostopoulos et al., 2011).
흡수역량은 본사 지식을 이전받는 경우에만 국한하는 역량이 아니며, 학습활동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Sheng et al., 2015). 외부 지식을 능동적으로 흡수하고 기존 자원, 기술, 지식과 접목하여 활용하는 능력까지를 포함한다(Park & Vertinsky, 2016). 이러한 특성은 지식이전 과정의 속도와 잡음 없는 기술 이전성과를 달성하는데 도움을 준다.
흡수역량은 현지 인력을 고용한 경우 본사 기술지식 이전 과정에 나타날 수 있는 문화적 차이에 따른 어려움을 극복하는데도 도움을 준다(Leszczyńska & Pruchnicki, 2015). 능동적 학습역량을 보유한 조직문화에 영향을 받아 본사 기술의 수용에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흡수역량을 높이려 본사와 정기적 소통을 하면서 물리적, 문화적 거리감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Lichtenthaler, 2016). 이에 다음의 가설을 설정한다.
<가설 2> 자회사 흡수역량은 지식이전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생산 유통 다국적기업은 현지화를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으며, 본사 기술지식을 현지에 활용한 제품을 생산하고 유통하려한다. 유통 제품은 본사의 특유기술을 활용하면서도 현지화에 적합한 제품이어야 한다(Grant, 1996). 생산과 유통을 겸하는 기업일수록 이러한 성격이 강하게 나타난다. 이 과정에서 본사가 보유한 기술 자원이 경쟁우위 원천인 경우가 많다 (Andersson et al., 2001). 다수 연구(Monteiro et al., 2008; Fang et al., 2010)는 본사의 기술지식을 활용하고 이를 현지에 적용하는 과정이 자회사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하였다.
본사의 기술지식 이전은 현지화에 필요한 제품 생산기술의 경쟁우위 확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Fang et al., 2013). 본사로부터 도입한 기술을 충분히 학습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지식이전 성과를 창출하면 이를 활용한 제품개발과 품질확보 등에 도움을 받는다. 또한, 현지화에 초점을 둔 경재우위 제품개발도 가능하다(Berry, 2015).
본사의 기술지식에 특유우위가 있다면 지식이전 성과는 차별화 제품을 개발하고 유통하는데 주요한 영향을 준다 (Ferreras-Méndez et al., 2015). 본사가 소유한 기술우위를 현지화 하여 경쟁자보다 비교우위에 있는 제품을 생산, 유통할수 있기 때문이다(Cegarra-Navarro et al., 2016). 논의결과에 따라 아래 가설을 설정한다.
<가설 3> 지식이전 성과는 자회사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줄 것이다.
2.2.2. 기술특유성 조절효과
기술특유성은 기업 내 기술자산을 형성하면서 고유한 자원과 설비 등을 투자한 결과로 발생한다(Gupta & Govindarajan, 1991). 기업 구성원은 속한 조직의 환경 특성에 맞추어 투입한 자산 특유성을 이해하므로 외부 인력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높은 기술지식 이해를 갖출 수 있다. 기술특유성은 이 점에서 본사 전수역량의 활용 가능성을 높여준다. 기술특유성이 높다는 것은 해당 기술지식을 축적하는 과정에 조직 구성원이 이해할 수 있는 학습활동이 발생했음을 의미한다(Kogut & Zander, 1995). 즉, 특정, 자산, 시설, 자원을 투입하는 과정에 참여하고 지켜보며 해당 기술에 대한 직간접적 학습효과가 발생한다는 말이다.
전수역량은 기술지식의 명문화, 체계적 교육, 의사소통 등에 영향을 받는다. 전수역량 강화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은 모두 같은 비전을 공유하고 개방적 문화를 형성하는 과정에 나타난다(Nonaka et al., 2000). 또한, 이 과정에 기술지식의 차별화를 목적으로 투입한 특정 자원과 설비 등은 기업 내 구성원이 기술지식 형성과정을 인지하는데 도움을 준다(Nickerson & Zenger, 2004).
이처럼 기술특유성은 기술지식의 형성과저에 나타난 특징으로 전수역량의 특징인 명문화, 전문성, 적극성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명문화와 전문성 모두 기술지식 형성 과정을 이해하는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Dhanaraj et al., 2004). 즉, 형성 과정이 길어지고 투입한 자원, 설비가 특수할수록 구성원은 이를 더 직접적으로 인지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기술특유성은 해당 기술을 전달하려는 전수역량이 지식이전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높여줄 수 있다. 이에 아래 가설을 설정한다.
<가설 4> 기술특유성은 본사 전수역량이 지식이전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높여 줄 것이다.
흡수역량 역시 전수역량과 유사한 맥락에서 기술특유성의 도움을 받아 지식이전 성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Simonin, 1999). 반면, 흡수역량은 전수역량과 달리 자회사의 능력이란 점에서 차이가 있다. 자회사는 기술을 이전 받는 입장으로 본사가 보유한 기술을 이해해야 하는 입장이다(Szulanski et al., 2004). 본사 기술을 흡수하는 입장에서 볼 때 기술특유 성은 자칫 이해과정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기술특유성은 특정 자원, 설비의 장기간 투입으로 만들어진 것이므로 조직 구성원의 사전 이해에 기반 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특징은 기업이 지향하는 비전과 전략 그리고 시장전략 등과 어우러져 조직 내 일종의 경향성을 형성한다(Vaccaro et al., 2010). 즉, 경쟁우위 원천으로 형성한 기술특유성 안에는 해당 기업의 지향점이 녹아 있다고 볼 수 있다. 기술 복잡성으로 자회사 구성원이 본사 기술을 이해하는 정도가 부족할수는 있지만 해당 기술의 형성 과정 이해는 이를 보완한다(Winkelbach & Walter, 2015). 이처럼 기술특유성을 형성하게된 과정을 이해하고 여기에 투입한 자원, 설비, 시간 등을 공유했으므로 전혀 새로운 기술을 학습하는 것은 아니다(Lichtenthaler & Lichtenthaler, 2010).
기술특유성의 이러한 특징은 흡수역량이 갖는 장점인 학습 역량, 적극성 등을 높여 결과적으로 지식이전 성과를 강화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Brouthers et al., 2015). 해당 역량이 지식이전 성과에 영향을 미칠 때 이전 대상 기술에 대한 사전 이해와 공감 맥락이 있다면 이러한 결과를 더욱 커질 수 있다(Ferreras-Méndez et al., 2015). 기술특유성은 특정 자원, 설비를 장기간 투입하는 과정에 나타나는 특징이므로 이를 공유한 개인의 경우 더 높은 수준에서 기술지식을 학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아래 가설을 설정한다.
<가설 5> 기술특유성은 자회사 흡수역량이 지식이전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높여 줄 것이다.
지식이전 성과는 자회사 성과, 즉 자회사 생산성, 신제품 출시 등에 영향을 주어 성과를 높여준다(Kogut & Zander, 1995). 본사로부터 이전 받은 지식을 활용하는 정도는 흡수역량에 영향을 받으며 결과적으로 현지화 한 제품의 유통제조 과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전 받은 기술지식을 활용한 신제품 제조와 유통은 자회사의 기술을 반영하며, 원천적으로 본사의 기술 특유 우위의 반영 정도에 영향을 받는다(Dhanaraj et al., 2004).
기술특유성은 본사, 자회사간 공통으로 인지할 수 있는 자원, 설비, 자산의 장기 투입에 따른 결과로 이를 적용한 기술 지식 이해의 수월성을 돕는다(Simonin, 1999). 동시에 본사, 자회사 간의 기술지식 학습 수월성은 경쟁자와 비교한 차별화 제품의 유통제조에 영향을 준다(Szulanski et al., 2004). 기술 특유성은 또한 본사 기술의 특유우위에 대한 자회사 측면의 이해 정도와 학습 효과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기술 개발과정의 특유성을 이해하는 정도가 높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높은 기술특유성은 지식이전 성과를 활용하는 정도에 영향을 받는 자회사 성과를 더욱 높여준다고 볼 수 있다.
기술특유성은 조직 내 형성한 기술지식을 공유하며 학습할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에서 본사, 자회사 구성원에 암묵적 학습효과를 불러온다(Gupta & Govindarajan, 1991;). 기술지식의 명문화, 전문 인력 투입, 학습 프로그램 구성 등 이를 자회사로 이전하려는 제도적 노력의 종류는 다양하다(Winkelbach & Walter, 2015). 그럼에도 지리적, 문화적 차이로 명문화 한 지식으로 담아내기 어려운 경험적 노하우와 암묵지 형태의 지식이전은 어려울 수 있다. 기술특유성은 본사 기술을 습득하려는 자회사 구성원의 전이해(preunderstand)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암묵적 학습영역에도 영향을 미친다(Lichtenthaler & Lichtenthaler, 2010). 따라서 기술특유성은 명문화 한 본사 기술 이외의 영역을 학습하도록 하여 이를 활용한 제품의 유통제조 성과에 영향이 있음을 추정한다. 이에 아래 가설을 설정하며, 이상의 논의를 도식화한 연구모형은 [Figure 1]과 같다.
[Figure 1] Research Model
<가설 6> 기술특유성은 지식이전 성과가 자회사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높여 줄 것이다.
3. 연구방법
3.1. 표본수집
본 연구의 대상은 해외시장에서 유통제조를 진행하는 한국 다국적기업이다. 실증분석 표본 확보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대한상공회의소 자료를 기반으로 수집하였다. 또한, 본 연구는 정재휘(2014)의 자료를 기반으로 분석하였으며, 다음 과정을 거쳐 표본을 수집하였다.
첫째, KOTRA와 대한상공회의소 자료를 기반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한 제조유통기업을 선별하였다. 두 기관의 자료를 비교 하여 해외시장에 자회사를 두고 생산과 유통을 진행하는 기업을 분류하였다. 유통제조 활동의 기준 시점은 2013년으로 하였다.
둘째, 본 연구가 본사, 자회사 간의 기술지식 이전을 탐구한점에서 합작투자 형태가 아닌 기업을 선정하였으며, 기술지식이전에 부합하는 기업을 선별하도록 단순 유통서비스 기업은 제외하였다. 현지 생산을 기반으로 유통을 진행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하였다.
셋째, 조사시점을 기준으로 설립 시기가 3년 이내인 기업은 제외하였다. 기술지식 이전 성과를 살펴보려면 해당 활동이 발생하여 이를 평가할 시간적 요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선정한 기업을 대상으로 다음 과정에 따라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우선 설문문항을 설계하여 산업계, 학계 전문가의 내용 타당성 검토를 거쳤으며 조사과정에서 모호하게 해석할 수 있는 문항을 수정 제거하였다. 다음으로 응답 대상자는 해당 기업에서 기술지식 이전 활동에 관여한 중간 관리자급 이상으로 대상으로 하였다. 본사, 자회사 간 지식이전 업무에 개입한 정도가 조사문항 이해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두 기관의 자료를 대상으로 추출한 1,212개 기업을 대상으로 3개월간 조사를 진행하였으며, 회수한 설문은 241(19.9%) 개였다. 이후 무응답, 불성실 응답율이 높은 설문 38개를 제외하였으며, 최종 표본은 203(16.7%)개였다. 또한, 조사 기간이 90일 이상인 점을 고려하여 무응답편의(non-reply bias) 검증을 진행하였다. 전반부와 후반부에 응답한 기업을 각 20%씩 무작위 추출하여 조사문항의 독립표본 t-검정을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 유의한 통계적 차이가 없었다.
3.2. 변수 측정
본 연구의 설문조사는 실증분석에 사용할 5개 잠재변인을 측정할 목적으로 진행하였다. 연구에서 사용한 잠재변인은 전수역량, 흡수역량, 지식이전 성과, 자회사 성과 그리고 기술특유성의 5개이다. 전체 19개 문항으로 이를 측정하였으며, 선행연구에서 따라 아래 [Table 1]처럼 조사문항을 구성하였다.
3.3. 실증분석 방법
본 연구는 전수역량, 흡수역량에서 자회서 성과까지의 경로를 분석하는 모형을 구축하였다. 여기에 기술특유성의 조절효과를 포함하고 있다. 경로모형에 따른 실증분석을 진행하려는 점에서 본 연구는 Wold(1966)의 PLS(Partial Least Square) 구조방정식 모형을 활용한다. PLS 모형은 다른 구조방정식 접근과 달리 주성분분석(Principle Component Analysis)를 토대로 진행하는 점에서 표본의 등분산성을 가정하지 않는다. 이에 기존 연구의 이론적 배경을 기반으로 한 연구뿐 아니라 잠재변수의 인과관계 파악을 중점으로 하려는 연구에 유용하다. 또한, 적은 표본에도 분석을 가능하게 하는 부트스트래핑 (Bootstrapping) 기법을 적용하여 재표집이 가능하다.
PLS 분석은 이러한 특징으로 표본수가 적거나 잠재변인의 인과성을 우선으로 분석하려는 연구에 유용하다.
4. 실증분석
4.1. 신뢰성, 타당성 분석
본 연구는 잠재변수를 측정하는데 복수문항을 사용하였으므로, 측정문항의 신뢰성과 타당성을 검증해야 한다. PLS 분석에서 동 요인의 검증은 확인적 요인분석(confirmatory factor analysis)로 진행한다. 분석결과는 복수 측정문항의 요인적재값과 해당 값의 통계적 유의성을 보여주며, 분산추출지수 (average variance extract), 개념신뢰도(composite reliability), 내적일관성계수(Cronbach’s α)를 제시한다(Hair et al., 1995). 아래 [Table 2]은 이러한 논의에 따른 확인적 요인분석 결과를 보여준다.
[Table 2] The result of confirmatory factor analysis
* DC=Disseminative capability, AC=Absorption capacity, KP=Knowledge transfer performance, SP=Subsidiary performance, ST=Specificity of technology, **P<0.05, ***P<0.01
분석결과 19개 측정문항의 요인적재값이 모두 0.5 이상이고 통계적으로도 유의하였다. 또한, 분산추출지수를 포함한 다른 값들이 모두 권고 기준치를 만족함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잠재변수 간의 판별타당성을 확인해야 한다. 잠재변수의 분산추출지수 제곱근 값과 잠재변수 간 상관계수를 비교하여 전자가 크면 판별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한다(Fornell & Larcker, 1981). 아래 [Table 3]는 판별타당성 분석 결과를 보여주며, 대각선의 분산추출지수 제곱근 값이 잠재변수 간 상관계수 값보다 모두 큰 것을 알 수 있다.
[Table 3] The result of discriminant validity
* DC=Disseminative capability, AC=Absorption capacity, KP=Knowledge transfer performance, SP=Subsidiary performance, ST=Specificity of technology
4.2. 모형적합도와 동일방법편의(common method bias) 검증
PLS는 독립변수의 자기상관을 확인하는 다중공선성 지수 (VIF), 선행변수의 설명력을 보여주는 수정결정계수(R2) 그리고 분석모형의 절대적합지수인 표준화잔차제곱평균제곱근 (standard root mean square residual) 값을 보여준다. 아래[Table 4]는 본 연구에서 사용한 모형의 전체적 적합도 지수를 보여준다. 다중공선성 값 ‘10’ 이하, 수정결정계수 ‘0.25’이상 그리고 표준화잔차제곱평균제곱근 값 ‘0.08’ 미만으로 모든 값이 권고 기준치를 만족한다.
[Table 4] Model fit index
* DC=Disseminative capability, AC=Absorption capacity, KP=Knowledge transfer performance, SP=Subsidiary performance, ST=Specificity of technology
다음으로 동일방법편의를 분석하였다. 동일방법편의는 설문 조사 기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오류이다(Podsakoff et al., 2003). 사전에 동일방법편의를 모두 예방하기란 조사 특성을 고려할 때 쉽지 않다. 이에 동일방법편의 사후분석을 이용하여 문제가 없음을 확인해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PLS 모형에 적합한 Lindell and Whitney(2001)가 제안한 마커변수 분석방법을 적용하였다.
마커변수 투입 방법은 설문조사 단계에서 조사의도와 관련 없는 문항을 미리 수집한 후 이를 분석모형에 투입하여 다른 잠재변수와 상관계수를 비교해서 진행한다. 마커변수와 다른 잠재변인의 상관계수가 0.75 미만이면 동일방법편의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 아래의 [Table 5]는 이상의 논의에 따른 동일방법편의 분석 결과를 보여준다.
[Table 5] The result of common method bias analysis
* DC=Disseminative capability, AC=Absorption capacity, KP=Knowledge transfer performance, SP=Subsidiary performance, ST=Specificity of technology M·V=Marker Variable
4.3. 가설 검정
PLS 분석에서 가설 검정은 경로분석으로 진행한다. 경로분석 결과에서는 선행요인과 종속변수의 관계를 보여주는 경로 회귀계수와 표준오차를 사용하여 t-값을 제시한다. 아래의 [Table 6]은 조절효과를 포함한 6개 가설의 경로분석 결과를 보여준다.
[Table 6] The result of path analysis
* DC=Disseminative capability, AC=Absorption capacity, KP=Knowledge transfer performance, SP=Subsidiary performance, ST=Specificity of technology, **P<0.05, ***P<0.01
분석결과 전수역량과 흡수역량이 지식이전 성과에 미치는 경로계수는 각각 0.469(t=5.353, p<0.01), 0.803(t=2.197, p<0.05)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본사, 자회사의 지식이전 관련 역량과 지식이전 성과 사이의 관계를 다룬 <가설 1>과 <가설 2>를 채택하였다. 또한, 지식이전 성과 역시 자회사 성과에 0.314(t=3.497, p<0.01)의 경로계수 값을 보였다.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이므로 <가설 3>을 채택하였다.
조절효과 가설에서는 기술특유성이 전수역량, 흡수역량과 지식이전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경로계수 0.001(t=0.014, p>0.05)과 –0.097(t=1.716, p>0.05)로 나타났다.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못한 결과이므로 해당 요인 사이에 조절효과를 설정한 <가설 4>와 <가설 5>를 기각하였다. 기술특유성이 지식이전 성과와 자회사 성과 사이에 미치는 조절효과는 0.132(t=2.727, p<0.01)로 유의한 결과를 나타냈다. 이에 <가설 6>을 채택하였다. 실증분석 결과를 도식화 하면 아래 [Figure 2]와 같다.
[Figure 2] The result of path analysis
5. 결론
5.1. 연구결과 요약과 시사점
본 연구는 지식이전 과정이 자회사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으며, 기술특유성의 조절효과 검증을 진행하였다. 분석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실증분석 결과 지식이전 역량, 지식이전 성과, 자회사 성과 간의 관계는 모두 긍정적 관계로 나타났다. 조절효과 분석에서는 기술특유성과 지식이전 역량으로 설정한 전수역량, 흡수역량 간에는 해당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술특유성과 지식이전 성과는 자회사 성과에 조절효과를 나타냈다. 이러한 분석결과 요약으로 살펴볼 수 있는 시사점은 아래와 같다.
첫째, 본 연구에서 경로모형으로 설정한 전수역량, 흡수역량, 지식이전 성과, 자회사 성과 간의 관계는 모두 기존 연구에 부합하는 결과를 보였다. 본 연구는 이처럼 기존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개별적으로 관찰한 요인 간의 관계를 통합적으로 분석한 차이가 있다. 지식이전 성과를 자회사 성과에 연결하여 분석한 연구(Grant, 1996; Andersson et al., 2001; Monteiro et al., 2008)는 다수 있다. 이러한 연구는 본사와 자회사 또는 전략적 제휴 기업 간의 지식이전을 탐구하면서 지식이전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주로 분석하였다.
기존 연구는 지식이전 역량의 역할을 직접 선행요인으로 주로 파악하여 본사와 자회사 간 지식이전이 자회사 성과에 미치는 경로를 분석하지는 못하였다. 본 연구는 이러한 점을 확대하여 구조방정식에 따른 경로분석을 실시한 측면에서 이론적 기여점이 있다. 또한, 지식이전 관련 역량으로 본사와 자회사 역량을 동시에 고려하여 통합적 경로분석을 진행하였다. 본 연구의 통합적 경로분석은 앞으로 본사, 자회사 지식이전 과정의 경로를 더욱 세밀하게 분석하려는 연구에 이론적 선행 논의를 제시한 점에서 시사점이 있다.
둘째, 한국 기업 역시 본사, 자회사 간의 지식이전에 필요한 역량을 높이는데 필요한 자원투입과 인력 개발에 노력해야 함을 실무적으로 시사한다. 본사, 자회사의 지식이전 과정의 주요 요인 간에 모두 긍정적 상관성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 연구와 유사한 결과로, 한국 기업에도 앞선 분석 결과를 적용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자회사로 지식이전은 본사의 적극성(Dhanaraj et al., 2004)과 자회사의 능동성 (Leszczyńska & Pruchnicki, 2015)이 필요하다. 전수역량은 이전 지식을 명문화하여 학습 여건을 높인다(Tang et al., 2010). 흡수역량은 외부 지식을 능동적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을 통해 기존 자원과 이전지식의 융합을 가능하게 한다(Lichtenthaler, 2016). 이렇게 이전한 지식은 결과적으로 자회사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실증분석 결과는 한국 기업에서도 본사와 자회사의 지식이전 역량 강화가 긍정적 효과를 불러온 다는 점을 보여준다.
셋째, 본 연구는 기술특유성 개념을 조절효과로 설정한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이가 있다. 기술특유성은 한 조직이 보유한 자원, 인력, 장비 등의 고유한 자원을 투입하여 생산하는 과정에 발생한다(Kogut & Zander, 1995). 기술특유성은 경쟁자 모방이 어려워 경쟁우위 창출 요인에 해당한다(Szulanski et al., 2004).
기존 연구(Gopalakrishnan et al., 1999; Chen, 2004; Sheng et al., 2015)는 이러한 기술특유성을 지식이전 관련 역량의 선행요인으로 탐구하였다. 본 연구는 이러한 이론적 논의를 확대 하여 기술특유성을 조절효과 요인으로 설정한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기술특유성이 지식이전 과정에 미치는 영향과 역할을 더욱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모형을 제시하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술특유성 개념을 다양한 측면에서 실증분석하려는 향후 연구에 이론적 논의를 제공할 수 있다.
넷째, 조절효과 분석에서 기술특유성은 지식이전 성과와 자회사 성과 사이에만 유의한 조절효과를 보였다. 기술특유성이 높다는 것은 기업이 속한 상황에 맞는 자원 투입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한 상황에 따른 자원 투입이 기술지식으로 전환할 때 같은 자원을 공유하던 구성원의 이해정도는 높아진다 (Kogut & Zander, 1995). 이 점을 고려할 때 기술특유성은 인과모호성과 달리 맥락을 공유한 집단 내 지식 이전을 원활하게 한다(Winkelbach & Walter, 2015). 그럼에도 본 연구결과 기술특유성의 조절효과가 전수, 흡수역량과 지식이전 성과 사이에 나타나지 않았다. 전수역량과 흡수역량이 지식이전 성과에 직접 영향을 준 점과 맞물려 볼 때 기술특유성의 영향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 기업의 이전 지식에서 기술특유성의 역할이 이전 받은 지식을 활용하여 자회사 성과를 유도하는데 국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이전과정에 기술특유성이 가진 구성원의 공유자산 활용이라는 점의 영향이 작다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고 기술특유성이 영향을 줄만한 기술형성 과정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술특유성의 조절효과가 지식이전 성과와 자회사 성과 사이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분석결과는 한국 기업의 기술특유성이 이전 지식을 활용하여 성과를 창출하는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알려준다. 지식이전 과정 보다는 이를 활용하는 단계에서 조직 내 형성한 기술특유성 활용이 긍정적 영향을 알려주는 결과다. 이는 한국 기업의 지식이전 성과로 자회사 성과를 높이는 과정에 해외시장을 표적으로 한 특정자산(Dhanaraj et al., 2004; Simonin, 1999)과 기술 축적이 필요함을 실무적으로 시사한다.
5.2. 연구한계 및 향후 연구방향
본 연구는 해외 자회사로 지식이전을 본사, 자회사 역량과 기술특유성의 관계에서 살펴본 점에서 앞서 논의한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그럼에도 다음의 연구 한계와 향후 연구의 필요성이 있다.
첫째, 본 연구는 자회사 지식이전의 선행요인을 본사, 자회사 측면에서 고려하였다. 글로벌 환경의 복잡성이 증가하면서 지식이전 성과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다양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본사, 자회사 측면의 요인만을 고려한 점은 본 연구의 한계에 해당한다. 앞으로 연구는 외부환경 요인을 포함한 분석을 진행하여 지식이전 성과에 영향을 주는 과정을 심층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는 기술특유성의 조절효과를 검증하면서 이전 지식의 특성으로 암묵성을 함께 살펴보지 못한 점에서 한계가 있다. 이전 대상 지식의 특징은 지식이전 성과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모호한 지식일수록 이전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앞으로 연구에서는 이전 대상 지식의 특징이 갖는 다양성을 고려한 연구 진행이 필요하다.
셋째, 본 연구는 자회사 성과에 영향을 주는 기타 요인을 통합하여 분석하지 못한 한계를 갖는다. 자회사 성과에 영향을 주는 여타 요인, 즉 자회사 측면의 역량을 고려할 때 지식이전 성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고려하지 못한 한계이다. 앞으로 연구에서는 기술을 이전 받는 자회사 측면의 다양한 역량을 통합적으로 고려한 실증분석이 필요하다.
Cited by
- 공급자 참여와 전략적 선택에 대한 실증적 연구 vol.9, pp.4, 2016, https://doi.org/10.13106/ijidb.2018.vol9.no4.69.
- A Study on Factor Analytical Methods and Procedures for PLS-SEM (Partial Least Squares Structural Equation Modeling) vol.10, pp.5, 2016, https://doi.org/10.13106/ijidb.2019.vol10.no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