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고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장기적인 고객관계 유지가 마케팅 활동의 주요 목적으로 인식됨에 따라 기업들은 충성고객 확보를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고객과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 하는 기업은 지속적인 매출 증대와 성공적인 신제품 개발, 긍정적 입소문 창출은 물론 위기 상황에서도 고객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음이 밝혀졌다(Aaker, Fournier, & Brasel, 2004; Chaudhuri & Holbrook, 2002; Dowling & Uncles, 1997; Oluwafemi & Dastane, 2016).
한편 국내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 건수가 2009년 23,455건에서 2015년 33,018건으로 증가하는 등 제품 결함 및 서비스 실패에 따른 불만족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소비자의 부정적 감정 경험 및 보복 행동 유발에 대한 이해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Korea Consumer Agency, 2015). 실망 스럽고 불만족스러운 소비자 경험이 빈번해질수록 부정적 상황에서 고객과 기업의 관계가 소비자 행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한 연구의 중요성도 증대하였다. 그러나 대다수 기업이 고객관계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서비스 실패 상황에서 고객관계가 불만행동에 미치는 효과를 다각적으로 분석하는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다.
불만족스러운 소비 상황에서 고객관계 품질과 불만 행동의 관계에 관한 기존 연구에서는 상반된 주장이 공존한다. 전형적인 고객 충성도 모델과 일관되게 관계가 좋은 고객이 기업의 실수를 용서하고 관대하게 반응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는 반면 (Lind & Tyler, 1988), 고객관계의 품질이 반드시 긍정적인 효과를 창출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 대두되기도 하였다. Gregoire and Fisher(2008)는 관계 품질이 높은 고객은 본인이 불량한 제품, 서비스의 희생자라고 인식할 때 일반 고객들보다 더 큰 모욕감을 느끼고 더 큰 상처를 입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관계가 좋은 고객일수록 불만족 상황에서 상대 기업을 더 맹렬하게 비난하고 공격한다는 결과도 도출된 바 있다 (Robinson, 1996).
이는 고객 충성도 또는 관계 품질을 해석하는 전통적인 관점에 반하는 내용으로, 자신이 서비스 제공자와 좋은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고객은 더 큰 기대를 하게 되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더 큰 실망감, 분노감을 느껴 불만도가 높아질 확률이 커진다는 해석이다. 또한 관계 품질이 높은 고객의 경우 불만 해소 뿐 아니라 상대 기업에 대한 지원 차원에서 서비스 실패에 대한 문제와 개선점을 전달하고자 하는 욕구를 지닐 수 있으므로 직접적, 적극적인 불평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도 있다.
많은 기업들이 고객관계 품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에 금전적, 인적 자원을 집중하는 현실 속에서 고객관계 품질이 긍정적일수록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하고 불만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역설적 영향 관계를 심층적으로 연구하여야 한다. 특히 실망한 고객들이 소셜 네트워크, 소비자단체 등을 통해 공개적, 공격적으로 불만을 표출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기업 이미지와 브랜드 명성의 훼손을 최대한 방지할 수있는 최적의 전략을 모색할 필요성이 커졌다. 불만족 상황에서 고객관계 품질 수준이 불만행동에 미치는 영향 관계를 심층적으로 이해함으로써 고객관계 품질 수준에 따른 차별화된 대응 전략을 구상할 수 있을 것이다.
서비스 실패 상황에 관한 대부분의 기존 연구들은 후회, 분노, 배신감 등 소비자가 경험하는 부정적 감정을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매개변수로 분석했다(Gregoire, Laufer, & Tripp, 2010; Kang, Lee, & Jung, 2013; Kim, 2012; Kim & Ahn, 2012). 본 연구는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해온 고객이 실망스러운 상황에서 더 큰 모욕감, 배신감을 느낀다는 기존 연구의 발견에서 나아가 과거의 관계를 바탕으로 상대 기업에게 더 큰 주도권을 행사하려는 욕구를 지닐 가능성을 고려하여 고객이 지각하는 파워 수준의 영향을 파악하고자 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관계 품질이 높은 고객이 적극적인 불만 행동을 보이는 데에는 손실을 보상받고 기업의 경영방식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지각하는 파워 수준이 영향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가정한다. 즉 서비스 제공자의 운영방식과 서비스 과정, 성과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영향력의 정도에 따라 불만 행동의 강도는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거래를 유지해 온 고객일수록 기업 측의 다양한 혜택을 체험하면서 자신에 대한 기업의 의존도가 높음을 인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더욱 적극적으로 불만을 표출할 가능성이 크다. 기존 연구들이 부정적 상황에서의 감정적 반응에 집중했다면 본 연구는 고객이 기업과의 관계 구조에 대한 판단을 바탕으로 주도권을 행사하고자 하는 이성적 동기를 파악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불만족스러운 경험을 한 소비자는 다양한 행동으로 불만을 표출할 수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소비자단체, 언론기관 등을 활용해 기업에 대한 집단적 공격에 동참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온라인 매체,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한 집단행동의 파급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고객의 불만 행동을 분류하여 분석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실망스러운 서비스를 경험한 소비자 행동을 개인적인 불만 행동과 집단적 불만 행동으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개인적인 불만 행동이란 개별 고객이 직접 기업 또는 서비스 담당자에게 불만을 전달하고 손실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을 의미하며 집단적 행동은 소비자단체와 같은 공식 기관을 이용해 보상을 요구하거나 부정적인 입소문을 퍼뜨리는 불만 행동을 뜻한다.
나아가 본 연구는 관계 품질이 높은 고객이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해 강력한 불만 행동을 보이는 과정에서 브랜드 명성의 조절 효과를 분석하고자 한다. 브랜드 명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우 소비자는 기업이 경영활동에 대해 더 많은 경험과 역량을 보유하고 특정 상황을 사전적으로 통제할 능력이 훨씬 크다고 인지하는 경향이 있으므로(Folkes, 1984) 제품 결함, 서비스 실패에 더 높은 수준의 반감과 공격성을 보일 수 있다. 즉 브랜드 명성이 높은 제품, 서비스의 불만족 상황에서 관계 품질이 높은 고객이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해 더욱 적극적으로 불만을 표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제할 수 있다.
요약하자면 본 연구의 목적은 서비스 실패 상황에서 고객관계 품질과 불만 행동의 관계에 있어 고객이 지각하는 파워의 매개변수 역할을 분석하고, 또한 고객 파워가 불만 행동에 미치는 영향 관계에 대한 브랜드 명성의 조절변수 역할을 파악 하는 데 있다. 서비스 실패, 고객 불만과 관련된 기존 연구들은 대부분 공정성 위반에 따른 고객의 심리적 반응을 분석하는 데 집중하여 불만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동기를 포괄적으로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본 연구는 고객과 기업의 관계에서 관계 품질에 따라 형성되는 고객 파워의 수준이 고객의 개인적, 집단적 불만 행동 의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함에 따라 기존 연구와 차별화될 뿐 아니라 관련 이론을 보다 발전시킬 수 있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다양한 매체를 통한 부정적 입소문 확산의 파급력이 증대되는 시점에서 실망스러운 상황을 겪은 고객의 영향력 행사에 대한 연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또한 고객이 영향력을 행사할 때 기업과 자신의 관계 특성은 물론 기업의 인지도, 경영능력 등을 의식하여 상이한 불만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본 연구의 결과는 기업이 고객관계를 강화하고 충성고객을 관리하는 노력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기업의 명성 수준에 따라 보다 효과적인 고객관리 전략을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될것으로 기대된다.
2. 이론적 배경 및 가설 설정
2.1. 고객관계 품질
고객관계 품질(Customer relationship quality)은 고객과 기업, 매장 또는 서비스 직원 간 상호작용 및 연결의 품질을 의미한다(Anderson & Narus, 1991; Crosby, Evans, & Cowles, 1990; Kim & Ahn, 2012). 높은 품질의 고객관계는 반복적,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장기간 유지되는 관계를 의미하며 고객이 기업에 대해 신뢰와 만족감, 결속감을 느끼고 나아가 기업, 브랜드와 자아 동일시(identification)하는 관계로 발전 한다(Gregoire, Tripp, & Legoux, 2009). 즉 고객관계 품질은 기업이 고객과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함에 따라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주요 영향요인으로 작용한다.
Gregoire and Fisher(2008)의 연구에 의하면 관계 품질은 신뢰, 만족, 몰입의 차원으로 설명된다. 신뢰란 기업이 믿을 만하고 서비스를 잘할 것이라는 확신을 뜻하며(Sirdeshmukh, Singh, & Sabol, 2002), 만족은 관계의 여러 측면을 평가한 결과 형성되는 긍정적인 정서적 상태를 말한다(De Wulf, Odekerken-Schröder, & Van Kenhove, 2003). 중복적인 관계에서 만족을 경험하게 되면 고객은 기업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결속감을 가지게 되는데(De Wulf et al., 2001), Bhattacharya and Sen(2003)은 높은 품질 관계에서 고객은 기업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을 정의하고 정체성을 표현하는 자아확인 단계에 이르게 된다고 설명한다. 즉 관계 품질이 높은 소비자는 반복적인 거래를 통해 기업에 대한 신뢰감과 만족감, 결속감을 느끼게 되고 해당 기업, 브랜드를 자아 정체성의 확장 도구로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고객관계 품질을 높이기 위해 투자하는 것은 단지 매출 증대 뿐 아니라 불만족, 위기상황에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을 지닌다. 여기에는 일반 소비자에 비해 관계 품질이 우수한 소비자가 기업의 실수나 잘못에 상대적으로 더 인내한다는 기대기 작용한다. 그러나 과연 고객이 실제로 금전적·심리적 손실을 입었다고 생각하는 실망스러운 상황에서도 관계 품질이 고객의 화를 잠재우고 보상을 요구하는 불평 행동을 자제시키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브랜드 관계 품질과 소비자의 불만 행동의 관계에 관한 설명은 다음의 두 라이벌 이론으로 요약된다(Gregoire & Fisher, 2006).
첫 번째는 ‘love is blind’ 효과다. 기업, 브랜드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온 고객은 더 자주, 더 많은, 더 비싼 제품 또는 서비스를 구매할 뿐 아니라 기업의 잘못이나 실수에도 관대하게 반응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브랜드 충성도 연구의 결과이다. 즉 브랜드와 강력한 관계를 유지해 온 고객은 그렇지 않은 고객보다 부정적 상황을 간과한다든지 기업의 실수나 실패를 더 쉽게 용서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현재 처한 실망스러운 상황과 과거의 긍정적 기억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브랜드의 과오를 축소하거나 문제 발생으로 인한 손실과 부작용을 과소평가하려는 지각적 편향이 작용한다. 양질의 고객관계는 제품 또는 서비스, 기업에 대한 분노와 공격적인 행동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를 충성도의 버퍼링 효과(buffering effect)라고 한다(Ahluwalia, Burnkrant, & Unnava, 2000; Ahluwalia, 2002). 또 양질의 관계를 유지해온 고객은 심리적 연결감을 느끼는 대상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이 내키지 않을 수 있다. 특히 기업과 브랜드 이미지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고객일수록 브랜드를 해치는 생각이나 행동은 자신의 자존감이나 정체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한편 제품과 기업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 수준이 높아지고 브랜드 선택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관계 품질, 충성도의 긍정적 효과에 반하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Gregoire et al., 2009; Kim & Ahn, 2012). 특정 기업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온 고객이 상대 기업이 약속을 불이행하거나 자신을 불공정하게 대한다고 인지하면 실망감과 분노감을 느끼고 공격적 행동을 실천할 가능성이 다른 소비자에 비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love becomes hate’ 효과로 설명된다. 과거 브랜드와의 관계가 좋았던 고객일수록 부정적 상황에서 더 강한 복수심을 느낀다는 의미다. 충성도가 높은 고객은 자신의 기대에 어긋나는 브랜드 행동이나 제품 결함에 배신감을 느끼고, 따라서 상대를 처벌하고자 하는 보복 욕구가 커지게 된다. 관계 품질이 높은 고객은 만족스럽지 않은 서비스를 경험하면 자신의 희생을 더 크게 인지하여서 품질이 낮은 소비자들보다 더 상처입거나 모욕감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
고객관계의 품질은 배신감, 보복감이 형성되는 속도와 유지 되는 기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일반 고객의 분노보다 관계 품질이 높은 고객의 분노가 더 느린 속도로 소멸되며, 기업의 잘못된 행위에 대한 보복심과 공격 욕구를 더 오래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Gregoire et al.(2009)의 연구는 좋은 관계를 유지해온 고객일수록 브랜드로부터 배신당할 경우 더 강한 보복 욕구를 마음속에 품고, 기업을 공격하고자 하는 욕구 또한 더 강하게 느낀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러한 주장은 전통적인 브랜드 충성도의 개념과 모순된다. 여기에는 “그동안 내가 이 브랜드가 잘 되도록 많은 도움을 줬는데, 정작 내가 도움이 필요할 때는 나를 실망시켰다”라고 하는 배신감이 작용한다. 특정 브랜드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우수 고객은 해당 기업이 일반 소비자보다 자신들에게 더 많은 신세를 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실망감을 줬을 때 더 큰 배신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Elangovan & Shapiro, 1998; Ward & Ostrom, 2006). Kim and Ahn(2012)은 서비스 실패 상황에서 관계 품질이 높은 소비자들이 더 큰 배신감과 보복 욕구를 느껴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을 취한다는 점을 증명한 바 있다.
2.2. 고객 파워
기업에 대한 고객의 파워는 기업의 행동과 태도를 변화시킬수 있는 상대적 역량, 잠재적 영향력으로 정의된다(Menon &Bansal, 2006). 스스로 영향력을 지녔다고 지각하는 고객은 기업과의 관계를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바꾸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관계의 주도권을 자신이 가진다고 생각하는 고객은 자신이 브랜드를 필요로 하는 것보다 브랜드가 훨씬 더 자신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French and Raven(1959)에 의하면 사회적 파워의 원천은 정보에 대한 접근성, 상대방에게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능력, 상대 기업과의 상호의존성 등에서 찾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사회적 파워는 지식, 기술 등에 근거한 전문성 파워, 상대방의 존경에 근거한 준거 파워, 특정 위치에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된 합법적 파워, 매력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능력에서 비롯된 보상적 파워, 상대방에게 가할 수 있는 처벌에 근거한 강압적 파워로 구분된다.
기업의 입장에서 가장 일반적인 고객의 위협은 거래를 중단하거나 부정적인 소문을 퍼뜨림으로써 사업을 철수하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금융기관에 장기간 큰 금액을 투자한 고객은 언제든지 경쟁사로 전환할 수 있다는 잠재적 영향력을 지님으로써 강력한 관계 파워를 지각할 수 있다. 이러한 위협은 고객이 기업에 의존하는 것보다 기업이 고객과의 지속적인 관계에 더 의지할수록 현실적이다(Frazier, 1999). 본 연구에서는 관계 품질이 좋은 소비자일수록 자신이 지속적인 거래를 통해 기업이 성장하는 데 큰 기여를 한만큼 상대를 변화시킬수 있는 파워를 지닌다고 인식한다고 가정한다.
< H1 > 고객관계 품질이 높은 고객일수록 고객이 지각하는 파워 수준이 높아질 것이다.
또한 기업과의 관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지각하는 소비자는 자신이 부정적 감정을 공격적으로 표출하더라도 브랜드 입장에서는 적대적 반응을 할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 특히 불공정한 대우를 받거나 자존감이 침해당했다고 판단되는 상황에서 고객이 상대 업체에게 자신의 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인지할수록 불만 표출의 강도는 더 커지게 된다(Aquino, Tripp, & Bies, 2006). 그러나 스스로를 약자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는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직접적이고 공격적으로 반응할 확률이 낮다. 불만 접수, 피해 구제 요청 등 브랜드와 장기간 갈등 관계를 유지하면 결국 약자인 소비자가 더 큰 손실을 당할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파워를 지녔다고 여길수록 고객은 불만족스러운 상황에서 직원 또는 경영자에게 직접 불평하거나 보상을 요구하는 불만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클 뿐 아니라(Gregoire et al., 2009) 거리낌 없이 공격적인 보복행위를 실천할 가능성도 높다. 즉 개인적인 불평, 보상 요구 뿐 아니라 소비자단체, 언론매체, 법률적 전문기관 등을 활용한 집단적 방식으로 브랜드의 잘못을 고발하는 식으로 공격할 가능성도 크다고 볼 수 있다.
< H2 > 서비스 실패 상황에서 고객이 지각하는 파워 수준이 높을수록 더욱 적극적인 개인적 불만 행동을 보일 것이다.
< H3 > 서비스 실패 상황에서 고객이 지각하는 파워 수준이 높을수록 더욱 적극적인 집단적 불만 행동을 보일 것이다.
2.3. 브랜드 명성
브랜드 명성은 기업이 안정적으로 매출을 유지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기업의 주요 무형 자산이다. 많은 기업들이 소비자 평가, 구매, 기업의 수익, 주가 등을 결정하는 브랜드 명성을 기업의 경쟁우위의 원천이자 전략적 도구로 관리하고 있다. Kamakura and Russel(1993)은 브랜드 명성을 소비자들이 특정 브랜드에 대해 부가하는 가치로 설명하였다.
명성이 높은 브랜드란 소비자들이 해당 브랜드에 대해 상당한 수준의 정보와 지식을 소유하고 있으며 긍정적인 개념과 이미지가 연상되는 경우가 많은 브랜드를 의미한다(Aaker, 1996; Keller, 1998). Roehm and Brady(2007)는 고명성 브랜드의 사례로 디즈니를 들고 있는데, 많은 소비자들이 오랜 기간 동안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기업의 적극적인 광고 및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노출되고 디즈니에서 개인적인 경험을 축적 하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브랜드 연상을 많이 보유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높은 명성을 확보한 브랜드는 소비자 의사결정 과정에서 긍정적인 연상 작용을 발휘하여 구매를 촉진하고 기업의 수익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Keller, 1998). 그러나 이러한 역할은 제품, 서비스의 품질이 만족스러운 수준을 유지할 때로 한정된다고 볼 수 있다. 제품, 서비스의 성과가 실망스러울 때 기존의 브랜드 명성은 과장되었거나 허위일 수 있다는 불신을 낳아 오히려 더 큰 불만족을 유발할 수 있다.
Chandon, Wansink, and Laurent(2000)는 명성이 높은 브랜드에 대해 소비자들이 더 큰 실용적, 감성적 혜택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인지된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불만족이 형성된다는 기대불일치 이론을 바탕으로 볼 때(Oliver, 1993) 높은 명성을 지닌 브랜드일수록 소비자의 기대감을 만족시키지 못해 강한 불만족과 실망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 일반 기업에 비해 높은 명성을 지닌 기업일수록 부정적인 상황에 처하면 브랜드 가치가 더욱 빠르게 하락하는 위기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명성이 높은 브랜드에 대해 제품, 서비스 수준은 물론 상황에 대한 관리 및 대처 역량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긍정적인 연상을 지니고 있다(Keller, 1998). Roehm and Brady(2007)에 의하면 소비자는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 서비스 품질에 대한 기대가 클 뿐 아니라 부정적 상황이 발생하는 소비 상황에서도 우수한 대응방식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유사한 상황에서 업계를 대표하거나 주도하는 브랜드가 더 큰 분노의 대상이 되는 것도 충분한 관리 능력을 보유하였음에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소비자가 인지하는 기업의 통제력(controllability)과도 관련된다. 통제력이란 기업이 특정 상황에 처했을 때 상황을 어느 정도로 통제할 수 있는가에 대한 소비자의 지각 수준을 의미한다(Gregoire & Fisher, 2006). Gregoire and Fisher (2006)는 문제가 발생한 경우 기업이 그 상황을 사전적 또는 사후적으로 통제할 수 있었다고 생각할수록 손실에 대한 책임을 기업 측으로 귀인하여 더 큰 반감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인지도와 명성이 낮은 브랜드에 대해서는 기대 수준이 낮기 때문에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불일치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불만족, 실망 수준이 명성이 높은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Oliver, 1993). 따라서 소비자들은 명성이 낮은 기업에 대해 전반적인 경영방식이나 문제 대처 방식, 통제에 대한 역량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기 때문에 부정적 상황에서 책임을 묻거나 적극적인 불만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
서비스 실패 상황에서 브랜드 명성은 고객이 지각하는 파워가 불만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증폭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즉 명성이 높은 브랜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서비스를 제공할때 스스로 기업, 브랜드의 전략, 성과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있다고 지각하는 소비자가 적극적인 불만 행동을 보일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높은 명성을 지닌 브랜드일수록 서비스 실패 상황에서 소비자가 직접적으로 보상을 요구하거나 관련 기관을 통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현함으로써 자신의 파워를 행사할 가능성이 증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 연구에서 제안한 연구모형은 [Figure 1]과 같다.
[Figure 1] Research Model
< H4 > 브랜드 명성은 고객이 지각하는 파워 수준과 개인적 불만 행동의 관계에서 긍정적인 조절효과를 가진다. 즉 브랜드 명성이 높을수록 고객이 지각하는 파워 수준이 개인적 불만 행동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질 것이다.
< H5 > 브랜드 명성은 고객이 지각하는 파워 수준과 집단적 불만 행동의 관계에서 긍정적인 조절효과를 가진다. 즉 브랜드 명성이 높을수록 고객이 지각하는 파워 수준이 집단적 불만 행동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질 것이다.
3. 연구방법
3.1. 자료수집
본 연구는 서비스 실패 상황에서 브랜드-고객간 관계 품질이 고객이 지각하는 파워 수준에 미치는 영향과 고객 파워가 개인적, 집단적 불만 행동 의향에 미치는 영향을 순차적으로 파악하고 고객 파워, 불만 행동의 관계에서 브랜드 명성이 미치는 조절효과를 분석하는 데 목적이 있다.
제안된 가설들은 시나리오 설문조사 방법을 사용하여 검증되었다. 시나리오 설문조사 방법은 기존 연구에서 특정 상황에서의 소비자 반응을 분석하는 연구에서 활용되고 있다 (Gregoire et al., 2009; Kim & Ahn, 2012; Smith, Bolton, & Wagner, 1999). Smith et al.(1999)에 의하면 이 방법은 통제된 동일 상황 속에서 소비자의 반응을 측정하기 때문에 개별 소비자의 기억에 의존한 방법보다 편향을 줄이고 결과의 타당성을 강화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 특히 고객관계 품질, 브랜드 명성의 수준은 소비자 개인은 물론 제품 및 기업, 산업 특성 등의 복합적인 요인의 영향을 받으므로 본 연구는 가상의 시나리오를 통해 체계화된 소비 상황을 설정하고자 하였다.
시나리오는 기존 연구에서 대학생 소비자를 대상으로 사용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준비되었으며(Gregoire et al., 2009), 서울 소재 여자대학교의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126개의 유효 자료를 수집하였다. 고객관계 품질과 브랜드 명성 변수의 조작을 위해 총 4가지(고객관계 품질 High vs. Low, 브랜드 명성 High vs. Low)의 시나리오를 구성하였으며 각 시나리오별로 31, 32명의 학생이 설문조사에 참여하였다. 고객관계 품질 및 브랜드 명성에 대한 조작 내용은 경영학 전공자 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전 조사를 바탕으로 결정되었다.
구체적으로 Il Canto라는 가상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겪는 불만족스러운 서비스 상황을 시나리오로 설정하여 참여자들이 마치 자신이 겪은 상황인 것처럼 생각하도록 안내한 후 조사를 진행하였다. 고객관계 품질이 높은 시나리오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경우 해당 레스토랑을 선택한 고객으로, 고객관계 품질이 낮은 조건은 해당 레스토랑을 방문한 적이 없는 고객으로 설정되었고, 나머지 내용은 동일하게 구성되었다. 브랜드 명성이 높은 상황은 수십 개의 지점을 운영하는 유명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브랜드 명성이 낮은 시나리오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레스토랑이 설정되었고, 나머지 상황은 동일하게 제시되었다.
3.2. 측정도구
연구모형에 포함된 변수들은 소비자-브랜드 관계 및 서비스 실패 상황에서의 고객 반응에 관한 기존 연구에서 개발, 사용된 측정항목을 활용하여 측정되었다. 각 항목은 5점 척도를 사용하여 분석되었다.
먼저 고객관계 품질은 고객과 특정 기업, 매장, 서비스 직원의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형성된 관계의 품질로 정의된다. 본 연구에서는 시나리오를 통해 레스토랑과 고객의 관계 품질을 설정하였으며 더미 변수를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고객이 지각하는 파워 수준은 고객이 레스토랑의 매출, 경영방식에 영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인지하는 정도로 정의되며, Gregoire et al.(2009)이 사용한 측정항목을 활용하여 ‘나는 이 레스토랑의 매출, 명성 등 경영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나는 이 레스토랑의 음식, 서비스 등 운영방식에 영향을 미칠수 있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이 레스토랑을 변화시킬 수 있다’로 측정하였다.
불만 행동 중 개인적 불만 행동은 소비자가 손실을 입힌 상대에게 자신의 불만과 손해 내용을 직접 전달하고자 하는 행동 의향으로 정의되며, Bonifeld and Cole(2007), Gregoire et al.(2009)의 연구에서 사용된 측정항목을 활용하여 ‘나는 이 레스토랑의 경영자(매니저)에게 직접 불만을 이야기할 것이다’, ‘나는 이 레스토랑의 경영자(매니저)에게 적극적으로 불만을 전달할 것이다’, ‘나는 이 레스토랑의 경영자(매니저)에게 직접 환불을 요청할 것이다’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집단적 불만 행동 변수는 불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한 기업을 고발하거나 자신의 손실을 보상받기 위해 소비자 불만을 처리, 지원하는 기관을 이용하고자 하는 의향으로 정의된다. 이 변수를 측정하기 위해 Gregoire et al.(2009), Gregoire et al.(2010)의 연구에서 사용된 문항인 ‘나는 이 레스토랑에 대응하여 정당하게 접근하기 위해 소비자단체 등 공식적인 기관을 이용할 것이다’, ‘나는 이 레스토랑에서 내가 당한 불이익을 퍼뜨리기 위해 소비자단체 등 공식적인 기관을 이용할 것이다’, ‘나는 이 레스토랑에서 겪은 일에 대한 전문적 견해를 구하기 위해 소비자단체 등 공식적인 기관을 이용할 것이다’를 사용하였다.
마지막으로 시나리오의 조작화를 검증하기 위해 고객관계 품질, 브랜드 명성, 시나리오의 현실성에 관한 문항을 추가하였다(Bechwati & Morrin, 2003; Yi & Cha, 2005).
4. 연구결과
4.1. 사전 검증
가설을 검증하기에 앞서 각 시나리오에서 고객관계 품질 및 브랜드 명성이 연구자가 의도한 방향으로 적절하게 차이가 나타나도록 조작되었는지를 검증하기 위해 사전 분석을 실시하였다.
먼저 고객관계 품질 변수의 조작화 검증을 위해 '나는 이전까지 이 레스토랑과의 관계에 충실한 편이었다', '나는 이전까지 이 레스토랑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 편이었다'에 대한 응답을 바탕으로 대응표본 t검증을 실시한 결과 [Table 1]에 나타난 바와 같이 두 집단 간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 명성 변수의 조작화 검증을 위해 'Il Canto는 인지도가 높은 레스토랑이다', 'Il Canto는 명성이 높은 레스토랑이다'에 대한 응답을 활용해 t검증을 실시한 결과 두 집단이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1] Results of Manipulation Check
또한 '이 상황은 일상생활에서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는 질문에 대한 응답을 분석한 결과 각 집단이 평균 4.0 이상을 보여 상황의 현실성을 높게 인지하는 것을 확인할수 있었다.
가설검증에 앞서 SPSS 22.0과 AMOS 21.0을 이용하여 측정항목의 신뢰성과 타당성 분석을 실시하였다. 각 변수에 대한 Chronbach α계수를 분석한 결과 0.77에서 0.91까지로 나타나 일반적인 기준치인 0.6~0.7 이상을 만족하여 내적 일관성을 갖추고 있음을 검증하였다(Nunnally, 1978).
다음으로 확인적 요인분석과 상관관계 분석을 통해 변수의 수렴타당성과 판별타당성을 검증한 결과 [Table 2]에서 제시된 것처럼 구성개념과 측정항목을 연결하는 모든 계수의 값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확인적 요인분석의 적합도는 χ2=125.689(df=72, p=.00), GFI=0.91, RMSEA=0.05로 모형이 권장 기준치를 충족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따라서 구조 방정식 모형의 구성개념들이 수렴타당성의 요건을 확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Table 2] Results of Confirmatory Factor Analysis
χ2=125.689(df=72, p=.00), GFI=0.909, CFI=0.955, NFI=0.903, RMSEA=0.055
*Fixed to 1.000 for confirmatory factor analysis
다음으로 구성개념 간 관계를 보여주는 Φ계수의 신뢰구간 (Φ±2SE)에 1.0이 포함되는지 여부를 파악한 결과(Fornell & Larcker, 1981), 모든 상관계수에 대한 구간 추정치가 1을 포함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변수의 판별타당성을 검증할 수있었다([Table 3] 참조).
[Table 3] Correlation Coefficients Between Constructs (SE)
4.2. 가설 검증
본 연구에서 설정된 가설들은 AMOS 21.0을 이용하여 검증하였으며 ML(Maximum Likelihood Estimation)을 통해 경로계수를 추정하였다.
<가설 1>은 고객관계 품질이 고객이 상대 기업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지각하는 파워 수준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것으로 경로계수 0.26(t=2.44, p<.05)을 보여 채택되었다. 즉 레스토랑과의 관계 품질이 높은 고객일수록 자신이 레스토랑의 운영방식, 경영성과, 명성 등을 변화시킬 수 있는 영향력을 더 크게 인지함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서비스 실패 상황에서 소비자가 지각하는 파워 수준이 불만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가설 검증에 있어 고객 파워가 개인적 불만 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경로계수 0.45 (t=3.48, p<.001), 고객 파워가 집단적 불만 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경로계수 0.18(t=1.70, p<.10)로 <가설 2>, <가설 3>이 채택되었다. 즉 레스토랑의 서비스가 불만스러울 때 자신이 레스토랑에 대해 큰 영향력을 지녔다고 생각하는 소비자일수록 더욱 적극적으로 직접 레스토랑 측에 불만을 전달하고 보상을 요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고객이 지각하는 영향력 수준이 높을수록 소비자단체 등을 이용해 전문적 지식을 구하고 집단적으로 부정적인 입소문을 퍼뜨릴 의향도 높아짐을 알 수 있다.
[Table 4] Results of Hypotheses Test (< H1 >-< H3 >)
χ2=227.175(df=99, p=.00), GFI=0.871, CFI=0.896, NFI=0.835, RMSEA=0.072
<가설 4>와 <가설5>는 고객이 지각하는 파워 수준과 개인적, 집단적 불만 행동의 관계에서 브랜드 명성의 조절효과를 검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브랜드 명성이 높은 집단과 명성이 낮은 집단을 분류하여 비제약모델과 제약모델을 비교 분석 하였다.
<가설 4>에서는 서비스 실패 상황에서 브랜드 명성이 고객이 지각하는 파워 수준과 개인적인 불만 행동 의향의 관계에 미치는 조절효과를 분석하고자 했다. 검증 결과 지각된 고객 파워와 개인적 불만 행동의 관계에서 브랜드 명성이 높은 집단과 낮은 집단 간의 차이가 유의하게 나타나 <가설 4>가 채택되었다(△χ2=8.10, p<.001). 즉 브랜드 명성이 높은 경우 고객이 지각하는 파워 수준이 개인적 불만 행동에 미치는 영향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서비스 실패 상황에서 고객이 지각하는 파워 수준과 집단적 불만 행동 의향의 관계에 미치는 브랜드 명성의 조절효과를 분석한 <가설 5>의 검증 결과에서도 집단 간 차이가 유의하게 나타났다(△χ2=10.94, p<.001). 이는 브랜드 명성이 높은 레스토랑의 경우 그렇지 않은 레스토랑에 비해 자신이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고객이 더욱 적극적으로 소비자단체와 같은 집단을 통해 지식을 구하거나 부정적인 입소문을 퍼뜨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인지도가 높고 업계를 대표하는 브랜드에게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Table 5] Results of Hypothesis Test (< H4 >-< H5 >)
5. 결론 및 논의
5.1. 연구 요약 및 시사점
본 연구는 서비스 실패 상황에서 고객관계 품질이 불만 행동에 미치는 영향 관계의 구조를 파악하고 고객이 지각하는 파워 수준의 매개효과와 브랜드 명성의 조절효과를 분석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레스토랑에서 실망스러운 서비스를 경험하는 시나리오를 설정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고객관계 품질은 고객이 지각하는 파워 수준에 영향을 미치고 결과적으로 개인적, 집단적 불만 행동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관계 품질이 우수한 고객일수록 적극적인 불만 행동을 보이는 데에는 고객 스스로 서비스 제공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각이 매개 효과를 지니는 것이 증명되었다. 또한 브랜드 명성이 높은 경우 고객이 지각하는 파워 수준이 개인적, 집단적 불만 행동에 미치는 영향이 유의하게 커지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서비스 실패 상황과 불만 행동과 관련한 대부분의 기존 연구는 불공정성, 귀인 대상에 따른 소비자 정서적 반응을 주로 다루었다(Weiner, 2000; Zourrig, Chebat, & Toffoli. 2009). 이러한 접근은 불만 상황에서 고객의 심리적 반응을 분석하지만 불만 행동을 이끌어내는 다양한 동기를 살펴보는 데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본 연구는 고객과 기업의 관계에 있어 어떤 주체가 주도권을 지니는 지를 바탕으로 서비스 실패 상황에서 고객의 반응을 살펴봄으로써 고객의 불만 행동의 동기를 보다 명확하게 이해하는 데 기여한다. 나아가 본 연구는 불만 상황에서 브랜드 명성의 조절효과를 파악하였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화될 뿐 아니라 고객관계 품질, 불만행동 관련 이론을 심화, 확장하기 위한 방향을 제시한다. 본 연구의 가설 검증을 통해 발견된 구체적인 학문적, 실무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레스토랑을 자주 방문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해 온 고객은 자신이 해당 레스토랑의 매출, 경영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파워 지각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고객 파워가 높을수록 실망스러운 서비스로 인한 문제를 서비스 제공자에게 직접 강력하게 전달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상대방에게 영향력을 지녔다고 지각하는 소비자일수록 소비자단체 등 관련 기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자신의 불만을 고발하고 해결하기 위한 전문지식을 얻거나 부정적인 입소문을 확산시키고자 하는 의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기업에 대해 충성도가 높은 소비자는 기업의 실수에 관대하게 반응한다는 전통적인 충성고객의 긍정적 해석에 반하는 것으로, Gregoire et al.(2009)의 사랑이 미움으로 전환되는 ‘love becomes hate’ 효과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일반 소비자에 비해 기업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온 고객일수록 기업이 약속을 어기거나 자신이 공정하지 않은 대우를 받았다고 인지하는 상황에서 공격적인 불만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단순히 직접 보상을 요구할 뿐 아니라 다양한 경로를 통해 부정적 구전을 퍼뜨리거나 소비자단체, 언론매체 등을 통해 불매운동, 집단소송 등 강력한 보복 행동을 시도할 수 있으므로 충성고객의 불만 상황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브랜드 명성이 높은 경우 고객이 지각하는 파워 수준이 개인적, 집단적 불만 행동에 미치는 영향이 유의하게 커지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명성이 높은 레스토랑에서 불만족스러운 서비스를 경험한 고객은 스스로 파워를 지녔다고 생각할수록 더 적극적으로 상대에게 보상을 직접 요구하거나 전문 기관을 통해 공개적, 조직적으로 자신의 불이익을 대중에게 알리려는 모습을 보였다. 즉 브랜드 명성은 부정적 상황에서 고객이 자신의 파워를 행사하며 개인적인 보상 요구는 물론 불매운동, 소송 등의 집단적인 공격 행동을 보이는 경향을 증폭시키는 효과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집단주의 성향이 강한 한국 사회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다(Ryu & Bringhurst, 2015).
이러한 결과는 기업 또는 브랜드 명성의 역기능적 기능, 즉 업계를 대표하는 선두기업에게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일반 기업보다 더 큰 비난의 대상이 되는 현상을 설명해준다. 이런 점은 고객 충성도의 양면성을 보여줄 뿐 아니라, 제아무리 소비자 신뢰도가 높고 명성을 쌓은 기업이라 할지라도 부적절한 경영, 전략적 실수 등으로 인해 순식간에 버림받을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 따라서 인지도가 높고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일수록 소비자 불만을 야기하는 부정적 상황에서 고객이 자신의 파워를 보다 건설적인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다.
예를 들어 불만족을 경험한 고객이 외부 기관을 활용하기보다 기업에게 직접적으로 자신의 불만 내용, 경영방식 개선 의견 등을 알릴 수 있는 채널을 확대하고 적극적으로 수용함으로써 고객 영향력 발휘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관계 품질이 높은 소비자일수록 소비자단체, 언론매체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할 의향이 높으므로, 거래 빈도가 높고 충성도가 높다고 판단되는 고객에 대해서는 주기적으로 기업의 경영방식과 개선 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는 제도를 마련함으로써 문제 발생을 방지하고 부정적 상황에서의 폐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인지도가 낮고 명성을 확보하지 않은 소형 브랜드의 경우 소비자가 파워를 가지고 있다고 인식하더라도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보상을 요구하거나 집단적으로 고발하는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대형 브랜드, 기업의 경영 실수와 비교해 규모가 작거나 인지도가 낮은 기업이나 브랜드의 실수에 대해 소비자들이 관대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불만족스러운 경험을 지닌 소비자가 아무런 반응 없이 관계를 중단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기업이 성장하고 생존할 확률은 낮아진다. 유사한 서비스 실패 상황에서 명성이 높은 브랜드가 영향력을 지닌 소비자의 집단적, 공개적 불만 행동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명성이 낮은 브랜드는 관계 품질이 높은 고객들이 자신의 영향력을 활용해 기업 측에 직접적, 적극적으로 불만과 의견을 전달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소규모 업체는 고객관계를 관리하는데 있어 할인, 포인트 적립 등의 판촉 전략에 의지하기보다 고객이 상품 개발, 서비스 업그레이드 등의 과정에 깊이 참여하는 협력적인 관계를 구축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5.2. 연구의 한계 및 향후 연구 방향
본 연구는 고객관계 품질이 고객이 지각하는 파워 수준과 나아가 불만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브랜드 명성의 조절효과를 분석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가설 검증 및 분석 결과는 서비스 실패 상황에서 고객관계 품질과 고객 파워, 브랜드 명성의 영향 관계에 대한 이론적 이해를 심화시키고 기업의 고객관계 관리 및 불만 대응 전략을 고도화하기 위한 시사점을 제공하다. 그러나 보다 정밀하고 심층적인 분석을 위한 후속 연구가 진행되어야 하며, 이에 대한 제안 사항은 다음과 같다.
먼저 본 연구에서는 고객관계 품질과 브랜드 명성의 영향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관계 품질과 불만 행동의 매개 변수로 고객이 지각하는 영향력 수준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향후에는 배신감, 분노 등 정서적 반응의 매개 효과를 추가적으로 포함하는 포괄적 모형으로 연구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 또한 불만족 상황에서 소비자 개인의 특성과 성향, 가치관 등이 상대 기업에 대한 영향력 행사와 불만 행동 의향에 미치는 복합적 관계 구조를 파악하면 학문적, 실무적 시사점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본 연구는 레스토랑에서 불만족스러운 서비스를 경험 하는 가상의 시나리오 설문조사 방식을 사용하여 자료를 수집 하였다. 소비자 불만 및 분노에 관한 최근 연구들이 참여자가 회상하는 내용의 편향을 줄이고 타당성을 높이기 위해 시나리오 설문조사 방식의 자료 수집을 실시하고 있으나(Gregoire et al., 2009; Kim & Ahn, 2012), 연구 결과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향후에는 참여자가 실제 경험한 부정적 상황에서의 정서적 반응과 실제 행동에 관한 인터뷰, 관찰 등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 불만 행동의 경우 본 연구에서는 개인적 보상 요구와 집단적 불만 행동에 집중하였지만, 향후 연구에서는 개인의 소셜 네트워크 활용 등 보다 세분화된 불만 행동 유형을 고려 한다면 더욱 구체적인 전략적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끝으로 본 연구는 설문 대상이 여자 대학생에 한정되었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소비시장에서 젊은층의 중요성은 매우 크지만(Kim & Lee, 2016) 향후 연구에서는 다양한 연령층으로 연구 대상을 확장하여야 할 것이다.
Cited by
- Effect of Customers' Psychological Power on Service Expectation and Response to Service Failure in a Restaurant Context vol.11, pp.3, 2020, https://doi.org/10.21871/kjfm.2020.9.11.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