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경제 침체와 농축산물 수입 시장 개방으로 인해 농어촌 지역의 상품 경쟁력이 중요한 문제로 제기되어 왔다(Kang, 2009). 불확실한 시장 환경 속에서 상품과 서비스 측면의 경쟁력을 갖추려면 소비자에 관한 연구가 지속되어야만 한다. 우리 농업 시장은 한-미 FTA, 한-중 FTA 및 한-EU FTA의 타결이나 DDA농업협상 등으로 급변하는 상황에 처해 있고, 이로 인하여 1차 산업체인 농가와 2차산업체인 가공, 그리고 3차산업에 해당되는 유통 측면에서 모두 변화를 겪거나 시급히 대비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 가운데 두류식품 산업은 생산면적의 축소와 수입 농산물 압박, 유전자변형 제품의 유행으로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 제품의 차별화와 의미 있는 상품화 노력이 있어야 하나, 농가나 생산 공동체의 처지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식 축적이 미진한 상태다.
농산물의 브랜드화는 상품 경쟁이 심할 경우 유의미한 결과를 낳는다. 브랜드 농축산물이란 어떤 농축산물을 유사한 상품들과 구별할 수 있도록 하는 고유한 자산 가치를 의미한다. 농축산물에 특정 이름을 붙이는 등의 브랜드화는 소비자가 고유 브랜드에 민감하고, 브랜드화 된 상품이 독특한 품질이나 특성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믿음, 혹은 품질의 유형적 증거를 제공한다는 점 등으로 보통의 농축산물보다 더 나은 판매 성과를 기대하면서 이루어진다. 농축산물의 브랜드화는 부가가치 창출에 유리한 것으로 인식되는 이유도 재배면적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Park, 2012).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 때 제품의 기능이나 성능 혹은 품질에 대한 내재적 단서가 부족할 경우가 있다. 농축산 식품의 경우 원산지에 관한 기록은 소비자들에게 제품의 품질에 관련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므로 브랜드화의 가치가 높다(Kim etal., 2016a, 2016b). 수입품에 관한 원산지 브랜딩 효과에 관한 연구 결과 역시 내재적 단서의 부족과 원산지 이미지에 따른 품질 평가 사이에 유의미한 관련성이 있음을 보였다(Li & Dant, 1997).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이름을 브랜드로 활용할 경우 구매빈도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나 각 요인들의 효과에 관한 실증적 분석은 부족한 형편이다. 특히 두류식품과 같이 국내 재배 면적이 급속히 감소하고 해외 수입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는 식량자원에 관한 지원 정책 수립에 도움이 되는 학술적 지식 축적이 적시에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한 가계의 구성원 특성은 식재료 소비 패턴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 이와 관련된 연구가 두류식품과 연계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e.g., Lee, 2014; Rho & Ahn, 2005). 따라서 본 논문은 다음과 같은 연구 질문을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하고자 한다: ‘왜 가계 구성원 특징은 지역 이름의 브랜드를 가진 두류식품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가?’ 연구 질문을 답하기 위해 자녀의 수와 가족구성원의 수와 같이 가족의 생애 주기 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을 고려했다. 소득과 같은 통제 요인과 함께 이들 변수를 고려한 주된 이유는 식재료 등의 소비재 상품 구매에 생애 주기에 영향을 미치는 가족의 크기 등, 인구통계적 특성이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Manchanda et al.,1999).
본 연구는 기존의 연구 공백을 제거하고 정책적으로 유의미한 시사점을 줄 수 있는 실증적 결과를 제시하기 위하여 농촌진흥청의 농식품 소비자 패널 조사 결과를 분석했다. 2010년부터 2016년 상반기까지 표집된 자료를 중심으로 두류식품의 지역명을 바탕으로 한 브랜드 제품의 성과를 조사했다. 이를 위하여 식재료 구매 패턴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계 구성 요인을 반영한 모형을 영-과잉 회귀분석을 통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의 소개에 앞서 우선 관련 이론을 살펴보고, 연구 방법론을 소개한다. 이후 모형의 분석결과와 추가분석을 제시한 뒤 연구의 시사점으로 논문의 끝을 맺는다.
2. 이론적 고찰
2.1. 농축산물 브랜드
소비자는 특정 브랜드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과정에서 특정 브랜드에 연관된 단어, 기호, 색생, 포장지, 혹은 광고 내의 요소들을 차별적으로 인식함으로써 브랜드 인지도(Brand Awareness)가 높아진다(Aaker, 2007). 소비자가 구매활동을 하는 때에 브랜드 인지도는 하나의 제품 범주에서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는 소비자 능력이며(Percy & Rossiter, 1992), 이를 통해 자신의 자아 혹은 개성을 표출할 수 있는 도구가 된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자사 제품을 알리는 기본적인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며 나아가서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하거나 구매 강도를 높이는 수단이 된다. Kotler and Gertner(2002)의 경우 제품을 경쟁자들의 상품 혹은 서비스와 구별 짓기 위해 도입한 이름 혹은 상징물을 브랜드의 정체성으로 간주했다. 브랜드는 품질에 대한 약속이며 제품의 특성을 알려주는 기호이다.
농축산물 브랜드(Agricultural Product Brand: APB)는 겉으로 차별화되기 어려운 농작물에 제품의 고유 속성과 스토리를 더하는 활동에서 축적된 무형적 자산으로 인식된다(Lee, 2003). 농축산물 소비자들에게 제품에 관련된 정보나 알려주거나 개성을 인식시키고, 품질에 대한 신뢰감을 높여주기 위한 노력들이 결집되어 브랜드 자산으로 축적된다(Jung, 2014). 그 결과,브랜드는 소비자의 제품 인지도와 충성도 제고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Park, 2006).
브랜드는 농축산물 소비자들의 의사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치며 상품의 고유 특성이 브랜드화에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Lee, 2003). Ahn et al.(2009)은 소비자의 제품관여도가 낮은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도가 높은 경우에는 당해 브랜드제품에 친밀감을 불러일으켜 곧 바로 구매로 연결시킨다고 하였다. 브랜드 자산의 후광을 입은 농축산물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생산자에게 더 높은 부가가치를 안겨준다(Chang, 2008).
차별화되기 어려운 농축산물에 브랜드를 도입하면 소비자의 인지도가 상승한다는 사례분석 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Kim et al., 2011). 예를 들어 친환경 관련 브랜드화는 점포 재방문 의도와 재구매 의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는 농축산물 판매에 브랜드의 중요성을 환기시킨다(Park & Cho, 2008). 또한 브랜드 농축산물의 구매에 인구통계적 변인에 따른 세분시장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은 소비자 분석이 농축산물 브랜드화와 연결되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Lee et al., 2010).
농축산물의 브랜드는 생산자와 유통업자 중심으로 여러 갈래로 나누어진다. 크게 보면 생산농가가 브랜드를 가지는 경우, 유통업자가 브랜드를 가지는 경우, 그리고 생산자와 유통업자가 협업하여 브랜드를 가지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유통업자 주도의 자체브랜드(Private Brand: PB)나 생산자와 유통업자의 제휴를 통한 결합브랜드(National Private Brand: NPB)를 비롯하여 대규모 유통업체가 생산자에 계약재배 방식으로 브랜드를 도입하는 방식(Manufacturing Private Brand: MPB) 등 다양한 형태의 브랜드 전략이 존재한다(Jeon, 2003). 또한 재배지역의 이름을 브랜드에 활용함으로써 차별화를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지역 이름은 일반 명사의 성격보다는 상품의 특성이나 속성을 알려주는 유기적 성격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대관령’ 감귤보다는 대관령 ‘우유’가 지역명과 상품을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다. 두류의 경우, 강릉초당두부나 댓골순두부, 그리고 황기두부, 장단콩 등이 재배지역을 브랜드로 활용하는 사례다.
기업이 제품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는 목적이나 브랜드 충성도를 형성하려는 이유로 원산지를 브랜드에 포함시키려는 시도를 지속해왔다. 원산지란 제품의 디자인 혹은 생산과 관련된 지역적 원천을 의미한다. Lee(2010)는 제품의 기능이나 성능, 혹은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내재적 단서가 부족할 경우 원산지 이미지가 브랜드의 대리 지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 어떤 참외가 ‘성주’에서 생산되었다는 정보가 있다면 지역 이름이 일종의 ‘원산지 브랜드(Country-of-Origin Brand: COB)’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농축산물의 수입과 관련하여 ‘원산지 효과’가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소비자들은 여러 국가에서 수입된 제품의 품질을 평가할 때 원산지를 중요한 준거로 삼는다(Bandyopadhyay & Banerjee, 2003; Li & Dant, 1998). 원산지 효과는 Schooler(1965)의 ‘제품 편견’ 이론과 맥락을 같이 한다. 완전히 동일하거나 차별화가 어려운 경우에도 소비자들은 특정 정보에 따라 품질지각을 달리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Nagashima (1970)는 이러한 일을 지역명이나 국가명에 따른 소비자들의 심상(Picture)이나 명성(Reputation)에 관한 인지적 결과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제품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어려울 경우 지역 이름과 같은 원산지 정보는 중요한 구매 기준이 될 수 있다(Cordell, 1992; Huber & McCann, 1982).
2.2. 두류식품
한국에서 쌀이나 밀과 함께 주요 식량자원의 하나인 콩은 두부, 콩나물, 장류 등을 제조하는 데 사용되는 원재료이다. 한 때, 논콩 수매로 2005년까지 18만 톤까지 생산량이 증가했으나 2014년 13만 9천 톤, 2015년은 10만 4천 톤으로 생산량이 하락하는 추세다. 재배면적 또한 5만 7천 ha 정도이며 2014년과 비교할 때 24.1% 감소했다. 식품, 사료, 사료용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다양한 형태로 콩이 활용되고 있으며 영양학적 가치도 높지만 한국의 콩 자급율은 10% 정도이며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두류식품 소비에 관한 선행 연구의 방향은 주로 제품의 특성이나 제조기술 등 기술적 측면에 치우친 경향이 있으며 소비자 측면의 연구 성과는 제한적이다. 장류와 같은 두류 가공식품에 대한 생산동향 및 제품동향에 대한 분석이나(Shin, 2001; Shin, 2006), 전통장류의 생산이나 마케팅 상황에 대한 문제점 도출(Kim, 2003; Kim, 2006), 전통장류에 대한 소비행태 분석(Kim & Han, 2007)은 두류식품 산업에 대한 관심을 보였으나 한국 두류산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실천적 연구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2007년에 실시된 한국은행의 산업연관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산 콩의 투입구조 중 82%는 민간소비지출에 해당되며, 두부 제조가 5.7%, 두유나 빵, 과자류 제조가 2.3%를 차지한다. 한편, 수입 콩의 투입구조는 민간소비지출이 10.3%에 그치고, 식용류 제조를 위한 투입이 56.1%, 두부 제조가 15.8%, 두유나 빵, 과자류 제조가 7.6%를 차지한다. 원가를 고려하여 수입 콩은 주로 식료품 가공업체가 선호하는 반면 국산 콩은 민간소비 측면의 프리미엄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가공업체가 생산한 제품은 브랜드화가 쉽게 이루어지는 반면, 민간소비지출로 이어지는 콩 소비는 브랜드화에 어려움을 겪을 개연성이 높다. 두류식품 산업의 이와 같은 구조적인 특성을 감안할 때 국내 산지에서 생산된 두류 제품의 브랜드화에 관한 연구가 시급하다.
두류 가공식품의 산업동향이나 소비행태 등에 관한 사전 연구가 진행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e.g., Kim & Han, 2007; Shin, 2001; Shin, 2006) 소비행태에 영향을 주는 인구통계적 특성에 대한 관심은 미약한 측면이 있다. 두류 식품 구매에 가족구성원의 크기를 반영한 Yao & Wang(2012)나 유전자 조작으로 생산된 두류 식품에 있어 가족 특성을 고려한 연구를 수행한 Huang et al.(2006)의 연구 사례와 같이 가족의 인구통계적 특성을 고려한 소비행태 연구는 유의미한 시사점을 보여줄 수 있다.
3. 연구 가설
식재료와 같은 소비재 상품 구매에 가족의 크기와 같은 인구통계적 특성이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e.g., Manchanda et al., 1999). Hoyer(1984)는 식재료를 주로 구매하는 소비자가 상점에서 상품을 고를 때 그다지 복잡하지 않은 의사결정 과정을 거친다는 점에 주목하여 가족의 크기나 식재료의 보관 기간, 신선도 판단에 필요한 간단한 증거 확인이 구매에 의미 있는 영향을 준다는 점을 밝히기도 했다.
이 가운데 자녀의 존재 유무나 자녀의 수는 신선식품 구매과정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Gelperowic and Beharrell(1994)는 신선식품의 브랜드화에 따라 실제 식재료의 신선도와 무관한 구매 의사결정을 하는 것으로 보고했다. 즉, 자녀를 둔 가정의 경우 포장에서 확인 가능한 브랜드나 인증 마크를 구매 결정에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자녀의 숫자와 신선식품 구매 사이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는 단순히 자녀의 숫자만의 증가 구매에 선형적 증가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점을 보이기도 하나, 이 둘 사이의 연관성이 존재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이견이 없다(e.g., Mak et al., 2013). 지역이름으로 브랜드화 된 신선식품을 소비하는 경우 자녀의 숫자는 구매 의사결정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Xie et al., 2015). 특히 자녀의 성장과 발육에 있어 신석식품의 품질을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적 환경 하에서 유기농 인증 식품은 자녀의 유무나 숫자에 따라 더 많이 소비되는 경향이 있다(Davies et al., 1995).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가설이 도출된다.
<가설 1> 자녀의 수는 지역이름으로 브랜드화 된 두류식품 소비에 영향을 미친다.
자녀의 수와 함께 가족 구성원의 특성에 따라 식품 소비가 달라질 수 있다. 배우자가 없는 경우보다 배우자가 있는 경우에 가족과 함께 하는 식사 시간이 늘어나며 이에 따라 식재료를 준비하는 노력도 더 많이 든다(Cho et al., 2011). 가족 구성원의 수가 늘어나면 대체로 이러한 효과가 뚜렷해지는 경향이 있다. 가족 구성원 가운데 노인이 포함된 경우 식품섭취의 다양성이 낮아지고 영향불균형이 가중될 수도 있다(Shin etal., 2012). 이와 같은 구성원 특징을 반영한 연과와 맥락을 같이 하여 가구원 수가 많을수록 외식이나 간편식품의 소비가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도 주목된다(Kim et al., 2011). 대체로 가구원 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세대 간의 다양성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나 구성원의 식품에 대한 개별적 취향 역시 다양해진다는 의미로, 식품소비에 전반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구성원 수가 고려될 필요가 있다(Rho & Kim, 2009; Rho & Ahn 2005). 지역이름으로 브랜드화 된 두류식품은 가격차별화의 대상이 되므로 가족구성원이 늘어날 경우 가격 때문에 지출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 또한 기업 브랜드나 PB 브랜드와 비해 구매 시 처리해야 할 정보가 ‘지역’의 특성으로 확대되므로 구성원 수의 증가는 구매의사결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한편 구성원 수가 적을 경우 보다 더 많은 정보를 신중히 처리할 동기가 분명하므로 지역 브랜드는 두류제품 구매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Rho & Kim, 2009).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가설이 도출된다.
<가설 2> 가족구성원 수가 적을수록 지역이름으로 브랜드화 된 두류식품 소비가 늘어난다.
부모와 자식으로 구성된 작은 규모의 가족과, 노년층을 부양해야 하거나 보다 더 많은 자녀가 있어 규모가 확대된 가족의 경우에 있어 브랜드화된 두류식품의 소비는 일반적인 식품과는 다른 구매 결정 프로세스를 거칠 개연성이 높다. 브랜드화는 상품 가격에 미치는 기대형성에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음식에 대한 소비자의 지불의사를 연구한 Anselmsson et al.(2014)은 브랜드화가 고품질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어 프리미엄 가격을 지불할 수 있도록 하는 동기를 제공한다고 보았다. 두류식품과 같이 자주 구매되는 식재료를 브랜드화 할 수 있다는 사실은 고객에게 제품 혁신에 관련된 이미지를 심어주어 고객이 추가적인 비용을 지불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Anselmsson & Johansson, 2009). 브랜드에 대한 고객의 충성도는 상품 구매 가격과 구매 행동 사이의 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가족 구성원 수의 증가로 인하여 가처분 소득이 제한될 경우 오히려 식재료의 브랜드화로 인한 가격 상승이 구매 행동을 제약한다(Krishnamurthi & Raj, 1991).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가설이 도출된다.
<가설 3> 작은 규모의 가족일수록 자녀의 수가 브랜드화 된 두류식품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다.
4. 실증 분석
4.1. 데이터
실증 분석을 위하여 농촌진흥청의 ‘농식품 소비자 패널’ 데이터를 사용하였다. 이 데이터는 소비자의 인구통계학적 자료를 1년에 2회 수집하여 기록하고, 소비자의 구매 기록을 조합하여 만들어졌다. 2010년 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703개 가구의 균형 패널(Balance Panel)데이터를 가지고 있고, 이후 1,000개 가구까지 범위를 넓혔다. 분석에는 두류식품을 소비한 경력이 있고, 지역명을 바탕으로 한 두류식품 가운데 조사 기간 동안 최소 60회 이상 소비한 상품 가운데 최소 1개 이상을 구매한 667 개 가구로 조사 대상을 한정했다. 이에 따라 분석에 사용된 데이터는 2010년 1월부터 2016년 5월까지 수집된 데이터 중 1,335,402건이다.
구매자는 서울 경기의 80개 지역에 분포되어 있으며 아파트 연립 주택에 거주하는 비율이 59%,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비율이 14.3%이며, 기타 상가주택이나, 원룸, 오피스텔에 살고 있다. 가족 구성원의 크기를 보면 2인 이하가 9.7%, 3인 이하가 33%를 차지한다. 4인 가구의 비율이 가장 높은 49.8%이다. 응답자가 여성일 경우 직업을 가진 비율은 46.4%이다. 월평균 수입은 406.9만 원이며 표준편차는 176.2만 원이다.
4.2. 분석 방법
지역 브랜드 농산물을 구매하는 활동은 시장에서 구매 가능한 총 상품집합 S에서 특정한 구매 의사결정 s를 어느 개인이 임의의 시간에 하는 것으로 개념화할 수 있다. 즉, sijk∈S를 개별 행동으로 본다. 지역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선택하였는가를 확인하려면 시구간(Time Range)에 대한 가정이 필요하다. 구매의 계절적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월 단위로 시구간을 정했다. 이에 따라 특정 시구간의 구매 의사결정의 개수(Count)를 ∆sik(≥0)를 계산할 수 있다.
어떤 소비자가 지역 브랜드를 선택한 결과는 횟수자료(Count Data)를 생성한다. 이에 관한 확률변수는 음이 아닌 정수로 나타나기 때문에 일정한 사건공간에서 선택 횟수라는 특정 숫자가 발견될 확률을 따른다고 보고 포아송 분포(Poisson Distribution)에 따른 추정치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포아송 분포를 바탕으로 한 회귀자료 적합은 평균과 분산 간의 동일성을 바탕으로 하지만, 대다수의 소비자가 지역 브랜드를 선택하지 않아 ∆s = 0인 경우가 많거나, 소수의 소비자가 흔히 지역 브랜드를 선택하여 ∆s >0인 경우라면 분산이 평균을 상회하는 과도분산(Overly Dispersion) 문제에 직면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 연구는 Zeileis et al.(2008)의 영과잉 포아송(Zero-Inflation Poisson: ZIP) 분포에 따른 회귀분석을 수행했다.
본 연구의 <가설 3>은 작은 규모의 가족일수록 자녀의 수가 브랜드화 된 두류식품 소비에 미친 영향력에 관한 것이다. 이를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소득의 영향이 통제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가족의 규모가 커진다고 할 때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소비량이 이에 비례하여 증가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가처분 소득이 충분할 경우 오히려 가족의 규모가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개연성도 있다. 따라서 분석모형에는 소득을 통제 변수로 추가했음을 밝힌다.
4.3. 분석 결과
영-과잉 회귀분석(Zero-Inflation Regression)의 모델에 데이터를 적합시킨 결과를 [Figure 1]에 정리했다. 통제 요인으로 가족의 소득(Income)과 구매자의 직업(Occupation, 전업주부일 경우=1, 그렇지 않은 경우=0)을 고려했다. 가족의 소득은 전반적인 구매 행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통제해야 한다. 식품의 구매 종류 역시 구매자가 전업주부일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전업주부가 아닌 경우보다 전업주부일 경우 요리를 직접 하려는 목적으로 식재료의 더 많이 구매할 가능성이 있다. 통제 요인만을 고려한 모형의 분석결과는 [Table 1]의 ⑴에 정리되었다. 통제요인은 독립변수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기본 모형을 바탕으로 <가설 1>을 검증하기 위해 수립한 모형 ⑵는 자녀의 수(변수 Children)가 많을수록 지역 이름의 브랜드를 사용하는 두류식품의 소비가 늘어난다는 결과를 보였다. 따라서 <가설 1>은 지지된다.
[Table 1] Zero-inflation regression results
[Figure 1] Interaction plot between the number of children and family size
자녀의 수와 가족의 크기(변수 Family Size)를 모두 고려할 경우의 모형의 결과가 [Table 1]의 ⑶에 있다. 이 모형도 <가설 1>을 지지하며, 가족의 크기가 작을수록 지역 이름의 브랜딩이 가미된 두류식품의 구매가 증가한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따라서 <가설 2>가 지지된다.
마지막으로 자녀의 수와 가족의 크기 사이의 상호작용 효과를 고려할 경우의 결과가 [Table 1]의 ⑷에 있다. 이 모형의 경우도 <가설 1>이 지지되나, <가설 2>는 지지되지 않는다. 즉, 상호작용을 고려할 경우 <가설 2>는 부분 지지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녀의 수와 가족의 크기 사이의 상호작용 효과는 부(-)의 관계에 있으므로 가족의 크기가 작을수록 자녀의 수가 커질 때 지역명 브랜드의 두류식품 소비 증가 효과가 커진다.
[Table 1]의 ⑷의 모형의 상호작용 효과를 그림으로 나타내면 [Figure 1]와 같다. 실선은 가족의 수가 많을 때, 점선은 가족의 수가 적을 때를 각각 나타낸다.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듯 자녀의 수가 많을 경우가 그렇지 않을 때보다 가족의 수가 적을 때 차이가 크다. 따라서 <가설 3>은 지지된다.
두류식품은 보관기관이 비교적 짧은 특징이 있다. 또한 개당 구매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이러한 특징은 다른 식재료와 두류식품을 차별화시킨다. 지역 이름을 브랜드로 사용하는 다른 식품군과 비교하면 식품의 보관 기간과 지역 이름 브랜드의 구매 선택 사이에 연관성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식품의 경우 유통 기간이나 가공 방법 등에서 상당한 이질성이 내포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두류식품으로 얻은 결론을 일반화할 수 있는가를 확인하는 작업은 의미가 있다. [Table 2]은 두류식품보다 보관과 유통이 어려운 돼지고기식품, 그리고 두류식품보다 보관과 유통이 비교적 용이한 쌀식품을 대상으로 지역 이름을 브랜드화한 상품의 구매 정도를 비교한 결과를 보여준다. 구매 빈도의 평균을 비교하면 쌀식품이 가장 높고, 돼지고기식품이 가장 낮다(평균의 차이 = 0.424, t-value = 46.91, p-value < 0.001). 쌀식품과 두류식품 사이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으며, 일원배치 분산분석의 결과도 식품군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지지한다(F-value = 3117, p-value < 0.001)
[Table 2] Mean-variance analysis results on food category
두류식품 가운데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두부 제품은 지역이름을 브랜드에 활용하는 경우도 많지만, 기능이나 특징을 드러내기 위하여 독특한 브랜드를 정하는 경우도 많다. 분석에 사용된 데이터의 브랜드화를 보면 지역이름을 브랜드에 사용한 비율이 11.07%, 자체적 브랜드를 사용한 비율은 88.93%이다. 축산식품의 경우 두류식품과 마찬가지로 보관과 유통이 쉽지는 않지만 지역 이름이 직접 브랜드에 관련되지는 않는다. 물론, 우유의 경우 대관령 지역이 자주 언급되나 이는 특정 지역을 나타내기보다는 ‘대관령 삼양우유’나 ‘대관령 고원우유’ 등, 기업 브랜드에 후광 효과를 주는 용도로 쓰인다.
기업 브랜드를 사용한 상품의 구매 빈도를 종속변수로 하여 평균-분산 차이를 확인한 결과가 [Table 3]에 있다. 난류식품과 우유식품을 두류식품과 비교한 결과를 보면 이들 사이에 구매 빈도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두류식품과 난류식품 사이의 평균 차이는 0.059(t-value =5.703, p-value < 0.001)로 우유식품과 두류식품의 평균 차이보다 상대적으로 작다(평균차이 = 1.088, t-value = 85.982, p-value < 0.001). 대단위로 소비되는 우유식품의 경우 브랜드화와 구매 사이에 상당한 연관성을 보이는데 이는 이미 우유 식품의 브랜드화가 상당 수준 진전되었기 때문이다. 우유식품에 지역명이 첨가되어 활용된 경우는 전체 브랜드의 87.41%로 두류식품의 13.17%를 크게 상회한다.
[Table 3] Mean-variance analysis results on food category with corporate brand
5. 결과 토론 및 시사점
5.1. 요약
두류는 단백질과 지방의 공급원으로서 한국의 대표적인 식량작물로 인식되어 왔다. 주로 재배 면적이 가장 넓은 콩을 포함한, 팥, 녹두, 동부, 강낭콩, 완두 등이 재배되었다. 재배 지역의 분포가 넓고, 2차 가공품에 지역적 특성을 가미하기 용이하여 관련 가공식품의 생산과 소비 또한 전통적으로 꾸준히 이어져왔다. 그러나 최근 한국 내 두류식품 재배 면적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반면 수입콩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이는 자칫 국내 두류산업의 구조적 위험을 키울 우려가 있고 독특한 경쟁우위를 발굴해 내는 일에 실패할 경우 국내 두류 생산 농가들의 경제적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일 수 있다.
5.2. 시사점 및 토론
본 연구는 두류식품의 소비자 특성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지역 특성이 직접적으로 반영되도록 한 지역 이름의 브랜드화와 이에 따른 소비 패턴에 대한 분석을 2010년부터 2016년 상반기까지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했다. 지역 브랜드는 농수산물의 품질에 대한 증거 능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지역 농가의 소득 증대에도 일정 부분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연구 결과 가족 내 구성원 들 중 자녀의 수는 지역 이름을 브랜드로 사용한 두류식품의 소비 증가에 긍정적 관련성을 보였다. 또한 가족의 수의 증가는 부분적으로 지역명 브랜드의 두류식품 소비에 부정적으로 작용했으며, 소규모 가족일수록 자녀의 수와 두류식품 소비 간의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최근 건강기능성에 대한 관심 증가와 식생활의 다양화 및 고급화 추세에 비추어 볼 때 본 연구가 가지는 시사점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두류식품 소비 패턴과 패널 소비자들의 자료를 결합하여 장기 연구를 수행한 사례로 기존의 두류식품 관련 연구가 주로 장류에 관한 경제적 시사점이나 상품 기획 측면에서 치중했던 것과 차별화된다. 또한 실무적 측면에서 보면, 본 연구의 성과는 두류 상품 마케팅이나 브랜드 전략에 활용될 수 있다. 지역기반의 농업 경영체의 경우, 가족구성원의 수나 자녀의 수를 고려하여 적절한 지역 이름의 브랜드 활용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지역 브랜드는 장기간에 걸쳐 형성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하는 방법을 찾는 일은 중요하다. 예를 들어 ‘특산물’이라 이름 붙일 수 있는 작물은 해당 지역의 이름이 곧 고유명사가 될 정도이며 이를 위해 투입된 노력과 시간은 상당하다. 성주의 경우 참외가, 순창의 경우에는 장류가 그러하며, 제주나 무안 고흥 등은 두류가 유명한 지역이다. 지역 브랜드의 자산 가치가 확보되는 노력과 시간에 비해 이것의 투자대비성과를 얻기 위해 필요한 지식 축적은 미흡한 측면이 있다. 본 연구의 결과는 이와 같은 필요에 대응하여 직접적인 활용 방안을 제안한다.
둘째, 본 연구는 두류식품의 브랜드화에 관해 지역 브랜드의 활용 측면을 다루었다. 두부나 식용류와 같은 2차 가공식품의 경우 식품회사의 브랜드가 활용되는 사례는 쉽게 발견된다. 한편, 지역 브랜드를 활용한 가공식품이나 신선식품의 생산도 꾸준히 이루어지는 추세이고 이것이 주로 국내 산물에 한정되어 왔다는 측면에서 지역 브랜드의 특성에 관한 지식은 소비자 연구에 의미 있는 시사점을 줄 수 있다. 본 연구 결과의 비교를 위해 실시한 추가 분석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식품 카테고리나 브랜딩 방식에 따라 가족 구성원들의 특징은 서로 다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 역시 두류 식품에 관한 전략 이론 연구에 도움을 준다. 두류 식품의 경우 국내 경작 규모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FTA를 거치면서 수입량도 계속 증가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품의 경쟁력을 갖추려면 브랜드 자산을 확보하는 것이 보다 더 유리하다. 본 연구는 두류식품의 브랜딩 전략 수립에 유의미한 시사점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셋째, 본 연구는 소비 패턴 연구에 영-과잉 회귀분석을 사용함으로써 패널의 기간 별 소비행태에 관한 보다 더 엄밀한 접근법을 취했다. 빅데이터 시대에 소비자의 소비 패턴의 기록은 기간별로 개수 데이터 형태를 가지게 되는데 어떤 기간 내에 소비가 상당 기간 정체되거나 없을 수 있다. 이와 같은 특징에 따라 기존의 최소잔차접근법이나 포아송분포에 따른 일반화된 선형회귀 모형을 통한 분석은 왜곡된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 본 연구는 다 기간의 데이터에 관한 개수 데이터를 영과잉 포아송 분포에 따른 회귀식에 적합시키는 방법을 채택함으로써 관련 후속 연구의 방법론 선택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5.3. 한계
본 연구는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확장 가능하다. 첫째, 보다 다양한 변인을 고려함으로써 지역 이름을 브랜딩에 활용할 때 고려해야 할 요인들을 확인할 수 있다. 본 연구는 가계 구성원의 인구 통계적 특성 중, 가족 구성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외에 여러 다른 특성을 고려하여 연구의 범위를 확장시키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둘째, 실험을 통해 보다 더 명확한 결론을 도출하는 방법론을 적용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실구매 데이터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데이터의 신뢰성은 높은 편이지만 지역 이름을 브랜드로 활용한 경우에 얼마나 더 구매 의도가 높아지거나 지불의사가 높아지는가에 대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두류 식품에 한정된 연구 결과를 중심으로 하여 식품별 특성을 일반화하는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보다 더 다양한 식품군을 고려하면서 이들의 특성을 보다 더 추상적 수준에서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즉 식품의 종류별 종합적 연구를 한 뒤에 종류별 다른 결과 차이에 대해 논의를 하는 방향을 고려해 볼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사항을 보완할 수 있는 연구 노력은 본 연구의 결과를 보다 더 의미 있는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일에 도움을 줄 것이다.
Cited by
- 중국소비자의 한국자동차 구매의도에 관한 연구 vol.10, pp.6, 2019, https://doi.org/10.13106/ijidb.2019.vol10.no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