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대형닭에 대한 고찰(1)

  • Published : 2015.04.01

Abstract

Keywords

우리가 나아갈 길(1)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라는 <홉스의 덫>이라는 이론이 있다. 마치 전쟁터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건만 현대에는 도처에서 이러한 이론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일례로 그 동안 에너지의 절대 수입국이었던 미국이 에너지문제로 중동국가에 질질 끌려 다니다가 최근 미국 내 셰일 오일(Shale Oil)이 펑펑 끌어올려지면서 세계의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그 덕분에 가라앉던 미국경제는 다시 살아나고 상대적으로 중동국가는 물론 러시아, 남미, 일부의 아프리카 산유국가들마저 정치적, 경제적으로 심하게 휘청거리고 있다. 우리는 반대급부로 최근 국내유가가 계속 떨어짐으로 인하여 축산농가들의 연료부담을 줄여주는 것은 물론 주택과 자동차의 연료값이 떨어져 추운 겨울을 지나는 우리 입장에서는 어부지리를 얻고 있으니 마다할 이유는 없다.

1. 언제까지?

그러나 이러한 세월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생각만 같아서는 정말 오랫동안 이어져 주었으면 좋으련만 또 다른 지각변동이 일어나 역전되지 말란 법도 없다. 다행히 미국 내에 저장되어 있는 셰일 오일 양이 적어도 미국인들이 300여 년동안 소비할 수 있는 물량이라 하니까... 마찬가지로 최근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내에 AI(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함으로 인하여 미국 닭고기는 물론 가금류에 관계된 것들이 잠정적으로 수입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 또한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그 결과는 과연 우리에게 복이 될 것인지, 아니면 독이 될 것인지조차도.

국내 닭고기시장은 말 그대로 초토화되었다. 가뜩이나 국내 생산량이 많아 생산비도건지지 못하는데 작년 전반기의 수입닭고기의 부분육은 미국이나 브라질로부터 끝도 없이 밀려들었다. 표1은 그 바탕에는 홉스의 덫의 이론처럼 우리의 생산비 수준(표2, 표3 참조)이 미국이나 브라질에 절대적으로 밀렸기 때문이다.

표 1. 닭고기 수입량 급증

(자료 : 농림축산검역본부)

표 2. 닭고기 생산비 비중

표 3. 미국업체와 국내업체의 생산원가 비교

※ 출처 : 월간닭고기 2013년 5월호

※ 환율기준 : 1$=1,130원

2. 원인은 뭘까?

우리가 출발점부터 늦은 것이 원인이다. 즉, 표에서 살펴보듯 그들의 육계 사육중량은 기본적으로 2.2 kg 이상이다.

즉, 육계를 2.4kg 이상으로 사육하는 미국도 병아리 한 마리, 1.5kg으로 사육하는 우리도 병아리 한 마리가 사용된다. 그 결과는 당연히 닭고기 1kg를 생산하는데 병아리의 원가가 높을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을 우리는 한 세대동안 여과도 없이 지나왔고, 지금도 변하지 않는 시장상황에 놓여 있다.

<도표1> 육계사육일수 및 출하체중

<도표2> 육계생체비 중 초생추 대비율

또한 1일 증체량 면에서도 역시 10g 정도의 차이가 발생하여 총체적인 원가가 높은 닭을 우리는 사육하고 있다. 설상가상 육질에서 조차 이노신산 등 아미노산의 함량이 큰 닭에 비하여 떨어지는 것은 물론 쫄깃쫄깃한 맛을 내는 전단력까지 떨어지는 닭고기를 국민들에게 보급하는 일을 우리는 열심히(?) 진행하여 왔다(표3 참조). 왜, 누구를 위하여? (다음 호에 계속)

▲ 대형 닭과 부분육의 비교

표 4. 닭고기의 맛을 내는 인자 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