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동물복지 육계농장 인증제

  • 신성암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과)
  • Published : 2015.03.01

Abstract

Keywords

육계농장의 새로운 패러다임

14년 1월 전북 고창에서 시작된 AI는 온 나라가 힘을 모아서 확산 방지에 총력을 다 했음에도 불구하고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전국에서 지속적으로 발생 중에 있다. 작년 한해 AI로 인한 피해액은 1,500억원이 넘어서고 있으며 앞으로 얼마나 더 투입될지는 미지수이다. 우리나라에 발생한 AI 발생 주요 원인이 철새의 분변에 의한 전파로 추정되기는 하나, 동물의 복지를 고려하지 않은 집단 과밀사육 형태 역시 질병전파에 한 요인임을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AI 발생 시마다 되풀이되는 대규모 살처분은 사육농가의 경제적 손실은 물론, 축산물 소비자들의 인수 공통전염병 감염에 대한 불안감을 높여 소비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가축의 질병은 적정한 축사시설, 철저한 농장소독과 종사자들의 보다 높은 방역의식 등 예방적 차단 방역이 필요하지만, 그에 앞서 가축을 사육단계부터 스트레스를 줄여 주고 가축 스스로 질병에 대한 면역력 향상으로 저항성을 기르는 사육방식의 전환 등 보다 근본적인 개선대책으로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개선대책의 일환으로 적절한 방안으로 EU 등 축산 선진국의 국제적 흐름을 고려해 볼 때 축산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동물복지를 적용한 축산농장의 확대 필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필자는 동물들의 기본적인 습성을 고려한 건강관리, 사육 시설 및 환경을 제공해 줌으로써 동물의 스트레스를 최소화 하고 행복한 여건에서 사육될 수 있도록 하는 “농장동물의 복지 개념”과 기본적인 인증기준을 국가에서 제시하고 이를 실제 사육현장에 잘 적용한 농장들을 선별하여 인증함으로써 국내 축산 수준을 선진국 레벨로 올릴 수 있도록 국가에서 제도로 관리하는 동물 복지 제도와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도 중 육계농장 인증방안을 소개 하고자 한다.

1. 동물복지 개요

우리나라의 동물복지는 아주 오래된 과거가 아닌 90년대 초에 동물보호법이 제정되면서 도입되었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서는 동물복지의 개념을 “인간이 동물을 이용함에 있어 윤리적인 책임을 가지고 동물이 필요로 하는 기본적인 조건을 보장하는 것을 말한다”라고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하고, 동물복지는 동물이 건강하고 안락하며, 좋은 영양과 안전한 상황에서 동물 본래의 습성을 표현할 수 있고, 고통과 두려움과 괴롭힘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한, 세계동물보건기구(OIE)는 2005년부터 동물운송(해양, 육상, 항공), 도축, 살처분, 유기견, 개체수조절, 실험동물, 양식어류에 대한 동물복지 가이드라인을 제정하여 시행해오고 있다. 또한, 가축생산시스템, 전시(展示), 동물, 사역동물, 야생동물 등에 대한 동물복지기준도 추가로 제정하여 시행하고자 준비 중에 있다.

아울러, 영국 농장동물학대방지위원회에서도 동물복지의 기본적인 개념을 ① 배고픔·갈증에서의 자유, ② 불편함에서의 자유, ③ 고통·상처·질병에서의 자유, ④ 공포·스트레스에서의 자유, ⑤ 정상적인 활동을 할 자유 등 5개 원칙을 정한 바 있다. 이것이 현재 OIE에서 규정화한 동물복지의 개념을 정하는 기틀이 되고, 현재 전 세계적으로 동물복지의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2. 축산농장 인증표시 제도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표시제도는 높은 수준의 동물복지 기준에 따라 동물을 사육하는 농장에 대해 국가가 인증하는 것으로, 동물의 건강 관리, 사육시설 및 환경 등에 관한 동물복지 인증기준을 준수하도록 하여 농장동물의 복지 수준과 더불어 축산물의 품질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이다.

인증 농장에서 사육되고 동물복지 기준에 따라 운송, 도축된 동물로부터 생산된 축산물에는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마크를 표시할 수 있으며 소비자는 인증마크만 보고도 손쉽게 기호에 맞는 소비선택을 할 수 있어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혀 줄 것이다. 또한 농가에게는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축산농장에서는 아직까지 악성 질병이 발생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신설 농장이나 개보수 농장에서는 동물복지축산농장에 대해 다시 한 번 도입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도 시행을 위해 동물보호법을 2011년 개정하여 ’12년 3월 산란계를 시작으로 ’13년 양돈, ’14년 말부터 육계농장까지 인증축종을 연차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현재 산란계 농장 58개소(73만여 마리), 양돈 농장 1개소(3천여 마리)가 인증을 받아 농장동물이 복지 혜택을 누리고 있으며, 앞으로 육계도 이런 혜택을 받게 될 것이다. 이렇게 인증 받은 축산물 중 계란은 동물복지인증 표시가 되어 기 시판되고 있다. 또한 식육, 포장육의 인증표시를 위해 인증농장의 소·돼지 운송차량과 도축장에 대해서도 동물복지 기준을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각 축종별로 전문 도축장 지정을 확대해 가고 있다.

3. 동물복지 육계농장 인증 제도

최근에 정부가 발표한 동물복지 육계인증 제도는 인증 대상품종이 닭고기를 얻기 위해 기르는 닭의 품종이며, 사육기간과 용도 등에 따라 육계, 토종닭, 삼계로 구분하여 인증토록 하고 동물복지 육계농장으로 인증을 받고자 할 경우는 다음의 기준을 준수하도록 하고 있다.

① 동물의 입식·출하현황, 청소 및 소독내용, 질병예방프로그램, 약품·백신구입 및 사용 등의기록내용을 2년 이상 기록·보관하여야 하고,

② 농장 내 사육시설은 개선된 형태로 홰의 설치 및 닭의 쪼는 행동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물건을 제공해야 하며,

③ 사육밀도는 기본적으로 모든 닭은 편안하게 일어서고, 돌아서고, 날개를 뻗을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축사시설의 바닥면적이 출하 전 기준으로 육계·토종닭은 ㎡ 당 19수 이내와 총중량이 30kg, 삼계 ㎡ 당 35수 이내와 총중량이 30kg 이하를 유지하여야 하며,

④ 사육환경에 대한 기준은 매일 최소 8시간 이상 밝은 상태와 6시간 이상 어두운 상태가 지속되어야 하며 내부 조명은 균일하게 20lux이상이어야 한다.

⑤ 또한, 자유방목을 추가 인증으로 받기 위해서는 사육시설에 별도의 방목장 면적이 3마리당 3.3㎡이상확보되어야하며, 계사와방목장간출입구는 높이 35cm이상 너비 40cm이상의 육계 출입이가능하도록 적정하게 설치되어야 한다.

동물복지 축산농장으로 인증받기 위해서는 인증을 받고자 하는 축산 농가가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인증심사 서류를 우편으로 신청을 하여야하며,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접수된 신청서를 심사한 후 서류가 적합한 경우에 현장심사를 실시하는 등 접수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그 결과를 통지하게 된다. 다만 질병의 발생 등 불가피한 경우에는 현상심사 기간을 일정기간 연장하여 그 결과의 통지가 지연될 수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과(T031-467-4348)로 문의하면 된다(농가 신청서류 : 인증신청서, 축산업등록증 사본, 축산 농장 운영현황서).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는 현장심사 결과 인증기준에 적합한 경우 동물복지축산농장 인증서와 인증 표시간판 등을 교부하게 되며, 동 인증 농장에서 생산된 축산물을 동물복지 운송차량으로 운송하여 지정도축장에서 도축한 경우에 한하여 “동물복지 인증마크”를 표시할 수 있다. 만일 인증을 받지 아니한 농장이 “동물복지 인증마크”를 허위 표시하여 적발될 경우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500만원 이하의 벌금처분을 받을 수 있으며 동물복지 인증표시 및 인증농가의 관리를 위해 매년 1회 이상 사후 관리점검을 실시하여 인증농장의 동물복지 이행여부를 점검하게 된다.

4. 동물복지는 새로운 패러다임

기존 축산농장은 생산성 향상과 생산 비용절감을 위한 사육방식과 투자 효율성에 입각하여 운영되어 왔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나라의 축산물 생산에 대한 사회적 패러다임이 전환되어야 할 시기이다. 바로 동물복지 축산농장의 도입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는 지속가능한 축산업으로서 축산물을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악성 질병으로 인한 위기의 한국축산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동물복지 축산농장 확대를 위해 인증을 받은 농장에 대하여 축사 현대화 시설 자금과 현재 검토 중인 동물복지 직불금을 지원하게되며 또한 인증 축산물의 전문 판매장 설치·홍보 등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해 나갈 것이다.

동물복지 육계농장의 인증은 농장동물인 육계에게는 적정한 음식과 고통과 스트레스가 적은 쾌적한 환경을 인도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며, 농장주에게는 AI 등 악성 질병 발생 대비한 사육방식으로 가축과 사람이 상호도움이 되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소비자들에게는 건전하고 테마가 있는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