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불임(infertility)이란 피임을 하지 않고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1년 내에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로 정의한다. 보통 건강한 남녀는 85∼90%에서 1년 내에 임신을 하게 되지만, 나머지 10∼15%는 임신이 되지 않아 불임증으로 진단하게 된다1). 최근에는 35세 이상 여성에서 6개월간의 피임 없는 성생활 후에도 임신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를 진료가 필요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2).
최근 많이 사용하고 있는 난임(subfertility)은 임신이 잘 되지 않는 상태 혹은 그와 같은 상태를 유발할 수 있는 질병을 가진 상태로 규정하고 있다. 가임 여성(15∼49세)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를 나타낸 지표를 합계출산율(total fertilty rate)이라고 하여 출산력 수준을 나타내는 국제적 지표로 사용되는데,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출생⋅사망통계 잠정치’에 따르면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 2005년 1.08명으로 최저치를 기록한 뒤 2011년 1.24명, 2012년 1.30명으로 서서히 회복하다 2013년 1.19명, 2014년 1.21명으로 초저출산의 기준선인 1.30명 아래로 다시 떨어졌으며3), 최근 합계출산율은 OECD 최하위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4).
실제 불임 진단과 관련한 임신율 향상 등을 위해 한방 의료기관 이용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방 의료는 양방에 비해 제도적 방안 미흡한 실정이며, 불임 치료를 선택함에 있어 정부의 양방시술 보조금 외의 한방 난임 치료비에 대한 개인적 지출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6). 한방 난임 치료에 관한 국내 연구 보고 결과5-8) 한약과 침치료의 효과가 인정되고 있으나, 불임 및 난임과 관련한 국내 연구 대부분에서 치료 대상은 물론 치료방법과 치료 횟수 및 기간 등이 잘 통제되지 않아 연구결과의 객관성이 취약하여, 임신과 출산성공률에 대한 객관적인 한의학적 근거와 표준적 진료지침의 확보가 필요한 상태이다9).
이에 연구자들은 2013년 3월부터 2015년 4월까지 제천시 한방 난임 치료 지원 사업에 참가한 남녀 대상자 중에서 치료 종료 후 6개월 이후의 중간추적조사를 마친 32명을 대상으로 정상 임신에 성공한 군과 그렇지 않은 군을 비교 분석하여 불임의 한방 치료시에 임신 성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에 대해 고찰하고, 한방 난임 치료 효과를 검토하고자 하였다.
II. 본 론
1. 연구 대상
2013년 3월부터 2015년 4월까지 제천시 보건소 한방 난임 치료 지원 사업을 통하여 한방 불임 치료를 받은 여성 39명과 남성 1명의 총 40명 중에서 치료를 중도 포기한 대상자 4명과 치료 종결후 아직 중간 추적관찰이 되지 않은 대상자 4명을 제외하고 최종 여성 31명, 남성 1명의 남녀 대상자 32명을 연구 대상자로 선정하였다.
사업에 참가한 대상자의 선정 기준은 만 44세 이하 원인불명과 배란장애의 난임 진단자, 그리고 제천시에 주민 등록을 둔 법적 혼인자를 대상으로 1차 심사하였으며, 2차 건강검진은 사전 일반혈액검사를 실시하여 최종 확정 통지하였다.
2) 치료 방법
선정된 대상자는 한의사회에 소속된 난임사업단 7개 의원과 연계하여 집중 치료를 받았으며, 연계 의원 선정은 대상자의 거주지와 병증을 기준으로 한방 난임 심의 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하여 한의원간의 쏠림현상으로 일정 한의원에 대상자가 집중적으로 몰리는 현상을 방지하였다.
사업대상자는 한의원에서 동의서를 작성하고 일정 기간 동안 불임 치료를 목적으로 난임사업단 소속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치료 범위는 한약처방과 침구치료를 기본으로 하였으며, 추가적으로 부항 및 핫팩(hot pack) 등의 물리치료 등 한의원에서 시행 가능한 치료 전체를 포함했으며, 1인당 100만원 한정의 한방 난임 치료비가 지원되었다. 한약처방은 의원에서 환자 변증에 따른 독립된 처방을 운용하였다.
3) 관찰 항목
대상자는 치료기간 전후에 신장과 체중 측정, 일반혈액검사를 시행하고 설문지를 작성하도록 하였으며, 치료 종료 후 치료 만족도 평가를 실시하였다.
설문지는 대상자의 병력, 산과력, 월경력, 월경통, 대하, 식욕, 소화, 갈증, 대변, 소변, 한열, 땀, 부종, 두면부, 흉부, 수면, 피부, 감정 및 전신증상 등을 조사 평가하였다.
한방 난임 사업에 참여한 대상자들은 치료 종료 후 중간평가 및 최종평가를 통해 임신여부를 평가하였으며, 중간평가는 치료 종료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1차적으로 경과를 확인하고, 최종평가는 12개월 후 최종적으로 경과를 확인하여 향후 신청자에 대한 치료 및 경과 추적 관찰에 활용하였다.
2. 자료 분석 및 통계 방법
수집된 자료는 연속형 변수의 평균, 표준편차와 범주형 변수의 빈도, 백분율로 표시하였다. 한방 난임 치료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하기 위해 정상 임신군과 비임신군으로 나누어 집단 간 비교는 연속형 변수는 Student T-test 또는 Wilcoxon-Mann-Whitney test를 사용하였으며, 범주형 변수는 Chi-square test 또는 Fisher’s exact test를 이용하였다. SPSS for Windows(Version 18.0)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분석하였으며, 유의 확률(p-value)이 0.05 미만인 경우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정의하였다.
III. 결 과
2013년 3월부터 2015년 4월까지 치료를 종료한 남녀 대상자 40명 중에서 4명은 자의로 치료를 중단하였으며 총 36명의 남녀 대상자가 치료를 종결하였다. 치료를 중단한 대상자 4명 중에서 2명은 치료 시작 전 임신이 확인되어 중단하였고, 나머지 2명은 일정기간 치료 도중 자의로 치료를 중단하였으나 그중 1명은 추후 임신한 것이 확인되었다.
치료를 무사히 마친 남녀 대상자 36명 중 치료종료일을 기준으로 6개월 이후 1차적으로 경과가 확인되지 않은(중간 평가) 대상자 4명을 제외하였으며, 2015년 4월까지 중간평가를 마치고 임신여부를 확인한 남녀 32명을 최종 연구 대상자로 선정하였다. 남녀 연구대상자 32명 중에서 10명이 임신한 것으로 보고되었으나, 그 중 1명은 치료 기간 중에 자궁외 임신이었던 것으로 확인되어 불임 치료를 지속하였으나 임신에 성공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여성 8명, 남성 1명 총 9명이 정상적으로 임신에 성공하여, 총 남녀 연구대상자 32명 중에서 28.13%에서 정상적으로 임신에 성공하였다. 임신에 성공한 대상자 9명 중에서 5명이 출산하고 4명이 현재 임신 중인 것으로 평가되었는데, 정상 임신에 성공한 9명 중에서 5명은 양방치료의 도움 없이 자연 임신하였으며, 2명은 체외수정 후 임신하였으며, 2명은 자궁내 인공수정후 임신하였다. 기타 유산, 조산, 쌍태임신은 발생하지 않았다(Table 1).
Table 1.Pregnancy Outcome
정상 임신에 성공한 군(Pregnant group)과 성공하지 못한 군(Non-Pregnant group)의 일반적 특성을 분석하였을 때, 대상자의 연령, 체질량지수, 직업 유무, 음주, 흡연, 커피, 건강보조식품, 약물력에서 두 군 사이에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Table 2).
Table 2.General Characteristics of the Patients
정상 임신에 성공한 군과 성공하지 못한 군의 불임 관련 요소를 살펴보았을 때, 불임 기간은 정상 임신에 성공한 군이 29.67±14.95개월, 성공하지 못한 군은 47.61±28.54개월로 임신군이 불임기간이 더 짧았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29)(Table 3). 불임 원인은 난관요인, 자궁요인, 배란요인, 남성원인, 복합요인, 원인불명, 기타의 7가지로 나누어 평가하였으며, 여성 대상자 31명의 경우 원인불명이 100%였으며, 남성 대상자 1명의 경우 정자운동성 감소에 의한 남성원인이 불임의 원인이었다. 정상 임신에 성공한 군과 성공하지 못한 군의 분만 및 자연 유산, 인공 유산, 체외수정, 자궁내 인공수정 횟수에 대한 차이를 비교했을 때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Table 3).
Table 3.IUI : Intrauterine Insemination IVF : In vitro Fertilization *p-value <0.05
정상 임신에 성공한 군과 성공하지 못한 군의 총 한방 불임 치료 비용과 치료 기간, 이전 한방 치료 유무에 대한 차이를 비교하였으며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Table 4).
Table 4.Korean Medical Treatment Associated Characteristics of the Patients
치료 종료 후 한방 난임 치료 이후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였다. 정상 임신에 성공한 군과 성공하지 못한 군 모두 ‘건강상태 변화’에 대해 ‘좋아졌다’가 가장 많은 범위를 차지하였으며, ‘전반적인 한방 치료에 대한 만족도’에 대해 두 군 모두 ‘만족한다’가 가장 많은 범위를 차지하였다. ‘난임에 대한 한방치료법 중 본인에게 가장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되는 것(복수선택 가능)’에서는 두 군 모두 ‘한약복용’이 가장 많은 범위를 차지하였으며, 그 다음으로 ‘침’, ‘뜸’, ‘의사 진료’의 순으로 나타났다. ‘향후 난임부부의 한방 난임 치료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 필요성’에 관한 문항에서는 두 군 모두 ‘매우 그렇다’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였다. 만족도 조사에 대해 정상 임신에 성공한 군과 성공하지 못한 군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Table 5).
Table 5.Result of Patient Satisfaction after the Korean Medication Treatment
정상 임신에 성공한 군과 성공하지 못한 군에서 ‘양방시술(체외수정, 자궁내 인공수정)을 받았던 경험’이 있는 경우를 조사하여 양방시술 경험이 있는 대상자에 대하여 한방치료와 비교하여 편의성과 신뢰도를 평가하였다. 양방시술 경험이 있는 대상자는 정상 임신에 성공한 군에서 7명, 정상 임신에 성공하지 못한 군에서 12명이었다. 양방시술에 비해 한방치료를 받을 때 편의성에 대해 ‘매우 편하다’의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편하다’가 나머지를 차지하였으며, 두 군 간에 치료 편의성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12). 신뢰도에 대해서는 ‘보통이다’가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신뢰한다’가 많은 비율을 차지하였으나 두 군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Table 6).
Table 6.*p-value <0.05
IV. 고 찰
우리나라에서는 불임으로 인한 건강보험진료환자가 2008년 16만 2천명에서 2012년 19만1천명으로 연평균 4.2% 증가하였으며, 2012년 기준으로 연령별 인구 10만 명 당 불임 진료 환자 수는 30∼34세 여성이 3658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35∼39세 여성이 1920명으로 나타났다. 가임여성의 나이를 고려하여 최근 5년 동안(2008∼2012년) 인구 10만 명당 진료환자수를 분석한 결과, 연평균 증가율은 여성은 35∼39세에서 가장 크게 증가(10.8%)하였고, 그 뒤를 이어 40∼44세에서 증가(10.5%)하였으며, 남성은 35∼44세에서 가장 크게 증가(16.2%) 하였고, 그 뒤를 이어 45∼49세에서 증가(12.8%)하였다10).
최근 불임부부가 증가하는 원인으로는 사회적 경향에 따라 초혼연령 상승으로 인한 만혼화, 고령임신으로 인한 생식능력의 감소로 인한 불임 및 난임을 포함하여 계류유산과 반복유산을 경험하는 습관성유산 등이 증가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결혼 적령기가 30대 초반으로 고령화되고, 사회적 기반을 잡은 후 본격적으로 임신을 시도하는 시기가 30대 중반으로 늦춰지면서, 결혼 후 1∼2년간 자연 임신을 시도하다가 실패한 후 불임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연령이 30대 후반과 40대 초반인 경우가 증가하는 것이다. 불임부부가 증가하는 기타 원인으로는 결혼 기간 중의 오랜 피임, 잦은 인공유산, 사회적 스트레스의 증가, 비만과 운동부족, 환경오염의 증가 등이 있다11).
불임부부가 증가함에 따라 불임은 우리나라의 심각한 저출산 현상의 주요 원인 중의 하나가 되었다. 특히 불임 문제를 개별 가정의 문제가 아닌 사회 현상으로 간주하여 대처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2006년부터는 적극적 출산지원정책의 일환으로 난임부부의 의료적 장애를 제거하는 지원정책으로 체외수정시술 등 고액의 난임 시술비를 지원하는 ‘난임부부 지원사업’이 매년 시행되고 있다.
정부는 2006년부터 ‘난임부부 지원사업’을 도입하여 중상층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체외수정 시술비의 일부를 지원하고 있으며, 2010년부터는 인공수정 시술비 지원사업을 시작하였다. 또한 불임부부 지원사업을 2010년부터 사업대상을 전국가구 월평균소득의 130%에서 150%(2인 가족 기준 약 480만원) 이하인 가구로 확대하고, 지원 액수도 2010년까지는 1회 150만원이었으나 2011년부터는 1회 180만원으로 확대하였다. 난임부부 지원사업의 예산은 2012년의 경우, 국가 모자보건 예산의 절반이상(647억원)을 전국 가구 월평균 소득 150% 이하의 난임부부에게 보조생식시술비의 지원금으로 지출하였다11).
현재 난임과 관련된 진료비용은 일부 난임 원인 진단검사 또는 임신촉진 목적의 배란촉진제 사용 등에만 보험 급여화되며, 한방 불임치료를 포함하여 임신을 위한 인공수정과 체외수정 등과 같은 보조생식 시술 등은 건강보험 급여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난임 진단 전 임신율 향상을 목적으로 일차적으로 한방치료를 시도하는 여성과 불임 진단 후 한방치료를 선택하는 여성이 증가하고 있다.
황 등의 연구 보고12)에 따르면, 2012년 난임부부 지원사업 시술비를 지원받은 부부(체외수정 13,526쌍, 인공수정 시술 부부 12,512쌍)를 대상으로 보조생식 시술 결정 이전에 임신을 위해 한방 병의원을 이용한 경우는 체외수정 시술여성 중 63.3%, 인공수정 시술여성 중 58.3%로 조사되었고, 체외수정 시술 부부의 한방의료 첫 이용시점은 병원에서 난임 진단을 공식적으로 받기 이전에 이용한 경우가 가장 많아 27.8%이었으나 난임 진단 이후 체외수정시술을 결정하기 이전에도 이용한 경우가 25.5%로 나타났다. 인공수정 시술 여성은 병원에서 난임진단을 받기 이전에 한방의료서비스를 이용한 경우가 30.2%이었고, 난임진단 이후 인공수정 시술 결정 이전에 이용한 경우가 21.3%였다. 또한 임신을 목적으로 한방 병의원을 방문하여 지출한 진료 비용은 50∼100만원을 지출한 경우가 가장 많았으며(체외수정 44.5%, 인공수정 52.9%), 그 다음으로는 100∼200만원을 지출한 경우였다(각 33.0%, 29.3%). 난임부부 지원사업에 대한 요구도 및 개선사항 중에서는 인공수정 시술 여성의 34.8%에서 한방, 대체요법, 건강식품 등의 임신성공 및 출산 효과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고 응답하였다.
위의 연구에서는 양방 시술비를 지원받은 부부의 60.9%가 한방 불임 치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난임사업 지원을 받지 않은 부부를 포함한 전체 불임부부를 대상으로 한방 불임 치료 이용률을 조사한다면 더욱 높은 비율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난임사업 지원에 제외된 불임부부에 대한 연구 보고11)에 따르면, 사업 비수혜 여성 279명을 대상으로 불임 진단 및 치료를 위해 한방병의원을 방문한 경우가 여성 93.9%, 남편의 경우 72.8%의 높은 비율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불임으로 진단받기 전에 모두 보완대체요법, 운동요법, 민간요법 등을 이용하였으며 그 중 한방서비스 이용률이 77.9%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불임부부 지원사업 비수혜 여성의 가구원 소득이 중상층 이상이지만 대부분 불임 치료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등의 연구보고13)에서는, 난임 부부 여성 12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대부분의 난임부부들이 한방 치료를 받고 있으며(87.1%), 그중 한약이 96.3%, 침 치료가 69.4%, 뜸 치료가 53.7% 순으로 나타났다. 즉 한약이 한방 난임 치료의 주된 치료법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대부분의 난임부부 여성들이 한방 난임 치료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공공의료 지원분야에서는 치료범위를 양방치료의 일부로 한정하고 있으며 한방 난임 치료는 지원대상에서 제외되어있다. 또한 한방 진료의 보험적용의 범위가 좁아 침치료, 뜸치료, 일부 보험 제제에만 보험 급여화 되며, 난임 치료의 주요 치료범주인 한약치료가 건강 보험 비급여에 해당하기 때문에 임신목적의 한약치료를 희망함에도 불구하고 비용부담으로 인한 치료 장벽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난임 부부의 대다수가 한방 치료를 경험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고액의 비용이 지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 난임부부 지원사업 등의 정책적 지원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현재 난임부부 지원사업은 한방 치료 지원의 부재로 난임 부부가 누려야 할 의료서비스의 범위를 제한하고, 불임 치료의 선택권을 침해하고 있다. 따라서 한방 치료에 대한 난임부부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시키고 임신 및 출산에 대해 겪는 개인적 갈등을 해소할 수 있으며, 사회적으로 출산율을 증가시키기 위한 정책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이에 저자는 2013년 3월부터 2015년 4월까지 제천시 보건소 한방 난임 치료 지원 사업을 통하여 한방 불임 치료를 받은 남녀 연구 대상자 32명의 치료전후를 평가하였으며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남녀 연구대상자 32명 중에서 10명이 임신한 것으로 보고되었으나, 그 중 1명은 치료 기간 중에 자궁외 임신이었던 것으로 확인되어 결과적으로 여성 8명, 남성 1명 총 9명이 정상적으로 임신에 성공하였으며, 정상적 임신 성공률이 전체 연구대상자의 28.13%로 나타났다. 정상 임신에 성공한 9명 중에서 5명은 양방치료의 도움 없이 자연 임신하였으며, 2명은 체외수정 후 임신하였으며, 2명은 자궁내 인공수정 후 임신하였다. 지금까지 보고된 여성 불임의 한방 치료에 대한 임신율은 13.6∼67.0%로 다양하게 나타났는데14), 본 연구 결과 28.13%의 임신 성공률은 비교적 유의한 것으로 보여진다.
2008년의 시술례를 보고한 78개 보조생식술 시술기관에서 시행한 보조생식술은 총 28,029례의 주기였으며, 이 가운데 보조생식술의 가장 흔한 형태인 체외수정(in vitro fertilization, IVF, 44.5%)과 난자세포질내 정자주입술(introcytoplasmic sperm injection, ICSI, 55.5%)을 시행한 환자의 난자 채취 주기당 임신율은 30.2%, 배아이식주기당 임신율은 32.0%였고, 생아 출생율은 난자채취주기당 25.3%, 배아이식주기당 26.8%를 나타내었다. 양방 보조생식술을 시술받은 환자의 경우 난자 채취 주기 당 임상적 임신율은 25세 미만이 43.1%, 25∼29세가 42.4%, 30∼34세가 38.0%, 35∼39세가 30.0%, 40세 이상은 11.7%로 보고되고 있다15). 성공적으로 임신한 대상자 9명의 평균 연령이 31.78±3.63세이고 임신에 성공하지 못한 군의 평균 연령이 34.43±4.67세임을 고려했을 때, 한방 난임 치료는 양방 보조생식술을 병행했을 경우 시술성공률을 높이고 자연 임신 성공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한방 치료가 보조생식술의 임신 성공률을 높인다는 기존의 연구 보고 중에서 김16)은 보조생식술에서 부가적인 한약 치료는 착상율 제고와 생아 출생율 제고에 일정한 유효성이 있으며, 배아이식과 함께 침치료를 시행하였을 때 인공수정의 성공률을 높이는데 유효성이 있음을 보고하였다. 박 등의 연구17)에서도 체외수정 시술 전 한약 및 침치료는 임신 성공율에 있어 기존의 체외수정 시술 성공율과 비슷한 결과를 보여주었으며, 체외수정 시술 전 한방치료만으로 자연임신의 성공 가능성이 증가되고, 월경통을 비롯한 제반 월경상태가 호전되며 혈액학적인 안전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정상 임신에 성공한 군과 성공하지 못한 군의 일반적 특성을 분석하였을 때, 대상자의 연령, 체질량지수, 직업 유무, 음주, 흡연, 커피, 건강보조식품, 약물력에서 두 군 사이에 유의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정상 임신에 성공한 군과 성공하지 못한 군의 불임 관련 요소를 살펴보았을 때, 불임 기간은 정상 임신에 성공한 군이 29.67±14.95개월, 성공하지 못한 군은 47.61±28.54개월로 임신군이 불임기간이 더 짧았으며 두 군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는데(p=0.029), 불임 기간이 짧을수록 임신 성공률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불임 원인으로는 여성 대상자 31명 모두 원인불명(100%), 남성 대상자 1명은 정자운동성 감소에 의한 남성원인(100%)으로 확인되었다. 의학적으로 불임인자 보유 비율은 남녀가 각각 40% 수준이고 원인불명은 약 20%로 간주되고 있으나, 각각의 유병률은 연령에 따라 다양하며, 남성요인과 원인불명 불임은 고령 부부들에게서 약간 더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ESHRE Capri Workshop Group. Diagnosis and management of the infertile couple: missing information. Human Reprod Update, 2004;10(4):295-307).
정상 임신에 성공한 군과 성공하지 못한 군의 분만 및 자연 유산, 인공 유산, 체외수정, 자궁내 인공수정 횟수에 대한 차이를 비교했을 때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며, 총 한방 불임 치료비용과 치료 기간, 이전 한방 치료 유무에 대한 차이 역시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연구대상자 모두 한방 난임 치료 지원을 받았으며 이에 따른 한방 치료비용 부담이 줄어들어 치료의 질적 수준에는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치료 종료 후 한방 난임 치료 이후 만족도 조사에서 정상 임신에 성공한 군과 성공하지 못한 군 모두 ‘건강상태 변화’에 대해 ‘좋아졌다’고 평가하였으며, ‘전반적인 한방 치료에 대한 만족도’에 대해서도 두 군 모두 ‘만족한다’가 가장 많은 범위를 차지하였고, ‘건강상태 변화’ 및 ‘전반적인 한방 치료에 대한 만족도’에 대해 부정적으로 답한 연구대상자는 한 명도 없었다. ‘난임에 대한 한방치료법 중 본인에게 가장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되는 것(복수선택 가능)’에서는 두 군 모두 ‘한약복용’이 가장 많은 범위를 차지하여 정상 임신에 성공한 군에서 100%, 성공하지 못한 군에서 73.9%로 나타나 전체 연구대상자의 81.3%를 차지하였으며, 그 다음으로 전체 연구대상자 및 두 군 모두 ‘침’, ‘뜸’, ‘의사 진료’의 순으로 조사되었다. ‘향후 난임 부부의 한방 난임 치료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 필요성’에 관한 문항에서는 두 군 모두 ‘매우 그렇다’와 ‘그렇다’의 순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였으며 전체 연구대상자의 96.9%가 한방 난임 치료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전반적으로 만족도 조사에 대해 정상 임신에 성공한 군과 성공하지 못한 군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남녀 32명 대상자에게 ‘양방시술(체외수정, 자궁내 인공수정)을 받았던 경험’이 있는 경우를 조사하여 양방시술 경험이 있는 대상자에 대하여 한방치료와 비교하여 편의성과 신뢰도를 평가하였으며, 양방시술 경험이 있는 대상자는 정상 임신에 성공한 군에서 7명, 정상 임신에 성공하지 못한 군에서 12명이었다. 양방시술에 비해 한방치료를 받을 때 편의성에 대해 ‘매우 편하다’에서는 임신군에서 4명(57.1%), 비임신군 0명(0%)으로 나타났고, ‘편하다’에서는 임신군에서 3명(42.9%), 비임신군에서 11명(91.7%)으로 나타났으며, 두 군 간에 치료 편의성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12). 한방 난임 치료 지원 사업에 대한 만족도 조사가 치료 종료 후 시행되었기 때문에, 이미 확인된 임신 결과가 만족도 조사에 반영됨으로써 정상 임신에 성공한 군에서 치료 편의성이 전체적으로 높게 나타났을 것으로 보인다. 신뢰도에 대해서는 ‘보통이다’가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신뢰한다’가 많은 비율을 차지하였으나 두 군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상의 결과로 볼 때, 한방 난임 치료는 임신 성공률에 대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이며, 특히 불임기간이 짧을수록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한방 난임 치료는 불임 여성의 자연 임신 성공률을 높일 뿐 아니라 양방 보조생식술을 병행했을 때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V. 결 론
2013년 3월부터 2015년 4월까지 제천시 보건소 한방 난임 치료 지원 사업을 통하여 한방 불임 치료를 받은 남녀 대상자 32명을 연구 대상자로 선정하여 치료전후를 평가하였으며 그중에서 전체 연구 대상자의 28.13%인 9명이 정상적으로 임신에 성공하였으며, 정상 임신에 성공한 대상자의 평균 연령을 고려했을 때 한방 난임 치료 효과가 양방 보조생식술의 병행에서 시술성공률을 높일 뿐 아니라 자연 임신에서도 한방 치료 효과가 높게 나타났다고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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