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자연적인 생식을 통해 연속되는 진화작용을 유지하면서 유전다양성을 보유하여 지속적인 생존과 적응성을 확보하는 것이 유전자원 보존의 핵심이다(Eriksson et al., 1993). 유전다양성은 일반적으로 환경의 변화에 대한 적응과 생존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평가되고 있다(Jump et al., 2009). 집단의 유전 다양성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는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는 생물 자원의 양적 감소와 유전자부동(genetic drifft) 등이 거론된다(Sork et al., 2002; Finkeldey and Ziehe, 2004). 집단의 단편화와 파괴 혹은 개체수의 감소는 집단내 대립유전자를 제거하고, 유전자유동(gene flow) 형태를 변화시키며(Carneiro et al., 2011), 제한된 유전자유동은 집단내에 공간적 유전구조를 형성시키고, 양친간 근연계수의 증가와 유전다양성의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Carvers et al., 2005). 따라서 화분유동(pollen flow)과 교배양식에 대한 정보는 산림유전자원의 보존 뿐 아니라 임목육종, 자원보존을 목적으로 하는 종자 수집에 필요한 자료가 된다.
교배양식은 유전변이의 양과 분포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서, 타가수정은 집단간 유전적 교류를 촉진하고 집단의 유전적 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시켜주는데 반하여, 자가수정은 집단간 유전적 교류를 제한할 뿐만 아니라 집단내 유전변이를 감소시킬 수 있다(Adams, 1992; Mitton, 1992). 유전자유동은 집단의 유전적 방사와 수렴이 평형상태를 유지한다는 가정하에 유도된 θ = 4Nem (각 세대당 소집단에서 얻게 되는 이주유전자의 유효 수, Ne = 유효개체수, m = 이주율)와 집단의 유전분화도 Fs ≈ [θ+1]-1 의 관계에서 간접적으로 추정되어왔다(Cockerham and Weir, 1993). 그러나 환경적, 생물적 요인의 변동에 의해 유전자유동에 변화와 제한이 발생하는 집단에서 교배양식이나 유전자유동의 간접적 추정 연구만으로는 유전자원 보존 전략이나 집단의 유전적 형상 유지하면서 보속적 생산을 추구하는 산림 경영 관리방안의 수립에는 한계가 있다.
유전자유동은 집단의 적응과 유전구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임목 교배양식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Rieseberg and Burke, 2001). 특히 풍매로 생식이 유지되는 임목의 경우는 원거리 화분 비산이 가능하고, 종자 산포만으로는 유전자유동을 설명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화분유동 연구에 대한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화분유동을 추정하는 방법에는 표지(genetic marker)의 다형성을 바탕으로 차대와 성목의 유전자형으로부터 화분수를 추정하는 직접추정방법과 설정된 교배모델에서 추출된 화분원의 유전구조로부터 유전모수를 추정하는 간접추정 방법이 있다(Smouse and Sork, 2004). 직접추정방법은 종자의 화분수를 구별하여 화분분포 곡선(pollen dispersal curve)을 추정하고 화분 이주의 비율을 계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Burczyk et al., 1996), 집단의 모든 화분수 후보목에 대한 유전정보를 필요로 하며, 유전정보를 확인하는데 사용하는 표지의 높은 식별력을 요구하는 기술적 어려움이 있다. 특히 원거리 화분이동을 갖는 풍매 수종의 연구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표본의 수집에 많은 노력을 요구하는 방법이다. 반면 간접추정 방법은 일정 규모이상의 표본수집공간과 화분수 표본이 확보된다면 유전모수를 비교적 정확히 추정할 수 있기 때문에 높은 빈도로 넓은 지역에 분포하는 수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적합하다(Smouse and Sork, 2004).
본 연구는 높은 밀도로 연속분포하는 소나무가 우점종인 부안지역 소나무 집단의 화분유동과 화분원의 유전적 분화, 그리고 교배양상과 그에 따른 세대간 유전변이의 변화에 대해 알아보고자 수행되었다.
재료 및 방법
조사지 현황 및 시료 채취
조사지는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반도국립공원의 내변산 지구에 위치한다. 이 지역은 최고봉인 의상봉(508 m)을 중심으로 500 m 이하의 구릉들로 연속성이 결여된 저산성 산지로 구성되어있다. 변산반도국립공원의 식물군집은 자연림에서 소나무 군락, 굴참나무 군락 등 4개 식물군락으로 구분되었으며, 이중 소나무 군락이 30.0% (4,640.0 ha)로 가장 넓은 지역을 차지하 고 있다(Oh and Kim, 2009). Choi et al. (2009)은 변산반도 식 생연구에서 소나무가 교목층의 상대우점치 49~100%를 점유한 다고 보고하였다.
본 연구의 대상지는 소나무가 우점하며 연속분포하는 지역이며, 무술재(전북 부안군 하서면 석상리)에서 천연기념물 미선 나무 군락지(전북 부안군 변산면 중계리) 사이의 4 ㎞ 구간(N 35° 39′22.2″~41′10.3″, E 126 °37′17.2″~38′22.5″)이다(Fig. 1). 2013년 조사지역내 충분한 결실을 이룬 모수 20개체의 침엽 및 모수당 성숙한 구과 1~4개, 그리고 주변 성목 46개체로부터 침엽을 채취하였다.
Fig. 1.Location of sampled mother trees (dots) and surrounding male trees (squares) of Pinus densiflora population in Buan, South Korea.
Microsatellite 표지 분석
모수 및 주변성목의 침엽에서 total DNA를 추출하고, 각 모수에서 채취된 종자를 25℃로 1주간 발아시킨 후 배를 분리하여 total DNA를 추출하고 유전변이 분석에 이용하였다.
유전자형의 확인은 primer의 forward sequence의 5′말단에 FAM이나 HEX 형광염색된 7개 microsatellite primer를 사용하였다(pdms009, pdms030, pdms065, pdms221, Pinus densiflora, Watanabe et al., 2006; pde14, Pinus densiflora, Lian et al., 2000; Lop5, Pinus teada, Liewlaksaneeyanawin et al., 2004; B4535-2, Pinus masoniana, Guan et al., 2011).
PCR 증폭은 반응용액 12 ㎕당 template DNA 20 ng, forward/ reverse primer 각 0.1 μM, 0.1 mM의 dNTP, 0.6~1.0 mM의 MgCl2, 1 unit의 Taq polymerase (Thermo Fisher Scientific Inc., USA)가 포함되도록 조성하였다. PCR 반응은 94℃에서 1분간 열변성 후, 94℃ 30초간 열변성, 55~45℃ 30초간 annealing, 72℃ 1분간 증폭의 과정을 39회 반복하고, 마지막으로 72℃에 서 5분간 추가 반응시켰다.
PCR 증폭산물을 Prism xl 3130 Genetic Analyzer (Life Technologies Corp., USA)를 이용하여 분획하였으며, Gene Mapper analysis software ver. 4.0 (Life Technologies Corp, USA)을 이용하여 유전자형을 결정하였다.
유전다양성 및 유전구조
GenAlEx ver. 6.41 (Peakall and Smouse, 2006)을 이용하여 유효대립유전자 수(Ae), 이형접합도 관측치(Ho) 및 기대치(He), Shannon의 유전다양성지수(I), 고정지수(F)를 계산하고, 공간적 자기상관성을 추정했다. Mantel test로 모수간 화분원(pollen cloud) 유전적 분화(pairwise-Φft)와 지리적 거리에 따른 상관 관계를 검증하였다. LDNe (Waples and Do, 2008)를 이용하여 성목(모수와 주변 성목 포함)과 종자에 대한 유효집단 크기(Ne)를 추정하였다.
TowGener 방법(Smouse et al., 2001)에 따라서 모수와 종자의 유전변이 분포에 대한 AMOVA (analysis of molecular variance) 분석을 이용하여 화분원의 유전적 분화(Φft: differentiation among pollen clouds)를 구하고, 모수 및 주변 성목의 위치정보를 추가하여 다음 식과 같이 평균 유효 화분비산거리(δ : mean effective pollen dispersal distance)를 추정하였다(Austerlitz and Smouse, 2001a).
여기서 Φft(d, z) 는 주어진 임분밀도(d)와 모수간 거리(z)에 따른 유전분화도이며, Qo는 한 모수의 종자에서 확인된 웅성배우체가 동일한 화분수에서 기인한 확률, 는 거리(z)만큼 떨어진 두 모수의 종자에서 확인된 웅성배우체가 동일한 화분수에서 기인한 확률로 다음과 같이 구할 수 있다.
이때 p(x, y) 는 화분수가 좌표(x, y) 에 위치할 확률을 의미하며, p(x – z, y)는 모수간 거리(z)가 떨어져 있을 때 화분수가 좌표(x, y)에 위치할 확률을 의미한다.
구해진 유전분화도를 정규확산모델(normal dispersal model; 및 지수확산모델(exponential dispersal model; 에서의 기댓값에 대입하여 평균 유 효 화분비산 거리(δ )를 추정하였으며, 이 때 임분밀도는 부안지 역 소나무림에 대한 Choi et al. (2009)의 결과를 이용하였다.
최적 모델 선정의 기준인 “error (C(de,θ ), squared-error lose criterion)”는이며, 이 때 nm은 표본수, zij는 모수 i와 j의 간격, d는 임분밀도, θ는 주어진 화분확산 통계모수 이다(Robledo-Arnuncio et al., 2006). 모수간 개체 간격이 충분이 멀리 떨어져 있고 집단내 성목의 개화량과 개화생리가 동일하다고 가정하면 Φft≈(2Nep)-1 이며(Smouse et al., 2001), 이를 이용하여 기여화분수의 분포 범위(Aep = Nep/d, effective pollination neighbourhood area)를 산출하였다.
교배양식 분석은 MLTR ver. 3.1 (Ritland, 2004)을 이용하여 각 모수의 단일 유전자좌 타가교배율(ts), 다수유전자좌 타가교배율(tm), 양친간 근연계수(tm-ts: biparental inbreeding)를 추정하였다. 부계상관(rp: paternity correlation)은 근친교배와 집단내 개체간 근친을 가정하고 계산된 타가교배율(tm)을 이용하였다. 통계모수 추정에는 EM (Expectation Maximization) 알고리즘을 이용하였다. 표준오차는 1,000 bootstrap으로 얻었 으며, 95% 신뢰구간을 산출하는데 이용되었다. Nep=rp-1 를 이용하여 부계상관으로부터 유효화분친 수(Nep: effective number of pollen donor)를 계산하였다.
결 과
유전다양성
부안지역 소나무 집단의 유전변이 분석에 사용된 7개의 microsatellite primer에서 총 111개의 대립유전자를 확인하였으며, 유전자좌당 평균 15.9개의 대립유전자를 갖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형접합도 기대치(He)는 종자(0.624)와 모수(0.618)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P > 0.05). 각 세대에서 확인된 대립유전자 수(A)는 모수에서 8.7개, 종자에서 15.9개이며, 종자에서만 확인된 대립유전자 수는 7.1개이다. Shannon의 유전다양성지수(I)와 유효대립유전자 수(Ae)뿐 아니라 근교계수(F)도 각 세대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P > 0.05; Table 1).
Table 1.zN = number of sample, A = average number of alleles, Ae = number of effective alleles, I = Shannon’s diveristy index, Ho = observed heterozygosity, He = expected heterozygosity, and F = fixation index.
유효집단의 크기(Ne)는 모수와 임분내 주변 성목 66개 표본에 대하여 대립유전자 빈도 5% 이상에서 143.1개체이며, 종자 586개 표본에서의 추정치는 50.3개체로 표본의 수가 많은 종자에서 유효집단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공간적 자기상관 분석에서 성목이나 종자(모수 기준)의 지리적 분포에 따른 유전변이의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Fig. 2).
Fig. 2.Correlogram of spatial autocorrelation for adult trees at Pinus densiflora population in Buan, South Korea, using micro-satellite markers. The solid curve is the correlation coefficient (r) and the dashed lines are the upper and the lower confidence limit of 95%.
화분원의 유전적 분화 및 교배양식
평균 유효 화분비산거리(δ )의 추정에 이용된 임분밀도는 중부지방 III령급 소나무(소나무의 최초 종자 성숙 임령; KFRI, 2006)의 최소 흉고직경인 6 ㎝ 이상 개체 밀도(d = 966.7 trees/ ha)와, 본 연구에서 조사된 모수와 주변개체의 평균 흉고직경인 30 ㎝ 이상의 개체 밀도(d = 237.5 trees/ha), 그리고 화분 비산 모델별로 추정된 유효밀도를 이용하였다. 정규확산모델을 가정하고 ha당 966.7본의 임분밀도에서 확인된 평균 화분비산거리는 5.48 m이며, ha당 237.5본의 임분밀도에서는 11.10 m, 추정 유효밀도에서는 11.42 m로 확인되었다. 지수확산모델은 각 밀도에서 6.18 m, 12.40 m, 그리고 12.74 m로 확인되었다. TwoGener를 이용한 부안지역 소나무 집단의 화분비산거리 구명에서 최적 모델은 error가 가장 적은 경우(0.0910314)인 추정 유효밀도(d = 220 trees/ha)를 가정한 정규확산모델로 판명되 었으며, 화분비산거리는 11.4 m로 계산되었다(Table 2). 흉고 직경 30 ㎝ 이상의 개체에 대한 분포밀도(d = 237.5 trees/ha; Choi et al., 2009)를 적용한 정규확산모델(error = 0.0910342) 에서 추정한 화분비산거리는 최적 모델과 비슷한 11.1 m로 나타났다. 모수의 위치에 따라 화분원의 유전적 구성이 달라진다는 가정에서 TwoGener로 추정한 화분원의 유전적 분화는 0.021로 확인되었으나(Table 3), 모수간 화분원의 유전적 분화와 지리적 거리를 비교한 Mantel 검증에서 두 인자간 상관성이 없어서 (r = -0.141, P > 0.05), 모수간 지리적 거리가 증가하여도 모수가 갖는 화분원의 유전적 구성은 달라지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Table 2.zThe error means the squared-error lose criterion (Robledo-Arnuncio et al., 2006).
Table 3.zF = parental fixation index, tm = multilocus estimate of outcrossing rate, tm–ts = coefficient of biparental inbreeding, rp = correlation of paternity, Φft = pollen pool differentiation among families, d = forest density, Aep = effective pollination neighbourhood area, and R = a circle of radius of effective pollination neighbourhood area.
최적모델로 선정된 유효밀도와 화분원의 유전적 이질성에서 추정된 기여화분수의 분포범위(Aep)는 0.1082 ha (220 trees/ha) 이며, 이 때 화분수는 평균적으로 모수로부터 반경 18.6 m에 위치한다(Table 2, 3).
Mixed-mating model과 correlated-mating model을 가정하고 MLTR (Ritland, 2004)로 추정한 교배양식 모수는 다수 유전 자좌 타가교배율(tm)은 0.967로 확인되었다(P < 0.05; Table 3). 양친간의 근연계수(tm-ts)는 0.057이며, 부계상관(rp)은 0.012로 확인되었다(P < 0.05).
고 찰
유효집단의 크기는 교배를 통해 차대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유전변이의 분포와 변화를 설명하고, 집단이 안정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예측하는 지표로서 사용될 수 있다(Lynch et al., 1995). 부안지역 소나무 집단의 유효집단의 크기(Ne)는 성목에서 143.1개체, 종자에서 50.3개체로 확인되었는데, 성목의 유전적 배경이 종자에 비하여 다양하기 때문에 높은 값을 갖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표지(genetic marker)를 이용한 유효집단의 추정은 표지의 다형성과 연관비평형 정도, 표본수 등에 영향을 받는데, 종자 세대는 표본수가 충분하고(n = 568), 관찰된 대립유전자 수도 모수 세대보다 두 배 가까이 많기 때문에 유효집단의 크기가 편의가 작고 보다 정밀하게 추정됐을 것으로 생각된다.
부안지역 소나무 집단의 대립유전자 수(A)는 15.9개이며, 종자에서만 확인된 대립유전자 수는 7.1개이다. 유전다양성 지표인 이형접합도 관측치(Ho)와 유효대립유전자 수(Ae), 이형접합도 기대치(He), Shannon의 유전다양성지수(I) 뿐만 아니라 근교계수(F)에서 세대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다. 일반적으로 타가 교배를 주로 따르는 경우 근교약세에 의해 성목이 되기 전에 도태되는 개체가 발생하기 때문에 모수에서 근교계수가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지만(Brown, 1979), 화분수의 영향으로 종자는 모수에 비해 다양한 대립유전자를 보유함으로써 두 세대간의 유전다양성에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예상된다.
제한된 화분비산과 교배기회의 불균등은 각 모수에서 생산된 종자가 갖는 화분수의 유전적 이질성을 유발한다(Bittencourt and Sebbenn, 2007). TwoGener에서 최소 error를 기준으로 선 정된 최적 모델은 성숙 임령에 해당하는 개체밀도(d = 966.7 trees/ha)보다 낮은 추정 유효밀도(d = 220 trees/ha)를 가정한 정규확산모델이며, 추정된 화분비산거리는 약 11.42 m이다. 평균 유효 화분비산거리(δ )는 화분원의 유전적 분화(Φft)의 추정치와 임분내 성목밀도로 산출된다(δ2=(16dΦft)-1). 이 때 화분의 비산이 화분생산량이나 개화생리에 대해 독립적으로 작용한다고 가정하면 임분밀도와 유효밀도가 동일하게 된다(d = de, Robledo-Arnuncio et al., 2006). 하지만 실제 집단내에서는 개체의 임령이나, 생육상태, 환경인자에 따라서 개화생리와 개화량이 다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교배경쟁에 취약한 개체는 화분수로서 동등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교배불균등으로 인한 집단의 밀도와 유효밀도와 차이(d > de)는 독립적인 화분 비산을 가정한 평균 유효 화분비산거리의 과소추정을 유발한다 (Robledo-Arnuncio et al., 2006). Han et al. (2001)은 소나무 채종원 자⋅웅성 배우체 불균형도 추정 연구에서 9년간의 자․웅성 개화량 조사 결과 생장단계에 따라 개화량의 차이가 나타나며, Ozawa et al. (2012)은 소나무 채종원 개화생리 연구에서 클론별 개화시기의 차이 뿐 만 아니라 동일 클론의 개체간에 개화시기의 차이가 있음을 보고하여, 소나무에서 임령에 따른 개화량과 개화생리에 변이가 있음이 확인되었다. 교배과정에서 세대가 분명하게 단절되지 않는 상태에 있으며, 임령과 개체특성 뿐만 아니라 환경요인에 의해 개체간에 개화량과 개화생리의 차이가 있는 소나무집단에서, 교배에 관여하는 요소와 연관된 화분비산으로 인하여 평균 유효 화분비산거리가 과소추정된 것으로 사료된다. 부안지역 소나무 집단의 화분유동은 교배기회의 불균등으로 인하여 성숙 임령의 임분밀도보다 작은 유효밀도 (220 trees/ha)에서 유효화분비산거리의 평균이 11.42 m로 추정되었으며, 화분의 비산이 화분수를 중심으로 거리에 증가에 따라 완만한 감소를 보이는 정규확산모델로 가장 잘 설명할 수 있었다(Table 2).
Twogener로 추정된 화분비산거리는 Pinus sylvestris에서 17~29 m (d = 80~315 trees/ha, Robledo-Arnuncio et al., 2004), Pinus echinata에서 17~22 m (d = 36~62 trees/ha, Dyer, 2002)이며, 다른 풍매수종에서는 Quercus alba에서 17 m (d = 92.8 trees/ha, Smouse et al., 2001), Quercus lobata에서 64.8 m (d = 1.19 trees/ha, Sork et al., 2002)이다. 집단내 우점종으로 부안지역 소나무 집단보다 높은 밀도를 유지하고 있는 Pinus sylvestris를 제외하고 부안지역 소나무 집단 보다 임분밀도가 낮은 집단에서는 원거리의 화분비산거리를 보이고 있다. 부계유전자분석(paternity analysis)으로 확인된 화분비산거리에서도 Pinus attenuata에서 5.43 m (d > 60 trees/ha, Burczyk et al., 1996), Pinus densiflora에서 68 m (d = 16.5 trees/ha, Lian et al., 2001), Quercus macrocarpa에서 75 m (d = 12.4 trees/ha, Dow and Ashley, 1998)로 임분밀도가 낮은 집단내에서 화분비산거리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높은 임분밀도와 더불어 비교적 짧은 거리의 평균 유효 화분비산거리를 갖는 부안지역 소나무 집단에서 추정한 화분원의 유전적 분화는 0.021이다. 소나무류에서 추정된 화분원의 유전 적 분화(Φft)는 Pinus sylvestris에서 -0.006~0.007 (Robledo- Arnuncio et al., 2004), Pinus echinata에서 0.047~0.075 (Dyer, 2002)이며, 다른 풍매수종에서는 Quercus alba에서 0.061 (Smouse et al., 2001), Quercus lobata에서 0.136 (Sork et al., 2002)으로 높은 밀도로 우점하고 있는 Pinus sylvestris 보다는 높으나 Pinus echinata와 참나무류 보다는 화분원의 유전적 분화가 작다.
화분원의 유전적 분화는 모수간 거리에 영향을 받는다. 다른 요소가 동일 할 때, 모수의 거리가 증가할수록 모수 주변에 산포되어있는 화분의 유전적 구성은 달라지며, 그 결과 화분원의 유전적 분화는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난다(Austerlitz and Smiuse, 2001a). 화분원의 유전적 분화의 증가추세는 모수의 평균 거리가 평균 유효 화분비산거리의 5배 이상인 경우 점근적인 수치에 도달하여, 화분원의 유전적 분화의 추정에 오차가 감소한다 (Austerlitz and Smiuse, 2001a). 평균 유효 화분비산거리(δ = 11.42 m)로 추정된 모수간 최소 거리는 55 m이며, 본 연구에서 수집한 모수의 평균 거리는 200 m로 모수간 거리에 의한 영향은 적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한된 화분비산으로 화분원의 유전구성이 유사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모수간 지리적 거리와 화분원의 유전적 분화(pairwise-Φft)는 상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r = -0.141, P > 0.05). 화분유동과 더불어 집단의 유전구조는 화분원의 유전적 구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집단내 성목간에 고정지수가 높은 경우 화분원의 유전적 분화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Austerlitz and Smouse, 2001b). Robledo-Arnuncio et al. (2004)은 Pinus sylvestris에서 인위적으로 임분밀도들 감소시켰을 때 평균 유효화분비산거리는 증가하지만 화분원의 유전적 분화에는 차이가 없었는데, 그 원인을 집단내의 높은 유전적 동질성(homogeneity)으로 설명하였다. 부안지역 소나무 집단은 성목 세대에서 매우 낮은 고정지수를 유지하고, 공간유전구조 분석에서 보듯이 집단내 유전적 이질성이 낮았기 때문에 화분원의 유전적 분화가 낮게 나타난 것으로 생각된다.
MLTR로 분석한 결과 유의한 교배양식 추정모수(tm = 0.967, (tm-ts) = 0.057, rp = 0.012; P < 0.05)가 확인되어, 부안지역 소나무 집단에서는 자가교배가 있으며, 타가교배 중에는 근연간 개체의 교배 뿐 만 아니라 다수 종자에 화분친으로 기여한 화분수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부안지역 소나무 집단에서의 다수 유전자좌 타가교배율과 양친간 근연계수는 동위효소 표지를 이용하여 교배양식 모수를 추정한 Pinus albicaulis (tm = 0.73~ 0.98, (tm-ts) = -0.05~0.09; Bower and Aitken, 2007)에 비해 타가교배율은 비슷한 수준이며 양친간 근연계수는 높다. Pinus attenuata (tm = 0.927; Burczyk et al., 1996)와 Pinus cembra (tm = 0.808, (tm-ts) = 0.057; Lewandowski and Burczyk, 2000)에 비해 타가교배율은 높고 양친간 근연계수는 유사한 반면, microsatellite 표지를 이용한 연구와는 비슷한 수준으로 확인되었다(Table 4). 연속분포 하는 집단은 소규모 집단이나 단편화된 집단에 비해 자가교배와 양친간 근연계수가 낮은 경향 이 나타나는데 부안지역 소나무 집단은 연속분포하는 집단의 특징을 타나내고 있다(Raijmann et al., 1994; Young et al., 1996).
Table 4.Reference information on multilocus estimate of outcrossing rate (tm), coefficient of biparental inbreeding (tm-ts), and correlation of paternity (rp) in the genus Pinus
동위효소를 이용한 국내 소나무 집단의 교배양식 연구 결과 는 본 연구와 다소 상이한 경향이 나타나는데 주왕산 집단(tm = 0.798, (tm-ts) = 0.186, rp = 0.253; Han et al., 2004)과 안면도 집단(tm = 0.848, (tm-ts) = 0.125, rp = 0.752; Lee et al., 2003) 은 다수 유전자좌 타가교배율이 부안 집단보다 낮은 값을 갖으며, 높은 양친간 근연계수와 부계상관을 보고하였다. 다수 유전 자좌 타가교배율은 표지가 제공하는 정보에 의해 추정치의 차이가 발생하는데 즉, 유전자좌의 수와 대립유전자 수가 증가할수록 타가교배율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Ritland, 2002). 양친간 근연계수는 무작위 교배에 비해 동형접합을 증가시키며 자가교배 유전자형을 발생시킨다(Shaw et al., 1981). 이 방법은 다수 유전자좌 타가교배율의 추정에 유전자좌의 수가 관여하기 때문에 표지의 특성이 모수의 추정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용 가능한 유전자좌수가 제한적인 동위효소 표지에 비해 높은 다형성을 갖는 microsatellite 표지로 추정된 본 연구에서 높은 다수 유전자좌 타가교배율과 양친간 근연계수 추정치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높은 타가교배율과 낮은 양친간 근연계수가 확인되었다. 양친간 근연계수는 집단내 유전자형의 하위구조에 의해 증가되는 경향이 있는데(Ennos and Clegg, 1982), 부안지역 소나무 집단은 집단내에서 유전자형이 균일하게 분포되어있고, 화분원의 유전적 분화가 낮은 유전구조가 형성됨으로써 양친간 근연계수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부안지역 소나무 집단에서의 부계상관(rp = 0.012)은 동위효소 표지를 이용하여 교배양식 모수를 추정한 Pinus densiflora (주왕산 rp = 0.253, 안면도 rp = 0.752), Pinus karaensis (rp = 0.368)에 비해 낮은 반면, Pinus albicaulis (rp = -0.18~0.18) 과 microsatellite 표지를 이용한 연구에서는 비슷한 수준으로 확인되었다(Table 4). 부계상관을 근거로 추정한 화분친 수 (Nep)를 추정한 결과 부안지역 소나무 집단은 국내 소나무 집단 (주왕산 Nep = 3.9, 안면도 Nep = 1.3)보다 다수의 화분수가 교배에 기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Nep = 83.3). 국내 소나무 채종 원 ’77단지에서 cpSSR 표지를 이용하여 화분친수를 추정한 결과 평균 14.8개의 화분친이 확인되어 안면도 지역에 소나무 집단과 다른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Kim et al., 2012). 국내 잣나무 집단에서 화분친수를 추정한 결과 동위효소 분석(tm = 0.882, (tm-ts) = 0.001, rp = 0.752, Nep = 1.3)과, cpSSR 표지 분석(t = 0.831, Nep = 12.4)에서 각기 다른 값이 산출되었다(Hong et al., 2013). Hong et al. (2013)은 추정모수의 차이는 표지가 보유하고 있는 해상력이 원인이며, 식별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동위효소 분석 결과에서 적은 수의 기여화분친 수가 산출된 것으로 판 단하였다. 동위효소 분석으로 주왕산 집단과 안면도 집단에서 추정된 소수의 기여화분친 수(Nep)는 표지가 갖는 식별력으로 인하여 과소추정 가능성이 있다.
부안지역 소나무 집단은 높은 타가교배율과 더불어 다수의 기여화분친을 보유하고 있다. 근친교배를 포함한 자가교배와 소수 화분수가 기여하는 교배는 특정 대립유전자 빈도의 증가와 함께 유전변이를 감소시킬 수 있다. 국내 소나무집단 유전변이 연구에 의하면 부안집단은 높은 유전다양성과 낮은 근친계수를 갖는 집단으로(부안 He = 0700, F = 0.209; Ahn et al., unpubl. data), 화분수로서 화분공여 가능성이 있는 주변 성목의 유전다양성이 높고, 교배의 대부분이 타가교배이며 다수의 화분수가 교배에 기여함으로써 세대간 유전다양성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부안지역 소나무 집단에서 확인된 화분 유동과 교배양식의 특징은 평균 유효 화분비산거리는 약 11 m로 제한적인 화분유동을 갖으며, 국내 소나무 집단의 평균에 비해 유전다양성이 높고, 모수가 보유하고 있는 화분원의 유전적 분화는 작다. 모수에서 확인된 종자의 대부분이 타가수정에 의한 것이며, 다수의 화분수가 교배에 기여하였다. 그 결과 부안지역 소나무 집단은 대부분의 화분이 지역내에서 공급됨에도 불구하고, 성목의 집단내 공간 유전구조가 약한 상태에서 화분원의 유전적 구성은 차이가 크지 않으며 성목세대의 높은 분포밀도는 다양성을 보유한 화분원으로 기여하는 교배환경에서 모수가 다수의 화분수와 교배함으로써 종자의 유전적 배경이 다양하고 세대간의 유전다양성의 감소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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