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발생 이후 육계업 전망 - AI 발생 이후 육계업 전망

  • 김형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 축산관측팀)
  • Published : 2014.07.01

Abstract

Keywords

생산과잉으로 산지 육계가격 하락 불가피

2014년 1월 16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이하“AI”) 의심신고 후 5개월이 지났다. 5월 11일 충남 공주시의 마지막 매몰처분으로 AI는 종식수순을 밟는 듯 했지만 6월에도 AI가 발생하고 말았다. AI 발생으로 육계산업을 비롯한 전 국가적인 피해가 발생하였으며, 후폭풍은 더욱 거셀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육계산업은 빛이 보이지 않으며, 그 영향이 내년에도 지속될까 염려된다. 본고에서는 상반기 동향을 간략하게 살펴보고, AI 발생 이후 육계산업을 조심스레 전망하고자 한다.

1. 상반기 육계 산업 동향

1) 종계 사육 마릿수

2014년 1월 국내에서 다섯 번째 AI가 발생하였다. 총 35건의 의심신고가 접수되었고, 이중 양성 29건, 음성 6건이다. 2008년 3차 발생했을 때 매몰처분 마릿수 1,020만 마리를 넘어 1,400여만 마리가 매몰처분 되었다. 이중 육용종계는 50여만 마리였지만, 오히려 2014년 종계 사육 마릿수는 전년보다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 1~4월 종계 입식 마릿수는 194만 마리로 전년 동기간 대비 소폭 감소하였다. 2013년 원종계(GPS) 쿼터 감축으로 종계 병아리 생산이 감소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종계 입식 감소로 1~4월 평균 육성계 사육 마릿수는 전년 대비 5.2% 증가에 그쳤지만, 종계 총 사육 마릿수는 전년보다 8.6% 증가한 757만 마리였다. 2013년 하반기 종계 입식이 크게 증가하면서 금년 병아리 생산에 가담하는 신계군이 증가하였으며, AI 발생으로 계열업체의 종계 확보를 위한 생산기간 연장과 환우로 종계 도태가 감소하였기 때문이다. 이에 성계 사육 마릿수는 전년보다 11.2% 증가하면서 병아리 생산량 또한 전년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

표 1. 육용 종계 사육 마릿수 동향

주 : 종계 입식 마릿수는 4월까지 누적치

자료 : 육계 수급예측 기초자료, 대한양계협회

2) 상반기 닭고기 수급

금년 1월 AI 발생으로 닭고기 수요는 전년보다 급격하게 감소하였다. 감소되었던 닭고기 수요가 회복할 즈음, 3월 농가에서 사육하던 개에서 AI 항체가 발견되고, 연이어 터진 4월 여객선 침몰사건으로 닭고기 수요는 다시 한 번 얼어붙었다. 비단 닭고기 뿐 만 아니라 전국적인 애도 분위기 속에서 모든 축산물의 수요가 감소하였다. 1~4월(20일까지) 가정내 닭고기 구매량을 살펴보면, 평균 닭고기 구매량이 전년 동기간 대비 4.0% 감소한 1.52kg으로 나타났다. 1월은 전년동월 대비 7.7%, 2월 8.8%, 3월 0.74% 감소하였지만, 4월은 1.9%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4월은 전반적인 분위기 때문에 외식소비가 감소하고 가정내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 AI 발생에 따른 육계 매몰처분에도 불구하고 1~4월 도계 마릿수는 전년보다 크게 증가하였다. 5~6월 도계 마릿수도 전년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어, 금년 상반기 도계 마릿수는 전년보다 11.7% 증가한 4억 1,100만 마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닭고기 수입량도 전년보다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어, 닭고기 총 공급량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도표1> 가구당 평균 닭고기 구매량

주: 1P는 4주

자료: Kantar Worldpanel Korea

<도표2> 도계 마릿수 동향

주: 5~6월은 농업관측센터 추정치

자료: 농림축산식품부, 농업관측센터 전망치​​​​​​​

3) 상반기 육계 산지가격

닭고기 공급이 전년보다 증가하고, 수요는 감소하여 1∼6월 육계 평균가격은 1,645원/kg으로 전년동기간 대비 12.8% 하락하였다. 평년보다는 18.7% 하락한 수준이다. 닭고기 수요 감소가 컸던 2~3월 육계 가격이 크게 하락하였다. 4월은 종란 폐기로 인한 닭고기 공급공백으로 일시적으로 상승하였지만, 5~6월은 닭고기 공급량은 크게 증가하고 수요 감소는 지속되어 전년보다 큰 폭으로 하락하였다. 6월(13일까지) 육계 산지가격은 전년보다 28.3% 하락한 1,311원/kg이다.

<도표2> 육계 산지가격 동향​​​​​​​

주: 평년은 09~13년 가격 중 최대, 최소를 뺀 평균​​​​​​​

자료: 농협중앙회(5일 이동평균 가격)​​​​​​​

2. 하반기 사육 및 수급 전망

1) 하반기 병아리 생산 잠재력과 닭고기 수급

육용종계 병아리 입식 자료를 이용하여 병아리 생산잠재력을 추정한 결과, 금년 1~4월 육용종계 병아리 입식 마릿수가 전년보다 감소하여 병아리 생산잠재력 상승폭은 둔화되었지만, 8월까지는 여전히 전년에 비해 큰 폭으로 높게 추정되었다. 9월부터는 전년수준으로 추정되지만, 현재 종계 사육 농가의 병아리 계약 물량과 계열업체의 자체 공급을 위해 종계 생산기간 연장과 환우는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를 감안하면, 하반기 병아리 생산 잠재력은 전년보다 크게 상승할 것으로 우려된다.

표 2. 병아리 생산 잠재력 지수​​​​​​​

자료: 농업관측센터 추정치​​​​​​​

종계 사육 마릿수 증가로 병아리 생산 잠재력이 상승하여, 하반기에도 도계 마릿수는 전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7월 도계 마릿수는 전년보다 7.3% 증가한 9,918만 마리로 예상되고, 8월은 8,177만 마리로 전년보다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에는 닭고기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7∼8월에는 기후조건을 기대해 볼 수 있겠다. 작년 복 경기에 수도권 지역에 잦은 비로 인해 닭고기 소비가 감소하였던걸 감안하면, 올 여름 무더위가 작년보다 심해지고 기간도 길어질 거란 예보는 닭고기 수요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9~10월 국내에서 열리는 아시안 게임으로 닭고기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국산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어, 이에 따른 닭고기로의 대체도 기대해 볼만 하겠다.

2) 하반기 가격 전망

7~8월 닭고기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닭고기 공급이 전년보다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육계 산지가격은 전년보다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중 닭고기 수요가 가장 많은 초복과 중복이 있는 7월에는 1,700~1,900원/kg, 말복이 있는 8월도 1,700~1,900원/kg으로 전망된다. 8월 이후에도 닭고기 공급 증가는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계열업체에서는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닭고기 생산량을 줄일 수가 없는 상황이다. 닭고기 공급 증가로 인해 육계 산지가격 하락은 불가피해 보여, 2014년 말까지 산지가격은 전년수준을 밑돌 것으로 판단된다.

<도표3> 육계 산지가격 전망​​​​​​​

자료: 농업관측센터 전망치

3. 맺음말

2014년 하반기에는 닭고기 공급 증가에 따른 육계 산지가격 하락이 가시화되고 있다. 계열업체들의 종계 확보를 위한 종계 생산기간 연장과 환우가 지속되고 있으며, 증설된 도계장 가동률 문제까지 겹쳐있는 상황에서 종계 사육 마릿수를 감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 영향은 2015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AI발생에 육계농장에서 단 1건의 AI가 발생하지 않았다. 안전하고 품질 좋은 닭고기를 국민들에게 공급하고 있으면서 공급 증가로 제값을 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계열업체의 무한경쟁은 육계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왔음에도 업계에서는 뚜렷한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육계 산업의 무한경쟁보다는‘윈윈전략’이 절실한 때이다. 닭고기 수급조절위원회 등을 통해 산업이 보다 나은 길로 갈 수 있는 길잡이가 필요하다. 국산 닭고기에 대한 소비자 신뢰회복을 통해 국산 닭고기 소비를 확대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안전한 국산 닭고기 홍보와 함께 다양한 상품 개발,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닭고기 생산만이 육계 산업을 살리는 길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