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르포 - 인도네시아축산박람회 2014, "세계 축산 흐름 한눈에"

  • Published : 2014.08.01

Abstract

Keywords

브라질 월드컵으로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온통 들떠 있던 지난 6월 16일. 6월 18일~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인도네시아축산박람회 2014(INDO LIVESTOCK 2014)’를 보려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 인도축산박람회 개막식

비행은 대략 7시간. 지친 몸을 질질 끌고 나오니, 후끈한 동남아 특유의 습기와 열기가 뿜어댄다. 인도네시아 현지는 깊은 밤을 지나 새벽을 향해 내달렸다. 방을 배정받고, 호텔 방에 바라본 풍경은 빌딩 사이 몇몇 조명이 전부다. 그냥 조용하다. 6월 17일은 부스설치일. 한국관에 참여하는 국내 12개 동물약품 업체들은 아침 일찍부터 부스설치에 따른 준비물을 챙기느라 분주했다. 하지만, 이게 왠일. 전날까지 또 다른 전시회를 치른 인도네시아 컨벤션센터는 아직 손님 맞을 채비가 덜됐나보다. 한차례, 두차례, 세차례 설치모임이 연기됐다. 밤 11시가 된 시간에도 컨벤션센터는 10분도 버틸 수 없을 만큼 먼지와 쓰레기가 가득했다. “과연 내일 박람회 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이 들 정도. 결국 내일 일찍 부스를 설치키로 업체들은 의견을 모았다.

개막식, 인도네시아 농업부장관 한국관 찾아

6월 18일 박람회 첫날. 어제와는 완전 딴판이었다. 그 수북한 먼지와 쓰레기는 온데간데 사라졌고, 제법 박람회 분위기를 자아냈다. 오전 11시 열린 개막식에는 인도네시아 농업부 장관을 비롯해 동약협회장, 축산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해 박람회 위용을 알렸다. 그 사이 잠깐 둘러본 박람회장 입구에는 수백명 참관객들이 입장을 기다렸다. 개막식 후 인도네시아 농업부장관은 이례적으로 한국관을 방문, 한국산 동물약품에 높은 관심을 표시하고, 한국관 참여에 깊은 감사를 전했다.

▲ 인도네시아 농업부장관 한국관 방문

인도네시아축산박람회에 한국관을 차린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지난해 발리와 달리 이번에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개최됐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이를 통해 참관객 수가 늘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나중에 확인한 결과 총 참관객은 12,700명에 달했다고 한다. 한국관 위치는 다소 실망. 입구에서는 정반대편이고, 그 중에도 맨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그래도 12개 업체들이 들어서 있기 때문에 한국관은 덩치를 과시했고, 전체적으로 감싸는 파란색 조명은 다소 신비롭기까지 해 참관객들을 끌어모으기에는 충분했다. 한국관은 전반적으로 “우아하다”는 평가와 함께 거래처 발굴과 제품 홍보로 늘 붐비고 시끌시끌했다.

▲ 한국관 전경​​​​​​​

한국관 제품홍보 바이어 발굴‘시끌시끌’

한국관 참여업체는 삼양애니팜, 코미팜, 중앙백신연구소, 녹십자수의약품, 한국썸벧, 우진비앤지, 대호, 백광산업, 서울신약, 유니바이오테크, 이글벳, 동방 등 12개사. 모두 동물약품 업체라는 것이 조금은 아쉽다. 그래서였을까. 일부 한국관 업체들로부터 기자재라든가 사료 업체들이 함께 참여해 시너지를 높였으면 한다는 바람이 전해졌다. 한국관 업체들은 저마다 기존 거래처와 끈끈한 정을 이어갔고, 신규거래처 발굴도 분위기를 달구었다. 제품홍보는 다른 나라 제품을 압도했다. 한국관은 지난해와 비교해 위상이 훨씬 높아졌다. 특히 업체 중 상당 수는 바이어를 이미 확보했고 품목등록도 상당히 진척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라, 지난해에는 바이어 찾기에 주력했다면, 올해는 실적 등 실질적 성과를 일궈내야 한다는 암묵적 부담도 깔려있다고 토로했다. 은연 중 새로운 바이어를 물색하고 있다고 귀뜸하기도. 물론, 이번 박람회를 통해 내년에는 더 나은 위치에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인도네시아에 처음 나온 업체들은 바이어 발굴에 포커스를 뒀다. 미리 약속해 둔 바이어와 상담했고, “Looking For Distributor’ 표지판을 내걸고 바이어 방문을 유도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박람회에는 바이어보다는 농장들이 많이 온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한국관 맨앞에 위치한 한국동물약품협회 부스는 쉼터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물, 음료 등을 비치해 두고, 필요할 때 쓰도록 했다. 상담인원이 많으면 이곳 부스를 활용하면 됐다. 박람회 주최측에 따르면 이번 박람회에는 46개국에서 571개사가 전시부스를 마련했다. 국가관으로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유럽, 폴란드, 중국, 대만, 인도네시아 등 7개국이 참여했다.

▲ 한국관 상담​​​​​​​

이슬람 종교 특성 따라 양계관련 제품 주류, 친환경 등 세계축산 트렌드 파악자리

한국관과는 떨어져 있지만, 입구 쪽을 둘러보면 CJ 제일제당 사료가 반긴다. CJ 제일제당 사료는 인도네시아 사료시장에서 3~4위 점유율을 다툴만큼 인지도를 쌓았다는 게 주위 전언. 잠깐 CJ 제일제당 사료가 한국산 동물약품을 써줬으면 하는 생각이 스친다. 물론, CJ 제일제당 사료는 이런저런 이해관계 때문에 쉽지는 않을 것이지만 박람회장 전반적으로는 양계관련 홍보물들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계란 자동판별기를 비롯해 각종 양계관련 기자재들이 빼곡했다. 사료와 동물약품 역시 양계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하는 모양새였다. 현지인에 물어봤더니 “인도네시아는 이슬람교도들이 90% 가량 된다. 닭, 계란이 주요 단백질 공급원이다. 육계의 경우 20억수가 넘는다”라는 답변. 그렇다고 축우, 낙농, 양돈 시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는 부연. 특히 틈새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반려동물이 최근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 CJ 제일제당 사료 부스​​​​​​​

▲ 인도축산람회 닭계란​​​​​​​

박람회장 곳곳에서 위용을 뽐내고 있는 소, 돼지, 우유 대형 조형물은 결코, 인도네시아 축산업이 양계산업에 머물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렸다. 한국관을 찾은 농가들도 돼지백신 등에 관심을 갖고, 많이 문의해 왔다. 친환경, 동물복지, 식품안전 등 최근 세계축산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들이 대거 선보인 것도 이번 전시 특징 중 하나다.

▲ 인도축산람회 조형​​​​​​​

수출잠재력 확인, 현지맞춤형 공략 과제

박람회 현장서 만난 인도네시아 현지 한국인들은 동물약품 수출에 도움이 될만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박인수 DSM인도네시아 지사장은 “인도네시아는 삼성, 현대, LG 등 한국 대기업에 대한 인식이 매우 좋은 편”이라며 한국사람이 인도네시아에서 성공할 잠재력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 인도축산박람회 상담​​​​​​​

원형준 인도네시아 의료기기종합지원센터장은 “점점 허가 등 규제가 까다로워지고 있는 추세”라며, 진출하려면 조금 서두르는 게 낫다고 귀뜸했다. 최종선 수자야 자문위원은 “동물약품이라면 현지 수의과대학 교수를 통해 품목허가에 따른 실험, 그리고 마케팅 창구로 활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람회에서는 전시회 말고도 인도네시아 축산현황은 물론, 동물약품 시장과 인허가 절차 등 84개 세미나가 개최돼 생생한 현지정보를 제공했다. 인도네시아가 법을 개정했고 이에 따라 동물약품 GMP 실사를 간다는 발표에 잠깐 술렁하기도. 아울러 해당국가의 인허가 과정을 넘어야 하고, 품질과 가격경쟁을 극복해야 한다는 과제를 새삼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무엇보다 포기하지 않는 도전정신이 강조되기도 했다. 외국에 나오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고 했던가. 정말 그랬다. 한국인들은 동반자였다. 잠시 자리라도 비울라 치면, 애써 그 자리를 채웠다. 인도네시아 뿐 아니라 전세계를 향해 쑥쑥 뻗어가는 한국산 동물약품을 기대한다.

▲ 인도네시아 동물약품 인허가 세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