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스트레스 예방으로 생산성 향상과 품질 향상 꾀해야
여름과 같이 온도가 높은 계절은 사람도 괴롭지만 가축은 더욱 힘든 시기이다. 금년 여름 초기 기온이 30℃ 이상임을 감안한다면, 이번 여름은 특히 무더우며, 장마로 인하여 고온 다습한 환경이 유난히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육계 소비가 저하되고 닭고기 시세가 바닥을 치며 경영악화가 심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여름철 고온 다습한 환경은 육계사육에 있어 악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또한 대부분 육계 사육농가가 적절한 환경제어 및 사육조건을 제공하기에는 열악한 계사 구조 및 설비로 인해 극복하는데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여름철 폐사가 증가하고 사료섭취량이 줄어들면서 사료효율이 떨어지는 문제점들과 더불어 장염 등의 질병을 동반하여 생산성이 더욱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여름철 고온스트레스로 인해 생산성이 저하되는 문제뿐만 아니라 고온스트레스는 닭고기 품질을 저하시키는 원인으로 닭고기의 상품성을 떨어뜨리게 되어 사육농가뿐만 아니라 육계 사업 전반에 걸쳐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이번 내용에는 여름철 고온스트레스를 극복하고 닭고기 품질을 향상 시킬 수 있는 방안을 소개시켜 어려운 육계사업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한다.
닭의 피부는 땀샘이 없어서 땀을 통한 체온발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고온환경하에서는 입을 벌려 헐떡거리는 펜팅(panting)을 통해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한 작용들을 한다. 특히 육계는 증체가 빠르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체내대사가 활발하기 때문에 여름철 고온스트레스에 더욱 취약할 수 밖에 없다. 닭이 스트레스 상황에 처하게 되면 부신이라는 기관에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수분 대사를 조절하는 부신호르몬을 분비하게 된다. 연속적인 고온스트레스로 인해 체내 호르몬의 분비가 균형을 잃게 되고, 그 결과 다량의 부신피질 호르몬의 방출로 인해 비타민 합성이 방해되어 비타민/전해질 감소로 이어져 생산성 감소와 더불어 육질을 좌우하는 지방, 단백질, 수분 등의 대사과정에 영향을 주어 품질을 떨어뜨리게 된다. 이와 관련되어 장기간 고온스트레스에 노출되면 도계 과정인 탈모작업 중 피부조직이 찢어지는 현상이 많이 발생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닭고기 중의 혈액잔류, 근육강직, 육색흑화 같은 현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고온기간 동안 체표를 통한 열 발산을 늘리기 위해 닭 스스로 털을 벗어버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닭고기 내의 단백질이 감소하게 되며, 그 결과 체표로 이동해야 할 황함유 아미노산을 조절하는 깃털의 수가 부족하게 된다. 결국 이러한 아미노산은 체강에 축적되고 다른 아미노산과의 균형이 깨어지면서 단백질 합성에 이용되는 에너지 이용을 감소시키게 된다. 반대로 닭고기에 지방침착이 늘어나는 것은 닭들이 고온에 적응하기 위한 자연적인 현상이다.
체내의 다른 영양소 산화에서 생기는 수분과 비교해 볼 때 늘어난 지방함량의 산화시 생기는 대사성 수분의 양이 훨씬 많다. 이렇게 생성된 수분은 고온스트레스 상태에서 체내에 수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물 섭취량이 늘어나면서 연변 발생량이 늘어나고 그에 따라 깔짚의 상태가 불량하게 되어 육계 가슴부분에 스크레치가 발생하면서 닭고기 품질이 떨어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여름철 닭고기 품질이 떨어지는 많은 요인들을 사전에 예방하고 대처하기 위해서는 여러 방안을 모색하여 볼 수 있다. 여름철 계사 환경관리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단순히 비타민 제제나 비테인을 처방하는 것만으로는 해결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 여름철 적응하기 위해 변화하는 닭의 생리적인 특성을 이해하고 이에 따른 적절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여, 적절한 처방을 제공하여야 한다.
우선 사육밀도를 조절해야 한다. 계절과 관계없이 같은 수의 병아리를 입추 시키거나 복시즌과 맞물려 병아리 수를 오히려 늘리는 경우가 많은데 사육밀도는 단위면적당 열 발생량과 비례하므로 평균 병아리수와 비교하여 5~10% 정도 입추수를 줄여야 한다.
실제로 사육밀도와 육계의 생산성적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었는데(표 1), 고온스트레스 상황이 아닌 일반 상황에서도 적정한 사육밀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결과들이 대부분이다.
표 1. 사육밀도에 따른 도체외관 비교
※ 1) 0.035㎡/수, 2) 0.046㎡/수, 3) 0.058㎡/수
이와 더불어 너무도 당연한 방법이지만 많이들 간과하는 것이 바로 여름철 신선하고 시원한 급수를 공급하는 것이다. 여름철에는 시원한 물을 주면 더위에 대한 저항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농장 여건에 따라 직수로 급수를 하게 되면 닭의 체온을 1∼2℃ 떨어뜨릴 수 있고 사료섭취시간을 줄이고 생산성 유지에 도움을 준다. 닭이 시원한 물을 마시게 되면 닭의 호흡수를 50% 이상 줄일 수 있고 호기성 알카리증을 방지할 수 있다. 15℃ 온도의 물을 공급하면 30℃ 물 공급시보다 사료섭취량을 5~10% 증가시킬 수 있다. 급여사료의 품질에도 유의하여야 하는데 고온으로 인하여 사료섭취량이 감소하는 부분을 고려하여(표 2), 에너지와 단백질을 포함한 영양소들이 정밀하게 배합설계가 되어 있는 사료를 선택해야 하는데 단순히 단백질 수준을 조절하는 것이 아닌 아미노산 요구량을 충족 시킬 수 있게 설계되어 있어야 한다. 이처럼 여름철에 맞춘 사료를 급이할 때 가장 더운 시간대에 절식시키는 방법이 효과적일 수 있다. 시세에 민감하고 사료효율과 성적이 중요한 육계에서 어려운 점이 있으나 고온스트레스로 인한 피해가 특별히 심한 농장에 권장하는 방안이다. 짧은 시간 동안의 절식은 육계에서 체온을 떨어뜨리는 효과 뿐만 아니라, 고온스트레스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줄 수 있다.
표 2. 온도변화에 의한 사료 섭취량 변화
위와 같은 관리와 더불어 적절한 사료첨가제의 사용을 통하여 고온스트레스에 효과를 볼 수 있다. 고온스트레스 예방제로는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어 있는데, 필드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제품으로는 비타민 C 단일제제, 복합 비타민제, 아스피린 첨가제제, 비테인(Betaine)제제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고온스트레스를 받는 동안 보충해줘야 할 영양소로 라이신이나 메치오닌과 같은 필수 아미노산, 비타민(비타민 B군, 비타민 C, 비타민 E), 그리고 미량광물질(칼슘과 인) 등이 있다. 라이신과 메치오닌은 고온스트레스를 받는 닭의 열 증가를 줄여준다고 알려져 있으며, 비타민 C는 육계의 성장률을 개선하고, 비타민 E는 스트레스로 인한 세포 내 변성을 막아주며 면역반응을 개선 시켜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고온스트레스를 최소화 시키기 위한 노력들을 진행함에도 불구하고 농가에서 도계장으로 운반하는 도중 문제가 생긴다면 모든 것이 허사가 될 수 있다. 여름철 뜨겁게 달궈진 운반차량 내에 닭들은 닭고기 품질에 크게 영향을 주는 체내 변화가 생기게 되는데 닭이 발산하는 체온, 차의 진동, 외부로부터의 뜨거운 바람 등 여러 요인들에 의해 좌우된다. 이러한 요인들에 의해 가슴살이 하얗게 되고 물렁거리면서 육즙이 많이 스며 나오는 이상육이 많이 발생하게 된다.
국립축산과학원에서는 여름철 외부온도가 30℃ 이상일 경우 육계 출하 2일 전에 완충제인 중탄산염(Sodium bicarbonete), 황산마그네슘(Magnesium sulfate)을 육계 사료에 1% 정도 급여함으로서 이상육 발생을 현저히 저하시킬 수 있다고 소개하였다. 또한 농촌진흥청에서는 혼합 전해질의 제조와 급여 방법을 소개하였는데, 탄산수소나트륨(NaHCO3) 1 %, 염화칼륨(KCl) 1 %, 염화나트륨(NaCl) 0.5 %를 물에 섞어 잘 녹인 후 농가에서 닭을 출하하기 2일 전부터 지하수나 수돗물 대신 전해질 수를 급여하면 된다고 소개하였다.
이처럼 여름철 고온스트레스를 예방하고 육계의 생산성 감소를 최소화 시키는 것과 더불어 최종적으로 닭고기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제시한 방안 외에도 여름철 문제해결을 위해 여러 전문가 및 기관, 실제로 농가에서 진행되고 있는 많은 방법들이 있다. 이러한 방안들을 모두 농장에 접목시키기에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자신의 농장 여건에 맞춰 실행할 수 있는 방안들을 잘 접목 시킨다면 여름철 육계 생산성과 닭고기 품질을 향상 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