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불임증의 치료방법 중 하나로 체외에서 난자를 직접 조작하는 모든 기술을 총칭하여 보조생식술이라고 한다. 현재 가장 흔하게 이루어지는 보조생식술의 형태가 체외수정시술(in vitro fertilization, IVF)이다1).
난소과자극증후군(ovarian hyperstimulation syndrome, OHSS)은 불임 치료를 목적으로 성선자극호르몬을 사용하여 과배란을 유도할 때 발생하는 의인성 합병증으로 양측 난소의 크기 증가와 복수로 인한 복부 팽만감이 특징적이며 그 외 흉수, 혈액 농축에 따른 혈전증, 간부전, 신부전, 호흡부전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2).
난소과자극증후군의 치료는 증상이 심한 경우 입원 후 안정, 수분공급을 해주며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심할 경우 초음파 유도하에 복수천자를 시행 할 뿐이다1). 특히 임신 중에 발생하는 난소과자극증후군은 자연적으로 호전되는 것이 유일한 치료 방법이며 난소낭종의 염전 및 파열, 복강내 출혈 그리고 자궁외 임신인 경우 수술을 시행한다3).
임신 중인 환자의 난소과자극증후군은 한의학적으로 다양한 범주에 해당하는데 특히 복수, 하지부종, 호흡부전 등의 증상과 관련하여 胎氣上逆, 子滿, 咳嗽, 姙娠浮腫등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4,5).
현재 난소과자극증후군에 대한 국내 연구는 산부인과학계와 한방부인과학계를 통틀어 정 등4)의 ‘Pub Med에서 검색된 난소과자극증후군에 대한 최신 연구 고찰’, 지 등6)의 ‘내경정맥 혈전증을 동반한 난소과자극증후군 1례’, 송 등7)의 ‘난소과자극증후군의 예측인자와 임상 양상에 관한 연구’ 등이 있지만 한의학 임상에 관한 연구는 찾기 어렵다.
이에 본 저자는 ○○대학교 ○○한방병원에 입원한 체외수정 후 하지부종과 통증을 주소로 한 난소과자극증후군 환자 1명을 대상으로 한약, 침 치료를 위주로 한 한방치료 후 증상 개선에 유의한 결과를 얻었기에 이를 보고하는 바이다.
Ⅱ. 증 례
1. 환 자 : 김○○(F/38)
2. 주소증
1) 좌측 하지부 통증, 부종 2) 복수
3. 발병일 : 2013년 2월 5일
4. 초진내원일 및 치료기간
1) 초진내원일 : 2013년 2월 19일 2) 치료기간 : 2013년 2월 19일부터 2013년 3월 1일(11일간 입원치료)
5. 산과력 : 1-0-0-1(체외수정 시술로 첫째 임신)
6. 월경력
1) LMP : 2012.12월 말 2) 초 경 : 15세 3) 주 기 : 30일(간헐적으로 1회/2개월) 4) 양 : 많은편(패드 5~7개/일, 10일 정도 지속) 5) 색 : 선홍색6) 통 증 : 첫째, 둘째날 하복통 있으나 심하지 않다.
7. 과거력
1) 1997년 요추추간판탈출증(L-spine of 3,4) 진단 후 pin 삽입술 2) 2005년 난관폐색(both) 진단 3) 2005년 첫째 임신 말기 임신중독증 진단 4) B형간염(비활동성)
8. 현병력
첫 번째 체외수정 실패 후 2013년 1월초 두 번째 체외수정으로 쌍태아 임신이 되었으나 2013년 2월 5일 갑자기 상기 증상 발생하여 2013년 2월 14일 양방 산부인과 초음파 검사 상 난소낭종과 복수, 혈전색전증 진단 받고 복수천자 시술 후 2013년 2월 16일 좌측 하지부 통증과 부종 증상 악화되어 2013년 2월 19일 쌍태아 임신 8주 상태로 본원 내원하였다.
9. 문 진
1) 식 욕 : 食無味 2) 소 화 : 불량, 食後 惡心 3) 구 갈 : 乾 4) 대 변 : 1회/1-2일 5) 소 변 : 10회/일 頻數 6) 한 열 : 간헐적 상열감 7) 汗出: 활동후 汗出 8) 수 면 : 불량 9) 脈: 細弱 10) 舌: 微淡白
10. 초진소견
얼굴이 창백하고 기운이 없으며 좌측 하지부 통증과 부종으로 독자 보행이 불가능하였다. 주증상 외에 惡心, 上熱感, 활동후 短氣, 汗出, 淺眠등의 증상을 호소하였다. 복수로 인해 체중이 5 kg 이상 증가했다가 복수 천자술 후 평소 몸무게 보다 1 kg도 증가된 상태였다.
11. 변 증 : 脾氣虛, 氣滯血瘀, 水濕停滯, 子腫
12. 검사소견
1) 임상병리 (1) 2013년 2월 19일 : Hb 11.9 HCt 34.1, CRP +++, HBs Ag +, 소변검사상 Ketones 2+(ESR 측정 못함) (2) 2013년 2월 26일 : Hb 10.3, Hct 29.8, ESR 40.0, CRP ++
2) 초음파 검사 (1) 2013년 2월 19일 초음파 검사상 좌측 난소 낭종 7.8 cm, 쌍태아 임신 8주 (2) 2013년 2월 26일 재검사 하였으나 낭종 크기 동일하였다(Fig. 1, Fig. 2).
Fig. 1.Cyst of Lt. Ovary 7.8 cm (2.19. 2013).
Fig. 2.Antenatal Ultrasonography of 8 Weeks Twins (2.19.2013).
13. 치료방법
1) 침치료 0.25×40 mm 1회용 호침(동방침구제작소, 한국)을 사용하였고 15분 유침 하였다. 우측와위에서 좌측하지 足三里(ST36), 伏兎(ST32), 犢鼻(ST35)와 血海(SP10), 陰陵泉(SP9), 承山(BL56)에 혈위당 15mm의 깊이로 동일한 시간에 1일 1회 시행하였다.
2) 한약치료 橘苓保生湯合安胎飮加味方8,9)을 하루 2첩 120 cc를 매 식후 30분에 분복하였다(Table 1).
Table 1.Prescription of Herb Medicine
3) 기 타 침 혈자리와 동일하게 뜸 치료(회춘구)를 1회/일 주 6회 시행하였고 좌측 하지부 전체적으로 hot pack을 2회/일 주 7회 시행하였다.
14. 평가방법
1) 복부와 다리 둘레 측정 유리 섬유제 줄자(hoechstmass, 150 cm, made in Germany)를 이용하여 매일 동일한 시간에 환자의 복부와 왼쪽 다리 둘레를 3회 측정하여 평균치를 정하였다. WHO에 따른 복부, 다리 둘레 측정은 편안하게 선 상태에서 측정하는 것이지만10) 환자의 기립이 어려운 상태이므로 침상에 누운 채 측정하였다. 다리 둘레 측정은 허벅지, 종아리, 발목을 기준으로 편의상 가까운 혈자리인 承扶(BL36), 血海(SP10), 足三里(ST36), 承山(BL57), 足外踝상연을 기준으로 측정하였고11) 복부는 원래 늑골의 하단부와 골반 장골능 사이의 중간부위를 측정하는데 편의상 배꼽 혈자리인 神闕(CV8)과 해부학적 난소 위치와 가장 가까이 있는 경외기혈인 子宮12)과 같은 수평선에 있는 中極(CV3)을 기준으로 둘레를 측정하여 복수의 경과를 평가하였다10,13).
2) VAS 환자가 느끼는 주관적인 통증을 객관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척도로 통증이 없는 상태를 0으로 하고 참을 수 없는 통증을 10으로 하여 표시해 놓고 피시술자가 숫자를 선택하도록 하는 방법이나 편의상 입원 시의 통증을 10으로 하여 치료 후의 VAS 수치를 매일 동일한 시간에 1회 문진을 통해 측정하였다.
3) 보행가능 시간 입원 기간 내에 동일한 강도로 휴식없이 본인이 견딜 수 있을 만큼 독자적인 보행이 가능한 시간을 매일 동일한 시간에 1회 측정하였다.
15. 치료경과
1) 복부와 다리 둘레 측정 초진 내원시 건측 다리에 비해 환측 다리 둘레가 2~5 cm 정도 증가된 상태였다. 입원 첫 날에 비해 마지막 날 측정 부위의 둘레는 承扶(BL36) 기준 2 cm, 血海(SP10) 기준 2.3 cm, 足三里(ST36) 기준 1.5 cm, 承山(BL57) 기준 0.5 cm, 足外踝상연 기준 0.5 cm 감소하였다(Table 2, Fig. 3). 복부 둘레는 神闕(CV8) 기준으로 6.3 cm, 中極(CV3) 기준으로 1 cm의 감소가 있었다(Fig. 4).
Table 2.Circumferences of Leg (cm)
Fig. 3.Changes of Left Leg Circumference (cm).
Fig. 4.Changes of Waist Circumference (cm).
2) 하지부 통증 초진 내원시 좌측 하지부 통증 VAS 10을 기준으로 입원치료 3일째부터 감소하기 시작한 후 퇴원시 VAS 2로 통증에 대한 호전을 보였다(Fig. 5).
Fig. 5.Changes of VAS about Left Leg Pain.
3) 보행가능 시간 초진 내원시 독자보행 불가능 하였고 입원치료 3일째 3분, 4일째 5분, 7일째 10분, 퇴원시 40분 가량 보행 가능하였다.
Ⅲ. 고 찰
지난 수십 년간 전체적인 불임의 발생률은 큰 변화가 없었지만 체외수정시술과 보조생식술의 발달과 여성들의 늦은 결혼 및 첫 임신으로 인해 생리학적인 가임력이 떨어지게 되면서 불임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방법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또한 보조생식술의 발달과 만혼으로 인한 가임력 저하에 대해 언론과 대중매체의 관심이 높아져 불임환자들의 적극적인 치료의 계기가 되었다1).
본 증례의 환자처럼 불임의 원인이 난관 이상인 경우 난관 복원 수술을 하거나 체외 수정시술을 선택할 수 있는데 체외수정이 난관 복원 수술보다 임신 성공률이 더 높기 때문에 심한 난관 협착이 있는 환자에서 불임 치료는 체외수정 시술이 가장 우선시 된다1).
보조 생식술 시행시 채취된 난자의 수가 임신율에 영향을 미치므로 과배란 유도를 시행하여 체외에서 수정이 될 수 있는 성숙된 난자를 가능한 많이 얻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과배란 유도를 하게 되는 경우 그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하게 된다14). 증상에 따라 경증, 중등도, 중증으로 나눌 수 있는데15) 경증은 복부팽만, 오심, 구토, 설사, 난소 크기 증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중등도는 초음파로 확인 가능한 복수가 동반된다. 중증은 복수 또는 흉수, 호흡곤란, 혈액응고장애, 신장 혈류 감소와 신기능 장애 등이 올 수 있다1).
난소과자극증후군이 발생한 경우 양방에서는 경증이나 중등도는 특별한 치료의 필요성이 없으며 증상이 심한 경우 입원 후 안정, 수분공급, 전해질 교정 등의 대증적 요법을 시행하고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심할 경우 초음파 유도하에 복수천자를 시행하거나 혈액응고장애가 있을 경우 항응고제를 투여할 뿐 제반증상에 대해서는 특별한 치료가 없다1,4,6).
≪東醫寶鑑≫9)에 子腫은 “遍身浮腫, 腹脹喘急, 或復大異常, 高過心胸, 氣逆不安... 或頭面不腫, 兩脚微浮, 甚則自脚面腫至膝腿,...”라 하였다. 본 증례 환자는 중증 난소과자극증후군에 해당하는 혈전증으로 인해 좌측하지정맥이 막히게 되어 극심한 통증을 동반한 부종이 나타난 것으로 일반적인 임신 부종과는 차이가 있지만 하지 부종과 腹大및 숨찬 증상이 나타나서 子腫의 증상과 일맥상통하므로 子腫으로 보았다5).
한의학에서의 임신 부종의 치료는 治病與安胎開擧원칙을 기본으로 脾虛에는 健脾利水, 腎虛는 溫腎行水, 氣滯는 理氣行水한다. 安胎를 겸하여 胎를 손상하지 않게 치료에 응용할 수 있다16).
본 증례 환자는 面白瘦人으로 평소 脾氣虛症이 있었으며 38세의 늦은 나이에 과배란 유도로 인해 氣血耗損, 心氣虛弱하여 氣滯血瘀, 水濕停滯가 되어 상기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판단하여 健脾와 安胎의 목적으로 橘苓保生湯에 安胎飮을 加味하여 처방하였다. 脾虛의 임신 부종에 白朮散, 四君子湯을 활용한다고 되어 있으나5) 태아 안전성 측면에서 높은 사용빈도를 통해 안전성이 검증되었으며, 치법상 유사한 치료효과가 있는 橘苓保生湯과 安胎의 관점에서 安胎飮을 합방하여 투여하였다. 橘苓保生湯은 ≪晴崗醫鑑≫8)에 保生湯의 加減辨方으로 임신하여 胃弱惡阻하는데 쓰인다. 安胎飮은 ≪東醫寶鑑≫9)에 임신 5~6개월에 태동 불안으로 인해 소복부 통증과 불안하면서 가슴이 두근거리고 식욕이 없는 병증에 쓴다.
脾氣虛의 素症을 가지고 있고 지속적인 惡心과 食無味증상이 있으므로 橘苓保生湯合安胎飮을 처방하여 健脾益氣하는 동시에 安胎함으로써 산모와 태아의 安定을 함께 고려하였다. 橘苓保生湯과 安胎飮의 본래 처방으로는 利水시키는 작용이 부족하다고 생각되어 健脾補中, 利水參濕하는 白茯笭을 12 g으로 증량시키고 健脾, 行水消腫하는 大腹皮를 加味하여 복수 및 하지부종 개선을 목표로 하였다17).
≪四聖心源≫18)에 “足太陰而濕土司化...足陽明之土從令而化燥者, 常也.”라 하여 침치료는 濕을 조절하는 경락인 足陽明胃經과 足太陰脾經의 혈자리를 選穴하였다19). 足陽明胃經에 해당하고 하지통, 부종에 효과적인 足三里(ST36), 脚水腫에 쓰는 伏兎(ST32), 消腫止痛하는 犢鼻(ST35)와 足太陰脾經이면서 宣通下焦하는 血海(SP10), 脚氣나 痺症에 두루 쓰는 陰陵泉(SP9), 비복근 통증이나 소퇴부 전반적 통증에 응용하는 承山(BL56)에 자침하였다12). 침치료 혈자리와 동일하게 뜸 치료를 시행하고 hot pack으로 하지부 전체적으로 온열요법을 병행하였다. 입원 당일에 독자보행이 불가하여 휠체어를 타고 내원하였으나 입원치료 3일째에 3분 정도 보행이 가능하였고 4일째부터는 5분정도의 보행이 가능하였으며 7일째에는 10분 정도, 퇴원시에 40분 정도의 보행이 가능하였다. 좌측 하지의 전체적인 통증은 입원치료 3일째부터 호전되기 시작하여 퇴원시에는 통증 VAS 2 정도 남았다. 환측 다리의 둘레는 承扶(BL36) 기준으로 처음보다 2 cm 감소하고 血海(SP10) 기준으로 2.3 cm, 足三里(ST36) 기준으로 1.5 cm, 承山(BL57) 기준으로 0.5 cm, 足外踝상연 기준으로 0.5 cm 감소하였다. 복부는 神闕(CV8) 기준으로 6.3 cm, 中極(CV3) 기준으로 1 cm의 감소가 있었다. 다리와 복부 둘레는 동일한 시간에 동일한 자세로 측정하였다. 다만, 입덧으로 인한 구토나 음식 섭취 부족은 없었으나 동일한 섭취량과 활동량의 조건이 아니었으며, 배변이나 배뇨 통제가 어려웠기 때문에 둘레 및 체중의 오차가 생기는 한계점이 있었다. 하지만 치료 후 0.5~6.3 cm의 둘레 감소가 있었으며 입원 당시 체중 52.7 kg에서 퇴원시 52.1 kg으로 감소 한 것으로 보아 부종의 개선이 어느 정도 유의하다고 볼 수 있다. 초음파 확인 상 좌측 난소의 낭종 크기 감소는 없었으나 환자가 주소로 하였던 좌측 하지부 통증 및 부종이 완화되면서 보행에 무리가 없었으며 그 외에도 食後惡心, 上熱感, 활동후 短氣, 汗出, 淺眠등 전반적인 증상의 호전이 있었다. 퇴원 후 한달이 지난 후에도 제반증상의 악화없이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는 것을 확인하였다.
최근 체외수정의 성공률이 증가하면서 보조생식술을 시행하는 난임 환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시술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양방적인 치료에 있어서는 분명한 한계점이 있다. 현재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한의학적 난임 치료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불가피하게 양방 보조생식술을 받은 후 생기는 부작용에 대한 한방 치료의 연구 역시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Ⅳ. 결 론
2013년 2월 19일부터 2013년 3월 1일까지 ○○대학교 ○○한방병원에 입원한 체외수정 후 하지부종을 동반한 난소과 자극증후군 환자에 대해 한약과 침 치료 위주의 한방 치료를 통해 다리 부종 호전과 통증 감소 등 전반적인 증상에 효과가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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