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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Analysis of Gender-Role Stereotype in the Illustrations of Middle School Science Textbooks Developed under the 2009 Revised National Curriculum

2009 개정 교육과정에 의한 중학교 과학 교과서의 삽화에 제시된 성역할 고정관념에 대한 분석

  • Yang, Chanho (Department of Chemistry Education, Seoul National University) ;
  • Park, Jae-Sung (Department of Chemistry Education, Seoul National University) ;
  • Kim, Yu-Jin (Department of Chemistry Education, Seoul National University) ;
  • Noh, Taehee (Department of Chemistry Education, Seoul National University)
  • Received : 2013.12.07
  • Accepted : 2014.01.27
  • Published : 2014.04.20

Abstract

In this study, the illustrations in the 27 middle school science textbooks developed under the 2009 Revised National Curriculum were analyzed in the aspect of gender-role stereotype, and the results were compared with those of the 2007 Revised National Curriculum. The results of the analyses revealed that male pupils in the illustrations appeared more frequently than female pupils at all grades, and that the gender gap of pupils appeared in the illustrations slightly increased in comparison with those of the precedent curriculum. Similar to those of the precedent curriculum, the gender gap in other activities were particularly large regardless of publishers. In the illustrations of adults, the frequencies of male outnumbered female, and highly gender biased compared with those of pupils to mean that gender bias in the illustrations of adults were not improved at all. While the ratio of female was high in house works, that of male was high in outdoor activities regardless of publishers. The gender gap in outdoor activities increased in comparison with that of the precedent curriculum. Most occupations illustrated were male-dominated, and the majority of scientists were portrayed as male.

이 연구에서는 2009 개정 교육과정에 의한 중학교 과학 교과서 27권에 제시된 삽화에 나타난 성역할 고정관념을 분석하고, 2007년 개정 교육과정에서의 과학 교과서 분석 결과와 비교하였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 의한 교과서에서는 모든 학년에서 남학생의 등장 빈도가 여학생보다 높았으며, 이전 교육과정에 의한 교과서에 비해 삽화에 제시된 학생의 성별 등장 빈도 차이가 약간 증가하였다. 특히, 학습외 활동에서는 이전 교육과정에 의한 교과서와 마찬가지로 출판사에 관계없이 성별 등장 빈도의 차이가 컸다. 성인이 제시된 삽화의 경우, 남성의 등장 비율이 여성보다 높았으며 학생 등장 삽화에 비해 성별 간의 차이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나, 이전 교육과정에 의한 교과서에 비해 별다른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모든 출판사의 교과서에서 가정 활동에서는 여성이, 가정외 활동에서는 남성이 많이 등장하였고, 가정외 활동에서의 차이는 이전 교육과정에 의한 교과서보다 증가하였다. 또한, 대부분의 직업에서 남성의 비율이 높았으며, 교과서에 제시된 과학자는 대부분 남성이었다.

Keywords

서 론

2000년 세계교육회의에서 채택된 모두를 위한 교육(Education for All, EFA)을 통해 교육에서의 양성 평등에 대한 전 세계적인 합의가 이루어졌으며, 2015년까지 교육에서의 양성 평등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수립하였다.1 그러나 과학 분야에서 양성 간의 차이를 좁히기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학생의 과학에 대한 흥미와 성취도가 여학생보다 높으며, 과학 관련 활동에 더 많이 참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2-4 이는 여학생이 과학 기술 관련 직업을 선택하지 않는 것으로 이어져,56 물리학과 공학, 기술 등의 분야에서 여성의 비중은 여전히 낮다.78 우리나라의 경우,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에서 여학생의 과학에 대한 흥미가 특히 낮았고, 과학 성취도에서 양성 간의 격차가 조사대상국 중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9 또한, 고등학교에서 자연 계열을 선택한 여학생이 이공계 대학으로 진학하는 비율이 감소하고 있다.10 즉, 여학생의 과학에 대한 흥미와 성취도를 높여 이공계 진학 및 관련 진로 선택을 촉진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히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과학이나 수학 분야에서 나타나는 성차의 원인을 설명하기 위한 연구가 다수 이루어졌다. 최근의 연구들1112에 따르면 과학이나 수학에서의 성별 간의 차이는 고등학생 단계에서부터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과학에 대한 학생들의 능력이나 선호도가 성별 간의 유전적 차이에 의해 결정되기 보다는 사회화 과정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사회화 과정에서 생성되는 고정관념 위협(stereotype threat)은 과학 분야에서 성별 간의 차이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1314 고정관념 위협은 행위자가 속해 있는 집단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이 적용되는 상황이나 활동으로부터 발생되는 사회심리학적 위협을 의미한다.15 이는 특정 집단에 속한 행위자의 불안을 유발하여 성공적인 수행을 방해할 뿐 아니라 관련 활동에 대한 참여를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1617 즉, 과학은 경쟁적이고 공격적인 학문이며 과학자는 남성적이라는 고정관념이 여학생에게 과학과 과학자에 대한 심리적 괴리감을 형성하고 관련 활동 수행에서 불안을 유발하여, 과학에 대한 흥미와 성취도 및 진로 선택을 저해하는 것이다.13141819

학교 교육은 이러한 성역할 고정관념의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2008년에 발간된 EFA 글로벌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교과서와 교육과정, 교사의 태도가 성역할 고정관념을 강화시키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20 특히, 과학 교과서는 교수 내용의 주된 조직자이며 교육과정의 주요 구성요소로 과학 교수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21 또한, 학생들은 대부분의 학교 수업 시간에 교과서를 사용하므로,22 교과서는 성역할 사회화의 실질적이고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2324 따라서 교과서가 특정 성별에 편향되지 않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과학 교과서의 성별 편향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 결과들10,25-30은 과학 교과서의 남성 편향이 일관적이고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고하였다. 교과서에 암묵적으로 내재된 성역할 고정관념은 학생들이 과학 분야에서의 성별 간의 차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도록 하여 여학생의 과학에 대한 태도 형성과 관련 진로 선택 과정에서 제한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263031 특히, 여학생이 과학자에 대한 지식을 교과서를 통해 얻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32 교과서의 성별 편향은 심각한 문제라 할 수 있다.

한편, 교과서의 성별 편향과 관련하여 교과서에 제시된 삽화의 중요성에 대한 논의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교과서의 삽화는 설명이나 수식, 도표보다 시각적으로 쉽게 파악되므로, 학생들이 본문의 내용을 효과적으로 이해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유발할 수 있는 주요 구성 요소이기 때문이다.3334 실제로 Good 등14의 연구에 따르면 성역할 고정관념에 반대되는 학습 자료, 즉, 여성 과학자만 등장하는 삽화나 남성과 여성 과학자가 함께 등장하는 삽화가 제시 된 학습 자료가 남성 과학자만 등장하는 자료에 비해 여학생의 과학 이해도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과학 교과서에 제시되는 삽화의 성별 편향을 개선하는 것이 과학 성취도에서 성별 간의 차이를 감소시키는데 도움이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나라에서도 과학 교과서의 삽화를 분석한 연구23253536가 이루어져 왔다. 그 결과, 7차 교육과정에 비해 2007년 개정 교육과정에 의한 중학교 과학 교과서에서 성별 편향이 일부 개선되었으나 여전히 성역할 고정관념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최근 시행된 2009 개정 교육과정에 의한 중학교 과학 교과서에서는 성역할 고정관념이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 이는 교과서의 성별 편향의 개선이 매우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는 세계적인 추세1를 감안할 때, 교육과정의 변천에 따른 교과서의 성별 편향 정도의 추이를 조사하는 연구를 지속함으로써 이후 개선의 방향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이 연구에서는 2009 개정 교육과정에 의한 중학교 과학 교과서에 제시된 삽화를 분석하여 성별 편향의 정도를 파악하고, 이전 교육과정에 의한 교과서와 비교함으로써 그 변화 추이를 분석하였다.

 

연구 방법 및 내용

분석 대상

이 연구에서는 2009 개정 교육과정에 의해 집필된 중학교 과학 교과서를 분석하였다. 9개 출판사에서 발행한 검정 교과서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분석 대상 출판사는 교학사, 금성교과서, 두산동아, 미래엔, 비상교육, 좋은책 신사고, 지학사, 천재(신), 천재(이)였다. 각 출판사는 모든 학년의 교과서를 출판하였으므로 총 27권의 중학교 과학 교과서 를 분석하였다. 교과서의 겉표지를 포함한 모든 페이지에 서 사진, 그림, 도식 등을 삽화로 취급하고 분석하였으며, 숫자나 문자만 쓰여 있는 표와 그래프, 단순한 기호, 책 상단이나 제목 부분에 아이콘의 역할을 하는 삽화는 분석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분석 기준

과학 교과서에 제시된 삽화를 분석하기 위해 선행 연구25의 기준을 참고하여 (1) 삽화 유형, (2) 활동 유형, (3) 행동 특성을 분류하였다.

(1) 삽화 유형

삽화 유형은 인물이 등장하는 삽화와 기타 삽화로 분류하였고, 인물이 등장하는 삽화는 삽화 속 인물의 나이와 수에 따라 단일 학생 삽화, 다수 학생 삽화, 학생 성인 공동 삽화, 단일 성인 삽화, 다수 성인 삽화로 세분화하였다.

삽화 속 인물의 성별은 남성과 여성, 판단 불가로 나누었다. 기타 삽화는 신체의 일부만이 제시되어 나이와 성별 구분이 불가능한 신체 부분 삽화와 인물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 사물 삽화로 세분화하였다.

(2) 활동 유형

활동 유형은 학생과 성인에 대해 각각 분석하였다. 학생의 경우, 활동 유형은 학습 활동과 학습외 활동으로 분류하였다. 학습 활동은 교실이나 실험실에서의 관찰, 측정, 실험, 토론, 설명, 듣기(교사의 설명 듣기, 친구의 발표 듣기 등), 기타로 세분화하였다. 학습외 활동은 학습 상황으로 명확히 인식할 수 없는 경우로, 가사 활동과 기타 활동으로 분류하였다. 예를 들어, 학생이 가정에서 설거지, 장보기, 청소 등 가사일과 관련된 행동을 하고 있는 경우를 가사 활동으로 분류하였고, 나머지는 기타 활동으로 분류하였다. 한편, 성인의 활동 유형은 가정 활동과 가정외 활동으로 나누었다. 가정 활동은 가정 내에서, 혹은 가족 구성원과 함께 활동하는 경우로, 학생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가사 활동과 기타 활동으로 세분화하였다. 가정 활동을 하고 있지 않은 성인은 가정외 활동으로 분류하였다. 가정외 활동은 과학자, 교사, 농부 등과 같이 직업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경우에는 직업 활동으로, 직업을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기타 활동으로 분류하였다.

(3) 행동 특성

행동 특성도 활동 유형과 마찬가지로 학생과 성인에 대해 각각 분석하였다. 행동 특성은 적극적, 소극적, 기타 특성으로 분류하였다. 주도적으로 활동하거나 신체 움직임이 활발한 인물의 경우 적극적 특성을 가진 것으로 분류하였고, 적극적인 인물 옆에서 보조적인 역할을 하고 있거나 움직임이 수동적인 인물은 소극적 특성을 가진 것으로 분류하였다. 예를 들어, 남학생과 여학생이 함께 실험하고 있는 삽화에서 남학생은 실험 기구를 조작하며 실험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반면, 여학생은 실험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경우, 남학생은 적극적 특성으로, 여학생은 소극적 특성으로 분류하였다. 한편, 행동 특성을 명확히 판단할 수 없는 인물의 경우에는 기타 특성으로 분류하였다.

분석 방법

분석 기준에 따라 2인의 연구자가 교과서를 분석하였으며, 교과서의 일부를 각자 분석한 결과를 비교하여 연구자간 일치도를 구하였다. 이 과정을 수차례 반복하여 분석 기준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이루어지고 연구자간 일치도가 90% 이상에 도달한 후, 두 연구자가 27권의 교과서를 나누어 분석하였다. 분석 과정에서 분류하기 애매한 경우가 발생하면 연구자간의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합의된 결과를 도출하였다.

삽화 유형은 학년별, 출판사별 빈도와 백분율을 분석하였다. 또한, 과학 교과서에 나타난 성역할 고정관념을 분석한 국내 선행연구들에서는 시도되지 않았던 인물 삽화의 성별 등장 유형2728을 분석하였다. 즉, 전체 인물 삽화 중 남성 또는 여성만 등장한 삽화, 남성과 여성이 함께 등장한 삽화의 빈도와 백분율을 분석하였다. 삽화에서 학생과 성인의 성별 등장 빈도와 활동 유형 및 행동 특성에 따른 성별 등장 빈도는 학년별, 출판사별로 빈도와 백분율을 분석한 뒤, 빈도 차이의 통계적인 유의미성을 조사하기 위해 카이제곱 검증을 실시하였다. 또한, 성인의 가정외 활동 중 직업 활동의 경우에는 직업별 성별 등장 빈도와 백분율을 분석하였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던 결과나 선행연구의 결과와 비교하여 변화가 있었던 결과를 표로 정리하여 제시하였다. 또한, 논문의 결과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교과서에 수록된 삽화를 일부 제시하였으며, 출판사 중 금성교과서와 천재(이)의 교과서에서 인용하였다.

연구 결과의 타당도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모든 연구자들이 최종 합의에 이른 내용만을 결과 해석에 사용하였다. 또한, 과학교육 전문가 2인과 과학교육 전공 대학원생 3인, 현직 중등과학교사 2인으로 구성된 연구진의 검토를 받아 결과 해석을 수정·보완하였다.

 

결과 및 논의

삽화의 유형 분석

2009 개정 중학교 과학 교과서의 삽화 유형을 분석한 결과를 Table 1에 정리하였다. 총 삽화 수는 30,407개였으며, 인물 삽화는 5,584개(18.3%), 기타 삽화는 24,823개(81.7%)였다. 인물 삽화에서는 단일 학생 삽화가 1,896개(6.2%)로 전체 인물 삽화의 약 34%를 차지하여 가장 많았다. 또한, 단일 성인 삽화는 1,282개(4.2%), 다수 학생 삽화는 1,214개(4.0%)로 인물 삽화 중에서 각각 23.0%와 21.7%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다수 성인 삽화는 638개(2.1%), 학생과 성인 공동 삽화는 554개(1.8%) 제시되어 있었다. 8학년 교과서에서 단일 학생 삽화의 비율이 다른 학년보다 약간 높고 9학년 교과서에서 다수 학생 삽화의 비율이 다른 학년보다 약간 낮았던 것을 제외하면, 인물 삽화의 유형별 비중은 학년에 상관없이 유사하였다. 기타 삽화에서는 신체 부분 삽화가 3,584개(11.8%), 사물 삽화가 21,239개(69.9%)였고, 사물 삽화는 삽화 유형 중에서 가장 많았다.

Table 1.The frequencies of classified illustrations by grade (%)

Table 2.The frequencies of illustrations depicting only male, or only female, or both male and female by grade (%)

2007년 개정 교육과정에서 개발된 중학교 과학 교과서를 분석한 결과25와 비교하면, 2009 개정 교육과정에 의한 중학교 과학 교과서에서는 전체 삽화 수가 16% 정도 감소하였다(2007년 개정: 36,236개, 총 27권→2009 개정: 30,407개, 총 27권). 2007년 개정 교육과정에 의한 교과서의 전체 쪽수와 2009 개정 교육과정에 의한 교과서의 전체 쪽수는 거의 유사하였으므로 삽화 수에 실제적인 감소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유형에서 삽화 수가 줄었으나, 전체 삽화에 대한 비율은 이전 교육과정에 의한 교과서와 대체로 유사하였다. 그러나 인물 삽화의 비율이 약간 감소한 대신(2007년 개정: 21.6%→2009 개정: 18.4%), 신체 부분 삽화의 비율은 증가하였다(2007년 개정: 9.1%→2009 개정: 11.8%). 신체 부분 삽화의 과반수가 실험과 관련된 상황에서 신체의 일부가 드러난 것임을 고려할 때, 인물이 실험을 하는 장면이 담긴 삽화 대신 실험 과정의 일부를 묘사한 삽화의 비중이 다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출판사에 따른 분석 결과, 삽화 유형별 비중에는 큰 차이가 없었으나, 인물 삽화와 기타 삽화의 비율의 차이는 최소 51.0%에서 최대 76.2%로 편차가 있었다.

인물 삽화의 성별 등장 유형

전체 인물 삽화의 성별 등장 유형을 분석한 결과는 Table 2와 같다. 삽화에 등장한 모든 인물의 성별을 구별할 수 있는 총 5,299개의 삽화 중에서 남성만 등장한 삽화는 2,505개 (47.3%), 여성만 등장한 삽화는 1,291개(24.3%), 남성과 여성이 함께 등장한 경우는 1,503개(28.4%)였다. 이러한 성별 등장 유형별 비중은 학년에 상관없이 유사하였다. 즉, 인물 삽화의 절반가량에서 남성만 등장하였고 그 빈도가 여성만 등장한 경우에 비해 약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나 성별 불균형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남성과 여성이 함께 등장하는 삽화의 비율은 전체의 30% 미만으로 많은 삽화가 한 성별에 치우친 형태로 제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2009 개정 중학교 과학 교과서의 삽화가 성별 편향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학생들이 과학 교과서의 삽화를 통해 남성의 모습을 훨씬 더 많이 경험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삽화에 등장하는 학생 분석

학생의 성별 등장 빈도

인물 삽화 중 학생의 성별 등장 빈도를 학년별로 분석한 결과는 Table 3과 같다. 학생의 성별을 구별할 수 있는 총 6,033개의 삽화 중에서 남학생은 3,297회(54.6%), 여학생은 2,736회(45.4%) 등장하였다. 7, 8학년의 교과서에서 남학생의 등장 빈도가 여학생보다 높았으며 그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다. 9학년의 교과서에서도 남학생의 등장 빈도가 여학생보다 높은 통계적인 경향성이 있었다(χ2=3.667, p=.055). 이전 교육과정에 의한 중학교 과학 교과서25에 비해 학생의 성별 등장 빈도 차이는 약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2007년 개정: 7.6%→2009 개정: 9.2%).

Table 3.***p<.001

Table 4.**p<.01, ***p<.001aPublisher (random order): Gyohak-sa, Geumseong, Doosan-donga, Miraen, Bisang, Shinsago, Jihak-sa, Cheonjae (Shin), Cheonjae (Lee)

학생의 성별 등장 빈도를 출판사별로 분석한 결과는 Table 4와 같다. 2개 출판사의 교과서(C, E)에서 여학생의 등장 빈도가 약간 높았을 뿐, 나머지 출판사의 교과서에 서는 남학생의 등장 빈도가 높았다. 특히, 5개 출판사의 교과서(A, D, F, G, H)에서는 학생의 성별 등장 빈도 차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이는 삽화에 등장하는 학생의 성별 분포에서 출판사간 편차가 있었던 선행연구25의 결과와 유사하다.

이상의 결과는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중학교 과학 교과서도 이전 교육과정에 의한 교과서3636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성별 편향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의미한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중학교 교육과정 해설 총론37에서 교육 활동 전반을 통하여 학생들이 성역할 고정관념을 갖지 않도록 지도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나, 과학 교과서에서는 여전히 성별 편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과학 교과서에 여성이 적게 등장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과학은 일반적으로 여성들이 수행하는 분야가 아니라는 고정관념을 심어줄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여학생이 직업 선택 과정에서 과학 관련 직업을 고려하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27 실제로, 최근 이루어진 Beasley와 Fischer13의 연구에 따르면, 성별과 관련된 고정관념 위협이 미국 대학에서 여학생이 과학이나 기술, 공학, 수학(STEM) 전공 선택을 포기하는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학생들이 교과서의 성별 편향에 의한 고정관념 위협을 인식하더라도 성별 편향된 교과서의 삽화는 학생들의 이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38 성별 균형을 고려하여 과학 교과서의 삽화를 구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활동 유형에 따른 학생의 성별 등장 빈도

삽화에 제시된 학생의 활동 유형에 따른 성별 등장 빈도의 분석 결과를 Table 5에 제시하였다. 학습 활동은 2,613회(43.3%), 학습외 활동은 3,420회(56.7%) 제시되어 학습외 활동과 관련된 삽화가 더 많았다. 이는 이전 교육과정에 의한 교과서에서 학습 활동이 55.6%, 학습외 활동이 44.4%로 학습 활동과 관련된 삽화의 비율이 더 높았던 결과25와 차이가 있다.

학습 활동 삽화(Fig. 1)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토론(587회, 22.5%), 관찰(576회, 22.0%), 실험(388회, 14.8%), 측정(169회, 6.5%)과 관련된 삽화가 주로 제시되었다. 측정의 경우, 여학생의 비율이 남학생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로 높았다.

학습외 활동의 대부분은 기타 활동(98.2%)으로 분류되었다. 기타 활동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였는데, 대표적으로 달리기나 점프 등과 같은 동적인 활동(517회, 15.1%), 대화(272회, 8.0%), 서있거나 앉아있음 등과 같은 정적인 활동(253회, 7.4%), 명확하게 종목을 판단할 수 있는 경우인 스포츠(140회, 4.1%) 등이 있었다. 특히, 동적인 활동이나 스포츠에서 남학생의 비율이 여학생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았다. 이는 보다 동적인 활동을 나타낸 삽화에서 남학생의 등장 비율이 여학생보다 높은 경향이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전체 삽화에서 이러한 삽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으나, 남학생은 동적인 활동을, 여학생은 보다 정적인 활동을 주로 한다는 성역할 고정 관념이 내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삽화를 구성할 때, 학생들의 성별 등장 비율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의 활동에 내재된 성역할 고정관념의 측면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 연구의 결과를 참고하여 동적인 활동이나 스포츠와 관련된 삽화에서는 여학생의, 측정 활동이나 정적인 활동과 관련된 삽화에서는 남학생의 비율을 늘리는 것이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Figure 1.Illustrations of pupils' learning activity (Middle School Science 1 published by Geumseong Publishing Company, p. 319; Middle School Science 2 published by Geumseong Publishing Company, p. 237).

Table 5.The frequencies and chi-square test results of the types of pupils’ activities (%) ***p<.001

한편, 학습 활동에서는 학년에 상관없이 성별 등장 빈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학습외 활동에서는 모든 학년에서 남학생의 비율이 여학생보다 높았으며, 7, 8학년의 경우 성별 등장 빈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선행연구25에서 모든 학년의 학습외 활동에서 성별 등장 빈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던 것에 비해서는 일부 개선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학습 활동(2007년 개정: 0.4%, 2009 개정: 1.4%)과 학습외 활동(2007년 개정: 17.6%, 2009 개정: 15.2%)에서 성별 등장 빈도의 차이는 유사하였고, 특히, 학습외 활동에서의 차이는 여전히 컸으므로 추후 개선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활동 유형에 따른 학생의 성별 등장 빈도를 출판사별로 살펴본 결과는 Table 6과 같다. 학습 활동에서는 1개 출판사의 교과서(G)에서 남학생의 등장 빈도가 여학생보다 유의미하게 높았을 뿐, 나머지 출판사의 교과서에서는 학생의 성별 등장 빈도에 큰 차이가 없었다. 즉, 학생의 학습 활동에 대한 삽화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출판사에서 과학 교과서 집필 시 성별 균형을 고려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학습외 활동에서는 1개 출판사의 교과서(E)를 제외한 모든 출판사의 교과서에서 남학생의 등장 빈도가 높았고, 6개 출판사의 교과서(A, D, F, G, H, I)에서는 그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다. 즉, 이전 교육과정에 의한 교과서와 마찬가지로25 학습외 활동과 관련된 삽화는 출판사의 종류에 관계없이 남학생에 편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행동 특성에 따른 학생의 성별 등장 빈도

행동 특성에 따른 학생의 성별 등장 빈도를 분석한 결과(Table 7), 적극적인 행동 특성이 나타난 경우는 5,058회 (83.8%), 소극적인 행동 특성이 나타난 경우는 90회 (1.5%), 행동의 특성이 뚜렷하지 않거나 중도적으로 묘사되어 기타로 분류된 경우는 885회(14.7%)였다. 학년과 출판사에 상관없이 남학생과 여학생 모두 적극적 특성이 지배적인 행동 특성이었고 소극적 특성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남학생과 여학생의 행동 특성의 비율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었으며, 각 성별 내에서 행동 특성별 비중도 거의 유사하였다. 즉, 이전 교육과정에 의한 교과서와 유사하게25 삽화에 나타난 학생의 성별 행동 특성은 비교적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Table 6.*p<.05, **p<.01, ***p<.001

Table 7.The frequencies of pupils’ character by gender (%)

2007년 개정 교육과정에 의한 교과서25와 비교하였을 때, 7학년에서 남학생과 여학생 모두 적극적 행동 특성의 비율이 약간 증가하였고(2007년 개정: 남학생 85.2%, 여학생 83.2%→2009 개정: 남학생 87.8%, 여학생 87.4%), 8 학년에서도 남녀 모두에서 적극적 행동 특성의 비율이 약간 증가하였다(2007년 개정: 남학생 77.8%, 여학생 81.3%→2009 개정: 남학생 82.1%, 여학생 84.2%). 그러나 9학년의 경우 남녀 모두에서 적극적 특성의 비율이 약간 감소하였다 (2007년 개정: 남학생 86.2%, 여학생 86.9%→2009 개정: 남학생 80.8%, 여학생 81.9%). 그 결과, 전체적으로 적극 적 행동 특성(2007년 개정: 0.6%, 2009 개정: 1.0%)과 소극적 행동 특성(2007년 개정: 0.6%, 2009 개정: 0.9%)에서 성별 간의 차이는 이전 교육과정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삽화에 등장하는 성인 분석

성인의 성별 등장 빈도

삽화에 제시된 성인의 성별 등장 빈도를 Table 8에 제시하였다. 성인의 총 등장 빈도는 4,177회로 성별을 명확하게 알 수 없는 257회를 제외하면 남성은 2,834회(72.3%), 여성은 1,086회(27.7%) 등장하여 그 차이가 매우 컸으며, 모든 학년에서 남성의 등장 비율이 여성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았다. 또한, 모든 출판사의 교과서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많이 등장하였고 그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다. 이러한 성인의 성별 등장 빈도의 차이는 이전 교육과정에 의한 교과서25와 유사하여(2007년 개정: 42.0%, 2009 개정: 44.6%) 별다른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Table 8.The frequencies and chi-square test results of adults’ gender (%) ***p<.001

성인의 성별 등장 비율의 차이는 학생의 성별 등장 비율의 차이(9.2%)에 비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학생 등장 삽화에서의 성별 편향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여학생이 교과서를 통해 실제 사회에서 과학은 남성들이 주도하는 분야라는 성역할 고정관념을 자연스럽게 습득함으로써 과학 과목과 과학 관련 직업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갖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3031 따라서 교과서의 삽화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성인 등장 삽화에서의 성별 간의 차이를 줄이기 위한 실제적인 노력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활동 유형에 따른 성인의 성별 빈도

성인의 활동 유형에 따른 성별 빈도를 Table 9에 정리하였다. 성인의 활동은 가정 활동이 406회(10.3%), 가정외 활동이 3,514회(89.7%) 제시되어, 대부분이 가정외 활동이었다.

가정 활동은 가사 활동(164회, 40.4%)과 기타 활동(242회, 59.6%)으로 세분되는데 가사활동으로는 요리(51회, 31.1%), 장보기(24회, 14.6%), 육아(16회, 9.8%) 상황에 대한 묘사가 많았고, 기타 활동으로는 가족과 외출(54회, 22.3%)하거나, 가족과 대화(43회, 17.8%)하는 상황이 많았다. 가정 활동의 성별 등장 빈도를 살펴보면 평균적으로 여성은 58.4%, 남성은 41.6%로 여성이 등장하는 빈도가 유의미하게 높았고, 특히, 8학년에서는 그 차이가 두드러졌다. 이전 교육과정에서의 교과서25에 비해 남성의 가정 활동의 비율이 약간 증가하였으나(2007년 개정: 37.7%, 2009 개정: 41.6%) 여전히 여성의 등장 비율이 더 높음을 알 수 있었다.

가정외 활동에서는 직업 활동이 2286회(65.1%), 기타 활동이 1228회(34.9%)로 특정 직업을 가진 성인의 활동에 대한 삽화가 많았다. 기타 활동은 서있거나 앉아있는 것과 같은 단순한 행동(332회, 27.0%)이나 레저·운동(78회, 6.4%) 등의 야외활동이 다수 제시되었다. Fig. 2는 성인의 직업 활동 중 운동선수를 나타낸 삽화와, 성인의 기타 활동 중 서있거나 앉아있는 것을 나타낸 삽화의 예시이다.

Table 9.The frequencies and chi-square test results of the types of adults’ activities (%) **p<.01, ***p<.001

Figure 2.Illustrations of adults’ outdoor activity (Middle School Science 2 published by Geumseong Publishing Company, p. 285; Middle School Science 3 published by Geumseong Publishing Company, p. 359).

가정외 활동에서는 남성(2,665회, 75.8%)이 여성(849회, 24.2%)에 비해 3배 이상 많이 등장하였으며, 모든 학년에서 성별 등장 빈도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즉, 성인의 성별 등장 빈도의 차이는 가정외 활동에서의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모든 출판사의 교과서에서 가정 활동에서는 여성이, 가정외 활동에서는 남성이 많이 등장하였다. 이때, 가정 활동에서는 2개 출판사의 교과서(A, H)에서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고, 가정외 활동에서는 모든 출판사의 교과서에서 그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다.

2007년 개정 교육과정에서의 교과서 분석 결과25와 비교할 때, 성인의 가정 활동(2007년 개정: 24.6%, 2009 개정: 16.8%)에서는 성별 비율의 차이가 감소하였으나, 가정외 활동(2007년 개정: 49.8%, 2009 개정: 51.6%)에서는 그 차이가 약간 증가하였다. 특히, 성인 남녀의 등장 빈도의 차이가 컸던 가정외 활동이 성인 활동의 대부분임을 고려하면, 학생 삽화에 비해 성인 삽화에서의 성별 불균형이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성인이 등장하는 삽화 중, 특히, 가정외 활동 삽화에서 성별 균형을 맞추기 위한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연구의 결과로 미루어볼 때, 가정외 활동 중 다수를 차지하는 직업 활동에 대한 삽화에서 여성의 비율을 높이는 것이 유용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성인의 가정외 활동 중 직업 활동에서 직업 유형에 따른 성별 빈도를 분석한 결과(Table 10), 과학자(629회, 27.5%), 운동선수(354회, 15.5%), 교사(174회, 7.6%), 예술가(161회, 7.0%) 등이 많이 제시되었으며, 방송인과 간호사를 제외한 모든 직업에서 남성의 비율이 높았다. 또한, 직업 활동에서 남성은 1866회(81.6%), 여성은 420회(18.4%) 나타나, 남성이 여성에 비해 다양한 직업에서 훨씬 더 높은 빈도로 등장하였다.

Table 10.Frequencies of adults’ occupations by gender (%)

특히, 과학자의 경우 대부분 남성으로 제시되었으며, 그 비율은 이전 교육과정에 의한 교과서25에 비해 약간 증가하였다(2007년 개정: 92.4%, 2009 개정: 97.6%). 또한, 유명 과학자는 대부분 남성(99.2%)이었으며, 교과서 집필시 등장인물의 성별을 비교적 쉽게 조절할 수 있는 무명의 과학자 부분에서도 성별 간의 차이가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2007년 개정: 86.5%, 2009 개정: 82.2%). 또한, 남성 과학자의 삽화가 다양한 단원에서 제시되고 있는 반면, 여성 과학자의 삽화는 주로 중학교 1학년 “과학이란?” 단원이나 중학교 3학년 “과학과 인류 문명” 단원에 편중되어 제시되고 있었다. 이는 유명한 여성 과학자가 남성 과학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것과 상관없이 교과서에서 과학자를 남성의 직업으로 묘사하는 경향이 크며, 2009 개정 교육과정에 의한 교과서에서도 그러한 경향이 나타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과학 분야에서 여성 역할 모델의 부재는 여학생의 과학에 대한 낮은 흥미나 성취도, 관련 직업에 대한 낮은 포부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되고 있다.3940 이는 해당 직업에 대한 역할 모델의 존재가 학생들의 직업 선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541 많은 여학생이 교과서를 통해 과학자에 대한 지식을 얻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므로,32 교과서에 유명 여성 과학자를 소개하거나 삽화를 통해 여성 과학자의 모습을 자주 제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과학 교과서 집필 과정에서 과학 분야의 여성 역할 모델을 제시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아래와 같이 일부 교과서에서는 생명공학자나 유전학자의 사진을 제시할 때, 무명의 남성 및 여성 과학자가 함께 실험을 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제시하거나(Fig. 3), 과학과 관련된 직업을 소개하면서 여성 연구원의 실험 장면과 여성 치과의사의 치료 장면을 사진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삽화의 비율을 의도적으로 높여나감으로써 과학 분야의 여성 역할 모델을 효과적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Figure 3.Illustration of male and female scientists (anonymous) (Middle School Science 1 published by Cheonjae Publishing Company, p. 21).

행동 특성에 따른 성인의 성별 빈도

성인의 행동 특성에 따른 성별 빈도를 분석한 결과는 Table 11과 같다. 성인의 행동 특성이 적극적인 경우는 2,866회(73.1%), 소극적인 경우는 23회(0.6%), 기타로 분류된 경우는 1,031회(26.3%) 나타났다. 학생에서의 분석 결과와 유사하게 학년과 출판사에 상관없이 남녀 모두 적극적 행동에 대한 묘사가 대부분이었다. 성별 간에 행동 특성의 비율은 거의 차이가 없었으며, 각 성별 내에서의 행동 특성별 비중도 유사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선행연구25의 결과와 전반적으로 유사하나 적극적 특성의 비율은 다소 감소하였다(2007년 개정: 82.4%, 2009 개정: 73.1%). 행동 특성의 성별 간의 차이는 적극적 행동 특성에서 0.3%, 소극적 행동 특성에서 0.7%로, 이전 교육과정에 의한 교과서에서 그 차이가 적극적 특성에서 4.1%, 소극적 특성에서 0.5%이었음을 고려할 때, 성별 간의 차이가 약간 감소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Table 11.The frequencies of adults’ character by gender (%)

 

결론 및 제언

이 연구에서는 2009 개정 교육과정에 의한 중학교 과학 교과서에 제시된 삽화에 나타난 성역할 고정관념을 분석하고, 이 분석 결과를 2007년 개정 교육과정에 의한 교과서의 분석 결과와 비교하였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 의한 중학교 과학 교과서에서는 모든 학년에서 남학생의 등장 빈도가 여학생보다 높았으며, 이전 교육과정에 의한 교과서에 비해 학생의 성별 등장 빈도 차이가 약간 증가하였다. 특히, 학습외 활동에서는 이전 교육과정에 의한 교과서와 마찬가지로 출판사에 관계없이 성별 등장 빈도의 차이가 컸다. 삽화에 제시된 성인의 경우, 남성의 등장 비율이 여성보다 높았으며 그 차이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나, 이전 교육과정에 의한 교과서에 비해 별다른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모든 출판사의 교과서에서 가정 활동에서는 여성이, 가정외 활동에서는 남성이 많이 등장하였고, 가정외 활동에서의 차이는 이전 교육과정에 의한 교과서보다 증가하였다. 또한, 직업 활동의 경우 대부분의 직업에서 남성의 비율이 높았다. 특히, 과학자의 경우 대부분 남성으로 제시되었으며, 그 비율은 이전 교육과정에 의한 교과서에 비해 증가하였다.

이상의 결과는 이전 교육과정에 의한 교과서와 마찬가지로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중학교 과학 교과서에 제시된 삽화도 여전히 남성 편향적이며 성역할 고정관념을 내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교과서에 내재된 성역할 고정관념이 여학생의 과학에 대한 태도 형성과 관련 진로 선택 과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지속적으로 보고되었고, 우리나라 교육과정의 변화에 따른 교과서 분석 연구에서 중학교 과학 교과서의 성별 편향을 지적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개선되고 있지 않은 것은 문제라 할 수 있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성역할 고정관념이 실제로 여학생의 과학 관련 전공 선택에 제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 학생들에게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는 문제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학교 교육에서 이러한 성역할 고정관념을 줄일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히 요구되며, 이는 교과서의 성별 편향을 개선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특히, 과학 교과서에 제시된 삽화의 성별 균형을 맞추는 것은 성역할 고정관념을 완화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면서도 비교적 손쉬운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즉, 교과서 집필 과정에서 인물이 등장하는 삽화를 구성할 때 처음부터 성별 비중을 고려한다면, 교과서 삽화의 성별 불균형을 어렵지 않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삽화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직업인 과학자의 경우, 유명 여성 과학자의 비중을 늘릴 뿐 아니라 실존하지 않는 가상의 과학자를 그림으로 제시할 때도 여성을 더 많이 제시할 수 있다. 또한, 남성과 여성 과학자가 함께 등장하는 삽화를 사용한 학습 자료가 과학 이해도에서 성별 간의 차이를 줄이는데 효과적이었던 선행연구의 결과를 참고할 때, 전체적으로 남성과 여성이 모두 등장하는 삽화의 비중을 늘리는 것도 유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과서의 성별 편향을 인식하고 개선하려는 교과서 집필진과 출판사 관계자의 의식적인 노력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를 촉진하기 위해 과학 교과서 검정 기관에서는 그동안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삽화에서의 성 역할 고정관념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검정 기준을 설정하고 제시하며 교과서 집필시 중요하게 고려될 수 있도록 적극 권장해야 할 것이다. 즉, 교육과정 수준에서 학생들이 성역할 고정관념을 갖지 않도록 지도할 것을 권고하는 수준을 넘어서, 교과서 집필시 삽화에 등장하는 인물의 성별 비중을 거의 유사하게 맞출 것을 지침으로 명시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를 위해 다양한 일상적 상황에서 학생이 등장하는 삽화나 성인의 직업 활동을 묘사하는 삽화에서 여성의 비율을 높이도록 한다면 교과서 삽화 구성 과정에서 성별 불균형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과학 교과서의 성별 편향이 학생들의 성역할 고정관념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인 것은 사실이나 전적으로 교과서 자체만의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즉, 실제로 과학 수업에서 교과서에 내재된 성역할 고정관념이 어떻게 다뤄지는지, 교사나 학생들은 그러한 측면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들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교과서나 교사용 지도서 등과 같은 교육과정 자료의 성별 편향을 개선하는데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성역할 고정관념을 줄일 수 있는 교과서 활용 방안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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