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陰陽은 天地 宇宙가 運動 變化하는 原理로, 개념을 설명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나 기준이 되며, 사물을 관찰하는 기준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한의학에서 사용하는 陰陽의 의미는 최초의 陰陽의 의미와는 차이가 있는데, 시대에 따라 그 개념이 끊임없이 변화되고 확장되어 왔다1)2)3). 중국 철학과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는 陰陽은, 다양한 의미를 內包하여 사용될 수도 있지만, ‘陰’과 ‘陽’ 각각의 의미를 內包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陰과 陽 사이에는 ‘對立과 調和’, ‘資生과 抑制’, ‘相互轉化’라는 모순된 관계가 성립하고, 동일한 사물을 관찰하면서도 기준이나 시점에 따라 혹은 변화하는 과정에 따라 대상이 달리 표현되기도 한다.
陰陽은 陰과 陽으로 分化되고 다시 陰과 陽으로 分化될 수 있는데, 이러한 속성과 관련된 陰陽論의 내용은 『周易』에 잘 집약되어 있다. 陰陽으로 分化되기 이전을 말하는 ‘太極’으로부터 二分되면 ‘兩儀’, ‘兩儀’로부터 二分되면 ‘四象’, ‘四象’으로부터 二分되면 ‘八卦’가 되는데,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계속 二分하여 나가면 ‘64卦’가 된다고 하였다. 陰陽이 二分된 四象을 표현하는 방식으로는, ‘太陽·少陽·少陰·太陰’ 혹은 ‘陽中之陽·陰中之陽·陽中之陰·陰中之陰’이 있는데, 이는 ‘4개의 상태 혹은 과정’을 의미한다.
『黃帝內經』에서는 인체의 臟腑理論 또는 經絡理論을 陰陽論으로 설명함에 있어, ‘肺’를 ‘太陰’으로 표현하거나 또는 ‘少陰’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있으며, 『黃帝內經』에서의 장부와 음양간의 배속이 『周易』의 의미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와 같은 불일치에 대한 이론적 해석이 분명하게 제시되지 못하여 왔기에, 한의학 初學者들이 개념을 파악하기가 어려운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하여, 윤길영은 “陰陽은 多義的으로 사용하므로 初學者는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마음대로 지칭하는 용어로 생각하는 수가 있는데 이는 큰 오해다”4)라고 하였는데, 한의학에서 활용된 음양의 의미를 문맥과 상황에 特定하여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할 것이다5).
음양의 개념에 대한 기존 연구들은, 『黃帝內經』의 陰陽論에 있어서 陰陽 兩者 간의 관계에 대한 해석6)7), 三陰三陽의 의미 분석 등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8)9)10)11), 그 외에 『黃帝內經』의 心12), 肝13) 臟腑와 음양, 陰陽 體質14)에 대한 연구, 四季와 자연계 및 인체의 관계에 대한 연구15)가 있었으며, 최근에는 『黃帝內經』의 陰陽觀에 있어서 『黃帝內經』과 『周易』의 陰陽論에 대한 유사성과 차이점이 『周易·繫辭傳』의 爻辭 분석을 통해 보고16)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처럼 『黃帝內經』에서의 음양론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지만, 초학자들이 개념적 혼란을 겪게 되는 『黃帝內經』에서의 ‘太陽·少陽·少陰·太陰’과 ‘陽中之陽·陰中之陽·陽中之陰·陰中之陰’의 의미에 대한 비교 연구는 만족할 만큼 보고되지 못하여 왔다.
따라서, 본 연구는 한의학에서 활용되고 있는 四象 즉, 陰陽에서 二分된 용어인 ‘太陽·少陽·少陰·太陰’과 ‘陽中之陽·陰中之陽·陽中之陰·陰中之陰’의 用例를 『黃帝內經』에서 찾고 그 개념과 이들 간의 관계, 음양의 기준 그리고 太陰과 少陰의 배속 관계에 대하여 재해석을 시도한 지견을 보고하고자 한다.
연구방법
한의학에서 활용되고 있는 음양에서 유래한 용어로는 음양, 사상, 육경이 대표적인데, 이들 용어사이에는 유사성과 포함관계 등이 있으므로 본 연구에서는 음양에서 분화된 ‘太陽·少陽·少陰·太陰’17)과 ‘陽中之陽·陰中之陽·陽中之陰·陰中之陰’18) 용어의 『黃帝內經』에서 사용된 례를 중심으로 의미를 분석하고자 한다. [사상]과 ‘三陰三陽’은 의미 체계가 다르지만19), 공통적으로 ‘太陽·少陽·少陰·太陰’이 사용되므로 ‘三陰三陽’을 배제하기 위하여 같은 문단에 ‘陽明’ 또는 ‘厥陰’이 포함된 경우는 제외하였다. 조사된 원문을 위주로 음양의 의미와 관계 그리고 기준을 살펴보고, [사상]이 포함된 원문의 주석을 비교하였다. 『黃帝內經』의 주석은 홍20)의 의견 및 학생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주석서인 楊上善의 『黃帝內經太素』, 唐代 王氷注, 淸代 張志聰의 『素問集註』, 明代 馬蒔의 『素問註證發微』, 淸代高世拭의 『黃帝素問直解』 그리고 明代 張介賓의 『類經』을 중심으로 비교하였는데, 馬21)22)와 張23)의 주석은 직접 인용하고, 나머지 주석은 김 등24)25)에서 재인용하였다.
결 과
『黃帝內經』에서 陰陽이 二分된 用例를 분석하기 위하여, [(음/양)중지(음/양)]이 포함된 원문과 [사상]이 포함된 원문을 문단 단위로 조사하였다. [(음/양)중지(음/양)]과 [사상]으로 臟腑와 시간 등을 표현한 원문은 『黃帝內經』 6篇에서 7개의 用例가 있었다. 즉, 6篇은 「素問」의 「四氣調神大論篇」, 「金匱眞言論篇」, 「六節藏象論篇」, 「水熱穴論篇」 4편과 「靈樞」의 「九鍼十二原」, 「陰陽繫日月」 2편이고, 7개의 用例는 [(음/양)중지(음/양)]으로 표현된 用例가 1編에서 2개, [사상]으로 표현된 用例가 2篇에서 2개, [(음/양)중지]와 [사상]이 결합된 [(음/양)중지(사상)]으로 표현된 用例가 3篇에서 3개 이다.
『黃帝內經』에서 陰陽과 관련된 用例의 원문은 [(음/양)중지(음/양)], [사상] 그리고 [(음/양)중지(사상)]의 세 가지 표현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金匱眞言論篇」은 [(음/양)중지(음/양)]의 표현방식이고, 「四氣調神大論篇」과 「水熱穴論篇」은 [사상]의 표현방식이고, 「六節藏象論篇」, 「九鍼十二原」, 「陰陽繫日月」은 [(음/양)중지(사상)]의 표현방식인데 원문은 아래와 같고 이를 정리하면 Table 1과 같다.
Table 1.The description of Yin-Yang and its derives as form of [(Yin/Yang) within (Yin/Yang)], [Sasang] and [(Sasang) within (Yin/Yang)] in 『Huangdi neijing』
○ 「四氣調神大論篇」 逆春氣, 則 26)不生, 肝氣內變; 逆夏氣, 則不長, 心氣內洞; 逆秋氣, 則不收, 肺氣焦滿; 逆冬氣, 則不藏, 腎氣獨沈.
○ 「金匱眞言論篇」 平旦至日中, 天之陽, 也. 日中至黃昏, 天之陽, 也. 合夜至雞鳴, 天之陰, 也. 雞鳴至平旦, 天之陰, 也.
○ 「金匱眞言論篇」 背爲陽, , 心也; 背爲陽, , 肺也; 腹爲陰, , 腎也; 腹爲陰, , 肝也 腹爲陰, , 脾也.
○ 「六節藏象論篇」 心者, 生之本, 神之變也; 其華在面, 其充在血脈, 爲, 通於夏氣. 肺者, 氣之本, 魄之處也; 其華在毛, 其充在皮, 爲, 通於秋氣. 腎者, 主蟄封藏之本, 精之處也; 其華在髮, 其充在骨, 爲, 通於冬氣. 肝者, 罷極之本, 魂之居也. 其華在爪, 其充在筋, 以生血氣, 其味酸, 其色蒼, 此爲, 通於春氣. 脾胃大腸小腸三焦膀胱者, 倉廩之本, 營之居也, 名曰器, 能化糟粕, 轉味而入出者也. 其華在脣四白, 其充在肌, 其味甘, 其色黃, 此至類, 通於土氣.
○ 「水熱穴論篇」 歧伯對曰 腎者也, 者 盛水也. 肺者也, 少陰者 冬脈也. 故其本在腎, 其末在肺, 皆積水也.
○ 「九鍼十二原」 肺也 其原出於太淵 太淵二 心也 其原出於大陵 大陵二 肝也 其原出於太衝太衝二 脾也 其原出於太白 太白二 腎也 其原出於太谿 太谿二
○ 「陰陽繫日月」 腰以上者爲陽 腰以下者爲陰 其於五藏也 心爲 腎爲
고찰 및 논의
1. [(음/양)중지(음/양)]과 [사상] 그리고 五行의 상호관계
[(음/양)중지(음/양)]은 음양과 마찬가지로 두 가지 변수27)를 의미하거나 상징한다. [(음/양)중지(음/양)]은 주로 뚜렷하게 대립되거나 서로 짝이 되는 사물이나 현상을 의미하는데, 예를 들면 자연의 ‘天·地’, 사람의 ‘男·女’, 하루 명암의 ‘낮·밤’ 혹은 밝기의 ‘빛·그림자’, 혹은 上·下, 左·右, 前·後인 ‘六合’ 등을 설명한다. 용례에서도 天之陰陽, 腹背 등 명확히 대립되는 대상을 설명함을 알 수 있다.
[사상]은 陰陽에서 二分된 네 가지 변수를 의미하거나 상징하는데, 서로 대응이 되는 두 가지 변수로 설명하거나 상징하기 곤란한 개념에 주로 사용한다. 즉, 陰陽을 다시 二分하거나 새로운 요소를 추가한 경우로 예를 들면 방위인 ‘東·西·南·北’, 온도인 ‘寒·熱·溫·凉’, 해와 달로 상징되는 우주를 ‘日·月·星·晨’ 등으로 설명하기에 적합하다. 용례에서도 춘하추동의 일대일 대립관계로 설명하기 어려운 사계절을 설명하고 있다.
[(음/양)중지(사상)]은 『黃帝內經』의 陰陽理論과 四象理論이 절충된 표현 방식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陰陽으로 설명이 가능한 사물을 사상으로 재차 부연 설명하면서 음양을 먼저 제시하고 사상의 용어를 사용하였기 때문이다. 용례에서도 陽에서 少陽 혹은 太陽, 陰에서 少陰 혹은 太陰으로 음양이 확장 혹은 연장된 경우를 설명하고 있다.
또한 [(음/양)중지(사상)]은 『黃帝內經』에서 陰陽과 四象을 五行과 결합시키는 과정에서 나타난 절충형 표현방식으로 볼 수 있다. 왜냐하면, ‘木·火·土·金·水’라는 오행의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음/양)중지(음/양)]이나 [사상]의 네 가지 변수에 ‘至陰’을 추가시켜 변수를 다섯 가지로 만들었고, 특히 「六節藏象論篇」28)의 용례에서는 와 연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의 용례를 근거로 『黃帝內經』의 [(음/양)중지(음/양)]과 [사상]을 오행과의 상호관계를 추론해 보면, ‘[(음/양)중지(음/양)]-[사상]-五行’은 오행의 목화토금수의 순서대로 ① ‘陰中之陽-少陽-木’, ② ‘陽中之陽-太陽-火’, ③ ‘( )-( )-至陰’, ④ ‘陽中之陰-少陰-金’, ⑤ ‘陰中之陰-太陰-水’의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추론29)과 관련하여 [(음/양)중지(사상)]의 표현방식에 있어서 [(음/양)중지(음/양)]의 배속과 太陰, 少陰의 배속에 예외가 있다. 예를 들면, ①과 유사하지만, 「六節藏象論篇」의 ‘中之少陽’은 [(음/양)중지(음/양)]의 ‘中之陽’이나 [(음/양)중지(사상)]의 ‘中之少陽’과 다르고, ④와 유사하지만, 「六節藏象論篇」의 ‘陽中之 ’은 [사상]의 ‘’이나 [(음/양)중지(사상)]의 ‘陽中之’과 다르다. 그리고 「四氣調神大論篇」의 ‘不收’는 [사상]의 ‘’과 달라 예외가 된다. 이 문제는 [(음/양)중지(음/양)]과 少陰 및 太陰의 배속차이에서 언급하고자 한다.
[(음/양)중지(음/양)] 혹은 [사상]과 오행의 상호관계를 陰陽 혹은 五行귀류표31)와 연관시킬 수 있는데, 자연계의 시간과 공간 및 명도, 인체의 신체 성분, 기관 및 부위를 대상과 연관시켜 정리하면 Table 2와 같다.
Table 2.The use of description format [(Yin/Yang) within (Yin/Yang)] and [Sasang] along with Yin-Yang and five phases30)
『黃帝內經』의 용례를 근거로 [사상]과 오행의 관계를 추론함에 있어서 『周易』은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 『周易』은 先秦시대 주요 書籍 중에서 陰陽論이 가장 일찌기 나타났으며 의학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저술시기를 확정하기 어렵지만 『周易』의 내용은 西周 초기에서부터 출현하여 春秋戰國時代에 체계화되었고32), 『黃帝內經』도 戰國時代에서부터 後漢까지의 기간동안 저술되어 『易經』의 저술 시기33)34)인 東周 후기부터 戰國時代까지 저술시기가 겹치기 때문이다. 특히, 『周易』이 『黃帝內經』보다 이른 시기에 체제가 갖추어졌고 『黃帝內經』은 저술 당시와 그 이전의 임상경험과 이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書籍으로 『周易』은 『黃帝內經』의 陰陽學說, 藏象學說, 氣化學說의 세 방면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35).
『周易』에서 四象인 ‘少陽과 太陽, 少陰과 太陰’을 음양과 연관시킬 때 ‘陽中之陽은 太陽(老陽)’, ‘陽中之陰은 少陰’, ‘陰中之陽은 少陽’,‘陰中之陰은 太陰(老陰)’이라 하므로36), 이를 기본으로 『黃帝內經』의 [(음/양)중지(음/양)]과 [사상]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周易』과 『黃帝內經』에는 차이점도 있는데 『周易』에서는 [(음/양)중지(음/양)]을 [사상]과 연결시켜 설명하지만, [(음/양)중지(사상)]의 표현방식은 없기 때문에 『周易』과 『黃帝內經』의 陰陽을 구분해서 이해할 필요도 있다.
2. [중지]의 표현방식에서 과 의 의미
『黃帝內經』의 [중지]으로 표현하는 용례에 대하여 陰陽-四象-五行의 관계를 고려하여 과 37)의 의미를 각각 해석할 필요가 있다.
우선, 은 구체적인 기준을 의미한다. 용례를 보면 「金匱眞言論篇」38)에서 하루를 陰陽에 배속하면서, ‘雞鳴至平旦, 平旦至日中, 日中至黃昏, 合夜至雞鳴’으로 四分하여 의 기준이 ‘天之陽’, ‘天之陰’임을 제시하여 中之陽, 中之陰, 中之陰, 中之陽에서 은 ‘밝음’과 ‘어두움’임을 의미하고, 「金匱眞言論篇」39)에서 인체 五臟과 연관시키면서 의 기준이 ‘背爲陽’, ‘腹爲陰’임을 제시하여 中之陽, 中之陰, 中之陰, 中之陽의이 흉복강내 臟腑 위치임을 의미하며, 「陰陽繫日月」에서도 ‘腰以上者爲陽’, ‘腰以下者爲陰’가 의 기준임을 제시하여 臟腑 위치임을 알 수 있다. 즉 [중지]에서 은 陰陽을 구분하는 기준이 ‘밝기’, ‘腹/背’, ‘腰’와 같이 대립적히고 구체적인 관찰 대상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다만, 「九鍼十二原」 에서는 관찰 대상의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다.
둘째, [중지]의 표현방식에서 은 四季의 기후를 의미한다. ‘가을’은 ‘’, ‘겨울’은 ‘’으로 배속시키고 있는데, 「四氣調神大論篇」에서 四季의 기후와 을 연관시키면서, 이 각각 제 계절의 기능인 生, 長, 收, 藏을 발휘하지 못하여 肝, 心, 肺, 腎 각 臟腑의 질병이 초래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六節藏象論篇」에서 五臟의 고유한 기능과 정신40), 기능을 외부에서 관찰41)하는 근거를 제시하고, 을 肝, 心, 脾, 肺, 腎에 으로 배속하고 있는데 이를 각각 春氣, 夏氣, 土氣, 秋氣, 冬氣의 四季와 연관시키고 있다. 한편, 脾는 胃·大腸·小腸·三焦·膀胱과 함께 土에 배속시키고 春, 夏, 秋, 冬의 四季 용어와 달리 土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四象과 五行이 절충된 경우로 볼 수 있다.
이처럼 陰陽 혹은 四象으로 자연계나 인체를 설명할 때, 음양은 시간의 기준이나 인체의 해부학적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고, 四季와 臟腑를 연결시킨 경우에는 ‘春氣·夏氣·土氣·秋氣·冬氣’와 같이 氣의 개념이 도입되어 있다. 이는 자연과 인체를 연관시키는 매개체인 氣 개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42).
3. [중지]의 표현방식에서 과 의 의미
陰陽이나 四象을 시간에 따른 순서가 없다면 陰과 陽이나 少陰, 太陰, 少陽, 太陽은 단순히 ‘상태’ 혹은 ‘사물’을 상징하지만, 시간과 연관시키면 순서가 결정된다. 1일 혹은 1년을 순서에 따라 四象으로 표현할 때, 陰陽의 기준에 따라 배속이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1일(평단→일중→황혼→계명→평단)이나 1년 (봄→여름→가을→겨울→봄)의 순서를 [(음/양)중지(음/양)] 혹은 [사상]으로 표현할 때, ‘陽에서 陰으로’ 변하는 기준에 따르면 [(음/양)중지(음/양)]은 ‘陰中之陽→陽中之陽→陽中之陰→陰中之陰’의 순서가 되고, [사상]은 ‘少陽→太陽→少陰→太陰’의 순서가 된다. 이 경우 陰陽의 기준은 ‘온도’가 된다. 이때 [중지] 표현방식에서 과 의 기준이 독립된 변수인지 종속된 변수인지에 따라 기준 설정에 차이가 있다.
첫째, 시간 변화에 온도가 종속될 경우, 四季의 시간에 따른 온도 변화인 ‘溫→熱→凉→寒’은 이 되는데, 이때 과 모두 온도가 기준이 된다.
둘째, 시간 변화와 온도가 독립된 경우, 하루의 시간변화를 ‘밝기’와 ‘온도’의 두 가지 기준에 따라 구분하면, ‘밝기’에 따르면 낮은 ‘陽’, 밤은 ‘陰’, 새벽은 어두움에서 밝게 변하는 단계, 황혼은 밝음에서 어둡게 변하는 단계가 된다. 이때 새벽이나 황혼에 싸늘한 기운이 있거나 한 낮에 찬바람이 부는 경우처럼 ‘온도’가 ‘밝기’에 종속되지 않으면 ‘밝기’와 ‘온도’는 독립적이 된다. 이처럼 두 가지 기준에 따르면 ‘새벽→낮→황혼→밤’ 혹은 ‘봄→여름→가을→겨울’은 이 되는데, 이때 은 ‘밝기’, 은 ‘온도’가 기준이 된다.
물론 과 종속적인지 독립적인지와 관계없이 [(음/양)중지(음/양)]의 순서는 동일하지만, 의미를 해석할 때 시간과 온도가 종속적이면 ‘溫→熱→凉→寒’으로 온도라는 한 가지 변수로 해석할 수 있고, 시간과 온도가 독립적이면 명암과 온도라는 두 가지 변수가 공존하는 ‘새벽→낮→황혼→밤’ 혹은 ‘봄→여름→가을→겨울’의 시간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구분이 필요하다.
4. 少陰 및 太陰 배속의 의미 재해석
[]이나 [(음/양)중지()]에서 가을과 겨울이 ‘少陰’인지 ‘太陰’인지 혹은 ‘陽中之太陰’인지 ‘陰中之少陰’인지와 같은 배속 문제는 기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기준차이에 대한 역대 醫家들의 견해를 분석하기 위하여 「四氣調神大論篇」, 「六節藏象論篇」, 「九鍼十二原」, 「陰陽繫日月」 4篇의 4例의 []이나 [(음/양)중지()]에서 에 대한 주석을 정리하여 비교하였다(Table 3).
Table 3.Annotations on assignment of lesser Yin(少陰) and greater Yin(太陰)
역대 주석가의 의견을 비교해 보면, 「九鍼十二原」과 「陰陽繫日月」의 경우에는 ‘臟-[(음/양)중지(사상)]’의 관계에서 [(음/양)중지(사상)]을 [(음/양)중지(음/양)]으로 해석하거나 시간순서와 五行으로 해석하고 있는데, 이는 은 시간변화에 따른 陰陽의 多少를 의미하고 이때 多少는 ‘太少’로 ‘陽에서 陰으로 변하는 순서’로 볼 수 있다(Fig. 1).
Fig. 1.The illustrative sequence of Yin and Yang.
한편, 「四氣調神大論」의 경우 『素問集註』를 제외하고 모두 ‘臟-[사상]-四季의 氣’ 관계에서 [사상]을 ‘經脈’으로 해석하고, 「六節藏象論篇」에서는 ‘臟-[(음/양)중지(사상)]-四季의 氣’ 관계에서 [(음/양)중지(사상)]을 五行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이 두 篇에서는 四季의 氣와 臟을 연관시켜 ‘肺’와 ‘가을’을 ‘太陰’으로, ‘腎’과 ‘겨울’을 ‘少陰’에 배속하고 있다. 이에 대한 역대 주석가의 의견은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Table 4).
Table 4.Two types of format in assignment of lesser Yin(少陰) and greater Yin(太陰)
첫째, [사상]의 의미를 ‘經脈’의 명칭으로 해석하는 견해이다. [사상]을 두 가지의 서로 독립된 기준으로 보면서, ‘手·足’을 ‘上·下’에 대응시키고 ‘陰經·陽經’을 ‘臟·腑’로 대응시키는 의견이다. 즉, 봄에 해당하는 少陽은 ‘陰中之陽’인데, ‘陰’은 ‘足經’으로, ‘陽’은 ‘腑’로 해석하여 ‘足少陽膽經’이 되므로 해당 장부인 ‘肝/膽’에서 膽의 經脈을 ‘少陽’으로 해석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가을에 해당하는 太陰은 ‘陽中之陰’인데 ‘陽’은 ‘手經’으로, ‘陰’은 ‘臟’으로 해석하여 ‘手太陰肺經’이 되므로 해당 장부인 ‘肺/大腸’에서 肺의 經脈을 ‘太陰’으로 해석한 것이다. 이는 十二經脈의 의미를 四象으로 해석한 견해로 十二經脈에서 足太陰脾經, 足陽明胃經, 手少陽三焦經, 手厥陰心包經은 계절에 배속되지 않고 五行에 근거한 장부 배속과 무관한 방식이므로 四象과 六經이 일치되지 않기 때문에 五行의 土(脾/胃)와 相火(心包/三焦)는 배속하지 않는 방식이다. 이는 사상의 의미를 경맥의 수족과 장부라는 각각의 독립된 요인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라고 보인다(Fig. 2-1).
Fig. 2-1.Sasang and Meridian
둘째, 「素問集註」56)와 「素問直解」57)에서 少陽은 生, 太陽은 長, 太陰은 收, 少陰은 藏이라는 사계절에 따른 사물관찰에 근거한 四時 陰陽의 변화로 해석하는 견해이다. 陰陽의 相互작용은 사물의 운동과 변화를 일으키는 動因이 되며58), 하늘의 日·月·星·辰, 땅의 山·川·草·木과 짐승 및 인류 사회가 모두 움직이며 변화하는데 음양의 변화이다59). 이러한 음양의 기에 의한 자연계변화는 형기관계로 설명한다. 즉, 形은 氣를 담는 器이고 氣는 形을 이루는 本體로 器의 내부에서는 氣化작용이 발생하는 과정 중에 形과 氣는 相互轉化되기도 하는데, 눈으로 볼 수 있는 形은 ‘陰’이라 하고, 눈으로 볼 수 없는 氣는 ‘陽’이라 하며, 陽은 동하여 흩어져 氣로 化하고, 陰은 고요히 응축하여 形을 이룬다. 따라서 形氣는 생명현상을 관찰하는 주요한 陰陽의 지표가 된다60)61)62).
형기의 관점에서 ‘生→長→收→藏’의 순서는 形에 해당하는 식물의 ‘모양’ 변화에 따른 순서로 해석할 수 있다. 즉 四季節의 변화를 ‘온도’ 기준만으로 해석하면 ‘溫→熱→凉→寒’을 ‘少陽→太陽→少陰→太陰’이 되는데, 이때 ‘온도’에 따른 식물의 ‘모양’은 ‘싹→꽃→열매→씨앗’순서로 변한다. 이 ‘모양’의 크기가 ‘少→太→太→少’로 변하므로 ‘온도’에 따라 변화하는 ‘모양’을 기준으로 [사상]을 배속시키면 ‘溫→熱→凉→寒’은 ‘少陽→太陽→太陰→少陰’이 된다. 이는 [사상]을 두 가지 독립적인 기준으로 보는 견해인데, ‘太少’는 ‘形’인 모양의 ‘크기’로, ‘陰陽’은 ‘氣’인 ‘온도’로 해석하는 방식이다. 즉, 봄에 해당하는 ‘少陽’은 은 ‘따뜻함’으로 대응시켜 ‘따뜻한 기운으로 언 땅을 뚫고 올라오는 싹(<꽃)63)’으로 해석하고, 가을에 해당하는 ‘太陰’은 은 ‘서늘함’으로 대응시켜 ‘열매(>씨앗)를 맺게 하는 서늘한 기운’으로 해석하면 ‘太陰’에 肺’가 배속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少陰’은 ‘추운 기운이 가득한 땅 속에 묻혀있는 씨앗(<열매)’, 태양은 ‘뜨거운 열기 속에서 화려하게 핀 꽃(>싹)’으로 해석할 수 있다(Fig. 2-2).
Fig. 2-2.Sasang and XingQi(形氣)
初學者들에게 陰陽이나 四象은 여러 학파들 사이에 일치된 관점이 없고, 한 두 개의 사례나 『黃帝內經』의 예문에 있어서 동일한 기준으로 해석되지 않기 때문에 혼란이 초래되며 이로 인하여 한의학의 장부나 경락개념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특히, ‘肺’를 ‘太陰’과 ‘少陰’으로 표현하는 경우 이를 계절과 연관된 표현으로 해석할 지, 경맥과 연관된 표현으로 해석할 지 혼란이 있는데, 살펴본 바와 같이, 『黃帝內經』의 음양이나 사상에 관련된 표현은 경우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특히, 오행과 연관시킬 경우에는 기준이나 전후 문맥을 고려하여 해석할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陽中之太陽, 陽中之少陽, 陰中之少陰, 陰中之太陰’의 표현방식은 『周易』에 없는 표현이므로 『周易』의 ‘陽中之陽-太陽, 陽中之陰-少陰, 陰中之陽-少陽, 陰中之陰-太陰’으로 『黃帝內經』의 내용을 일대일로 대응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黃帝內經』의 세 가지 표현방식에 따라 음양이나 사상의 의미와 기준 그리고 오행과의 상호관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 논문은 음양과 사상에 관련된 한의학의 기초용어나 개념에 대한 연구자들의 견해를 제시하는 의의는 있지만, 구체적인 임상 사례와 연관시켜 이론에 대한 임상적 의의를 밝히고 역대 주요의가들의 다양한 주석을 근거로 음양과 사상, 사상과 육경, 경맥이론 및 형기이론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결 론
[(음/양)중지(음/양)]은 對立되거나 짝이 되는 사물이나 현상을 설명하고, [사상]은 ‘東·西·南·北’, ‘寒·熱·溫·凉’, ‘日·月·星·晨’과 같은 개념을 주로 설명한다. [(음/양)중지(사상)]은 『黃帝內經』의 陰陽과 四象이 절충되거나 陰陽과 四象을 五行과 결합시키는 과정에서 나타난 절충된 표현방식으로 볼 수 있다.
『黃帝內經』의 ‘[(음/양)중지(음/양)]-[사상]-五行’의 관계는 ① ‘陰中之陽-少陽-木’, ② ‘陽中之陽-太陽-火’, ③ ‘( )-( )-至陰’, ④ ‘陽中之陰-少陰-金’, ⑤ ‘陰中之陰-太陰-水’으로 추론할 수 있다.
[중지(음/양)]과 [중지(사상)]의 표현방식에서 은 陰陽을 구분하는 기준을 의미하는데, 『黃帝內經』의 용례에서는 ‘밝기’, ‘腹/背’, ‘腰’로 명확히 제시되어 있다.
[중지]에서 과 의 기준이 종속적인지 독립적인지와 관계없이 ‘陰中之陽→陽中之陽→陽中之陰→陰中之陰’의 순서가 동일하지만, 시간과 온도가 종속적이면 ‘溫→熱→凉→寒’으로 온도라는 한 가지 변수로 해석할 수 있고, 시간과 온도가 독립적이면 명암과 온도의 두 가지 변수가 공존하는 ‘새벽→낮→황혼→밤’ 혹은 ‘봄→여름→가을→겨울’의 시간으로 해석할 수 있다.
「九鍼十二原」과 「陰陽繫日月」에서 [(음/양)중지()]의 표현방식에서 []의 ‘太少’는 시간변화에 따른 陰陽의 多少를 의미하므로 사계절과 연관된 순서는 ‘少陽→太陽→少陰→太陰’가 되고, 「四氣調神大論篇」과 「六節藏象論篇」에서 []이나 [(음/양)중지()]의 []은 사계절과 연관된 순서인 ‘少陽→太陽→太陰→少陰’이 되는데 이는 ‘經脈의 명칭’이나 ‘식물 모양’에 따라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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