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르포 - 베트남 닭고기 소비현황

  • 공혜경 (대한양계협회 관리홍보부) ;
  • 이남희 (대한양계협회 정책기획부)
  • Published : 2013.03.01

Abstract

Keywords

베트남 현지출장을 다녀와서…

- 육용종계노계 수출의 가능성을 보다 -

‘육용종계노계 시장가치증대방안 연구용역조사’사업의 일환으로 베트남 현지 닭고기 소비현황을 보기위해 지난 1월 23일부터 26일까지 베트남 호치민 출장을 다녀왔다. 닭고기 수출을 위한 국가라고 하기엔 다소 생소한 베트남은 최근 노계육의 수출량이 크게 늘면서 우리나라에서‘폐계’라 하여 저평가 받았던 노계육의 새로운 수요 창출국으로 급부상하였다. 하지만 새로운 수출창구가 생기면서 너도나도 노계육 수출에 뛰어들었던 탓에 품질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로서 베트남 현지에서 한국산 노계육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면서 수출이 금지되는 상황까지 벌어졌었으나, 다행이 차츰 수출재개를 위해 관련업계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항공으로 4시간 30분 거리의 베트남 호치민은 베트남의 경제수도이자 물류중심지로서 항구와 가까워 베트남 내에서도 물자이동이 활발한 지역이다. 베트남은 남북으로 길게 뻗은 지형적 특성으로 같은 국가 내에도 기온차이가 크다고 한다. 호치민의 경우 남쪽에 위치해 한국은 한파로 인한 뉴스가 떠들썩했던 당시 출장팀은 더위에 땀을 흘리며 현지 재래시장과 대형마트 등을 활보하고 다녔다.

짧지만 인상 깊었던 베트남 호치민 닭고기 소비패턴을 살펴보고, 우리나라 노계육의 수출가능성을 고찰해 보고자 한다.

베트남의 닭고기 시장

베트남은 우리나라와 같은 대규모 양계단지가 발달하지 못했다. 우리나라와 같은 집약사육형태보다는 자가 사육형태가 주를 이루고 있어 현지 물가를 감안하였을 때 베트남산 냉장육 닭고기는 마리당 17~19만동(한화 약 8~9천원)으로 가격은 비싼 편이었다.

이러한 가격경쟁력 때문인지 태국 CP사 등에서 수입되는 냉동닭고기 부분육 시장 또한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었으며 이는 6~9만동(한화 약 3~5천원)/kg으로 냉장육보다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었다. 질긴 식감을 선호하는 기호때문인지 재래닭과 육계 뿐 만 아니라 투계육과 산란노계육 또한 시장의 상당부분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한때는 한국산 노계육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겠지만 한국산 노계육에 대한 베트남 현지의 좋지 않은 언론보도로 인해 시장을 빼앗긴 것 같아 안타까웠다.

닭고기를 판매하는 식육매장에는 어김없이 오리고기와 비둘기, 메추리 고기 등이 함께 판매되고 있었다. 소, 돼지, 닭으로 분류되는 우리나라 식육매장에 비해서 다양한 가금류가 판매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닭고기뿐만 아니라 계란역시 백색란과 갈색란이 함께 판매되고, 우리나라에선 접하기 어려운 피단, 곤계란(사롱란)이 마트와 재래시장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 Parkson 백화점 식육매장

▶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피단

우리나라와 비슷한 ‘탕’ 문화 베트남 쌀국수

베트남하면 대부분 가장 먼저 베트남 쌀국수를 떠올릴 것이다. 이미 많은 프랜차이즈 음식점이 생겨 우리에게 상당히 익숙한 음식이 되어버린 베트남 쌀국수. 현지에서는 바쁜 베트남인들이 아침 일찍 출근길에 사먹는 간편한 아침식사로 주로 소비되고 있었다. 베트남 쌀국수의기본 육수는 닭고기를 삶아 우린 닭육수이다. 과거 베트남으로의 우리나라 노계육 수출이 활발한 당시, 그 이유를 묻는 필자의 질문에 노계육 수출업자는 베트남이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닭고기를 푹 고아 삶아먹는 식문화 때문에 질기지만 가격이 저렴한 우리나라 노계육을 선호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우리와 같은 중국문화권에 속하는 베트남에서도 대추 등을 넣어 우린 닭고기 육수를 즐겨먹고 있었다. 한가지 다른 점은 우리는 머리와 다리 등을 제거하고 정육만을 사용하는 반면 베트남은 닭의 머리나 발이 달린, 그야말로 ‘통째로’삶아지고 있었다. 일반 음식점에서 파는 닭고기 국물요리에 닭발이 덩그러니 담겨져 있기도 했다.

다양한 닭고기 부산물 시장

우리나라도 닭발이나 닭똥집 등 일부 닭 부산물 소비시장이 활성화 되어있는데 베트남은 이러한 부산물 소비가 더욱 발달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촐롱 재래시장은 호치민 시내에 위치한 현지인이 주로 찾는 전통 재래시장이었다. 오토바이로 인해 부산하고 정돈이 덜 된 느낌이었지만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과 흥정하는 사람들 속에서 우리나라 재래시장의 정겨운 느낌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한 켠에서는 우리나라 시골 재래시장과 같이 닭장안에 여러 마리의 산 닭을 팔고 있었으며, 바로 옆에는 도계육이 진열되어 있었다. 아직 동물복지의 개념은 도입되지 않은 것이 확실해 보였으며 고병원성AI 다발국가의 오명을 벗지 못하는 이유가 유추되는 부분이었다. 

재래시장의 닭고기 판매점은 널찍한 쟁반위에(머리와 발이 붙은)통닭과 닭 내장, 닭발, 닭머리 등이 구분되어 진열되어 있었다. 우리나라라면 혐오스럽다며 부산물은 가려놓을 만도 한데 베트남에서는 이러한 판매형태가 너무나 당연해 보였다. 대부분의 통닭은 머리와 다리가 모두 붙인 상태이며 우리나라처럼 포장되어 유통되는 닭고기도 이러한 형태이다. 일부 태국 등지에서 수입되는 닭고기는 머리와 다리 등이 제거되어 우리에게 익숙한 형태를 띠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닭 부산물로 천대를 받던 닭발이 피부에 좋은 콜라겐 성분이 많다하여 인기있는 술안주로 자리매김하였다. 베트남 역시 닭발을 탕에 넣어 끓여먹거나, 바비큐처럼 구어 식당에서 메뉴로 판매하고 있었다. 머리와 내장 등은 닭 육수를 내는데 주로 사용되고 있었다.

◀ 재래시장 닭고기 판매대

▲ 현지식당의 닭고기 육수

노계육수출 가능성을 보다

베트남은 GDP 1,354억원으로 우리나라 1조 1,635억원에 비해 아직까지는 소득수준이 높지 못하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국가이다. 모든 신흥국가들이 그렇듯 축산물 수요는 점차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소득수준이 낮고 축산업보다는 쌀이나 커피 원두 등 경종농업에 치중하고 있어 축산물에 대한 수입의존도는 당분간 높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닭고기를 삶아 육수를 우려내먹는 식습관과 부분육 시장이 활성화 되어 있음을 감안하였을 때 우리나라 노계육의 수출국으로서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된다. 무엇보다 소득수준을 감안하였을 때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공급이 가능한 만큼 한국산 노계육에 대한 신뢰성을 회복한다면 앞으로 노계육 수출시장으로서는 매우 매력적인 국가임을 확인한 유익한 해외 현지조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