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질병관리 - 산란계 질병동향과 위기관리 및 해법(2)

  • 손영호 (반석가금진료연구소 반석LTC)
  • 발행 : 2013.02.01

초록

키워드

2. 질병 흐름의 분석

양계산업에서 농장의 생산성과 경제성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쳐온 가금질병을 살펴보면 최근 수십 년 간 흐름이 있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질병의 흐름에 영향을 주는 각종 요인들에 의해 가금질병의 흐름은 결정되어 왔다. 각종 질병에 대한 장·단기적인 변화와 흐름을 분석해 보면 양계산업에 있어서 나타날 향후 질병들에 대한 대책을 수립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할 수 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질병 흐름과 그 흐름에 영향을 끼쳐온 요인들의 분석을 통해서 현재의 질병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와 질병이 만연되는 이유가 되어온 원인들을 찾아냄으로써 조기에 질병을 파악하는 데도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발생해왔고 발생하고 있는 주요 질병을 위주로 흐름을 분석해 보기로 한다.

(1) 뉴캣슬병(ND)

뉴캣슬병(ND)은 15년 이상 전국적으로 발생하였다. 정부가 주도한 ‘ND박멸 5개년 프로젝트’와 부화장 백신보급 등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발생을 보이다가 2008년 이후 감소하면서 최근에는 발생이 확인되지 않을 정도로 사라지고 있다. ND는 약 10여 년간 산란계의 생산성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쳤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주로 환절기와 동절기에 발생하던 질병흐름이 2003~4년도부터 연중 발생이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많은 농가들은 계군이 ND를 피해서 농장을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 할 만큼 ND는 산란농가에 극심한 피해를 안겨줬다. 산란을 시작한 계군이 산란피크기에 이르기 전에 ND가 발생하면 호흡기 증상, 심한설사를 동반하며 약 30~40% 혹은 그 이상의 산란저하가 발생한다. 체중이 극심하게 감소하고, 이러한 심한 체중감소는 산란율을 정상적으로 회복하지 못하게 하거나 회복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이유로 부득이하게 강제환우를 통해서 산란회복을 시도하기도 했었다. 2008년 전까지만 해도 ND 발생이 감소하는 것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계군들의 ND 항체역가(HI)를 종합해서 보더라도 야외감염으로 발생될 만한 항체역가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부화장 ND 분무백신 실시, 농가들의 적극적인 백신 실시 등에도 불구하고 줄어들지 않던 ND 발생이 2008년 이후로 줄어들기 시작한 이유를 분석해보면, 첫째는 오랜 기간 동안 농가들이 ND 피해를 막기 위해 생독백신과 사독백신 등을 적극적으로 실시했기 때문이다. 기초백신과 사독백신의 반복적인 실시, 심지어는 산란 중인 계군에 대해서도 수개월 간격으로 정기적인 백신을 실시하기도 하였는데, 실제로 이렇게 적극적으로 백신을 실시한 농가들은 2008년 이전부터 ND의 피해를 심각하게 걱정하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둘째는 2007년부터 저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LPAI) 백신접종을 실시하여 복합적으로 계군 질병이 발생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문제점들이 제거되었다. 동시에 LPAI 사독 백신 접종시 많은 농가들이 ND와 혼합된 백신을 선택함으로써 ND의 백신접종율이 더불어 올라간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셋째는 2008년을 중심으로 전후년도의 겨울 기온이 비교적 높아 ND가 다발하는 시기의 계사 환경이 개선된 것도 하나의 원인이 되었다고 본다.

(2) 저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LPAI;H9N2)

저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LPAI)는 1996년 국내 최초발생 이후 수년 뒤 재 발생하여 ND와 같이 전국적으로 발생하다가 2007년 정부가 근절을 목적으로 주도한 LPAI(H9N2) 사독백신을 실시하고 나서 최근 발생이 급감하였다. 백신 보급은 저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의 발병을 막았을 뿐 아니라, ND와 같이 유사한 복합적이고 연쇄적인 호흡기 감염에 중요한 맥을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한 2007년 이후 LPAI는 사독백신만을 사용하는 이유로 종계·산란계와 같이 백신을 실시하는 그룹과 토종닭과 육계, 오리 등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그룹으로 나뉘어 있는 것이 사육기간 및 품종과 연관된 질병흐름을 형성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종계와 산란계 등 백신을 접종하는 그룹은 발생율이 현저하게 줄어들었지만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그룹에서는 아직도 발생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우려되는 부분은 재래시장 등에서 LPAI 바이러스가 확인이 되고 있어 언제라도 발생이 늘어날 수 있는 가능성의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ND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LPAI의 발생감소에 영향을 크게 준 요인 중 하나는 기후이다. 2006년부터 4년 동안 겨울철 평균 온도가 1℃ 이상 상승하고 LPAI(H9N2) 사독백신 현상이 주요 호흡기 질병의 소멸에 영향을 주었고 백신이 실시된 이듬해인 2008년의 겨울은 매우 포근하여 사육환경(환기 등)의 개선으로 ND와 더불어 LPAI의 발생이 동반 감소하는 전기가 되었다.

(3) 전염성기관염(IB)

IB는 90년대에 꾸준히 발생되어 아시아에서 유행하는 신장친화성 독주들이 백신을 통해 점차 감소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변이가 잦은 IB 바이러스의 특성에 따라 2005년 무렵 중국유래 strain(독주)이 유입되어 조직 친화도(수란관)가 다른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다. 90년대 중반 신장형 IB의 극심한 피해를 국내 분리주를 사용한 백신이 사용되면서 현저히 발생이 줄었던 흐름은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IB 바이러스는 변이가 잦은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백신을 통한 적극적인 질병예방에 한계가 있는 특이성을 갖는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현장에서 더 적극적인 분리주 사용 백신이 요구되어져 왔으나 현실은 그렇지 못해왔다.

위에 설명한 바와 같이 외래성 strain(독주)의 유입의 결과로 최근엔 수란관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바이러스가 유행하여 한동안 농장에 극심한 피해를 끼쳐왔고 지금도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4) 뉴모바이러스감염증(AMPV)

뉴모바이러스의 경우 2004년 경 부터 발생이 되었으나, 이 후 적극적으로 진단이 시작되어 2012년에 이르러 백신이 상용화 되었다. 국내발생 초기에는 약간의 산란저하와 탈색란이 발생하는 정도였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호흡기보다는 수란관에 많은 영향을 주어 산란율과 난질에 피해를 주기 때문에 그 피해 정도가 심해져왔다. 또 뉴모바이러스감염증은 2차적으로 대장균증의 피해를 유발하는데 뉴모바이러스감염증이 전국적으로 만연되면서 농가들이 대장균증 피해를 입는 사례가 늘어났다. 2012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된 백신접종의 결과로 많은 농가들이 피해를 면하고 있으며, 본 병으로 인한 피해는 급격히 감소하여 짧은 시간 내에 본 병의 피해는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5) 가금티푸스(SG)

가금티푸스는 국내 최초 발생 이후 허술한 닭 수송체계 등의 이유로 짧은 시간에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또 일부 종계의 감염에 의한 난계대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발생초기에는 농가들이 사균백신의 접종으로 본 병에 대한 예방을 시도하여 일부 농가들이 피해를 줄였으나 사균백신의 예방 한계는 모든 농가들에게 가금티푸스를 근절하게 해주지는 못했다. 그 이후 생균백신의 보급으로 발생이 한동안 주춤 한 듯 하였으나 여전히 전국적으로 산발적인 발생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생균백신 등을 실시하더라도 가금티푸스 감염계군이 세망내피증(REV), 닭전염성빈혈(CIAV) 등에 오염된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백신으로 인한 방어의 한계, 그리고 항생제 등의 처치의 한계점을 나타내면서 가금티푸스 근절에 어려움을 겪는 농가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6) 감보로병(IBD)

IBD는 지속적으로 발생이 이어지고 있는 질병 중 하나이다. 1990년대~2000년대에 걸쳐 오랜기간 동안 끊이지 않고 발생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발생계군에서 백신유사주가 분리되거나 변이형이 출현하기도 하는데, 산란계에서 보다는 육계에서 발생이 이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백신유사주의 발생은 큰 의미가 있다. 질병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백신의 선택의 중요성을 우리에게 교훈으로 남기고 있기 때문이다.

(7)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증(Fadv)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증(Fadv)은 최근 몇 년에 걸쳐 발생이 급증하고 있으나 아직 국내에서 백신을 사용할 수 없어 효과적으로 발생을 예방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난계대와 수평전파가 모두 가능한 질병의 특성상 앞으로 그 발생은 더 확산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전염성후두기관염(ILT)과 산란저하증후군(EDS'76), 그리고 닭뇌척수염(AE) 등이 백신을 소홀히 한 틈을 타 산발적인 발생이 확인되었다. 오랜 기간 발생이 되지 않고 있던 질병이 어느 시점에서 백신을 실시하지 않은 계군에서 발생이 확인된 것은 풀리지 않는 여러 의문점을 남기고 있다. 계두(FP)의 경우는 수년 전 국내에서 발생이 더 이상 없을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세망내피층바이러스(REV)가 삽입된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최근 몇 년간 농가들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 외 마렉(MD), 마이코플라즈마(MG, MS), 아데노바이러스감염증(Fadv) 등은 지역과 농장 특성에 따라 간헐적으로 발생하였고, 현재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발생 주원인은 백신접종의 실수(누락) 및 감소, 차단방역수준의 저하, 난계대 등에 의한 것이다.

2008~9년을 기점으로 호흡기와 전신 감염을 일으키는 두 가지 치명적 질병(ND, LPAI)이 줄어드는 국면은 질병 역사상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이런 변화는 종계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차단방역의 수준이 향상되면서 육성농장에서 감염되지 않고, 성계농장에서 질병이 발생하여 난계대 질병으로 후대 계군에서 질병이 발생하는 사례들도 많이 생겼다. 닭전염성빈혈(CIAV), 레오바이러스(Reov) 등 역시 백신의 등장과 차단 방역 수준의 향상으로 극복되거나, 현재 유지되는 수준이다.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HPAI)는 철새의 이동경로에 따라 국내에 4차례 유입되어 오염원이 전파되는 경로에 따라 발생되었다. 90년대 이후 질병의 경향은 직접적인 피해와 폐사를 일으키는 질병들이 감소하고 차단방역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질병에 대한 관심은 만성 소모성 질병에 맞춰지고 있다. 이런 트렌드는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이며, 미국과 영국 등의 경우에서처럼 소모성 질병이 컨트롤되면 최종적으로 Food safety에 영향을 미치는 질병(Sal, camphylobacter, Clostridium)등을 컨트롤하는 단계로 진행될 것이다. 질병이 변한다기 보다는 사람들의 관심과 필요에 따라 생산수준과 방역수준이 변하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