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질병관리 - 감보로병(IBD)이 근절되지 않고 발생되는 이유

  • Published : 2012.12.01

Abstract

Keywords

최근 (사)대한양계협회 주관으로 이루어진 교육(2012 전문 육계 CEO 교육)을 포함하여, 육계농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육 중 질문 빈도가 가장 높은 것이 감보로병이다. 두 번째로 많은 질문이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증, 그리고 계사 환기 순이였다.

농장을 운영하는 농장주들로부터 감보로병에 대한 질문이 가장 많은 이유는 감보로병이 최근 일정기간 동안 육계농장의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주범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계군에 문제를 일으키는 각종 바이러스성 질병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 동안 농가를 괴롭힌 질병 또한 단연 감보로병이라 할 수 있다.

감보로병은 대표적인 면역 억압성 질병(IBDV의 면역 억제는 B cell 면역 억제로 인한 체액성 면역의 저하가 지배적)으로 계군에 감염이 이루어지면 감보로병 자체의 피해와 더불어 면역이 억압된 계군에서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더해진다.

지난 11월 가금분야 공동 학술발표회에서 가금 수의사회의 발표주제는 감보로병이었다.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발생되고 있는 감보로병의 역사와 현재의 문제점들이 거론되었다. 현장에서 가금질병 근절을 위해 노력하는 전문 수의사들의 큰 관심 속에 깊이 있는 내용들을 토론하였는데 이것이 현재 국내에서 감보로병의 중요성을 표현하는 단면일 수 있다.

그러면 왜 감보로병이 오랜 기간 동안 육계농가들을 괴롭혀왔는가를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본고에서는 감보로병의 일반적인 특징과 지속적으로 발생되는 감보로병과 연관된 문제점들을 짚어보도록 하자.

1. 감보로병의 일반적인 특징

1) 임상증상

감보로병은 어린 닭에게 전염성이 매우 강한 급성 바이러스성 질병으로서, F낭, 흉선, 비장, 맹장 편도 등의 면역 림프구(특히 B세포)가 감염 초기 주요 표적세포로 되어 나타나며 다양한 면역 억제를 특징으로 한다.

감보로병은 닭이 감염되는 일령에 따라 준임상형과 임상형으로 나뉜다. 준임상형으로 나타나는 감보로병은 주로 2 주령 미만의 계군에서 발생하며 F낭의 손상으로 인한 심각한 면역억제(백신 효과 감소, 질병에 대한 감수성 증가)를 유발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임상형은 3~6 주령의 계군에 발생하며, 주로 일시적인 면역 억압과 폐사를 특징으로 증체율과 사료효율을 떨어뜨린다.

감보로병은 감염 초기인 약 4일까지는 F낭이 종대 및 부종이 일어나고, 그 이후에 위축된다. 감보로병으로 인한 폐사의 특징은 감염 후 3~4일 사이에 폐사율이 급속히 증가하였다가 신속히 감소되는(spiked- mortality) 양상을 보인다.

▲ 감보로로 인한 신장종대

2) 부검소견

본 병이 급성으로 진행될 경우에는 감염 후 24시간 내에 F낭 이상을 확인할 수 있다. 감염 3일 째는 수종 및 충혈성 종창, 젤라틴성 황색 삼출물이 F낭의 장막면을 덮고, 4일째는 F낭의 무게가 두 배가 되었다가, 이후 F낭이 정상 크기로 돌아오면서 삼출물이 없어진다. 감염 8일 째는 F낭이 처음 크기의 1/3로 줄어들고, 감염된 F낭은 점막면에 괴사성 반점과 점상 출혈이 관찰된다.

괴사성 임파구 소실은 비장, 하더 선, 맹장 편도 (2차 임파 조직)에서도 발견된다. 감보로병의 특징 소견인 대퇴부의 선상 출혈 원인은 정상적인 혈액응고 과정을 감보로 바이러스가 방해해서 발생하는 것이다. 또 신장 종창과 세뇨관의 뇨결석이 탈수의 원인으로 나타난다.

<그림 1> F낭의 정상(좌)적인 조직과 감염조직(우)

2. 감보로병이 지속적으로 발생되는 원인

1) 단 한 번의 백신으로 감보로병을 예방하려는 농가

모계로부터 전달받은 감보로의 모체이행 항체의 소실 기는 대략 3주 이내이다.

위 세 계군의 모니터링 결과를 보면 각각 다른 수준의 모체이행 항체를 보유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모체이행 항체가 소실되지 않은 개체는 항체 수준에 따라 감보로 생독백신을 통해 면역을 부여하기가 어렵다.

표1. A농장 일령별 감보로 항체역가(ELISA) 모니터링 결과

표2. B농장 일령별 감보로 항체역가(ELISA) 모니터링 결과

표3. C농장 일령별 감보로 항체역가(ELISA) 모니터링 결과

필자가 만난 대부분의 육계농가들은‘단 한 번의 백신을 하려고 하는데 몇 일령이 가장 적합하냐?’고 질문한다. 이 질문에는 감보로 백신을 두 번 할 생각은 없다는 뜻이 숨어있기도 하다. 그러나, 모체이행 항체의 수준에 따라 한 번의 감 보로 백신으로는 충분한 방어력을 부여하기가 어렵다.

초생추가 입추되는 즉시 계군의 모체이행 항체 정보를 알아 적절한(효과 있는) 백신 프로그램을 운영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선 효과적으로 감보로병의 발생을 예방할 수 없다.

2) 백신주유사주의유행

감보로 바이러스는 두 개의 혈청형으로 나뉘어진다. 이 중 혈청형Ⅱ(serotypeⅡ)는 칠면조와 오리에 감수성이 있으나 병원성은 나타나지 않는다. 그리고 혈청형Ⅰ(serotypeⅠ)은 닭에 문제를 일으키는 혈청형으로 표준형과 항원성 변이형, 병원성 변이형, 그리고 백신주가 여기에 포함된다. 필자의 학위논문‘전염성 F낭병 바이러스 국내 분리주의 병원성 연구(Studies on Pathogenicity of Infectious Bursal Disease Virus Isolates in Korea)’에서 분리한 15주의 바이러스 가운데 8주(표준형)가 국내에서 사용 중인 중간 독++ 주와 거의 유사한 바이러스로 밝혀졌다.

이 바이러스는 표준형(classical strain) 수준의 병원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이것은 사실상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농가들이 무분별하게 사용한 백신주가 부메랑이 되어 다시 농가를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농림수산 검역검사본부의 통계를 보면 감보로병의 발생이 매년 꾸준히 증가되어 온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처럼 감보로병의 발생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백신주를 유행 주로 만든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생각이 든다.

3) 변이형 바이러스의유행

앞서 언급한 논문을 통해서 밝혀진 또 하나의 중요성은 국내에서 유행하고 있는 감보로 바이러스 중에 기존의 변이형 감보로 바이러스 (Variant IBDV) 분리주들과 상이한 변이형 (Variant strain)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이 바이러스는 임상증상이 심하진 않지만 F낭의 심한 손상과 면역 억압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기존의 백신으로 변이형 바이러스를 완벽하게 방어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변이형 감보로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감보로병의 발생 양상을 더욱 예의 주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