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위원칼럼 - 양계산업이 경쟁력을 갖고 성장하려면 지금까지의 고정관념과 관행으로부터의 탈피가 필요하다

  • 이영란 (서부사료(주), (주)트루라이프)
  • Published : 2012.06.01

Abstract

Keywords

1960년 이후 우리나라 경제상황이 어려웠던 시절 가정에서 한 두 마리로 시작하여 부업의 형태로 시작된 축산업이 우리나라의 경제발전과 함께 빠르게 성장하여 오다가 이제는 규모화하고 전문화된 기업축산의 형태로 변모해가고 있다.

그와 더불어 양계산업 및 축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사료산업, 동물약품사업, 축산유통산업 등 관련 산업이 함께 성장하면서 기술, 전문성, 규모의 면에서 우리나라도 어느덧 축산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면밀히 살펴보면 각 부문 간 연계로 시너지 효과에 의한 수익창출과는 다소 거리가 먼 일반적이고 단절된 규모의 경제를 통해 얻어지는 이익을 추구하는 경향 또한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과시성 설비투자라는 과잉투자 현상과 가축의 유전적 특성을 무시한 관련 산업 제품의 고지향 (高指向) 추세를 부추겨 생산비 과다라는 낭비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양계산업이 경쟁력을 갖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몇 가지 제시하려고 한다.

첫째, ‘생산자 중심의 관점에서 소비자 중심의 관점’으로 생산자의 마인드가 전환되어야 한다. 현 시점은 성공적인 경제성장으로 어느 산업이든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들의 의식 변화에 따른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가 요구됨에 따라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이 기업 생존의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이러한 경영환경 속에서 양계산물 또한 소비자의 요구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생산과정과 관련 시스템이 정비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앞으로의 생산자는 소비자가 선택할 수밖에 없는 유, 무형의 가치에 대한 부분까지도 통찰하여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둘째로, 농장에서의 사양관리 핵심은 가축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대부분의 농장에서 언제부터인가 가장 기본적으로 다루어져야 하는 가축의 생리현상을 도외시하는 현상이 만연해 있다. 이는 대규모 기업 형태의 사육이 이루어지면서 마치 가축이 시설물의 일부인 기계처럼 다루어지고 있는 사실에 기인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나 가축은 분명히 생명체이기에 생리적인 현상을 충분히 이해하는 측면에서 사육이 이루어져야만 규모의 경제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양계산업은 개체관리가 아닌 계군관리를 해야 하는 측면에서 더욱더 철저하게 닭의 기본적인 생리현상을 연구하고 살펴서 이에 맞는 대처를 함으로서 강건성이 유지되도록 함이 기본이다. 기계에 의한 획일적인 관리가 아닌 농장 구성원의 세심한 관찰을 통한 합리적이고 적절한 사양관리가 이루어지도록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가축들을 돌보는 마음과 자세가 필요하다.

셋째로, 가축에게 적용되는 영양에 대한 잘못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가축들이 대단위 시설과 설비 속에서 사육이 된다면 더욱더 쾌적한 환경 속에서 세심한 사양관리와 더불어 생애 주기별 필요한 최적의 영양 요구량에 맞춘 급이 관리가 필요하다. 사양관리 핵심 중 중요한 부분이 영양에 관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현재 사람의 경우에도 좋아진 생활환경과 소득의 증대에 따른 식생활의 변화가 오히려 건강을 위협하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고영양, 고에너지의 식생활로 인한 비만의 결과 고혈압, 당뇨병, 심장 혈관계의 질병에 노출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축산업계에도 언제부터인가 고지향의 사료가 좋은 사료라는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대부분의 가축들이 비만으로 인한 면역력 약화로 높은 스트레스 환경 속에서 질병에 속수무책인 경우를 겪게 되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환경 상황과 가축의 상태를 관찰하여 생애 주기별로 필요한 영양 요구량에 맞추어 최적화된 사료의 공급을 통해 가축을 강건한 체형으로 만들어야 하고 이를 통해 농장의 사료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얻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사료의 원자재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낭비를 줄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농장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농장주의 사료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축산정책을 입안하여 시행하는 행정기관의 역할이 우리나라의 양계산업 및 축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하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농·축산 행정기관은 행정적 편의에 따른 정책의 입안으로 편중된 정책을 펼치지 않았는지 성찰해보아야 한다. 대다수의 중소 축산업자들의 생존을 위한 정책보다는 쉽게 시행하고 빠른 답을 찾기 위해 대기업 형태의 대단위 사업이라고 여겨지는 곳에 집중적인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았는가? 물론 생산 농가의 무책임 또는 선심성 예산 기대도 문제이지만 눈에 띄는 몇몇 대 기업군에 대한 무책임한 지원도 앞으로 우리나라 축산기반의 저변을 공고히 구축해 나가는 데 있어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장에 대한 심도 깊은 관찰·분석을 기초로 진정으로 우리나라의 축산업의 앞날을 생각하며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해야만 우리나라의 축산업의 미래가 보장될 것이다.

앞으로 FTA로 인한 무역장벽이 무너지고 세계가 하나가 되어감에 따라 축산업의 무한경쟁시대가 눈앞에 다가와 있다. 하루하루 급변해가는 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갖고 우리나라의 양계산업이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왜곡된 고정관념과 관행들이 바르게 자리 잡아야 한다. 그 중심에는 생산자들이 서야 하며, 생산자들이 고르게 성장하여 우리나라 양계산업 및 축산업을 안정적인 기반 위에 세워가도록 행정기관은 치우치지 않은 정책입안과 실행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