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2012 양계업을 전망한다 - 2012년 양계질병 발생 동향 분석

  • Published : 2012.01.01

Abstract

Keywords

지난해는 그 어느 때보다도 대한민국이 가축질병으로 몸살을 앓아 다시는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은 사건이 많은 해였다. 특히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와 구제역(FMD)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물론이고 거의 재앙(災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엄청난 가축 살처분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축산업은 기반이 흔들릴 정도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이 일을 통해 축산농가와 정부는 ‘가축질병의 예방과 통제의 중요성’을 뼈가 저리도록 느꼈으며, 또한 향후 축산업 정책과 방향에 대한 대폭적인 수정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축산업 허가제는 ‘축산업이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일정 시설 기준을 확보하고 교육을 마친 농가를 대상으로 축산업 허가를 내주는 것이다. 사육규모에 따라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단계별로 농가에 적용될 예정이다. HACCP 지정농가가 점차 늘어나면서 농가들의 차단방역 등 HACCP의 선행요건의 수준이 향상되었다. 이를 통해 소비자에게 안전한 양계산물을 공급하는 것과 동시에 농가의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틀을 갖추고 유지하는 계기기 되었다. 양계산업의 이런저런 변화의 모습으로 인해 2012년은 그 어느 해보다도 질병 발생이 줄어들고 산업이 안정화되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해본다. 주변과 정세의 어떤 변화와 흐름에도 양계농 가들이 꾸준한 생산성을 유지하는 것은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양계산업을 유지할 수 있는 기본이다. 양계 전문 수의사 중 한 사람으로서 2012년에는 양계농가들이 질병을 잘 극복해서 꾸준하고 높은 생산성을 이루는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한 해를 시작하는 첫 호에서 올 한 해의 양계 주요 질병에 대한 발생 예상 동향을 짚어보기로 한다.

1. 닭뉴모바이러스감염증(Avian Metapneumovirus Infection ; AMPV)

2011년 12월 말부터 APV 백신을 농가에서 사용하게 되면서, 수년간 전국적으로 농가에 피해를 일으켰던 APV의 2012년 유행은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될 전망이다. 최근 APV는 국내 발생 초기와는 달리 피해가 점점 커지는 경향을 보여왔는데, 본 병에 대한 백신의 방어율이 보장된다면, APV로 인한 피해를 겪지 않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전국적으로 종계 및 산란계 농가들이 적극적으로 백신을 적용할 경우 전국적인 발생이 급격하게 줄어들 수 있게 될 것이다. 또 APV 백신의 접종은 다른 질병의 발생이 줄어드는 효과를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이는 농가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양계질병들은 타 질병 발생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 개구호흡

2. 전염성 기관지염(Infectious bronchitis : IB)

백신을 가장 많이 실시함에도 불구하고 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질병을 들라면 단연 IB를 꼽을 수 있다. 또 종계, 산란계, 육계를 막론하고 2012년 양계산업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질병 역시 IB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아는 바와 같이 IB는 변이가 워낙 잘 이루어지는 바이러스이다 보니, 백신주로 사용하는 바이러스와 실제 야외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 간의 이질성이 크다. 때문에 IB는 백신으로 획득되는 방어력의 한계에서 오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인해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기 전에는 2012년에도 IB의 피해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3. 가금티푸스(Salmonella gallinarum ; SG)

가금티푸스는 한 번 유행되면 좀처럼 근절하기 어려운 질병 중 하나이다. 게다가 농가들이 항생제를 사용하는데 상당한 제한을 받는 이유로 본병의 과거 유행과는 또 다른 양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항생제가 가금티푸스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줄 수는 없지만 많은 농가들이 가금티푸스를 컨트롤하기 위한 방편으로 항생제를 사용하여 일부 확산을 억제한 후 백신을 사용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백신으로만 본 병을 컨트롤해야만 하는 현실 속에서 질병의 근절이 지연되거나 어려워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므로 2012년도에도 당분간 가금 티푸스의 발생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성계의 가금티푸스

4. 전염성 F낭병(Infectious bursal disease : IBD : 감보로병)

감보로병은 육계 농장을 중심으로 여전히 발생이 이어지고 있는 질병이다. 게다가 최근 병원성이 강한 바이러스, 백신 유사 바이러스, 변이형 바이러스의 출현이 확인되면서 감보로병의 발생동향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다행히 산란계 농장은 본 병의 발생이 크게 나타나지 않았으나 육계농장에는 여전히 발생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육계 농가들의 백신 접종 일령의 선정, 백신 종류의 선택, 백신 횟수 등에서 여전히 허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2012년에도 감보로병의 발생은 당분간 육계농가를 괴롭히는 질병으로 남을 전망이다. 그런데 최근 산란계 농장들 중에서 본 병의 발생이 뜸한 것으로 인식하고 백신 접종에 소홀한 농장들이 있어, 자칫 향후 산란계 농장에서도 본 병의 발생이 우려되기도 한다.

5. 마렉병((Marek Disease : MD)

최근 마렉병의 발생이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마렉은 약 5~6년을 주기로 병원성이 강해지며 유행하는 경향을 보일 수 있으므로, 2006년을 전후로 발생이 증가했던 마렉의 발생을 2012년에 조심스럽게 예상해 볼 수 있다. 사실 최근 토종닭을 중심으로 마렉의 발생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비가 소홀할 경우엔 또다시 큰 발병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급성 마렉에 의한 병변

6. 봉입체성간염(FAdV)

농가들이 최근에 가장 많은 피해를 경험하는 질병 중 하나가 봉입체 성 간염이다. 봉입체 성 간염은 광범위한 바이러스 분포, 종 계감염, 백신의 한계, 전파양식, 면역 억압성 질병의 발생의 연관 등 복잡한 이유들로 인해 농가들이 본 질병에 대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봉입체 성 간염의 발생은 2012년도에도 종계, 산란계, 육계, 토종닭 등 거의 모든 품종에서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7. 저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Low pathogenic avian influenza : LPAI)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는 2007년 백신을 접종하면서부터 그 발생이 현저히 줄었다. 산란계와 종계의 경우 사독백신을 2차 접종했을 경우,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한 피해를 전혀 겪지 않을 만큼 백신의 효과가 인정받은 상황이다. 그러나 언제든지 병원성이 증가된 변이형 바이러스에 의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이므로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의 변이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혹 최근, 발생이 뜸한 이유로 농가들이 백신 접종 횟수를 줄이거나 백신 접종을 기피할 경우엔 더 큰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2012년도에도 농가들의 철저한 백신 접종을 당부하는 바이다.

8. 뉴캣슬병(Newcastle Disease : ND)

최근 뉴캣슬병의 발생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계군들의 항체 변화를 보아도 야외 감염의 흔적이 잘 관찰되지 않는 상황이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 뉴캣슬병의 발생이 확인되고 있다는 소리들이 들리고 있는 상황이므로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뉴캣슬병과 같이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병들은 겨울철 기온과 발생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므로, 올 겨울의 기온이 낮게 이어질 경우 일부 지역의 발생이 다시 전국적 발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 이러한 상황에서 뉴캣슬병에 대한 백신을 소홀히 한다면 다시 뉴캣슬병의 대유행을 자초할 수 있으므로 본 병의 발생이 뜸한 요즘 농가들은 더욱더 철저한 백신 접종을 통해서 본병이 근절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9. 대장균증(Colibacillosis)

대장균증은 호흡기 성질병에 2차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산란계에서는 뉴모바이러스 감염증에 이어서, 그리고 육계의 경우엔 전염성 기관지염에 이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놓고 보면 2012년도에는 산란계에서 뉴모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을 접종하면서 대장균증의 발생이 현저히 줄어들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다.

10. 마이코플라즈마(Mycoplasma gallisepticum : MG, Mycoplasma synoviae :MS)

난계대 질병 중 하나인 마이코플라즈마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MG의 발생은 과거보다 현저히 줄어들었고, MS의 발생은 현저히 늘어나 있다. MS에 대한 백신 접종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으므로 당분간 MS로 인한 피해는 여전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속한 시일 내에 MS에 대한 백신을 실시할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 MS의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1. 살모넬라 엔터리티디스(S. enteritidis : SE) 와 살모넬라 티피뮤리움(S. typhimurium : ST)

SE는 현재 위해성 평가가 진행 중이다. 예상하기로는 2012년 중에 위해성 평가가 마무리되고 본 병의 법정전염병 지정과 관리방안들이 수립되면 본격적으로 본병의 발생상황과 식품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HACCP의 CCP로 관리되고 있는 SE는 사실상 일부 농가에서 발생이 확인되고 있는 실정이므로 본 병을 위한 모니터링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본 병의 발생이 늘어나는 경향으로 인식되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T도 SE와 마찬가지로 농가에서 발생이 확인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2012년도에는 SE와 ST에 대한 관심과 논쟁들이 이어질 전망이다.

12. 전염성후두기관염(Infectous Laryngotracheitis : ILT)

한동안 발생이 뜸했던 ILT가 최근 일부 농가에서 발생되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최근 농가들이 ILT의 발생이 뜸하다는 이유로 백신 접종에 소홀한 경향을 보였는데, 이 틈을 놓치지 않고 ILT 바이러스가 농가에 침입한 것으로 예상된다. 동절기에 접어들며 발생이 확인되었다면 2012년 초에도 본병의 발생이 산발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13. 계두(Fowl pox : FP)

최근 몇 년간 계두의 발생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계두 단독 감염보다는 계두바이러스에 세망내피증(RE) 바이러스가 삽입된 형태의 발생으로 확인된 바 있는데, 당분간 이러한 형태의 계두 발생이 이어질 전망이다.

14. 난계대 질병

지속적으로 농가들의 생산성 저하의 주범이었던 난계대 질병에 대해 정부가 2016년까지 근절 의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추백리(Salmonella pullorum)를 비롯한 각종 살모넬라, 마이코플 라즈마(MG, MS), 닭 전염성 빈혈(CIAV), 닭 뇌척 수염(AE), 세망내피증(RE), 닭 백혈병(ALL), 레 오바이러스(REOV), 봉입체성간염(FAdV) 등 8 종의 난계대 질병에 대한 업계의 관심은 2012년에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난계대 질병의 근절을 위한 연구들이 여러 곳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하는 2012년을 기점으로 계열업체와 종계장들이 난계대 질병의 근절을 위한 노력을 한층 더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