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AI 이후 양계산업 발전방안 - 가금산업,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 Published : 2011.04.01

Abstract

Keywords

지난 연말 발생한 구제역 및 AI로 축산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겨울은 날씨마저 추워서 방역활동에 여러 가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축질병은 글로벌 시대를 맞이하여 지역문제가 아닌 국가적이고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반면, 일부의 축산농가의 인식은 여기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방역시스템 또한 그에 상응하지 못하는 수준이라는 것이 우리나라 축산업의 현실이라 할 수 있다. 

농협중앙회에서는 AI 조기종식을 통한 국내 가금산업 경쟁력 제고와 가금산업 기반 안정화를 위한 정책사업 발굴 및 건의를 위하여 가금산업발전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8일 첫 회의를 개최하였다. 

본 좌담회는 AI 발생 및 확산 배경과 대응상의 문제점, 국내 가금산업의 재건과 발전방안 그리고 가금산업의 중장기 발전방안을 모색코자 전문가들을 초청해 대화한 내용을 정리하였다.

■노경상 원장 

우선 바쁘신 와중에도 가금산업의 발전과 AI 조기종식을 위해 특별좌담회에 참여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현재 red meat에서 white meat으로 소비경향이 바뀌고 있어 가금산업은 앞으로 경쟁력을 더욱 갖출 것으로 예상합니다. 오늘 분야별 전문가들을 모시고 AI발생에 따른 지속적인 가금산업 발전을 위한 방안을 모색코자 합니다. 좋은 의견 개진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환원 상무

금일이 AI 발생 70일째 되는 날입니다. 어디에서도 AI 관련 대책이나 방역문제에 대해 토론을 한 적이 없습니다. 이것은 가금산업의 중요성을 인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축산물 소비량을 보면 1/3이 가금류입니다. 하지만, 그만큼의 대접이나 정부로부터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좌담회를 개최하였고 오늘 좌담회를 통해서 가금산업의 경쟁력을 재평가 받고 지원받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노경상 원장 

구제역에 밀려 AI로 인한 가금농가들의 어려움이 많이 과소평가 받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우선 학계 측에서의 이번 AI 발생 확산배경과 대응상의 문제점, 재발방지 등에 대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재홍 교수

우선 이번 AI의 원인은 철새로 인한 유입이라는 평가입니다. 과거 AI 발생 때는 철새에서 H5N1의 분리가 어려웠지만 이번에 국내로 들어온 철새들은 대량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였고 바이러스가 쉽게 분리되어 과거보다 감염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하나 육계에서도 다량으로 발생하고 있는 점도 특이할 만합니다.

철새도래지와 인접한 농장은 언제든지 감염될 수 있으므로 이동통제 등을 통해 조기 차단방역대책이 꼭 필요합니다. 그리고 육용오리와 종오리 농장은 깊은 반성을 하고 방역시스템 점검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구제역뿐만 아니라 AI 발생에 따른 방역체계에 문제가 많습니다. 방역요원을 배치하고 지방방역기관의 역량을 높이는 한편 현장경험 교육이 시행되어야 합니다. 너무나 아쉬운 것은 이러한 문제를 주장하여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이창호 회장 

AI 발생의 이유는 포괄적으로 보면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는데 미흡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차단방역시기를 놓친 것 같습니다. 구제역과 달리 AI는 100% 방역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농장주인이 스스로 방역에 힘써야 합니다. 철새가 축사 안으로 들어와 AI를 전파하는 것은 희박하다고 봅니다. 동별로 발판 소독조를 설치하고 축사내 전용 장화를 사용하고 자동 분무소독장치를 갖추고 있다면 충분히 방역할 수 있다고 봅니다. 겨울철에는 분무소독기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고압 자동분무소독기를 이용하고 농장 출입차량에도 개인 소독기를 비치하여 수시로 소독을 한다면 방역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소독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고 지자체에서 철저한 관리감독을 한다면 100% 방역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상호 위원장 

가금농장을 보면 대부분이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데 이것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축산농가에서 노동할 수 있다 는 자격증교부나 수료증을 발급하는 것도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철새도래지에 농장 허가시 몇 km 이상에서만 허가를 해주는 기준을 마련하고 농장마다 소독 방법이 다른데 소독 안내서를 갖추어 농가들에 알려줘야 합니다.

■이홍재 부회장 

2003년 AI가 발생했을 때 나온 말이 아직도 나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3년 뒤에는 더 큰 피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현재 방역시스템은 질병이 발생하면 발생지역 따라다니기 바쁩니다. 또한, 지방재정에 따라 방역시스템에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자체에만 방역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하고 나서야 합니다. 너무나 아쉬움 점이 있습니다. 닭고기는 가장 질 좋은 단백질 공급원 중의 하나인데 AI 대응책이 모두가 다 규제 일변도입니다. 규제할 것은 강력하게 하고 풀어줄 것은 풀어서 농장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정진 부회장 

간단하게 대책만 말씀드리겠습니다. 각 도청에서 방역 교육을 시행한 적이 있습니다. 교육 덕에 토종닭은 상대적으로 AI 피해사례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철저한 방역교육을 한다면 앞으로 AI에 관한 걱정은 안 해도 될 거 같습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정부관계자들이 행정을 하다 축산직으로 많이들 오십니다. 축산에 대한 정보가 많이 부족한 터라 하고 싶어도 몰라서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을 바꾸어야 합니다.

■오정길 조합장 

앞에서 주요한 내용을 말씀해 주셔서 언급이 없었던 부분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가금뿐 아니라 축산전체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남은 음식물의 사료화입니다. 70℃ 이상에서의 고열로 가열하여야 하지만 이러한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음식물찌꺼기를 먹이는 자체도 문제지만 이를 잘 처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철저한 단속으로 다시는 음식 찌꺼기로 인한 AI 감염이 없어야 합니다.

■박장희 고문

동물을 건강하게 키워 저항성을 높이고 발생할 경우 빠른 치료를 하고 발생요소를 차단하는 방역의 3원칙을 철저히 준수한다면 AI를 충분히 차단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료협회차원에서 한 가지만 말씀드리자면 방역을 위한 사료공장 권역화 방안과 전문화방안은 농협공장은 이전부터 준비해 오던 터라 별 문제가 없겠으나 민간기업 공장들은 영업권을 침해할 소지가 다분히 있고 시장경제원칙에도 벗어나므로 개선을 위해서는 상당한 지원과 지혜로운 운영의 묘가 필요합니다. 방역차원에서는 맞지만 시장경제상의 문제가 있습니다. 신중한 판단이 요구됩니다.

■노경상 원장

앞서 학계와 관련협회의 의견을 들어보았습니다. 정부 쪽 차원에서 보완해서 말씀 부탁합니다.

■서옥석 과장 

가금연구단지 내에는 부화, 도계, 계분처리 등 모든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저희도 철새 때문에 머리가 아픕니다. 동물보호협회의 제재로 포획은 금지되어 있고 몇 만평 규모를 그물로 씌우라니 이게 말이 됩니까? 우선 이 부분에서 시책건의를 고려해보겠습니다.

제가 볼 때는 SOP가 현실에 많이 맞지 않고 있습니다. 개선할 필요가 있으며 농가 단위 단위당 방역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각 협회 회원분들을 소집 후 소독에 관련하여 세미나를 개최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단지 말로만 글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소독약 희석도 해보면서 체험할 수 있는 세미나 개최가 필요합니다. 정책적으로도 소독에 소홀하여 질병이 발생했다는 결론이 난 농가는 이에 상응하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합니다.

■변동주 사무관 

처음 AI 발생 시 업계 및 농가에서는 긴장감 속에 방역활동을 하였습니다. 1월 중순쯤 종식되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있었지만 경기지역 몇몇 농가에서 아직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장기적인 발생으로 AI 방역에 소홀해지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과거와 달리 가금류 소비가 줄지 않아서 한시름 놓았습니다. 살처분 하는 모습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방역복을 입고 소독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소비자들에게 호소하고 AI가 종식되어도 지속적인 방역활동이 필요할 때입니다.

■노경상 원장

예리한 분석과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지금부터는 가금산업선진화 방안이나 정부, 협동조합, 협회, 농가의 입장에서 하고 싶은 말씀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오정길 조합장

이번 AI 발생으로 모 부화장에서 PS를 매몰하였습니다. 병아리 생산을 못 하니 양계업계는 비상상태였습니다. 양계는 다른 축종과 달리 정자를 가지고 있어도 상업화가 힘듭니다. GPS, PS는 99%가 수입되고 있습니다. 모두 민간기업이 가지고 있어 정부나 공공기관에서는 보유한 것이 없습니다. 상업용 GPS를 몇 %라도 정부 또는 공공기관에서 보관해두어야 앞으로 이러한 문제를 예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강종성 회장

유통분야에서 보면 양심 있는 유통인들만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농가들은 살처분 보상을 받지만 유통상인들은 보상을 못 받고 있습니다. 이점을 다시 한 번 검토해주기 바라며 난좌 재사용이 빈번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에 대한 철저한 감시·감독이 필요합니다.

■문정진 부회장

불법 F1 생산에 대한 철저한 단속과 규제가 필요합니다. 또한, 협회 미가입회원이 많아 관리가 어려운데 농가들에게 정부차원에서 가입을 권고 또는 의무화하면 앞으로 관리가 더욱 수월해 질 것 같습니다. 또한, 폐사축에 호기성 호열균을 이용하는 것 또한 검토해 주시기 바랍니다.

■최상영 전무 

시설현대화 사업을 확대 적용해야 합니다. 축사시설이 혐오 시설로 되어있어 현대화 사업을 바탕으로 이미지 개선과 소비자 신뢰 구축에 힘써야 합니다. 여기에 안전한 먹을거리라는 의식을 심어주어야 합니다.

■이홍재 부회장 

국내에는 위기에 따른 지침서가 없습니다. 곡물가격이 폭등하거나 가금류 소비가 하락하였을 시 단계적 메뉴얼이 필요합니다. 이런 취약부분에 대해서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AI만 걱정하지만 종식되었을 때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 난계대질병과 소모성 질병 방지에도 힘써야 합니다.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고 협회 간 의사소통을 통하여 머리를 맞대고 양계산업의 전반적인 발전을 도모해야 합니다.

현재 양계, 오리농장의 무허가 축사율이 높아 방역상 많은 허점이 노출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현대화시설자금을 신청하려해도 무허가라 해서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무허가 축사에 대한 양성화 조치 등 규제를 풀어주는 것도 심도있게 논의되어야 할 사항인 것 같습니다.

■이상호 위원장

선 양계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회의 문화인 것 같습니다. 여기서 아무리 좋은 얘기를 해도 반영이 되지도 않고 심지어 건의조차 안 됩니다. 계속해서 계란가격이 비싸다고만 합니다. 심지어 정부에서도 그런 말을 하니 좀 섭섭한 느낌도 듭니다. 상자, 오파란 처리, 기자재 비용 등을 고려해 주어 제대로 된 가격이 형성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감식계를 생산하고 종계의 전문성을 키워 CC농장을 도와줘야 합니다. 종계가 무너지면 양계산업이 통째로 무너지는 것입니다. 정부의 지원으로 축사시설을 친환경축사로 만들고 조경산업과 결합하여 문화콘테츠산업으로 육성하는 동시에 체험농장으로 소비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야 합니다.

■이환원 상무

생산비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사료비 지원이 시급합니다. 적어도 사료를 외상으로 지원하였다가 출하시 사료비를 돌려받는 외상제도를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농가당 2~3개 유통업체가 농가방문를 통해 계란수집 시 악성질병 전파 우려가 있습니다. 광역계란유통 시스템 구축과 가축입식지원센터 설립이 필요할 때라 고 생각합니다. 또한, 소비자와 함께 하는 청정축산운동과 사료개발, 물품공동구매 등으로 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실행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농협에서는 이번 기회에 농가에 도움이 될 수 수 있는 방안을 신천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습니다.

■이창호 회장

늦었지만 축산과학원 쪽에서 한국형 종오리 개발에 힘써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종계와 같이 종오리는 오리산업의 근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협회와 단체에 의무만 요구하는데 권리를 함께 부여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래야 협회에 힘이 생겨 해당 축종산업의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옥석 과장

예전에는 규모화가 경쟁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부분은 여실히 한계를 느끼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브라질을 규모로 이길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질적으로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할 때입니다. 식품 안전, 철저한 위생시설로 소비자들을 만족하게 하고 신뢰를 구축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생산자 소득보장제도 등 농가들의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해 주고 축산인들의 지위 또한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변동주 사무관 

축사시설이나 도축장시설이 너무 열악하며 무허가 농가도 많습니다. 이런 음지의 농가를 양지로 이끌고 양성화 시켜야 관리감독이 원활 할 수 있습니다. 협회 간 한목소리를 내어 서로가 힘이 되어야 합니다. 협회와 전문가들이 자주 이런 기회를 갖고 서로의 생각과 입장을 알 수 있는 장이 지속적으로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노경상 원장 

각 분야 전문가들의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프랜차이즈업계 쪽도 참여하였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아 앞으로 가금산업이 축산부분에서 선두자로서 자리매김 하길 기대합니다. 이번 토론회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대화의 장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