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질병가이드 - 최근 질병발생동향 분석(4) - 가금티푸스(Salmonella gallinarum) -

  • Published : 2011.07.01

Abstract

Keywords

가금티푸스(Salmonella gallinarum)

1992년 국내에서 최초 발생된 이후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양계산업에 피해를 일으키고 있는 질병 가운데 하나가 가금티푸스이다. '90년대 중반 사균 백신의 개발을 시작으로 가금티푸스의 근절을 위한 노력이 시작된 이래, 2001년 초 생균백신이 도입되면서 2008년까지 가금티푸스의 발생은 비로소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가금티푸스는 난계대 질병이다. 종계가 가금티푸스에 감염되면 후대 병아리는 2주령 경 임상증상이 나타난다. 2004년경에는 종계의 감염에 의한 후대 병아리의 가금티푸스 발생이 늘었었지만 1~2년 지나지 않아 종계로부터 난계대 되는 비율은 현저히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다 갑자기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가금티푸스의 발생이 급증했다. 그러면 왜 갑자기 가금티푸스의 발생이 늘어날 수 있었을까? 그 이유를 짚어보기로 한다.

<도표 1> 년도별 가금티푸스 발생 건수(국립수의과학 검역원)

1) 농가들의 백신에 대한 이해 부족

가금티푸스 생균백신이 접종되기 전에 주로 사용했던 사균 백신의 방어효과는 확실히 한계가 있다. 그러나 사균백신으로 가금티푸스를 예방하기가 절대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단지 사균백신에 비해 생균백신의 방어효과가 훨씬 뛰어나고, 접종에 대한 부작용도 덜하기에 자연스럽게 농가들이 생균백신을 선호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생균백신의 효과에 대한 농가들의 맹목적인 신뢰가 오히려 가금티푸스 근절에 걸림돌로 작용하게 되었다. 생균백신 접종 프로그램이 정착되면서 단 2회의 생균백신 접종만으로 닭의 생산수명 내내 가금티푸스를 방어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농가들이 늘게 된 것이다. 가금티푸스 발생농장에서는 생균백신의 접종을 3개월 간격으로 꾸준히 접종해야지만 가금티푸스를 근절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점차 희석 된 것이다.

또 하나는 생균백신에 대한 신뢰가 지나친 나머지, 계군이 가금티푸스에 감염되어도 발생 초기에만 진단이 이루어지면 생균백신으로 충분히 질병을 근절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필자도 이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는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가금티푸스 발생 초기에 생균백신으로 질병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가금티푸스에 대한 정확하고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감염분포와 예후를 정확히 분석한 후 이에 대한 대처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질병대처 능력을 반드시 필요로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무리 감염 초기라 해도 요즘과 같이 덥고 습한 하절기에 섣부르게 판단하여 백신을 가금티푸스 발생 계군에 대한 근절을 목적으로 사용하게 될 경우에는 오히려 더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림 1> 육성 초기의 가금티푸스

<그림 2> 육성 중기의 가금티푸스

<그림 3> 성계의 가금티푸스

<그림 4> 성계의 가금티푸스

2) 계군에 대한 백신접종 소홀

질병발생이 소강국면에 접어들면 어김없이 백신접종의 횟수를 줄이거나 백신을 생략하는 경우가 늘어나게 된다. 이는 직접 산란후보계군을 사육하는 농장뿐 아니라, 중추 전문 육성농장에서 사육되어 이동되어 오는 경우를 모두 포함하는 사항이다. 생균백신을 접종한 계군의 가금티푸스의 면역정도를 측정하여 백신접종 여부를 명확히 판단하는 것은 접종 후 일령이 지날수록 점점 어려워진다(가금티푸스 생균백신은 세포성 면역과 연관되어 있으므로 혈청 항체 역가를 측정하여 면역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혹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고도 가금티푸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자만 때문에 백신접종을 소홀히 한 계군들은 어떤 경로로든 계군에 가금티푸스균이 유입되면 그 결과는 장담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최근 약 2년여 동안 가금티푸스의 발생이 늘어난 결과로 농장들의 백신 접종률은 자연 높아지게 될 것이고, 그 결과로 2011년부터는 가금티푸스의 발생이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예측해 본다. 물론 이 예측은 철저한 백신접종을 통해 2000년대 중반부터 가금티푸스가 급격히 줄어든 것과 같이 철저한 백신을 접종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3) 면역억압성 질병의 결과로 가금티푸스 방어력 저하

면역억압성 질병의 피해를 입은 계군의 경우에는 백신의 결과와 상관없이 계군에 유입된 가금티푸스균을 효과적으로 방어하는 데 분명 한계가 있다. 마렉병(MD), 감보로병(IBD), 닭전염성빈혈(CIA), 콕시듐증 등과 같은 면역억압성 질병에 이환된 경험이 있는 계군은 당연히 가금티푸스에 대한 방어력도 저하되기 마련이다. 최근 몇 년간 양계업계는 면역억압성 질병의 폭발적인 증가로 몸살을 앓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이유로 가금티푸스가 증가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만일 농장의 계군이 위와 같은 면역억압성질병에 이환된 경력이 있다면 각별히 가금티푸스를 포함한 각종 질병에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여야 하며, 평소보다 더 백신접종에 만전을 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가금티푸스는 질병의 특징, 계군 관리방법, 환경 관리방법, 백신접종을 통한 예방법 등이 많이 알려진 질병 중 하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간 가금티푸스의 발생이 다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 것은 가금티푸스를 예방하기 위한 기본 관리들을 등한시 해 온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만일 가금티푸스의 발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장이 있다면, 잘 알려진 관리방법 및 가금티푸스 근절 방법 등을 재차 점검하여 하루속히 가금티푸스의 피해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