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질병가이드 - 최근 질병발생동향 분석(8)

  • Published : 2011.11.01

Abstract

Keywords

봉입체성 감염(IBH, FAdV-I)

양계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들은 많다. 그 중 질병은 매번 생산농가의 발목을 잡는 존재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계절적 차이로 인해 변화무쌍하게 나타나는 닭 사육환경의 변화를 겪으면서 년 중 내내 질병과의 악전고투(惡戰苦鬪)를 벌이고 있다. 또 농가들은 세균, 바이러스, 원충, 곰팡이, 기생충, 대사성질병 등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심한 질병발생의 소용돌이 속에서 생산성 향상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하나의 질병이 지역적 혹은 전국적으로 오랜 기간 피해를 일으키다가 좀 잠잠해 지는가 싶으면 생각지도 못했던 질병이 나타나 또 농가를 괴롭히기 일쑤이다. 그래도 효과가 좋은 백신이 있어 백신접종을 통해 해당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면 걱정이 줄어들거나 해결 될 수 있다. 그러나 백신이 없어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겪어야 하거나, 백신이 있어도 백신에 사용되는 바이러스와 야외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의 상동성(相同性)이 떨어진다거나 혹은 혈청형이 달라서 방어력이 극히 떨어져 백신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면 농가들은 해당 질병으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감내해야만 한다.

또 농가에서 입추한 병아리가 난계대질병으로 인해 피해를 겪게 될 경우에는 본인의 잘못도 아닌 원인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까지 겪게 된다. 만약 병성감정결과 해당 난계대질병이 종계의 관리부족에서 온 것으로 쉽게 판명되는 경우에는 그나마 몇몇 위안의 근거가 주어지지만, 난계대질병으로 판명을 받더라도, 병아리 분양 업체가 해당 질병이 농장에서 수평감염이 이루어진 경우라고 주장하면 분쟁이 발생하게 되고 경제적, 정신적 피해도 고스란히 농가가 떠안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닭 봉입체성 간염은 난계대질병이다. 그러나 봉입체성 간염의 원인이 되는 아데노바이러스(FAdV-I)는 농장 환경에 너무도 광범위하게 존재하고, 건강한 닭에서도 바이러스와 항체가 검출되는 등 바이러스 검출빈도가 매우 높은 바이러스이다. 그리고 면역억압성 질병에 이은 속발성(續發性)으로 발생되고 임상증상도 다양하다. 백신을 사용할 수 있는 질병이지만 혈청형이 다양하여 효과적으로 예방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봉입체성 간염은 난계대(수직전파)와 수평감염이 가능한 질병이며 감염 시기도 다양하여 농가와 병아리 분양 업체와의 분쟁과 마찰이 자주 발생하기도 한다.

닭 봉입체성 간염감염증에 대한 최근 발생동향을 설명하자니 서론이 길어졌다. 그만큼 본 병은 복잡한 주변 이유와 바이러스의 특징으로 인한 질병관리의 한계가 있는 뜻이다.

1) 다양한 품종에 걸쳐 문제를 일으키는 닭 봉입체성 간염

최근 양계농가들을 통해서 들을 수 있는 닭 질병 중 가장 빈도가 높은 병명이 바로 봉입체성 간염이다. 종계, 산란계, 육계, 토종닭 등 거의 모든 품종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현실이다. 이렇듯 최근 넓은 분포와 다양한 품종에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봉입체성 간염의 확산 이유는 앞서 거론한 다양한 이유들(광범위한 바이러스분포, 종계감염, 백신의 한계, 전파양식, 면역억압성 질병의 발생 등) 외에도 생각지도 못한 어떤 요인들이 존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닭 봉입체성 간염감염증이 발생하면 농가에서 특별히 본 병의 회복을 위해 할 수있는 조치들이 매우 제한적이다.

2) 산란계에서의 닭 봉입체성 간염의 발생동향

산란계에서는 거의 모든 일령에 문제가 될 수 있지만 항체를 보유하지 못한 계군이 각종 스트레스(이동, 산란, 2차 감염 등)의 이유로 급작스럽게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 피해의 정도도 다양하여 일반적인 폐사의 유형과 규모를 보이는가 하면, 급작스런 폐사증가와 산란저하가 발생했다가 약 2주내에 회복이 이루어지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회복이 되면 거의 정상계군 수준의 건강과 산란율로 회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3) 육계에서의 닭 봉입체성 간염의 발생동향

최근 몇 년 육계에서는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원인으로 봉입체성 간염이 주목을 받고 있을 정도로 발생빈도와 피해의 규모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육계에서의 주 발생 시기는 2주령 경이다. 본 병은 오염된 종계로부터의 수직감염이 가장 큰 이유로 분석이 되고 있지만, 사실상 봉입체성 간염을 효과적으로 감시하거나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이 없는 현실이어서 육계농가들의 피해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또 감보로(IBD), 콕시듐, 장염 등 다양한 질병들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피해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다른 질병과의 연관성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4) 토종닭에서의 닭 봉입체성 간염의 발생동향

육계보다도 더 많이 본 병의 피해를 호소하는 분야가 토종닭이다. 몇몇 농가들은 봉입체성 간염의 피해가 4~6주령에 주로 피해가 나타나지만 이 시기 이후로 도태시기까지 이어진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봉입체성 간염라고 진단된 케이스에서 마렉이 종종 확인되는 것을 보면, 마렉의 감염과 연관된 속발성 감염을 배제할 수 없다. 특정 부화장을 통해 분양된 병아리가 사육도중에 봉입체성 간염으로 인한 피해가 나타나는 경우에는 마렉의 감염여부도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육계의 도체품질 유지를 위해 마렉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육계의 출하일령에 마렉으로 인한 종양이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고, 초생추 시기에 감염이 이루어진 마렉의 발병경과 속에서 나타나는 각종 문제점들이 도체품질을 떨어뜨리는 이유에서이다. 토종닭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사육기간이 육계보다 2배 이상이지만 실질적으로 봉입체성 간염이 문제가 되는 시기에 계군이 마렉바이러스에 이미 노출된 상황이라면 일정기간의 봉입체성 간염의 피해에 이어서 지속적인 폐사가 발생하는 것은 마렉이 원발적인 이유일 수도 있다.

현재 난계대질병 관리를 위한 종계장 방역관리요령(농림수산식품부고시 제2009-140호)은 주로 추백리(SP)와 가금티푸스(SG)에 국한되어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 다룬 닭 봉입체성 간염감염증은 당분간 지속적으로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표1>은 2010년부터 2011년 9월 현재까지 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 조류질병연구실에 봉입체성 간염이 의심되어 접수된 가검물을 분석한 현황이다. 접수된 가검물(총117건) 가운데 양성으로 판명된 케이스가 16건으로 11.1%인 것을 볼 수 있다.

<표1> 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 조류질병연구실 2010~2011 봉입체성 간염 진단결과

IBH에 의한 간 황달 및 출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