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탐방 : 세연농장 - 육계산업에 고민 많은 열정의 사양가

  • Published : 2010.08.01

Abstract

육계산업에 대한 넓은 고민을 사양가들과 함께 나누며, HACCP과 무항생제 인증을 받아 육계 사육에도 열성을 보이고 있는 충북 음성군 소이면에 위치한 세연농장(대표 이기민)을 둘러보았다.

Keywords

▲ 세연농장 이기민 대표

세연농장 이기민 대표는 유창계사에서 육계 5만수를 사육하고 있다. 이 대표는 연암대 축산과 77학번으로, 대학 졸업이후 양돈업을 시작하려고 했으나 민원 등의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양계업으로 마음을 바꾸게 됐다. 그는 육계업에 13년째 종사하고 있다. 작년에는 친환경(무항생제) 인증을 받았고, 올해 2월에는 HACCP 인증도 잇따라 획득하는 등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도 남보다 한발 앞서하고 있다.

▲ 입추한 지 만 하루가 지난 병아리들

HACCP, 그리고 무항생제

세연농장은 올해 2월 1일에 HACCP 인증을 받았다. 이기민 대표는 남이 하는대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남보다 한 발 앞서서 먼저 움직이기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 새로운 무언가를 도입하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지만, 농장으로써도 전환기를 만들어보고자 인증을 준비했고, 다행이도 농업기술센터에서 자금지원을 받아 컨설팅과 시설보완 등에 사용할 수 있었다. 음성에서는 현재 네 농가가 HACCP을 받았다.

▲ 세연농장은 농협중앙회에서 우수경영농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기민 대표는 체리부로에서 처음 육계를 사육하다가 목우촌으로 바꿨고, 작년 가을에 무항생제 사육을 위해 마니커로 옮겼다. 특이한 점은 목우촌이 앞장서서 무항생제를 하겠다 싶었는데 오히려 그렇지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무항생제를 하기 위해 목우촌에서 마니커로 옮겨왔는데, 지금은 또 병아리와 사료는 마니커에서 주고 닭은 목우촌에서 가져가고 있다고 한다.

▲ 각 계사를 관리사에서 카메라를 통해 모니터 할 수 있게 해놓았다.

아직까지는 농가들이 HACCP이나 무항생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면이 있고, 항생제 없이 닭을 키울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 대표도 실제로 무항생제 사육을 해보기 전까지는 이러한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는데, 막상 시작해보니 사육성적은 충분히 유지가 됐다. 심지어 더 잘나올 때도 있었다고 한다.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으니 오히려 편하기도 하고 여러모로 좋은 점이 많다고 한다.

특히, 무항생제를 하고나서 좋아진 것은 병아리가 좋아진 느낌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항생제 없이 키워야하니 계열업체에서도 우선적으로 좋은 병아리를 보내주는 듯한 느낌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무항생제 사육 자체는 큰 어려움이 없다며, 다만, 항생제를 대체하는 사료첨가제의 사용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음성의 경우 농업기술센터에서 액상생균제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사양가들에게 환경개선제를 지원해주던 자금을 모아서 아예 미생물배양센터를 만든 것. 지금은 닭, 돼지, 소 할 것 없이 생균제를 지원해주고 있는데, 연간 사용할 물량만큼은 충분하게 공급되고 있다. 이것을 지원받아서 물 1톤당 5리터씩 음수급이하고 있고, 결과는 아주 만족스럽다고 한다. 다만, 생균제 사용시에는 니플 관리를 더욱 철저하게 해서 막히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 음성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지원해주는 생균제

사양가 괴롭히는 질병

세연농장 근처에 토종닭 농장이 하나 있다. 이대표에 따르면, 예전에는 이 토종닭 농장이 직원을 두고 하는 농장이었는데 워낙에 관리가 안돼서 바람 타고 IB, 감보로 등 질병이 많이 올라왔다고 한다. 최근에는 임대를 주면서 관리를 잘 하는 사람들이 하고있다보니 그나마 좀 덜하지만, 여전히 영향은 있는 것 같다고 한다.

또한, 최근에는 ND, 감보로가 문제가 되는게아니라 IB가 새롭게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여름에는 보통 없었던 질병인데 지금까지도 발견되면서 생산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IB가 법정전염병으로 되어있기는 하지만, 3종으로 분류되어 걸려도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기 때문에, IB로 인해 손해를 보고 있는 농가들도 상당히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 닭이 아닌데 상차비는 왜 내가 내?”

계열화사업에 화두가 맞춰지자 이기민 대표는 봇물 터지듯 할말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지난 육계인대회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게 다 사람들의 위기의식이 한계점에 달했다는 것을 뜻한다며, 사육비, 상차비, 깔짚비 등 대부분의 육계농가들이 겪고 있는 부당한 처우에 대해 지적했다.

음성지역에 육계농가가 50농가 정도 되고, 사육수수가 총 4백만수 정도 된다. 이 대표는 어느 농가 할 것 없이 대부분 허덕이고 있다며, 세월이 변했는데도 사육비가 변하지 않아서, 사육비를 받아도 재료비와 비용 빼고 나면 인건비는 커녕 투자금에 대한 이자도 안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1년에 여섯 파스중에서 한 파스라도 성적이 휘청이게 되면 그해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된다고 한다.

더욱이 늦은 결제주기는 더더욱 농가들을 힘들게 하고 있는데, 목우촌의 경우 출하 후 10일 이후에 결제가 되는 반면, 일반 계열업체들은 30~60일 결제로 계약을 하니 닭을 가져가고 나서도 그 다음 파스 닭이 들어와서 한참 클 때가 되어서야 돈을 주는 것이다.

닭은 소, 돼지와는 달라서 계열사육을 하지 않으면 마땅히 팔 방법도 없으니, 농가들의 답답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한다.

이 대표는 "이 상태로 가다가는 길게 봐야 2~3년이면 농가들 다 안한다고 나자빠질 것”이라며, 수평계열화가 됐든 뭐가 됐든 계열화 사업의 문제점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육계산업 나아갈 길

이기민 대표는 계열화사업의 개선 외에도 육계산업의 갈길이 멀다며,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첫 번째로 자조금이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여기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은 거출방법이라고 말한다. 도계장을 가지고 있는 계열사들이 일부를 제외하고는 협조를 잘 안해주니까 거출방법에 변화를 주어야한다는 것이다. 그 방법으로 이 대표가 제시하는 것이 협회 시군지부를 통해서도 거출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도계장에서 떼어주기를 한 없이 바라고 있는 것 보다는 그렇게라도 하는 것이 시군지부의 단합에도 도움이 되고, 지부가 없는 지역에서도 지부를 조직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등 시군지부의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특유의 붙임성으로 음성에서 지부를 설립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당시 축협 조합장이던 친구의 도움을 얻어 농가마다 일일이 전화를 해가며 지부 설립을 추진한 것이다. 그는 도지회의 위상과 지부의 역할에 대한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협회도 합리적인 구조개편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는 친환경과 HACCP이 대세인데다가, 소비자들도 축산물의 안전을 중요시하는 시대가 됐기 때문에 점차적으로 대부분의 농가에서 HACCP이나 친환경인증이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그러한 과정 속에서 사양가들의 수입에도 발전이 있기 위해서는 육계인들의 단합이 절실하다고 지적하고, 현재 육계산업이 갖고 있는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산업의 모든 종사자들이 똘똘 뭉쳐야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