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백신이라 함은 특정 미생물(병원체)로부터의 질병이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이들 병원체를 직접 또는 일부 유전자 등을 이용하여 대상동물에 미리 면역반응을 유발시키는 하나의 도구이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보통 특정 질병에 대한 백신을 접종한 이후 질병에 대한 감염이 절대로 없어야 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는데 100%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은 현재로서는 사실상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만 백신접종을 통해 병원체의 감염을 절대적으로 막을 수는 없지만 병원체의 감염을 최소화할 수 있고 감염 시 임상증상과 피해를 줄일 수 있으며 병원체의 배출을 감소시켜 질병의 확산을 늦추거나 줄일 수 있다는데 더 큰 의미를 두어야 할 것이다.
백신을 접종받게 되면 면역체계의 작동에 의해 병원체에 저항할 수 있는 항체라는 것이 생성되기 시작하는데 이 항체는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한다. 이때 항체수준이 질병을 방어할 수 있는 기준치 이하로 떨어지기 전에 추가로 백신을 접종하여 다시 한 번 면역체계를 자극하게 되는데 2차 백신접종으로 인해 항체가의 수준이 다시 상승하게 되고 체내에서 오랫동안 유지되면서 질병에 대한 방어구축이 훨씬 견고하게 되는 것이다. 항체는 면역글로블린(Ig)이라는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는데 백신과 관련된 중요한 면역글로블린에는 IgM, IgG, IgA가 있다. IgA는 주로 점막면역과 관련이 있으며 IgM은 백신접종 초기에 먼저 형성이 되어 초기 방어를 담당한 후 곧바로 감소하기 시작한다. IgG는 2차 면역반응 시 주로 나타나며 백신접종 3~4주 후에 최고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우리가 흔히 혈청검사 시 실시하는 항체검사는 관련 질병 및 백신접종 형태, 시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ND, IB, AI 검사 시 항체가 측정은 IgG의 수준을 검사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이제는 축산업 특히 양계산업에 있어서 질병과 백신과의 관계는 엉킨 실타래보다 더 복잡하고 단단한 관계로 맺어져 있어 각각 별개의 분야로 나누어 적용할 수 없다. 특히 농장의 규모가 기업화, 대형화되면서 질병예방 차원에 있어 백신의 중요성이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양계산업에서 백신을 적용함에 있어 최대의 효과를 누려 질병 예방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기초적인 내용을 간단히 몇 가지 설명하고자 한다.
1. 백신의 반복접종을 통해 계군의 면역을 균일하게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한 농장의 한 계군에 동일한 백신을 동일하게 접종한 후 일정기간이 경과한 다음 항체가를 검사해 보면 면역수준이 개체마다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항체가 형성수준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원인은 계군의 영양상태, 타 질병의 감염유무, 접종자의 기술, 백신의 취급상태 등이 지목될 수 있으나 다른 닭들에 비해 항체수준이 낮게 형성된 닭들의 경우 야외병원체에 대한 감염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밖에 없고 이로 인해 질병이 발병할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1회의 백신접종만으로 계군 내 개체들이 균일한 면역수준을 형성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계군별로 높고 동일한 수준의 면역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추가적인 백신접종이 필요하다. 추가접종 이후에도 항체수준이 낮은 닭들이 소수 존재할 수 있지만 계군 전체적으로는 면역수준이 이전보다 높아져 있기 때문에 병원체가 침입하여도 상대적으로 질병의 발생 가능성이 낮고 임상증상 발현이 감소하거나 질병의 전파속도가 늦어져 농장에서 차후 대안을 찾을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대표적으로 AI 오일백신의 경우 1회 접종 시 일정범위 내에서 항체가 수준이 형성되지만 개체에 따라서는 항체가가 “0”으로 검출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계군의 경우 반드시 추가백신을 실시하여 항체가 수준을 전반적으로 좀 더 높게 끌어올리면서 음성인 개체에 대한 보강접종의 개념을 도입하는것이 계군에 균일한 면역을 부여하는 것이다.
2. 면역억제성 질병의 관리에 따라 백신효능이 달라질 수 있다.
최근 산란중추에서 혈청검사를 실시해 보면 동일한 백신을 접종한 다른 농장과 달리 백신항체가가 약하게 나타나는 계군이 있다. 이러한 농장에서는 백신의 품질문제나 접종자의 기술, 백신취급 부주의 등의 문제로 의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 농장의 경우 육성 시 질병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해 보면 면역억제성 질병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육성 시 대표적으로 문제가 되는 면역억제성 질병으로는 전염성빈혈(CAV)과 감보로(IBD)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질병의 경우 단순히백신의 효능저하 문제 뿐 만이 아니라 콕시듐증의 발병 또한 촉발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으며 약제에 대한 감수성에도 영향을 미쳐 질병의 증상을 심화시키는데 일조를 하는 경향도 있는 것으로도 생각된다. IBD의 경우 감보로 혼합오일백신(ING-플러스) 및 생독백신의 접종을 통해 예방과 관리를 실시할 수 있지만 CAV의 경우는 전혀 다르다. CAV는 모체이행항체가 존재하는 동안에는 일정부분 감염을 방어할 수 있지만 모체이행항체가 소실된 이후에는 현재 여건상 마땅한 대안이 없다. 다만, 육성 시 또는 출하 후 철저한 소독을 병행하면서 IBD와 같은 질병과 복합감염이 되지 않도록 기존에 적용할 수 있는 백신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 뿐 이다. 어린 병아리에 IBD 중간독 플러스 백신의 무분별한 사용은 면역장기인 F낭의 파괴와 위축을 유발하여 오히려 면역저하가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IBD 중간독 플러스 백신 적용 시 계군의 모체이행항체수준, 농장의 IBD 발생현황, 백신접종 일령 등을 고려하여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다른 백신의 효능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심사숙고하여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 IBD 중간독 플러스 백신을 적용한 후 ND 생독백신을 접종할 경우 ND의 효능이 저하 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3. 질병에 따른 백신 및 백신균주별로 정확한 접종방법을 선택하자
양계에서 생독백신의 종류와 접종목적에 따라 음수, 분무, 점안, 천좌, 주사의 방법을 이용하여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농장에서는 계사의 구조상 문제 또는 편리성과 노동력 등의 활용도에 따라 백신의 적용방법을 권장방법과 달리하거나 다른 백신과 혼합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개별적으로 제조된 ND와 IB 생독백신을 접종할 경우 동시에 같은 용량을 혼합하여 사용하는 경우에는 ND 백신의 효능이 저하될 수 있으므로 이때에는 ND 백신의 용량을 약간 증량하여 희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IBD와 ND 생독백신의 적용에 있어서 가능하면 ND 백신을 먼저 적용한 후 IBD 백신을 적용하거나 동시에 적용하는 방법을 권장하고 싶다. IBD 백신 특히 중간독 플러스 백신을 먼저 접종한 후 ND 백신을 적용하는 경우 면역장기 손상이 유발되어 ND 백신의 효능이 저하될 수 있으므로 ND 백신을 먼저 접종하거나 IBD와 동시에 적용하는 것이 ND 백신의 효능을 위해 더 좋은 방법일 것이다.
IBD 예방을 위해 생독백신을 어린 일령에 분무하는 농장이 있는데 이론상 IBD 백신을 분무접종 하여도 전혀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나 야외 농장에서 과연 그 백신의 효능이 얼마나 발현될 수 있을까? IBD가 문제가 되는 농장이라 하더라도 분무접종을 통해 IBD에 대한 방어력을 증진시키기 보다는 음수접종법을 통해 백신접종 일령의 조정과 접종회수, 접종운영 기간 등을 원활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된다.
4. 마무리하며
백신접종만으로 완벽한 질병의 감염을 막을 수는 없다. 아무리 효능이 좋은 백신이라도 백신의 활용능력이 떨어지면 좋은 백신이 될 수 없다. 질병감염으로부터 최대의 방어력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닭과, 좋은 백신, 뛰어난 백신 활용능력이 갖추어져야 한다. 종계장과 부화장에서는 건강한 병아리가 생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백신제조업체에서는 부작용이 적고 효능이 우수한 백신을 개발하도록 하고 농장과 컨설팅 담당자들은 건강한 병아리에 좋은 백신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능력과 안목을 갖추는 것이 완벽한 양계질병 예방의 지름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