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양계질병 발생현황과 대응방안 -세계 질병발생 동향분석-

  • 권용국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조류질병과)
  • Published : 2010.08.01

Abstract

Keywords

본고는 최근 세계 양계질병 중 재미있는 연구결과를 중심으로 기술해 보았다.

미래 10년 이내에 가장 두드러지는 사육환경의 변화는 산란계의 평사도입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최근 유정란을 생산할 목적으로 그리고 동물복지 차원에서 아주 조금씩 케이지가 아닌 평사에서 산란계를 국내에서도 사육하고있다. 유럽연합에서는 이미 동물복지 차원에서 점차 산란계에서 케이지사육을 금지하기 위한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케이지 사육대신 평지에 방사하여 사육하는 시스템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사육환경이 변하면 과연 어떤 질병들이 증가하고 감소하는지를 미리 알게되면 질병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일에 종사하는 분들이 조금 더 관심을 갖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사육환경의 변화에 따른 닭 질병 발생경향”을 첫 번째 주제로 삼았다. 그 다음은 안전한 축산물생산과 직결되는 살모넬라감염증에 대한 이야기로 기술하겠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가 주최하는 신종전염병학회가 금년에는 미국 애틀란타에서 열렸는데 가장 많이 이야기되는 세균성 질병이 닭고기 등 축산물유래 살모넬라감염증이었다.

1. 사육환경 변화(케이지→평사)에 따른 질병 발생경향 분석

산란하는 닭을 케이지에서 사육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들이 유럽 여러 나라에서 이미 통과되었거나 추진되고 있다. 특히 스위스는 90년대 초에 들어와서 산란을 목적으로 사육하는 종계와 채란계의 케이지사육을 금지하고 있다. 이번에 언급할 내용은 1992년부터 2003년까지 케이지에서 사육할 때와 평사로 사육환경이 변하면서 스위스 전역에서 의뢰된 가검물을 바탕으로 바이러스성질병, 세균성질병, 기생충성질병, 비전염성 질병의 발생을 연도별로 관찰 분석한 자료이다. 특별히 ’92년부터 ’03년의 기간 동안 3번의 사육환경, 질병방역, 백신접종 등이 바뀌면서 질병발생이 두드러지게 변화되었는데, 구체적으로 변화내용을 살펴보면 1992~1995년 사이에 케이지 사육을 금지하고, 혈청형 제1형 마렉 백신을 도입하였으며, 살모넬라 엔테리티디스(SE) 예방프로그램을 도입하였다. 1996~1999년에는모든 산란계에 열처리된 사료를 공급하였으며 닭 전염성빈혈 백신을 종계에 도입하였다. 2000~2003년에는 닭 사료에 동물성 단백질사용을 금지하고 콕시듐생백신을 사용하였다.

그림1은 ’92년부터 ’03년까지 바이러스성, 세균성, 기생충성 및 비전염병의 발생상황을 연도별로 비교한 자료이며 두드러진 특징은 세균성질병의 증가가 매우 두드러졌다.

그림1. 전염성질병(바이러스, 세균, 기생충)과 비전염성질병의 발생비교 (스위스; 1992-2003)

1) 바이러스성 질병

바이러스성질병은 상당히 감소하였다. 1992~95년 사이엔 20.6%의 발병률을 보였지만 2000~2003년엔 11.1%로 낮아졌다. 마렉병이 전체 바이러스성 질병의 80%를 차지하였는데 90년대 초에 15.9% 정도 발생하던 것이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8.7%로 대폭 감소하였다. 이렇게 마렉병이 감소한 이유는 사육환경의 변화보다는 강독형 마렉병이 유럽전역에서 발생하고 그 피해가 상상이상이었기 때문에 혈청형 1형(CVI988, Rispense)을 백신으로 도입하고 지속적인 교육과 부화장에서 철저한 백신접종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전염성빈혈과 전염성후두기관염도 감소 추세를 보였지만 전염성F낭병과 닭뇌척수염은 다소 증가하였다. 그리고 1996년엔 1건의 뉴캣슬병이 16,000수 계군에서 발생하였으나 더 이상 추가 발생은 없었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해 볼 때 마렉병의 발병률감소가 바이러스성질병의 지속적인 감소에 아주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2) 세균성질병

세균성질병은 12년 동안 꾸준히 증가하였다. 세균성 질병이 ’93년 19.1%, ’98년 29.7%였으나 ’03년엔 45.2%로 대폭 증가하였다. 이렇게 증가된 주 요인은 산란이 시작되는 어린 닭(20~30주령)에서 급성 대장균증의 증가 때문이었다. 대장균증의 증가는 평사사육이 가장 큰 요인이었으며 혈청형 분포를 보면 O78, O2, O18이 가장 빈번하게 확인되었고, 대장균 자체의 병원성 증가 때문은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다.

스위스에서는 1994년 이후부터 산란계농장에서는 SE에 감염되면 의무적으로 정부당국에 신고를 해야 하며 감염여부를 정기적으로조사하였다. 이런 노력 덕분으로 그 이후부터 발생건수는 급격히 감소하였다(그림2 참조). 더구나 열처리된 사료를 사용하고, 동물성 단백질급여를 금지하거나, 소독과 청소를 철저히 하면서 살모넬라 음성 계군이 증가한 것도 SE감염이 감소하게 된 이유들이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전국적인 SE모니터링를 실시하고 있지 않으며 가급적 빨리 본 제도를 만들고 추진해야 한다. SE감염증은 케이지에서 사육하는 닭보다는 평사에서 사육하는 닭에서 발병율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으며 또한 체격이 큰 닭들이 더 쉽게 감염된다는 보고가 있다. 

그림2. 산란계에서 Salmonella enteritidis (SE) 발생건수 비교(스위스; ’94년부터 SE 신고의무 질병임)

결과적으로 평사사육을 시작하면 산란계에서 세균성질병의 발생률이 증가한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며 특히 대장균을 어떻게 예방하는가가 매우 중요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살모넬라의 체계적검사 시스템을 구축하고 도입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3) 기생충성질병

닭에서 감염되는 주요 기생충으로는 회충, 선충, 편충 등이었다. 장내 기생충감염증은 ’92~’95년에는 20.4%였으나 ’00~’03년에는 14.7%로 감소하게 되였으며 이는 평사에서 사육하면서 기생충성 질병이 급증한다는 사실을 인식한 농장주들이 철저하게 구충제를 투약하고 방사하는 구역을 정해놓고 순환하면서 사육장소를 변경한 것이 감소하게 된 중요 요인으로 분석되었다. 하지만 콕시듐은 이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었다. 또한 흑두병의 발생도 농장에서는 문제였다. 마지막으로 흡혈을 하는 진드기 감염증도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2000~2003년에는 전체 5.6%의 발병률을 기록하였다.

이 사실들을 종합해 볼 때 소장에 주로 문제되는 회충감염 등은 충분히 농장에서 통제가 가능하지만 콕시듐증, 흑두병, 진드기 감염증은 확실히 평사에서 증가된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4) 비전염성질병

카니발리즘(Cannibalism)과 깃털 쪼음증(feather pecking)의 발병율은 12년 동안 7%에서 9.2% 수준이었으며 전체 비전염성질병의 1/5을 차지하였다. 이들은 갈색산란계에서 더욱 빈번하게 나타났으며 이는 유전적인 소인에 기인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카니발리즘 증상의 완화는 실내조명을 좀더 어둡게 하고, 옥수수 급여를 늘리며 공격성향의 닭을 격리 또는 도태시키고 부리제거, 외상을 입은 닭의 격리 등을 통해서 감소시켜야 한다. 

또 이 기간 동안 근골격계 질병과 지방간증은 감소하였다. 2000년부터 2003년 사이에 골다공증(Osteoporosis)은 단 3건만이 발생하였고 지방간증은 전혀 없었다. 적절한 운동과 적당한 사료 영양소 공급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비슷한 연구결과가 1978년 Simonsen에 의해서 확인되었던 바 케이지에서 사육하는 닭들은 매우 뼈가 유약하고 지방간의 발생률 높은 반면 평사에서 사육되는 닭들은 그와 반대였다.

표1. 전염병(바이러스, 세균, 기생충) 및 비전염병 발생률 비교 (스위스, 1992-2003)

2. 살모넬라(식중독 원인균 ; SE, ST등) 감염현황

1) 유럽연합

유럽에서는 약 11%의 육계계군이 살모넬라엔테리티디스(SE)나 살모넬라 티피뮤리움(ST)에 오염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리고 가장 빈번하게 검출되는 5개 혈청형으로는 S. enteritidis, typhimurium, 이외에 mbandaka, infantis, hadar이며 이들 중 SE가 약 37%를 차지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2007년 EFSA 발표자료). 유럽연합 국가 중에 대표적인 닭고기 수출국가인 네덜란드에서는 사람에서 분리되는 살모넬라의 12%가 닭고기와 계란에서 유래된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주목된다. 육계 생산단계별 6개 장소에서 살모넬라 감염여부를 조사하였다. 즉 1단계 부화장(깃털), 2단계 농장에서 병아리상자 바닥종이, 3단계 육계농장 출하시 분변, 4단계 도계장에서 맹장 내용물, 5단계 도계라인의 가슴피부, 6단계 최종 도계 가슴근육 등 단계별로 살모넬라를 검출하였다. 첫 번째 단계인 부화장 1일령 병아리에서는 0.3%수준이었으나 사육단계별로 점차 증가하여 도계장에서는 9.4%로 상승하였다. 그리고 네덜란드 닭고기 판매 소매점에서는 살모넬라 양성률이 13.9% 수준인 것으로 조사되어 닭고기 생산 및 유통단계별로 살모넬라의 오염도는 점차 증가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가장 빈번하게 검출된 혈청형으로는 S. enteritidis, typhimurium, java, infantis, virchow, mbandaka 등 이었다. S. enteritidis는 처음 1일령 병아리에서 가장 검출율이 높았으며(약 21%) 점차 감소하여 최종 가공 품 에 서 2%수 준 으 로 낮 아 졌 다 . S. typhimurium은 처음 부화장에서는 모두 음성이었으나 농장과 도계장에서 3-4%, 마지막 생산품에서는 0.6% 수준이었다.

산란계농장을 대상으로 계군별 60수에서 분변 swab를 실시하고 계사내 5개소에서 먼지 등을 채취하고 분석한 결과 18% 산란계농장이 살모넬라에 오염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2) 미국의 살모넬라 피해현황

살모넬라 감염증은 공중보건학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병원체이다. 미국에서는 살모넬라가 감염되는 사람이 1940년대부터 80년대 말까지 꾸준히 증가하였다 최근엔 다소 주춤하지만 2005년에도 3만5천의 살모넬라 감염증이 확인되었다. 특히 미국에서 살모넬라에 감염되는 사람들의 26%가 오염된 식품을 먹고 감염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을 돈으로 환산하면 20억불에서 30불억 정도의 손실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닭을 비롯한 가축과 사람에서 주로 발생되는 살모넬라 혈청형을 보면 표2와 같다. 사람에서는 주로 S. typhimurium, enteritidis, newport, heidelberg 등이 유행하고 소에서는 S.typhimurium, newport, cerro, agona, 닭에서는 S. heidelberg, kentucky, typhimurium, enteritidis, 돼지에서는 typhimurium, derby, heidelberg choleraesuis가유행한다.

표2. 사람 닭 소 돼지에서 유행하는 살모넬라 혈청형 top 10

사람과 가축별 유행하는 혈청형은 대륙별, 나라별로 상당히 다른 것으로 판단되며 최근에 우리 조류질병과에서 조사한 내용을 보면 국내 닭에서는 S. enteritidis가 가장 유행하는 혈청형인 반면 오리에서 S. typhimurium인 것으로 밝혀졌다.

결과적으로 건강하고 안전한 축산물을 소비자들은 계속적으로 추구하고 이러한 욕구를 점차 증가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일반 닭에서 발생되는 각종 전염병에 의한 피해는 점차 감소될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효과적인 사육환경의 개선과 우수한 사료공급으로 가속화 될 것이며, 좀 더 나아가 소비자가 요구하는 수준의 위생적이고 안전한 축산물 생산을 위한 양계농장과 관련 기관들의 많은 관심과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제도화가 현 시점에 가장 필요하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