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포커스 - '계란이력추적시스템' 정착이 채란업 발전의 근봅

  • Published : 2010.08.01

Abstract

Keywords

계란 비수기인 여름철에 접어들면서 가격하락으로 인한 농가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계란유통과 관련하여 정부에서 ‘계란제품 위생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한 이후 소비자들의 요구에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계란유통구조의 모순점으로 인해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 실정이다. 

본고는 경기도 하남시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계란유통에 참여하고 있는 전만중 사장(한알영농조합)을 만나 채란업 발전 방안을 들어보았다.

계란유통 30년

전만중 사장은 현재 경기도 하남시에서 한알영농조합을 운영하면서 1일 4,200판(126,000개)을 유통시키는 대형 유통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과거 마이크를 들고 '계란이 왔어요!'를 외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30여년이 흘렀다. 전 사장이 계란유통업계의 베테랑으로 자리잡기까지는 유통상인들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신뢰’가 가장 큰 재산이었다고 회고한다. 

또한 전사장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내 가족과 자식들이 먹는 계란을 전달’해 준다는 생각으로 계란유통에 참여해 왔다. 

강원도 삼척이 고향인 전 사장은 부산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으나 사업이 여의치 않아 1980년초 서울에 상경하여 건설업계 인부로 일 한바 있다. 그러던 중 사촌형 계란가계에서 일을 도와주게 되면서 유통업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 1986년 구의동에 보증금 100만원에 월 12만원을 주고 조그만 계란창고를 임대하여 유통업의 기틀을 잡아갔다. 당시 1일 700판까지 유통시킬 정도였고, 1992년 제일제당에서 브랜드인 ‘알짜란’을 출시하여 20여군데의 유통 대리점을 운영할 당시 대리점 모임의 초대회장을 맡은 후 10여년간 활동하면서 유통업계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였다. 

‘계란이력추적시스템’이 대안

지난 2008년 하남시 천현동에 준공한 계란물류창고는 건평 255평의 3층 건물로 최신 GP기계가 설치되어 있으며, 별도로 마련된 사무실과 실험실에는 계란내 항생제 측정기와 계란품질을 측정할 수 있는 기기를 운영하고 있어 위생적이고 완벽한 계란을 소비자들에게 유통시키는데 앞장서고 있다. 

전사장은 현재가 아닌 미래를 보고 투자를 결심하게 되었다. 언젠가는 ‘계란이력추적시스템’이 국내에 정착될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 하남시 천현동에 위치한 한알계란유통센터

전만중 사장은 최소한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은 언제, 어디에서 생산되었는지를 반드시 기록을 해야 되고, 유통상인 역시 계란출고 시 날짜를 포장지 등에 반드시 표기함으로써 소비자들이 믿고 신선한 계란을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야 함을 강조했다. 

현재 한알은 HACCP기준에 맞춘 기록관리는 물론 ‘계란이력추적시스템’을 실천하고 있다. 우선 유통센터에는 친환경인증을 받은 계란 중에서 100% 세척한 계란을 농장으로부터 구매하고 계란표면에 농장과 출고일을 마킹하고 매장으로 보낸다. 물론 항생제, 계란품질을 샘플링으로 검사를 하고 완벽한 계란만을 출고시키는 시스템이다. 삼성 홈플러스에 전체물량의 75% 이상의 계란을 유통시키는 전 사장은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라 설명한다.

끝까지 책임의식 가져야

계란 품질이 좋은 만큼 일반 농장보다 가격을 더 주고 있으며 10일 현금결제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거래 농장에서도 좋은 계란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거래 농장에는 냉장창고를 비치하고 있으며, 최종 소비지까지 콜드체인 시스템을 가동하는 것도 하나의 자랑거리다. 

전 사장은 최근 채란업계의 불황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생산자들이 너무 몸집 키우기에만 열을 올리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보였는데, 계란 DC, 후장기 등이 생겨나는 이유중의 하나도 생산량이 많기 때문으로 보았다. 또한 이제는 농가도 유통이나 집하장에 판매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은 버리고 끝까지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 유통에도 HACCP을 적용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 사장은 갑작스런 유통의 변화를 원하는 것이 아니지만 2∼3년 정도 유예기간을 거쳐 위생적인 계란유통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