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유 배정과 관련하여 농가들의 개선 요구가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
시중에 판매되는 유류에는 교통세, 주행세,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의 명목으로 세금이 매겨져 판매되고 있는데, 도로를 주행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 경우 이 같은 세금의 부과는 불합리하기 때문에 영농을 목적으로 한 유류에 대해서는 세금을 면제해주는 것이 바로 면세유 제도이다.
하지만, 면세유의 배정과 관련하여 불합리한 면이 크고, 일부 농가들의 면세유 부정 사용 등도 문제가 되면서 면세유 배정은 다시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농협 면세유 배정 ‘해프닝’
문제의 발단은 올해 초였다. 농식품부는 그동안 농가의 난방기 규격과 대수를 기준으로 면세유를 배정했다가, 지난해에는 사육수수를 기준으로 배정량을 산출하도록 변경했는데 바뀐 기준대로 적용하면서 올해 초 문제가 불거져 나온 것이다.
처음 문제가 됐던 것은 배정 자체였다. 농협중앙회에서 면세유를 배정하면서 작년의 70% 수준의 적은 양을 배정한 것. 이에 대한 농가들의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자, 농식품부는 뒤늦게 사태 수습에 나섰다. 농식품부는 총 면세유 배정량을 전년대비 10% 증가시켰다며, 닭 사육에 차질이 없도록 면세유를 지급하겠다고 밝히면서 배정 문제는 일단락되었다.
하지만, 농협이 면세유를 모두 지급하겠다고 밝힌 뒤에도 면세유에 대한 이슈는 사그러들지 않았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었으니, 바로 새로 개정된 면세유 지급의 기준이었다. 사육규모에 따른 면세유 배정과 관련하여 작년 4월에 개정된 농식품부의 양계 관련 유류 조견표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 이 조견표는 육계를 기준으로 지역과 계사 형태(무창/개방)로 분류하여 사육수수에 따라 유류공급량을 책정하였는데, 산란계와 종계에도 육계와 동일한 기준으로 면세유를 지급토록 한 것이다.
모든 양계농가에 육계를 기준으로?
모든 양계농가에 육계와 동일한 기준으로 사육수수에 따른 면세유를 공급하도록 되어있는 이 현실과 동떨어진 조견표는 그 태생적 한계를 지적받으며 개정요구가 빗발치게 되었다.
일단은, 육계농가에서 지급받는 면세유의 양이 전체적으로 부족했던 것이 현실이며, 유창계사의 경우 면세유 부족분이 더 컸다. 기준지역의 분류에 있어서도 현재 강원, 중부, 남부, 제주도로 나뉘고 있는데, 한수이북(경기도 북부)은 강원도권과 연료 소비가 비슷한 편이기 때문에 강원도권으로 분류해야 현실에 적합하게 된다.
육용종계의 경우 문제는 대단히 심각해진다. 육용종계의 사육밀도는 평당 약 17수로, 육계보다 1/4 정도 적게 수용된다. 즉, 단순 계산만으로도 같은 수수를 사육할 때 육용종계가 육계의 4배 정도에 달하는 면적을 난방해야 한다. 또, 육계의 경우 평균적으로 6회전을 기준으로 할 경우 연간 6개월 정도를 사육하게 되지만, 육용종계는 1회 입식시 16개월 정도를 사육하기 때문에 한여름을 제외한 9개월 정도 기간동안 난 방기를 풀가동해야 한다. 게다가, 육용종계는 사육하는 전 기간에 걸쳐 체중조절을 위한 제한급이를 실시하는데, 적은 사육밀도와 제한급이로 인해 육용종계는 추위에 더 민감하여, 적정 사육온도(18~22℃)보다 저하될 경우 생산성 감소로 직결된다.
또한, 산란종계의 경우에도, 농가 대부분이 육추를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면세유 지급 기준이 필요하며, 산란종계 농가 중 부화실을 갖추고 있는 농장의 경우 부화실 급온을 위한 연료 사용량도 기준 마련의 대상이 된다.
면세유제도 합리적 개선 기대
이 같은 문제에 대해 본회는 농식품부에 면세유 배정 기준의 개선을 요구했으며, 농식품부는 지난 1월부터 국립축산과학원을 통해 농장을 실사하여 공급기준을 세분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하여 2월에는 사육계종, 사육형태, 평당사육수수 등에 따른 열풍기 가동기간과 실제연료소요량에 대한 실사가 이루어졌으며, 면세유 지급기준 개정에 대한 논의가 진행중에 있다.
농식품부는 적극적으로 면세유 제도의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이끌어가고 있으며, 난방기에 가동시간계측기가 부착되어 있을 경우, 유류의 추가 사용분에 대한 지급도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계농가가 영농에 필요한 유류에 대해 불필요한 주행세 등을 무는 일이 없도록 면세유 배정 기준의 합리적인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통해 면세유 부족 농가의 경영이 개선되면 양계산물을 이용하는 국민 모두가 그 혜택을 보게 된다. 더불어, 일부 농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면세유 부정사용도 근절되어야 대다수 선의의 농가가 피해를 입지 않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