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과학 교육에서 교과서는 교사들이 무엇을 그리고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그리고 학생들이 무엇을 어떻게 읽고 배울 것인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1 많은 연구에서 여러 맥락과 다양한 수준의 실제 교수에서 교과서가 교수 및 학습에 중요한 영향력을 가진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2-4 인터넷과 컴퓨터로 대표되는 여러 멀티미디어 기기들의 발전은 교과서 중심의 전통적 교수법에 대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지만, 여전히 교육과정, 교수 목표 및 실제 교수, 그리고 평가에서 교과서는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실제로 이에 관한 많은 연구들이 꾸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5-7
지난 몇 년 간 고등학교 및 대학 수준의 화학 교과서에 관한 연구는 대부분 내용, 언어, 그리고 표현방식에 관련된 주제에 집중되었다.3,5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교과서에 관련된 과학 교육의 주 연구 내용은 삽화 분석 연구, 교과서의 내용 및 체제 비교 연구, 교과서에 사용된 용어 분석에 관한 연구가 주를 이루며 특히 화학교과에서는 교과서 실험을 비교, 분석하는 연구가 많이 이루어졌다.4 하지만, 중등 화학 교과서에 출제된 문항을 분석한 국내 연구는 없으며 외국의 경우에도 과학 교재의 직접적인 문항 분석은 최근에 이르러 Talanquer가 개정된 Bloom의 교육목표 분류틀8을 이용하여 미국에서 많이 쓰이는 일반화학 교재의 단원 평가 문항을 분석한 것이 유일하며 이러한 과학 문항 분석은 화학 교육에서 중시하는 지식의 종류에 관한 더 낳은 이해를 위해 필수적인 부분이다.5
일반적으로 과학 교과서에 있는 질문과 문항들은 과학 수업에서 평가되는 것과 어떻게 그것이 평가되는 지에 관하여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며, 학생들의 주의를 이끌고 교수 목표를 소통하는 도구로써의 역할이 기대되어지며,5,9 잘 고안된 지필 평가 문항들은 학생들의 개념을 확인하는 좋은 진단 도구가 될 수 있어서 각 학급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10 또한, 학습에 있어 일차적인 교과서 문항의 역할은 학생의 집중력을 높이고 학생의 이해를 돕는 것이다. 하지만, 문항의 수준에 대한 연구에서 학생들의 수준보다 더 높은 수준의 문항은 교과 내용에 대해 학생들의 주의를 확장시킬 수 있으나, 학생들의 수준보다 더 낮은 수준의 문항은 학생들이 질문에 국한된 정보에만 너무 과도한 주의를 기울이게 하는 단점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9,11 또한, 과학교육에서 계산 위주의 낮은 인지 수준을 묻는 문항에서 높은 인지 수준의 문항을 학생들에게 제시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의 필요성이 주장되고 있다.12 이러한 과학 문항에 대한 연구는 주로 일선 교육 현장에서 많이 사용되는 이원분류표에 의한 문항 분석이나 학생들이 문항을 풀어낸 평가 결과에 근거한 통계적 비교, 난이도, 변별도 측정에 대한 연구와13-15 Klopfer의 교육 목표 분류 체계에 의한 문항 분석 및 과학 교육목표 분석이 이루어 졌으나10,16 과학 교과서 문항들이 학생에게 요구하는 사고력의 수준에 관한 심도 있는 연구는 거의 없었다.17
이 연구는 7차 교육과정에서 심화선택과목으로 분류되어 이과 학생들의 대학 교육에서의 전공 및 진로선택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가지는 화학 Ⅱ 교과서 8종의 단원 평가 문항을 분석했으며, 개별 문항이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사고력의 수준을 알기 위해 Bloom의 개정된 교육목표 분류틀을 사용했다.8 교육목표의 분류틀은 교수의 결과로써 학생들이 학습하기를 의도하고 기대되는 것의 진술들을 분류하기 위한 틀로 이러한 분류는 실제 수업에서 교수 목표를 적절하고 포괄적으로 선정할 때 반드시 고려되어야만 하는 학습 결과의 종류를 정의하는데 유용하다.18 그러나 이를 과학 교과서 각 개별 문항에 적용했을 때, 그 기준이 추상적이어서 분류가 구체화되지 않는 한계가 있었으며, 일반적으로 교육목표 분류에서 Bloom의 교육 목표 분류는 과학뿐만 아니라 모든 교과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과학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못한 점이 한계점으로 지적되었다.16
이에 이 연구에서는 Bloom의 교육목표 분류학의 인지적 영역 부분을 좀 더 세분화 시킨 개정된 틀을 활용하여 Talanquer가 일반화학 문항 분석 시 구체적 예로 제시한 문항들을 참고하여 제 7차 교육과정 화학Ⅱ 교과서의 단원 평가 문항이 어떤 양상을 보이고 있는지를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시작되는 현 시점에서 새로 개발될 교과서의 단원별 문항 개발 및 선정에 참고 자료를 제공하고자 하며 다음과 같은 연구 문제를 설정하였다.
연구 내용 및 방법
연구 대상
제 7차 교육과정에 따른 고등학교 3학년 화학Ⅱ 8종 교과서의 중단원 평가 문항을 Talanquer의 화학 문항 분석 방법을 적용하여 분석했다(Table 1). 모든 교과서들의 구성은 대단원, 중단원, 소단원으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각 중단원을 마친 후에는 단원 평가 문항을 출제하였다. 문항 분석을 하는데 있어 각 교과서별로 공통적인 문항을 대상으로 하여 비교, 분석을 실시하고자 모든 교과서에서 발견되는 중단원 평가 문항을 연구 대상으로 정하였다. 실제 교과서에서 중단원 평가 문항은 각 교과서 별로 ‘스스로 평가하기’, ‘기초 다듬기’, ‘중단원 학습정리’, ‘자기 진단 학습’ 등의 다양한 명칭으로 제시 되었다.
Table 1.List of 'Chemistry II' Textbooks
분류틀에 대한 논의
Talanquer는 문항 분석에 Bloom이 제시한 교육목표 분류틀의 원안 및 개정판을 사용하였다. 일반화학 각 단원의 끝에 있는 평가 문항들을 분류하는데 있어 Bloom의 교육목표 분류틀을 사용한 이유는 Bloom의 분석틀이 교수 목표, 시험 문항, 문제와 질문을 분류하는데 있어 많은 저자들에 의해 사용되어 왔고 교육계에 널리 알려져 있으며, 다양한 범주로 분류될 수 있는 문항들에 대해 보편적으로 이해되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으며, 분석틀이 간단함에서 복잡함으로 그리고 구체적인 것에서 추상적인 것으로 분명한 위계적 인지적 구조를 기초로 한다는 세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5
Bloom의 교육목표 분류를 과학에 적용했을 때 인지적 영역의 범주 및 구체적 분류 예는 다음과 같다. 지식: 용어와 사실을 안다, 이해: 과학적 원리를 이해한다, 적용: 새로운 상황들에 원리를 적용한다, 분석: 화학적 반응들을 분석한다, 종합: 실험을 수행하고 보고한다, 평가: 과학적 보고서를 비평한다.18 하지만 Bloom의 분류틀을 이용하여 화학의 평가 문항을 분석한 논문은 거의 없는데 이는 Bloom의 분류틀을 과학에 적용시키기 어렵다는 지적과도 일치한다.10,16 이러한 상황에서 Talanquer가 화학 문항에 대한 분석을 통해 Bloom의 분류틀을 과학의 영역으로 확장하여 사용한 것은 과학에 적절한 분석틀을 마련한다는 의미 뿐 아니라 그 분석의 범위를 평가 목표 뿐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접하는 문항들로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과학 교육적으로 의미가 있다. 또한 후속연구에서 이를 다양한 수준의 교과서 및 시험 문항에 적용해 보는 것은 분석 방법 및 예시 문항이 화학의 전 영역에서 일반적으로 쉽게 보편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분류틀인가를 판단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궁극적으로 본 분석틀을 정교화하고 구체화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다.
일반화학의 문항 분석을 통해 Talanquer는 Bloom의 분류틀을 화학에 적용하는데 있어 보다 구체적인 기준과 적용사항을 제시하였다(Table 2). 본 연구에서는 이 분류틀을 참고하여 각 문항을 13가지로 분류하고 코드화하였다. 다음으로 각 분류 영역을 정의한 후, 실제 분석에서 화학Ⅱ 교과서 문항들을 어떻게 분석하였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써 각 분류 영역의 대표적 문항을 예시로 제시하였다.
회상(Recalling) 문항은 학생들이 기억된 정보에 기초해 대답하도록 요구하는 문항으로, 다음이 그 예이다.
Table 2.Types of questions or problems5
찾기(Finding) 문항은 학생들이 교과서나 다른 자료들에서 특정 정보를 찾기를 요구하는 문항으로, 다음이 그 예이다.
표현(Representing) 문항은 학생들이 주어진 자료 혹은 풀이 과정을 그래프나 화학식으로 대표될 수 있는 상징적 표상 형태로 표현하도록 요구하는 문항으로, 다음이 그 예이다.
해석(Interpreting) 문항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형태(그래프, 상징, 혹은 다른 형태의 표상)들로 표현된 정보를 해석하도록 요구하는 문항으로, 다음이 그 예이다.
분류(Classifying) 문항은 학생들에게 다양한(거시적, 분자적, 상징적) 형식으로 묘사되거나 표현된 화학 물질, 반응, 혹은 상호 관계를 범주화하기를 요구하는 문항으로, 다음이 그 예이다.
설명(Explaining) 문항은 학생들에게 결정의 근거를 제시하거나 자신의 대답을 설명하기를 요구 하는 문항으로, 그 예는 다음과 같다.
양적인 수행(Executing-Quantitative) 문항은 학생들에게 답을 내는 과정에서 양적인 추론이 사용되는 특정 연산 혹은 과정을 요구하는 문항으로, 그 예는 다음과 같다.
질적인 수행(Executing-Qualitative) 문항은 학생들에게 답을 내는 과정에서 질적인 추론이 사용되는 특정한 연산 혹은 과정을 요구하는 문항으로, 그 예는 다음과 같다.
비교(Comparing) 문항은 학생들에게 서로 다른 계의 특성을 비교하도록 하는 문항으로, 그 예는 다음과 같다.
추론/예측(Inferring/Predicting) 문항은 학생들에게 제공된 혹은 그들 자신의 지식에 기초하여 계의 특성 혹은 행동에 관한 예측을 만들어 내거나 추론을 이끌어 내도록 요구하는 문항으로, 그 예는 다음과 같다.
설계(Designing) 문항은 학생들에게 문제를 풀거나 생각을 설명하는 과정을 스스로 설계하도록 요구하는 문항으로, 그 예는 다음과 같다.
평가(Evaluating) 문항은 학생들에게 진술의 정당성을 평가하거나 사고 혹은 과정을 비판적으로 평가해보도록 요구하는 문항이다.
연구 방법
7차 교육과정에 따른 화학Ⅱ 교과서의 단원 평가 문항을 다음의 세 가지 방법으로 분석하였다.
첫째, 각 단원에 있는 평가 문항을 서론에서 소개한 문항 분류틀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이 때, 분류틀의 세부 영역에 대한 코드를 연구자간 통일하여 문항 분석 시 사용하여 교과서별 문항 분류 결과를 제시하였다.
둘째, 각 교과서별 세부 문항 분류 결과를 분류틀의 상위 영역에 해당하는 Bloom의 교육목표 분류 중 인지적 영역에 해당하는 지식, 이해, 적용, 분석, 종합, 평가의 6개 영역으로 제시하였다. 셋째, 이 연구의 분석 결과를 Talanquer가 일반화학교재를 대상으로 실시한 분석결과와 비교함으로써 화학Ⅱ 교과서의 평가 문항의 상대적 특징을 분석하여 제시했다.
분석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 2명의 연구자가 각 단원별 문항을 각각 Table 2에 의해 유형을 분석한 후 결과의 일치도를 구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분석자 간의 일치도가 90% 이상값이 얻어진 후, 1인이 전체 문항을 분석했다. 분석 시 한 문제에 여러 문항이 딸려있는 문제들의 경우에는 딸려 있는 문항을 개별 문항으로 분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으나, 분석 결과 유형이 일치하는 문항의 경우에는 묶어서 한 문항으로 분석했다. 또한, 두 개 이상의 유형이 섞여있는 문제의 경우에는 교육 전문가와 과학교육 전공 대학원생, 예비 교사로 이루어진 모임에서 논의를 통해 대표 유형 한 가지를 정하였으며 논의 결과 대표 유형이 한 가지로 정해지지 않고 여러 유형이 혼재된 경우에는 두 유형이 모두 사용된 것으로 간주하였다.
연구 결과 및 논의
Talanquer 의 화학 문항 분류틀에 근거한 분석
화학Ⅱ 8종 교과서의 619개 평가문항을 Bloom의 개정된 교육목표에 의한 Tanlanquer의 분류틀에 따라 12개 유형으로 분류하였으며 분석 결과를 Table 3 과 Fig. 1에 나타냈다. 단원평가 문항 유형 분석결과를 살펴보면, 평균적으로 ‘양적인 수행(19.4개)’이 가장 많았고, ‘비교(1.9개)’, ‘설계(0.5개)’가 가장 적게 나타났다. 또한, 특징적으로 ‘평가’에 해당하는 문항은 모든 화학Ⅱ 교과서에서 단 한 문제도 출제되지 않았다. 단원별로 살펴보았을 때, 8개의 중단원 중에서 3. ‘원자구조와 주기율’과 4. ‘화학결합과 분자’ 단원에서만 ‘양적인 수행’ 문항이 현저하게 적고 ‘질적인 수행’에 해당하는 문항이 있었으며, 나머지 대부분의 단원에서는 ‘양적인 수행’ 문항이 두드러졌다.
Table 3.The number of the type of the end-of-chapter questions in the textbook
교과서 별로 살펴보면, 교학사는 ‘회상’과 ‘양적인 수행’ 문항이 많은 분포를 보이고 있었고 금성과 형설은 대체적으로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었으며, 지학사는 다른 교과서보다 ‘해석’에 해당하는 문항이 두드러졌다. 대한교과서는 문항 수가 상대적으로 많았기 때문에 모든 영역에 걸쳐 골고루 분포되어있었는데 특징적으로 ‘설계’에 해당하는 문항이 유일하게 발견되었다. 천재교육과 중앙교육도 대체로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으며, 청문각의 경우 전체 문항 수는 대한교과서의 반도 안 되는 수였지만, ‘양적인 수행’에 해당하는 문항 수는 비슷하여 유독 이 유형에 대한 편중이 상대적으로 컸다. 이처럼 화학Ⅱ 교과서의 중단원 평가 문항 유형은 각 교과서 별로 다소 다른 강조점을 가짐을 알 수 있었다.
7차 교육과정 해설서 화학Ⅱ의 영역별 내용을 살펴보면27 8개 중단원 중에서 3. ‘원자구조와 주기율’에서는 ① 원자의 구성 입자를 확인하고, 각 입자의 발견과정과 물리적 성질을 간단히 설명한다 ② 원자 모형의 변천을 원자 구성 입자의 발견과 관련지어 설명한다 ③ 보어의 원자 모형에 따른 전자 배치를 나타내고, 오비탈 개념을 도입한 후 현대적 원자 모형에 따른 전자 배치를 이해한다 ④ 여러 가지 원소의 성질에 대한 자료 해석을 통하여 원소의 주기적 성질을 이해한다로 단원의 목표가 진술되어 있으며, 4. ‘화학결합과 분자’에서도 ① 입자모형을 이용하여 이온 결합, 공유 결합, 금속 결합의 원리를 이해하고, 몇 가지 물질의 성질을 화학 결합과 관련지어 설명한다 ② 전기 음성도 개념을 도입하여 결합의 극성을 설명하고, 전자쌍 반발의 원리로 분자의 모양을 추리한다로 되어 있어 ‘양적인 수행’ 평가문항이 교육목표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단원과 차이점을 보이는 것으로 추론된다. 반면 다른 6개 단원에서는 예를 들면 1. 물질의 상태와 용액에서 ① 몰 개념을 도입한 후 기체의 부피, 압력, 온도의 관계를 상태 방정식으로 나타내고, 기체 분자의 확산 속도와 분자량 사이의 정량적인 관계를 이해한다로 기술되어 있는 등 ‘양적인 수행’ 평가문항이 교육목표에 부합함을 알 수 있다.
Fig. 1.The result of the analysis of the type in the end-of-chapter questions.
이처럼 교육목표에 부합하는 문항들이 교과서에 실리는 것은 교과서 문항을 통해 학생들의 개념 이해 정도를 진단한다는 목적은 충족시킬 수 있으나, 분석 결과와 같이 화학Ⅱ 교과서의 문항들이 지나치게 계산위주의 문항에 치우치고 고차원 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유형의 문항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뿐 아니라 교과서 별로 문항 유형이 다른 사실은 화학Ⅱ 문항들이 학생들의 사고를 확장시키고 발전시키는 비계의 역할을 다하지 못함을 보여준다. 아울러 계산 위주의 문제 유형을 벗어나 학생들의 창의력을 높일 수 있는 높은 인지 수준의 문항이 과학교육에서 요구되는 현실에서 새로운 교육과정의 개발에 발맞추어 화학Ⅱ 교과서 문항이 보다 다양한 유형으로 제시되고, 높은 인지 수준이 요구되는 ‘설계’, ‘평가’ 유형의 문항이 많아지는 것이 필요하다.
Bloom의 인지 영역 범주에 의한 분석
위에서 제시한 Talanquer의 화학 문항 분류틀에 근거한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분류표의 상위 영역인 Bloom의 인지영역으로 제시하는 것은 새로운 분석을 한 것은 아니지만 Bloom의 인지영역 분류가 교육계에 널리 알려져 있고, 다양한 범주로 분류될 수 있는 문항들에 대해 보편적으로 이해되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에5 이를 따로 제시하고자 한다.
Table 3을 Bloom의 상위 6개 교육목표 항목으로 다시 합산하여 보면 평균 ‘지식’ 12.5개, ‘이해’ 36.1개, ‘적용’ 22.8개, ‘분석’ 7.6개 및 ‘종합’ 0.5개로 분류할 수 있으며 백분율로 환산하면 다음 Table 4와 같다.
Table 4의 Bloom의 인지 영역 범주에 의한 교과서 문항 분석 결과를 보면, 평균적으로 ‘이해(44.7%)’ 영역이 가장 많고, 다음은 ‘적용(29.9%)’, ‘지식(15.6%)’, ‘분석(9.5%)’ 순으로 ‘종합(0.3%)’ 영역에 해당하는 문항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전체 교과서 중 대부분이 ‘이해’ 및 ‘적용’ 영역에서 높은 비율로 나타났고, 교학사에서만 ‘지식’ 영역이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났으며, ‘종합’ 영역 문항은 대한교과서에서만 매우 적은 수가 나타났다. 한편 ‘평가’ 영역에 해당하는 문항은 전체 교과서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교과서 별로 살펴보면, ‘이해’ 영역이 가장 많이 차지하는 교과서는 천재교육(56.4%), 가장 낮은 비율로 차지한 교과서는 교학사(23.9%)였으며, ‘적용’ 영역 문항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교과서는 청문각(47.0%), 가장 낮은 비율을 차지하는 교과서는 금성교과서(22.8%)였다. 청문각, 천재교육, 중앙교육 교과서는 ‘이해’ 및 ‘적용’ 영역의문항에 너무 많은 비중을 두어 다른 영역에 해당하는 문항의 비율이 낮았으며 각 영역별 편차가 매우 심했다. Talanquer의 화학 문항 분류틀에 근거한 분석의 결과와 같이 상위 영역인 Bloom의 인지 영역 범주로 살펴본 결과에서도 교과서 별 차이점 및 강조점이 발견되었으며 ‘적용’ 영역 문항의 대부분이 ‘양적인 수행’임을 감안할 때, 화학Ⅱ 교과서에서 ‘이해’ 영역 및 ‘양적인 수행’ 문항의 수는 444문항(70%)으로 편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Table 4.An analysis of the end-of-chapter questions in textbooks according to Bloom's cognitive category (%)
Table 5.Comparison of the percentages of the total number of questions of General Chemistry textbooks5 with those of average numbers of Chemistry II textbooks in the Bloom's cognitive categories
Talanquer 의 일반화학 교재 분석 결과와의 비교
화학 Ⅱ 교과내용의 종합적인 완성본이라 할 수 있는 일반 화학에서 단원 평가를 어떻게 하는지를 살펴보고 이것을 다시 고등학교 과정으로 환류시켜 대학에서 배울 교재와의 연계성을 높이고 고등학교 화학Ⅱ 교과서에서 다루는 평가문항의 올바른 인지 요구 수준 및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문제제기가 가능할 것이다.
Tanlanquer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일반화학 교재 3권을 위와 같은 방법으로 분석했는데 그 특징적인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5
대표적인 일반화학 교과서 3권과 그 평균 및 우리나라 고등학교 화학Ⅱ 교재들의 평균과 비교한 결과를 표 5에 나타내었다. Tanlanquer의 분류틀에 의하면 일반화학의 경우 대부분 ‘적용’ > ‘분석’ > ‘이해’ > ‘지식’ > ‘평가’ > ‘종합’으로 평가문항이 구성된 반면 화학 Ⅱ의 경우 ‘이해’ > ‘적용’ > ‘지식’ > ‘분석’ > ‘종합’ > ‘평가’의 순으로 구성되었다. 일반화학의 경우 대부분의 문항이 ‘적용’과 ‘분석’에 해당했으며 이는 Bloom의 인지 영역 범주에서 중간 수준의 인지 수준(Intermediate level of cognitive demand)을 요구하는 문항들이었다. 또한 ‘종합’과 ‘평가’에 해당하는 문항은 상대적으로 많이 부족하여 문항이 상당히 좁은 범위의 특정 영역의 문제에 집중되었다.5 이를 화학Ⅱ 문항 분석 결과와 비교했을 때, 미국의 대표적 일반화학 교재들이 ‘적용’에 평균적으로 40%에 가까운 문항 비중을 가지는 것에 비해 화학Ⅱ 교과서는 ‘이해’ 영역에 해당하는 문항이 44.7%를 차지했으며 ‘적용’ 영역에 해당하는 문항은 29.9%였다. 각 연구의 대상이 대학 교재와 고등학교 심화 과정 교재라는 차이가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화학Ⅱ 교과서 문항들이 ‘이해’ 영역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으며 더욱이 ‘적용’ 영역에 해당하는 문항 중에서도 ‘양적인 수행’이 ‘질적인 수행’ 문항의 7배나 되었다.
결론 및 제언
연구에서는 2002학년도부터 시행되고 있는 제7차 교육과정에 따른 검인정 8종 고등학교 화학 Ⅱ 교과서의 단원 평가 문항 전체를 대상으로 Bloom의 개정 전과 후의 교육목표 분류틀들을 기본으로 하고 Talanquer가 미국에서 많이 사용되는 일반화학 교재 3권을 분석한 연구의 분석 방법을 도입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첫째, 단원 평가 문항 유형별 분석결과를 Bloom의 교육목표 분류틀로 살펴보면, 평균적으로 ‘양적인 수행’이 가장 많았고, ‘평가’ 유형의 문항은 전체 교과서 문항에서 단 한 문항도 출제되지 않았으며 이를 제외하면 ‘설계’ 유형 문항이 가장 적게 출제 되었다. 대부분의 교과서에서 소위 계산문제라 볼 수 있는 ‘양적인 수행’ 유형의 비중이 매우 높았다. 이러한 이유 중의 하나로 화학 Ⅱ 교육과정 해설서의 각 중단원에 대한 3개 정도씩 들어 있는 학습목표 총 23개중 15개에서 양적인 계산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해설서상의 이러한 학습목표에 대한 성취도를 간단히 측정하기 위해 교과서 문항의 대부분이 보다 높은 인지 수준을 요구하는 유형의 문제보다는 단순히 기계적으로 계산하는 유형의 문항을 많이 출제함으로써 학생들이 이해하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지 못하며, 단순 계산을 통해 암기하는 식의 기계적 학습으로 유도될 가능성이 있었다. 과학교육에서 이러한 기계적 학습은 지양되어야 함으로 교과서 문항이 다양화되고 보다 높은 인지 수준을 요하는 문항을 개발하고 교과서에 실리는 것이 학생들이 화학의 원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둘째, 각 교과서별 문항들을 Bloom의 분류틀 중 인지 영역 범주로 살펴보면, 평균적으로 ‘이해’가 가장 많았고, ‘적용’, ‘지식’, ‘분석’의 인지 영역 순으로 출제가 많이 되었고 ‘종합’ 영역 문항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교과서 문항 대부분이 ‘이해’, ‘적용’ 영역에 편중되었으며 ‘적용’ 영역 문항의 상당수는 ‘양적인 수행’ 유형이었다. 각 교과서의 Bloom의 인지 영역 범주에 의한 결과를 보면 교과서 마다 약간의 차이를 보이는데 이는 특정 교과서를 선택하면 ‘이해’나 ‘적용’ 영역의 문항을 더 많이 접하게 되고, 다른 교과서를 선택하면 ‘분석’이나 ‘종합’ 영역의 문항도 접할 수 있는 등 기회의 차이가 생길 수 있으므로 특정 유형에 해당하는 문항의 지나친 편중을 지양하고 다양한 유형의 문항을 학생들이 접할 수 있도록 교사는 다른 교과서의 평가 문항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한편, 모든 교과서들의 단원 평가 문항에서 ‘이해’와 ‘적용’ 영역의 문항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분석’, ‘종합’, ‘평가’에 해당하는 문항은 거의 없으므로 이러한 유형의 문항을 더욱 많이 개발할 필요가 있다.
셋째, Talanquer의 연구 결과와 화학 Ⅱ 문항을 분석한 결과를 비교했을 때, 화학 Ⅱ 문항들이 ‘이해’를 묻는 인지 영역 문항과 ‘양적인 수행’ 유형의 문항이 두드러지게 많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대학교 1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이라는 학년 수준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화학 Ⅱ 교과서의 특징적인 면으로 이해할 수 있다. Talanquer는 문항들이 종합 및 평가의 수준을 요구하는 문항들이 많이 개발되고 실리기를 제언하고 있는데 한국의 경우에는 적용보다 이해 수준의 문항이 더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한 문항 출제자 및 교과서 개발자의 인식과 개선이 요구된다. 이러한 화학Ⅱ 교과서의 문항 분석 결과와 일반화학 교재의 분석 결과의 양적인 차이를 인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화학Ⅱ와 일반화학에서 공통으로 다루는 단원에 한해서 단원 목표에 따른 적합성 및 인지 요구도 수준 분석을 함께 실시한다면, 새로운 화학Ⅱ 교과서를 개발하는 데 있어 평가문항의 제작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화학Ⅰ을 이수하고 과학과 관련된 분야를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보다 심화된 화학 개념과 다양한 탐구 방법을 적용하여 화학 현상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한 과목으로 특정되어 있는 화학Ⅱ 교과서의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여 대학 교재와의 연계성을 높이는데 평가 문항의 유형이라는 구체적인 틀이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교육과정평가원의 검정을 거친 교과서를 각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선택하게 되어 있어 일선 학교에서 어떠한 기준으로 교과서를 선택하는지의 결과가 각 학교 전체 학생의 과학교육에 있어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교과서 선정의 기준으로 교과서의 문항들이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사고력 수준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져 제시된다면 교과서 선정의 참고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새 교육과정이 시작되는 현 시점에서 새로운 교과서를 개발할때 이 연구의 분류 방법을 활용하여 교과서 전체 문항의 균형 및 질을 향상시켜 궁극적으로 학생들의 사고력 향상을 이끌어내는 자료의 핵심 자료로써 교과서 문항이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편, 후속 연구로 화학 Ⅱ 뿐만이 아니라 화학 Ⅰ이나 공통과학, 더 나아가서는 중학교 과학에 대한 문항 분석을 한다면 화학 및 과학 교과서의 전반적인 중단원 평가문제 유형을 파악할 수 있고 개선하거나 발전시킬 부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각 문항에 대한 교육과정의 단원 목표에 대한 적합성여부나28 인지요구도 수준의 검사29 등 미시 분석을 반영하여 입체적으로 분석하면 학생들에게는 학업성취를 극대화시킬 수 있고 교사들에게는 교수-학습의 개선을 유도할 수 있는 평가문항으로서의 개발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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