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I QR코드

DOI QR Code

Content Analysis of Chromatographic Part in Middle School Science and High School Chemistry Textbooks of the 7th Education Curriculum

7차 교육과정에서 개발된 중학교 과학 교과서와 고등학교 화학 교과서의 크로마토그래피 부분 내용 분석

  • Published : 2008.08.20

Abstract

Keywords

서 론

크로마토그래피(chromatography)는 과학 분야에서 물질을 분석할 때 가장 널리 이용되는 방법 중 하나이다. 크로마토그래피(chromatography)라는 용어는 20세기 초 러시아의 식물학자인 Michael Tswett(러시아명; Mikhail Semenovich Tsvett)가 명명하였다. 1950년대에 기체 크로마토그래프(GC; gas chromatograph), 1960년대에 고성능 액체 크로마토그래프(HPLC; high performance liquid chromatograph)가 상용화된 이래, 현재 학교, 병원, 연구소 등 거의 모든 연구 관련 기관에서 이를 이용할 정도로 GC와 HPLC는 보편화되었고, 크로마토그래피 관련 기술도 발전을 거듭했다.1,2 올림픽을 비롯한 각종 스포츠 경기에서 금지된 약물의 복용여부에 대한 검사도 크로마토그래피 기술을 이용하며,3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환경호르몬의 검출 및 정량적 측정에도 크로마토그래피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4 이 기술은 특히 복잡한 유기화합물의 분리에 유용하며,5 전하를 띤 화학종의 분리6나 고분자물질7 및 생체 시료의 분리 분석에도 매우 효과적으로 이용된다.8 또한 다른 방법으로는 분리가 곤란한 키랄화합물(거울상과 겹쳐지지 않는 이성질체)의 분리에도 효과적이다.9

우리나라에서는 제 7차 교육과정에서 개발된 초등학교 4학년의 “혼합물 분리하기” 단원에서 종이 크로마토그래피에 의한 사인펜 성분의 분리 과정이 처음으로 제시된다. 그 후 중학교 2학년에서 혼합물의 분리 단원에서 다시 한 번 다루며, 고등학교 화학 II 교과서에서도 크로마토그래피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에 관련된 선행 연구로는 6차 교육과정의 중학교 과학 교과서 및 고등학교 화학 교과서에서 다루는 내용을 분석한 연구10와 중학생들을 위한 얇은 막 크로마토그래피 실험 키트의 개발 연구11가 있다. 이들 연구에서는 중학교 과학 교과서에서 다루는 종이 크로마토그래피 관련 내용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종이 크로마토그래피에 해당하는 얇은 막 크로마토그래피(TLC; Thin Layer Chromatography)보다 실험적 효과가 큰 크로마토그래피 실험 키트에 대한 연구가 소개되었다. 그 외에도 중학교의 크로마토그래피에 관련된 실험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수업 자료를 개발한 연구들12,13도 있는데, 이들 연구에서는 대부분의 교과서에서 종이 크로마토그래피와 분필 크로마토그래피만을 제시하고 있는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이 실험을 확장하여 유성 사인펜 등 보다 다양한 시료와 이를 분리할 수 있는 이동상과 정지상을 찾아 학습효과를 높일 필요가 있음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아직까지 7차 교육과정에서 개발한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이러한 문제점들이 개선되었는지에 대해 알아본 연구는 없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크로마토그래피에 관련된 선행연구들에서 지적된 사항들이 7차 교육과정의 교과서에서는 얼마나 개선되었는지를 확인해 보고,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 개발될 교과서의 개발 방향에 시사점을 찾고자 한다. 또한 크로마토그래피에 관련된 최신 기술들에 대한 내용은 과학-기술-사회와의 관련성을 강조하는 현행 과학 교육과정의 취지에도 잘 맞으므로, 이에 관련된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연구 필요성에 근거하여, 본 연구에서는 7차 교육과정에서 개발한 중학교 9종의 과학 2 교과서와 고등학교 8종의 화학II 교과서를 대상으로 크로마토그래피에 관련된 내용을 구성 내용 및 순서, 서론부, 실험, 정의 및 원리, 활용, 역사 및 종류, 기타 등으로 구분하여 분석하고, 문제점이 드러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개선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연구 내용 및 방법

분석 대상. 국내에서 출판된 7차 교육과정의 중·고등학교 과학 및 화학 교과서에서 크로마토그래피관련 내용들의 구성 내용 및 순서를 조사하였다. 중학교는 각 학년별로 9종의 교과서가 있었으며, 고등학교는 과학 교과서 11종, 화학 I·II교과서가 각각 8종씩 있었다. 그 중에서 크로마토그래피 관련 내용들이 소개된 교과서는 중학교 과학 2 교과서(Table 1)와 고등학교 화학 II 교과서(Table 2)이었다.

Table 1.Middle school ‘Science 2’ textbooks

Table 2.High school ‘Chemistry II’ textbooks

분석방법. 본 연구에서는 중학교 과학 2 교과서와 고등학교 화학 II 교과서의 크로마토그래피에 관련된 내용을 구성 순서, 서론부, 실험, 정의 및 원리, 활용, 역사 및 종류, 그리고 중학교 교과서의 경우에는 그 외의 특성들을 논의한 기타 등으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정의 및 원리, 활용, 역사 및 종류 등의 내용은 IUPAC(International Union of Pure and Applied Chemistry, 순수 및 응용화학 국제협회)14 또는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크로마토그래피 전문 서적15,16에서 다루는 내용과 비교하여 특징을 논의하였으며, 구성순서, 서론부, 실험 등은 분석 대상인 교과서의 내용을 영역별로 비교하여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고, 이를 기준으로 유형을 분류하였다. 분석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하여 연구자 2명이 각각 분석한 후 그 결과를 서로 비교하였으며, 일치하지 않는 경우 분석 기준을 보다 상세히 하고 다시 분석하여 신뢰도를 높이고자 하였다.

 

결과 및 고찰

구성 내용 및 순서에 대한 분석

중학교 교과서. 중학교 2학년의 7차 교육과정에서 배당된 시간은 136시간으로 주 4시간의 수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대부분의 학교에서 2학기 후반부에 혼합물의 분리 단원이 배치되어 있다. 교과서마다 약간씩 차이가 나지만 일반적으로 13~15차시가 할당되어 있으며, 이중에서 크로마토그래피는 약 1~2차시 분을 차지하고 있다. 중학교 과학2 교과서에서 언급된 크로마토그래피 관련 부분의 내용은 모든 교과서에서 200쪽을 지나서 마지막 단원에 위치해 있었고, 분량은 2~3쪽 정도였다. 교과서에 기술된 전반적인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내용구성 및 순서를 조사하여 Table 3에 요약하였다.

Table 3에서 보면 9종의 중학교 교과서 중에서 8종은 공통적으로 크로마토그래프를 설명하기 위해 학생들의 흥미 유발을 위한 도입으로서 서론부를 기술하였다. 또한 크로마토그래피에 관련된 실험, 그리고 실험 결과 설명을 통한 크로마토그래피의 원리 및 정의에 대한 기술이 제시되었다. 그리고 크로마토그래피의 활용 및 응용 예를 소개하였다. 또한 9종의 교과서 중에서 5종은 크로마토그래피의 종류, 역사, 장단점 등을 기술하였으나, 4종은 이러한 내용이 제시되지 않았다.

Table 3.1)(a) Introduction part, (b) chromatographic experiment, (c) principle and theory, (d) uses (e) history and kind, (f) others.

특이한 것은 한 종의 교과서에서는 크로마토그래피에 대한 실험 이외에 다른 내용들이 전혀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단지 심화·보충학습과정 중 보충학습 부분에서 분필에 수성사인펜 잉크를 묻혀 색소를 분리하는 크로마토그래피 실험만을 소개하였다. 그리고 그 내용은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다루는 내용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6차 교육과정에서는 크로마토그래피 내용이 중학교 1학년 ‘과학 1’ 교과서에 소개되었으며, 전체 분량은 3~4쪽 이었다. 또한 실험 내용은 8종 교과서 모두 분필이나 거름종이를 활용해 수성사인펜의 색소분리를 하는 실험이었다.10,12 이에 비해 7차 교육과정에서는 중학교 2학년 후반부에 다루면서 실험 내용에서도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여전히 대부분의 실험 내용은 수성사인펜의 색소 분리인 점은 변화가 없었으나, MD 교과서의 경우에는 시금치 잎의 색소를 시료로 택하고 이동상으로 석유에테르와 아세톤을 사용하여 실험의 다양성을 추구한 시도를 하였다. 또한 MB 교과서의 경우에는 일반적인 크로마토그래피내용 이외에 ‘재미난 해보기’에서 크로마토그래피를 이용한 그림 그리기와 ‘과학과 사회’란 제목에서 크로마토그래피를 이용하여 범죄의 범인을 찾는 내용을 추가로 도입하여 다양한 소재를 통한 흥미 유발을 시도하였다.

고등학교 교과서. 고등학교 화학 II 교과서에서 언급된 크로마토그래피 부분의 전반적인 내용은 요약하여 Table 4에 제시하였다.

Table 4.1)(a) Introduction part, (b) chromatographic experiment, (c) principle and theory, (d) uses (e) history and kind.

8종의 고등학교 화학 II 교과서에서 크로마토그래피 관련 부분의 내용은 물질의 상태와 용액의 단원에 나오고 있으며, 교과서마다 다루어지는 크로마토그래피의 내용이 다소 다르지만 대부분 간략히 언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크로마토그래피 관련 부분의 내용 구성은 중학교 교과서와 유사한 교과서들도 있고 분량도 0~3.0 쪽 정도였다.

공통적으로 크로마토그래피를 설명하기 위한 서론부를 먼저 기술하였다. 출판사별로 순서와 내용에 있어서 차이가 비교적 많이 나타나고 있으며, 대체적으로 서론부에 이어서 크로마토그래피 관련 실험, 그리고 실험결과 설명을 통한 크로마토그래피의 원리 및 정의에 대한 기술이 있었다. 나머지 사항들은 교과서마다 차이가 대체적으로 많이 나고 있다.

7차 교육과정 해설서를 살펴보면, 고등학교 화학II 교과서에서 용해 단원의 교육 목표인 용해의 원리를 크로마토그래피의 원리와 관련지어 설명하고 있다.17,18 고등학교 화학 II 교과서에서는 중학교 교과서와는 다르게 출판사별로 나타난 내용에서도 많은 차이가 났으며, 크로마토그래피의 원리와 설명이 약간 심화되어 있었다. 그러나 중학교와 달리 다양한 구성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7차 교육과정에서 화학 II는 고등학교 선택 중심 과정의 보통 교과에 속해 있으며, 이 중에서도 선택 과목 중 심화 선택 과목으로 분류되어 있다. 따라서 이공계를 진학할 학생의 진로, 적성과 소질을 계발하는 데 도움을 주도록 내용을 구성하는 데에 초점을 두어야 하므로19 화학 II 교과서에 크로마토그래피에 관련된 내용이 부족한 경우에는 이에 대한 심화된 내용의 구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서론부에 대한 분석

중학교 교과서. 크로마토그래피 서론부를 어떻게 기술하고 있는 지를 비교 분석하여 Table 5에 제시하였다. 분석 결과, 대부분의 교과서에서는 공통적으로 종이에 쓴 잉크나 식물의 색소가 물에 젖어 퍼져나가는 내용을 크로마토그래피 서론부에 제시하였다. 그리고 MD 교과서에서만 크로마토그래피를 마라톤에 비유하여 원리를 설명하였으며, MI 교과서에서는 크로마토그래피의 서론부에 해당하는 내용이 제시되어 있지 않았다. 분석 결과, 대부분의 교과서에서 서론부의 내용 기술이 유사하며, 이러한 내용은 학생들에게 크로마토그래피를 소개하는 교육적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고 본다. 따라서 앞으로 학생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내용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

대부분의 교과서에서 제시한 잉크나 식물 색소의 분리는 초등학교 4학년 교과서에 제시되어 있는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단순히 현상을 관찰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교육과정에 따르면 중학교에서는 현상과 개념을 함께 제시하는 수준이 적합하므로 중학교에서는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개념의 도입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초등학교 수준과 동일하게 종이 크로마토그래피만 한정하여 제시하지 않고, 보다 다양한 유형의 크로마토그래피에 관련된 내용의 제시도 필요하다고 본다.

Table 5.Introduction part of chromatographic content in middle school ‘Science 2’ textbooks

최초 염료의 분리에서 비롯된 크로마토그래피 기술은 현재 매우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1-9 따라서 중학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크로마토그래피 관련 예들을 서론부에 도입하고 현재와 같이 천편일률적으로 수성 잉크의 색소 분리에 국한하여 크로마토그래피의 서론부를 구성하는 한계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한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식품이나 식품 저장용기, 그리고 물이나 토양, 그리고 대기 중에 있는 각종 환경 유해 물질의 분석 등에 크로마토그래피의 원리가 이용된다는 점을 제시함으로써 과학-기술-사회의 관련성을 강조하는 7차 교육과정의 목표에 부합하는 내용을 개발하여 서론부에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고등학교 교과서. 각 교과서에서 서론부분에 어떤 내용을 언급하였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크로마토그래피 서론 부분의 내용을 출판사 별로 요약 조사하여 Table 6에 나타내었다.

고등학교 화학 II 교과서 중에서 HA, HD, HE는 중학교 교과서에서와 같이 거름종이나 분필에 수성 사인펜을 찍어서 수성 사인펜이 스며들었을 때 수성사인펜 속의 여러 성분들이 분리되는 현상을 서론부에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HG에서는 “크로마토그래피에 용해도 차이가 어떻게 이용될까?”란 질문을 던져 크로마토그래피를 용해와 연관 지으려는 의도가 있었다. 그러나 HB, HC, HF, HH 교과서는 서론 부분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서론 부분의 내용이 초등학교나 중학교 수준과 큰 차이가 없는 것도 문제라고 할 수 있으나, 제시되지 않고 본론으로 들어가는 것도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가능한 한 학생들의 흥미와 호기심을 유발하고 과학과 기술과 사회와의 관련성을 인식할 수 있는 다양한 예들을 서론부에 도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Table 6.Content of chromatographic introduction part in high school ‘Chemistry II’ textbooks

실험에 대한 분석

중학교 교과서. 중학교 과학 2 각 교과서에서 크로마토그래피 관련 실험에서 사용한 시료, 정지상, 이동상이 무엇인지를 조사하여 Table 7에 요약하였다.

Table 7.Contents of chromatographic experimental part in middle school ‘Science 2’ textbooks

중학교 교과서에 서술된 크로마토그래피 실험은 대부분 수성 사인펜 색소의 분리가 주된 내용이었으며, 실험부분의 분량은 대략적으로 0.5~1.0쪽이었다. 9종 교과서 모두 시료는 수성 사인펜이었고, 그 중 한 교과서인 MD에서만 두 종류의 실험 중 하나를 시금치 잎의 색소로 제시하였다. 그리고 모든 교과서에서 정지상 또는 정지상 지지체로 분필 또는 거름종이를 사용하였다. 이동상으로는 물이나 에탄올을 사용하였으나, MD 교과서에서는 시금치 잎의 색소 분리를 위하여 석유에테르와 아세톤을 각각 20 : 1의 부피비로 섞은 용액을 사용하였다. 또한 똑같은 실험을 이번엔 이동상으로 물을 사용해서 이동상의 차이에 따른 실험결과를 비교하도록 하였다.

중학교 교과서에 나타나는 크로마토그래피 실험은 준비물이 간단하고 위험 요소도 없으며, 실험의 난이도도 높지 않아서 중학교 2학년 수준에 큰 어려움이 없다고 판단되지만, 크로마토그래피를 이용하여 혼합물이 순물질로 분리된다는 점10,14-16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정지상과 이동상에 대한 개념을 제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MD 교과서처럼 이동상을 다르게 하였을 때 혼합물이 분리되는 정도의 차이를 비교하는 실험을 제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과학 실험에서 사용하는 도구나 시약에 따라 혼합물이 분리되는 정도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인식하는 것은, 한 가지 실험 과정을 따라 한가지 결과만을 얻는 실험보다 학생들에게 실험 도구의 특성 및 한계, 분리의 효율성 등에 대한 인식을 가능하게 해 줄 것이다.

대부분의 교과서에서는 종이 크로마토그래피나 분필 크로마토그래피 실험 결과를 설명하면서 관찰된 색소의 분리 수만큼 성분의 분리가 일어난 것이라고 표현하고 있으나, 이는 잘못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검은색 사인펜이 3부분으로 분리되었다고 해서 검은색 사인펜은 3가지 물질의 혼합물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7차 교육과정 중학교 과학과 교육과정 해설서17에 따르면, 혼합물의 분리 단원의 내용 구성은 다음과 같다.

우리가 주변에서 접하는 물질은 대부분 혼합물이다, 이러한 혼합물은 순물질이 다양한 비율로 섞여 있는 것이기 때문에 섞여 있는 순물질의 종류와 성분비에 따라 그 성질이 달라진다. 따라서, 물질의 성질을 조사한다는 것은 순물질의 성질을 알아보는 것을 의미한다. 순물질의 성질을 조사하기 위해서는 우선 혼합물로부터 순물질을 얻어 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혼합물의 분리이다. 혼합물을 분리하는 방법에는 증류, 재결정, 크로마토그래피 등의 방법이 있는데(중략) 크로마토그래피는 원리를 학습하기보다는 미량의 물질을 분리하는데 매우 유용한 방법임을 이해시킨다.

이에 따르면 크로마토그래피의 원리를 학습하는 수준을 중학교에서 요구하지는 않지만, 크로마토그래피를 통해 혼합물을 분리하여 순물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학습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크로마토그래피는 분리된 색으로부터 혼합물이 분리됨을 학습하게 되므로, 분리된 색의 수만큼 혼합물이 분리된다는 오해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엄밀하게 표현한다면 최소한 3가지 이상의 성분이 들어 있다고 표현할 수도 있으나, 색은 가시광선 영역 안의 파장이 나오는 색소에서만 나타나는 것이므로, 적외선이나 자외선 영역의 파장을 내는 물질의 경우 관찰이 어렵기 때문에 분리되어도 색으로 관찰되기 어렵다. 이러한 점은 중학교 1학년에서 빛과 색에 대해 학생들이 학습하므로, 이와 연계하여 학습하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이 단원에서는 백색광을 프리즘과 같은 장치로 분리하거나, 합성하는 과정을 다룸으로써 가시광선 영역 안에서의 빛과 색과의 관계를 학습한다. 따라서 이와 연관 지어서 가시광선의 영역을 벗어난 빛이 색으로 나타나지 않음을 설명함으로써 학생들이 크로마토그래피로 물질이 분리되는 과정에서 눈으로 색을 확인하는 것의 한계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교과서에서도 관찰된 색소의 분리 수만큼 성분의 분리가 일어난 것이라고 표현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6차 교육과정에서 크로마토그래피의 내용을 분석한 연구10에서도 이 점이 지적되었으나, 7차 교육과정의 교과서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았다. 따라서 앞으로 개발될 2007년도 개정 교육과정에 의해 개발될 교과서에서는 이러한 잘못된 점이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과학적으로 정확한 내용을 기술하는 것이 중학교 수준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된다면, “검은색 사인펜은 3가지 물질의 혼합물”이라고 표현하는 대신에 “검은색 사인펜이 3부분으로 분리되었다는 것은 세 가지 성질이 다른 혼합물이 사인펜 잉크에 들어 있다.”는 식으로 표현함으로써 교과서 서술의 과학적 오류를 피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혹은 학습자의 수준을 고려하여 본문이 아닌 섹션이나 읽기 자료의 형식으로 제시하여 학생들의 사고를 확장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아주 간단하면서도 흔히 이용되는 크로마토그래피 방법인 얇은 막 크로마토그래피(TLC)도 중학교 과학에서 가능하도록 내용을 제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판되는 TLC판을 가로 1.5 cm, 세로 5cm 크기로 잘라서 정지상으로 이용하고, 이동상으로 알콜과 헵탄(heptane) 혼합용매를 써서 노란색과 빨간색을 가지는 아닐린계 화합물들의 혼합물을 분리하는 실험11도 가능하다. 또한 UV 램프를 이용하여 환경오염물질과 구조가 유사한 유기 혼합시료를 분석하면, 크로마토그래피를 정성 분석과 함께 정량 분석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중학교 과학실험에 TLC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용매의 냄새, 난이도와 시간 조정 등의 문제점이 극복될 필요가 있으나,11,12 에탄올과 헵탄은 인체에 유해한 용매는 아니며, 실험 시간도 짧고 전개 용매의 뚜껑을 덮고 이용한다면 냄새의 문제도 쉽게 해결될 수 있다. TLC의 경우 종이 크로마토그래피에 비해 빠르고, 실험이 더욱 쉬우면서 분리도 훨씬 잘 이뤄지므로 크로마토그래피에 관련된 이론을 쉽고 명료하게 설명할 수 있다. 선행연구13에서도 정지상으로 TLC를 이용한 유성 사인펜 실험의 장점을 제시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선행연구를 토대로 학생들의 수준에 적합한 TLC 실험들이 개발되어 중학교 과학 수업에 제시된다면 크로마토그래피에 관한 학생들의 이해 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교과서. 크로마토그래피에 관련된 실험에서 사용한 시료, 정지상, 이동상 등에 대한 내용을 분석하여 Table 8에 제시하였다.

Table 8.Contents of chromatographic experimental part in high school ‘Chemistry II’ textbooks

고등학교 화학 II 교과서들 중에서 HC, HG, HH 교과서는 크로마토그래피의 실험 내용을 제시하지 않았으며, 나머지 교과서들도 실험 내용의 분량은 대략 1쪽 내외였다. 시료는 수성사인펜 이외에 식물 잎의 색소, 초콜릿의 색소 등을 제시하였으며, 정지상으로는 거름종이를 사용하고, 이동상으로는 물과 에탄올 이외에 석유에테르, 염화나트륨 수용액등을 제시하였다. HA 교과서에서만 정지상으로 탄산칼슘 가루를 사용해서 식물 색소를 분리하는 실험을 제시하였다. 이 실험은 크로마토그래피의 역사에서 나오는 내용으로, 러시아의 Michael Tswett가 실험한 내용을 재현한 것이다. 그러나 나머지 실험의 내용은 중학교 과학 교과서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으므로, 고등학교에서는 보다 깊이 있는 크로마토그래피 관련 실험 내용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의 및 원리에 대한 분석

중학교 교과서. 각 교과서마다 크로마토그래피의 정의 또는 원리를 어떻게 기술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이를 Table 9에 요약하였다.

MI를 제외한 모든 교과서에서 크로마토그래피의 정의 또는 원리로, 혼합시료 내 각 성분이 이동상을 따라 움직이는 속도의 차이에 따라 물질이 분리되는 내용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어떠한 이유로 속도 차이가 나는지에 대한 설명은 제시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표현은 크로마토그래피의 초기 형태인 흡착 크로마토그래피의 원리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으나 범용적인 크로마토그래피의 원리라고 하기 어렵다.2,15,16

Table 9.Contents of chromatographic theory or principle in middle school ‘Science 2’ textbooks

IUPAC의 정의와 여러 분석화학 교재, 그리고 크로마토그래피 관련 전문서적에서 표현한 바에 따르면 크로마토그래피란 “분리할 시료가 이동상을 따라 일정한 방향으로 전개되는 가운데, 이동상과 정지상에 분배되는 정도의 차이에 따라 이들 시료의 분리가 일어나게 하는 물리적인 방법”으로 정의하였다.2,14-16 이를 중학교 수준에 적합한 형태로 수정하여 제시한다면, “크로마토그래피는 혼합물의 각 성분이 이동상을 따라 움직이면서 성분들이 정지상에 머물려는 정도와 이동상을 따라 움직이려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분리가 일어나는 방법이다.”라고 정의할 수 있다.

고등학교 교과서. 각 교과서마다 크로마토그래피의 정의 또는 원리를 어떻게 기술하고 있는 지를 살펴보기 위해서 각 교과서 별로 정의 또는 원리와 관련된 부분을 조사하여 Table 10에 요약하였고, 이를 보편적인 크로마토그래피의 정의 또는 원리와 비교하였다.

Table 10.Contents of chromatographic theory or principle in high school ‘Chemistry II’ textbooks

Table 10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교과서에서 크로마토그래피의 정의 또는 원리는, 혼합물의 각 성분이 정지상이나 이동상과 상호작용하는 정도의 차이로 인해 이동 속도가 달라지므로 분리된다고 표현하고 있다. 따라서 상호작용의 개념이 포함되었으므로 중학교 과학 교과서에 나타난 원리보다는 심화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교과서가 혼합물의 분리원리에 대한 설명을 아주 간단히 하여 교과서 내용만으로는 크로마토그래피의 원리를 정확히 이해하기 힘들므로 구체적인 표현을 써서 크로마토그래피의 원리를 정확히 전달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혼합물의 여러 성분들 중에 정지상과 강한 인력이 작용하는 성분들은 느리게 이동하고, 상대적으로 정지상과 약한 인력이 작용하는 성분들은 빠르게 이동하므로, 이러한 이동 속도의 차이로 인해 성분들이 서로 분리된다고 설명할 수 있다.

활용에 대한 분석

중학교 교과서. 크로마토그래피의 활용과 관련된 내용들을 교과서 별로 요약하여 정리하여 Table 11에 제시하였다.

Table 11에서 볼 수 있듯이, 각 교과서마다 크로마토그래피가 활용되는 사례를 다양하게 제시하였으나, 가장 많은 교과서에서 약물검사나 도핑테스트에 활용됨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운동선수의 약물복용 검사 등 일부 제한된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주제 뿐 아니라 웰빙(Well-Being)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음식물 속에 들어 있는 유해 물질을 검사할 수 있다는 점 등 나 자신과 직접 관련 있는 주제를 제시하는 것도 학생들의 호기심과 관심을 보다 많이 끌 좋은 소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Table 11.Contents of chromatographic application in middle school ‘Science 2’ textbooks

또한 대부분의 중학교 과학 2 교과서에서 크로마토그래피를 이용하면 성질이 유사한 물질들이 섞여 있는 소량의 혼합물을 분리하는데 적합하며, 매우 적은 양의 물질을 분석하는데 유용하다고 소개하고 있다. 교육과정 해설서에 나오는 과학과의 목표에서도 크로마토그래피가 미량의 물질을 분리하는데 유용한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교과서에 제시된 실험처럼 종이 크로마토그래피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미량의 물질을 분리·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특히 성질이 비슷한 물질들이 섞인 혼합물이나 매우 적은 양의 혼합물을 분리하기 위해서는 고분리 능력을 갖는 GC(기체 크로마토그래피)나 HPLC(고성능 액체 크로마토그래피)를 이용해야 하며, 이 경우에도 분리할 시료에 적합한 정지상과 이동상을 선택하여 최적의 조건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알려줄 필요가 있다. 또한,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발전하고 있는 크로마토그래피의 다양한 활용 예를 학생들에게 제시하면 좋을 것이다.

고등학교 교과서. 각 교과서마다 크로마토그래피의 활용과 관련된 내용들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크로마토그래피의 활용 부분과 관련된 사항들을 교과서별로 요약하여 정리하여 Table 12에 제시하였다.

Table 12를 살펴보면 HB, HC, HG, HH 교과서에서는 크로마토그래피 활용에 대한 내용이 언급되지 않다. 또한 HD, HE 교과서에서는 도핑테스트에 대한 내용만을 간단하게 제시하여 중학교와는 큰 차이를 나타내었다. 단지 HA, HF 등 두 교과서에서만 다양한 활용 사례를 제시하였으며, 이 내용 중에는 중학교 내용과 달리 실생활과 관련된 음식물 속의 유해물질 검출, 월드컵에서 운동선수의 약물복용, 머리카락의 유해물질 검출, 필로폰 복용여부 확인 등 다양한 사례들이 포함되었다. 7차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STS 교육과정의 정신을 발현하기 위해서는 HA와 HF 교과서와 같은 내용을 개발하는 노력이 앞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통해 화학지식이 실생활에 깊은 관련을 가지고 있음을 학생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Table 12.Contents of chromatographic application in high school ‘Chemistry II’ textbooks

역사 및 종류에 대한 분석

중학교 교과서. 중학교 과학2 교과서에서 크로마토그래피의 역사 및 종류에 관련된 내용을 분석하여 Table 13에 나타내었다.

크로마토그래피의 역사와 관련된 내용은 MA, MC, ME, MH 교과서에서 제시하였으며, MB, MD, MG, MI 교과서에서는 크로마토그래피의 역사에 대한 내용이 제시되지 않았다. 그리고 크로마토그래피의 종류를 언급한 교과서는 단 2종으로, ME 교과서에서는 컬럼 크로마토그래피를, 그리고 MF 교과서에서는 기체 크로마토그래피를 소개하였다.

MA와 MH 교과서에서는 크로마토그래피가 러시아의 스웨트(Tswett, M)에 의해서 시작되었다는 점을 설명하였다. 이 교과서는 크로마토그래피의 실험으로 탄산칼슘 가루를 사용한 식물 색소 분리 실험인 스웨트의 실험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ME 교과서에서는 동일인을 ‘1906년 러시아의 식물학자 믹겔 수위트’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구소련의 식물학자인 미하일 츠베트’라고 표현하기도 하는 등 통일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크로마토그래피란 용어는 1906년 러시아의 식물학자인 스웨트(Tswett, M)에 의해 최초로 언급되었지만, 이것이 최초의 크로마토그래피 실험은 아니다. 따라서 교과서 서술의 이러한 문제점이 교정될 필요가 있으며, 한글식 표현도 통일이 필요하다고 본다.

Table 13.Contents of chromatographic history and kinds in middle school ‘Science 2’ textbooks

고등학교 교과서. 고등학교 화학 II 교과서에 제시된 크로마토그래피의 역사 및 종류에 관련된 내용을 정리하여 Table 14에 나타내었다.

Table 14.Contents of chromatographic history and kinds in high school ‘Chemistry II’ textbooks

HB, HC, HD 교과서에는 크로마토그래피의 역사 및 종류에 관한 내용이 없었다. 상대적으로 HA 교과서에서는 역사와 함께 기체, 액체, 기체-액체, 컬럼 등 다양한 크로마토그래피의 종류도 소개하였다. HG 교과서에서도 역사와 함께 기체와 액체 크로마토그래피를 소개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교과서에서는 다양한 크로마토그래피의 종류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였다. 특히 단순하게 크로마토그래피 종류에 대한 명칭만 나열하고 있는 교과서들이 많았는데, 고등학교 화학 II 교과서에서는 크로마토그래피에 대한 내용을 원리와 함께 보다 깊이 있게 다루어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기타에 대한 분석

중학교 교과서. 고등학교 교과서에서는 기타 내용이 제시되지 않았으므로, 중학교 교과서의 내용만 분석하였다. 중학교의 경우에도 보편적으로 추가적인 내용이 다양하게 제시되어 있지 않았으며, 단지 두 교과서에서 기타 내용들이 제시되어 있었다. MB 교과서에서는 읽을거리에 ‘과학과 사회’란 제목을 붙여 범인을 찾는 내용이 있었고, MH 교과서에서는 ‘간 이 정수기 만들기’의 내용이 제시되었다.

MH 교과서의 내용은 이온 크로마토그래피의 원리가 정수기에 이용되기는 하지만, 중학교 수준에서 정수기는 주로 여과에 의한 물질의 분리에 대한 예로 적합하다. 따라서 이러한 내용은 오히려 여과와 크로마토그래피에 의한 분리를 혼동 시켜 적절하지 않은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편, MB 교과서의 내용은 도둑이 든 상황에서 범인을 잡아가는 과정에서 범죄 수사팀에 크로마토그래피 전문가를 활용하는 내용으로, 범인이 소지한 만년필과 잃어버린 주인이 가진 만년필의 잉크 성분이 같은 것을 토대로 범인임을 확증하는 내용이 제시되어 있다. 이러한 내용은 학생들에게 과학적 지식과 실험이 실생활에 중요하게 활용될 수 있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므로 이와 유사한 내용들이 교과서에 제시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결 론

제 7차 교육과정에서의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언급된 크로마토그래피 관련 내용을 구성 내용 및 순서, 서론부, 실험, 정의 및 원리, 활용, 역사 및 종류, 기타 등으로 구분하여 살펴보았다. 서론부에서 중학교에서는 대부분 잉크나 식물의 색소를 분리하는 내용을 제시하였으며, 이러한 내용은 초등학교 4학년에서 제시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또한 종이 크로마토그래피에만 한정하여 제시함으로써 크로마토그래피의 전반적인 이해에 적합하지 않은 문제점이 있었다. 고등학교에서는 절반에 해당하는 4종류의 교과서에서 서론의 내용을 제시하지 않았으며, 나머지 교과서에서는 중학교 2학년 내용인 거름종이나 분필에 수성사인펜을 찍어 분리하는 내용을 서론부에 도입하여 초등학교나 중학교와 큰 차이가 없었다. 서론의 내용이 없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 제시 형태는 크로마토그래피 내용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며, 전반적으로 교과서에서 내용만을 강조하는 시각이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 크로마토그래피 이외에도 다양한 다른 영역의 내용 분석을 통해 교과서 기술상의 문제에 대한 연구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실험의 경우에도 중학교과 고등학교에서 교과서별로 다양하지 않았다. 중학교에서는 대부분 수성사인펜 색소의 분리 실험을 제시하고, 고등학교에서는 3종류의 교과서에서 실험을 제시하지 않았다. 나머지 교과서의 실험들도 내용이 협소하고 다양하지 못하였다.

정의나 원리에 관련된 내용의 경우, 중학교에서는 물질이 분리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없었으나, 고등학교에서는 대부분의 교과서에서 물질이 상호작용하는 정도의 차이로 인해 이동 속도가 달라진다는 점을 설명하였다. 반면 크로마토그래피의 활용에 대한 내용은 중학교의 경우 다양한 활용 사례들을 제시하였으나, 고등학교에서는 오히려 다양한 사례가 언급되지 않았으며, 이에 관련된 내용이 없는 교과서도 4종이나 되었다. 고등학교의 경우 화학 II 교과서는 이공계를 진학할 학생들을 위한 교재이므로 중학교와 달리 흥미 유발을 위한 목적으로 활용에 대한 내용을 제시할 필요는 없으나, 반면에 중학교의 내용보다는 심도 있는 내용으로 최근에 널리 이용되고 있는 크로마토그래피와 질량분석기가 결합된 기구인 GC-MS, LC-MS나 모세관 전기이동(capillary electrophoresis), 초임계 유체 크로마토그래피(supercritical fluid chromatography; SFC) 등의 내용을 첨단 과학 기술과 관련하여 읽어보기 형태로 간략하게마나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크로마토그래피의 역사 및 종류에 관련된 내용의 경우, 중학교 교과서에서는 언급하지 않은 교과서도 4종이나 되었고, 언급한 내용도 단순하거나 오류가 있었다. 반면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다양한 종류의 크로마토그래피가 소개되어 있었지만 명칭에 대한 나열에 그치고 있었으며, 원리와 함께 보다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어주지 못하였다. 그 외에 중학교 교과서에서는 ‘과학과 사회’, ‘간이 정수기 만들기’와 같은 내용을 제시하여 학생들에게 크로마토그래피의 활용과 관련된 다양한 시각을 제시해 주려는 노력을 기울인 교과서가 2종류 있었으며,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이러한 내용이 모든 교과서에서 전혀 제시되지 않았다.

크로마토그래피에 관련된 내용 분석을 통해 중, 고등학교 교과서의 내용 전개에 있어서 시각 차이와 유사점을 파악할 수 있었으며, 문제점도 고찰할 수 있었다. 특히 고등학교의 경우 이공계에 진학할 학생들을 위한 깊이 있고 다양한 내용 전개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중학교의 경우 초등학교의 내용과 차별화되는 위계적인 구성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의 결과를 반영하여 2007년도에 개정된 교육과정에서 개발되는 중학교 과학 및 고등학교 화학 II 교과서에서는 크로마토그래피에 관련된 내용의 구성이 보다 알차고 충실하게 구성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이와 관련된 주제들을 포함하여 보다 구체적인 실험 모델을 개발하고, 이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을 알아보는 연구들이 수행되어 교과서 내용 구성의 효과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도 앞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References

  1. Monnoyer, S.; Capancioni, S.; Richard, M.; Guyonnet, J. J. Chromatogr. B, 2005, 819, 245 https://doi.org/10.1016/j.jchromb.2005.01.028
  2. Braithwaite, A.; Smith, F. J. Chromatographic Methods; 5th ed., Blackie Academic & Professional, 1996, p. 2
  3. Bjergaard, S. P.; Rasmussen, K. E. J. Chromatogr. B, 2005, 817, 3 https://doi.org/10.1016/j.jchromb.2004.08.034
  4. Petrovic, M.; Eljarrat, E.; Alda, M. J. L.; Barcelo, D. J. Chromatogr. A, 2002, 974, 23 https://doi.org/10.1016/S0021-9673(02)00907-X
  5. Jochmann, M. A.; Kmiecik, M. P.; Schmidt, T. C. J. Chromatogr. A, 2006, 1115, 208 https://doi.org/10.1016/j.chroma.2006.02.061
  6. Shen, H.; Frey, D. D. J. Chromatogr. A, 2004, 1034, 55 https://doi.org/10.1016/j.chroma.2004.01.039
  7. Andersson, L. I.; Nicholls, I. A. J. Chromatogr. B, 2004, 804, 1 https://doi.org/10.1016/j.jchromb.2004.02.041
  8. Bertucci, C.; Bartolini, M.; Gotti, R.; Andrisano, V. J. Chromatogr. B, 2003, 797, 111 https://doi.org/10.1016/j.jchromb.2003.08.033
  9. Wang, S. M.; Lewis, R. J.; Canfield, D. C.; Li, T. L.; Chen, C. Y.; Liu, R. H. J. Chromatogr. B, 2005, 825, 88 https://doi.org/10.1016/j.jchromb.2005.01.016
  10. 류재정 화학교육, 1998, 25, 196
  11. 류재정; 박원규 대한화학회지, 2003, 47, 401
  12. 박광서, 중학교 크로마토그래피 실험분석 및 수업 자료 개발에 관한 연구, 한국교원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1
  13. 김희완, 중학교 화학실험의 분석과 개선에 관한 연구 -2 개 실험주제를 중심으로, 한국교원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1
  14. IUPAC, Analytical Chemistry Division Commission on Analytical Nomenclature, 1993
  15. 이흥락; 박정학; 이상학; 이용일; 유광식, 대학기기분석, 자유아카데미, 2001, p. 651
  16. Skoog, D. A. Principles of Instrumental Analysis; 5th ed, Saunder College Publishing, Philadelphia, 1998, p. 674
  17. 교육부, 중학교 과학과 교육과정 해설서, 대한교과서(주), 2001
  18. 교육부, 고등학교 교육과정 해설 - 과학-, 대한교과서(주), 2001, p. 137
  19. 교육부, 과학과 교육과정[별책 9], 대한교과서(주), 1998, p.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