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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ies of the Concept and Terminology of Heavy Metals Described in the Chemistry I Textbook

화학I 교과서에 나타난 중금속 용어와 개념의 고찰

  • Moon, Kyung-Ah (Department of Chemistry Education, Seoul National University) ;
  • Chae, Hee-K. (Department of Chemistry Education, Seoul National University)
  • 문경아 (서울대학교 화학교육과) ;
  • 채희권 (서울대학교 화학교육과)
  • Published : 2007.12.20

Abstract

The aim of this study is to investigate the terminology of chemically unclear ‘heavy metals' which were expressed in the Korean secondary science textbook in terms of the definition, the type and the meaning. Initial results showed that six of ‘Chemistry I' textbooks among these texts defined a heavy metal with the density and described it as a metal which is hazardous and continuously accumulated in the human body. Specifically, cadmium, lead and mercury were presented as examples of the hazardous metal in all of the eight textbooks but non-metals such as arsenic and absolutely essential metals including chrome, manganese, iron, cobalt, nickel and copper were also given in the texts. Most of the texts described the hazardousness and toxicity of the metal too simple to understand the mechanism of its intoxication despite considering all of the factors including its oxidation state, residual amount and reactivity with biomolecules of the human body. Such an ambiguous definition and explanation may excluded in the textbook because the chemically undefined chemical vocabulary leads students to cause an alternative conception of the heavy metal, which means that the metal could be identical with toxins.

이 연구의 목적은 한국 중등학교 과학 교과서에 기술된 화학적으로 불분명한 ‘중금속' 용어에 대해 정의, 종류 및 의미의 항목으로 알아보았다. 예비 결과에 의하면 교과서중에서 ‘화학 I' 교과서 8종 중 6종에 서 비중을 근거로 중금속을 정의하고 있으며 또 인체에 유해하고 지속적으로 축적되는 금속으로 묘사하고 있 다. 특히 8종의 모든 교과서에서 중금속의 예로 카드뮴, 납 그리고 수은을 제시하고 있으나 비소와 같은 비금 속이나 크롬, 망간, 철, 코발트, 니켈 그리고 구리 같은 인체 필수 미량 금속도 들어 있었다. 금속의 독작용을 이해함에 있어서 금속의 산화상태, 생체 내 존재량, 생체 성분과의 반응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교과서에서 이에 대한 단편적인 예만 제시하고 있었다. 화학적으로 정의되지 못한 용어는 학생들로 하여금 중금속은 독소와 동 일할 수 있다는 대안 개념을 유발시킬 수 있으므로 이러한 모호한 정의와 설명은 교과서에서 지양되어야 한다.

Keywords

서 론

교과서는 학생들이 배워야 할 교육 내용을 담은 핵심적인 자료로써 학교 교수-학습에 가장 중심이 되는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으며 교수 학습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잣대이기도 하다1,2 따라서 명확하지 않은 교과서의 설명은 학생들로 하여금 혼란을 일으키거나 대안 개념을 불러 올 수도 있다.3,4 또한 교과서의 오류, 용어나 개념의 부정확한 설명 혹은 사회적으로 합의를 이루지 못한 내용은 단순 지식뿐만 아니라 그것을 배우는 학생들의 가치관 까지도 혼란을 야기 할 수 있다.5,6 과학교과서는 과학교육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과학 경험 체계 및 과학 지식을 과학과 교육과정의 기본 정신과 학생들의 학습능력과 과학적 사고 발달 단계 등을 고려하여 제시한 기본적교육 자료이다.1,3,4 더욱이 과학교과서는 학생들이 공식적으로 과학과 처음 마주하게 되는 통로이며, 학교의 과학 수업에서 학생이 과학의 내용을 접하게 되는 1차 자료로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7 그리고 과학교과서는 학생들의 과학수업 흥미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8 이러한 이유에서 대부분의 과학 교사들은 과학 교과서를 과학교육의 중요한 부분으로 여긴다.1,2 한국 과학 교육에서 과학교과서의 중요성은 과학교과서 관련 연구논문 수로 짐작할 수 있으며 관련 연구 내용을 다음의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삽화 분석 연구,9,10 둘째, 교과서의 내용 및 체제 비교 연구,11-13 셋째, 교과서에 사용된 용어 분석14-16에 관한 연구가 그것이다. 특히 화학교과의 경우는 교과 특성상 교과서 실험을 비교·분석하는 연구가 많이 이루어 졌다.17-19 이 중 용어에 관한 연구는 대체로 교과서 용어의 체계기능학적 접근,14 용어 선호도 및 이해도 조사15, 용어 비교16의 측면에서 이루어 졌다. 하지만 과학교과서에서 사용되고 있는 용어가 과학적으로 검증되어 오류가 없는지 그 타당성에 대한 연구는 발표 논문의 수에 비해 미흡하다고 볼 수 있다.

어떤 용어는 사회의 필요성에 의해 교과서에 등장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 예 중의 하나인 ‘중금속’이란 용어는 과학기술이 낳은 산업화의 부산물로서 카드뮴과 수은이 각각 이타이이타이병과 미나마타병의 중요한 원인으로 밝혀짐에 따라 그 금속들을 통칭하는 용어로서 교과서에 쓰이기 시작하였다. 일반인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각 종 매체를 통하여 ‘중금속’이라는 단어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었으며 학문분야에서도 중금속 오염과 관련된 논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20 또한 정책자들도 중금속 관련 규정을 만드는 것과 같은 중금속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제도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렇듯 ‘중금속’이라는 용어는 화학의 위험성과 화학 물질의 안전한 사용과 관련된 다양한 저서, 법규, 매체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이 용어는 종종 오염, 잠재 독성 및 생태계 유독성과 관련된 금속 및 준금속(metalloid)을 총칭하는 이름으로 사용되어 왔다. 동시에 법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중금속의 목록을 명기하고 있는데 이러한 법정 규정은 때때로 서로 다르고, 용어 자체가 중금속류를 모두 포괄할만한 조건이 없이 사용되고 있다. 즉, ‘중금속’이라는 용어는 일관성 없게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일관성 결여는 과학 저서에서 논리적 모순으로 나타나기도 한다.21 ‘중금속’ 용어가 화학적으로 정의되지 않은 불명확한 용어임에도 불구하고 7차 교육과정에서 과학-기술-사회(STS) 사조의 영향을 받아 6차에 비해 중금속 관련 내용이 강조되었다.22 과학교과서가 과학적 내용을 전달하는 도구라는 측면에서 과학교과서에서 과학적 오류가 존재하거나 검증이 이루어 지지 않은 용어의 사용은 지양되어야 한다. 국내외적으로 ‘중금속’의 용어에 대한 연구는 초보적인 단계이며, ‘중금속’ 용어에 관련한 교과 내용을 분석한 연구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11학년의 ‘화학I’ 교과서를 중심으로 중금속 관련 단원의 ‘중금속’ 용어의 정의와 그 의미를 분석하고 무기화학분야에서 이것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연관지어 해석하고 더 나아가서는 교과서 집필 시 개정 방향의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론적 배경

지구상에 존재 하는 원소 중 생물 체계를 이루고 있는 원소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11개 이며, 인체의 99.9%가 이 11개의 원소로 구성되어 있다.23 이중 질소(N), 탄소(C), 수소(H), 산소(O) 등 네 가지 원소가 인체의 99%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네 가지 외에 0.9%를 차지하고 있는 다른 일곱 가지 원소는 나트륨(Na), 칼륨(K), 칼슘(Ca), 마그네슘(Mg), 인(P), 황(S), 염소(Cl)로 생체의 생리 활동이나 생물의 생장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화합물을 구성하고 있는 성분이다. 그 외에 바나듐(V)을 비롯한 17가지 원소가 필요하고 각 생물 체계마다 필요한 원소의 종류와 그 수준이 다르다. 특히 나트륨(Na)을 비롯한 11 종의 금속은 생물의 생장에 반드시 필요한 필수 금속이다.24 이것에 비해 납(Pb), 카드뮴(Cd), 수은(Hg)은 생체에 있어서 필수 성분이 아닌 환경오염물질로서 카드뮴, 납, 수은 순으로 유해성이 큰 대표적인 금속들이며 인체 필수 미량 금속 중에서도 크롬, 코발트, 구리 니켈 아연 순으로 환경 위해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25 이러한 금속들은 대부분 4주기 이상의 후 전이금속 원소(heavier post transition metal)에 포함되는데, 이들이 독성을 발휘하는 것은 금속 원소 자체가 아니라 금속이온 화합물이다. 이러한 금속은 3주기 이하의 금속원소에 비해 비교적 무른(soft) 특성으로 리간드와 강한 배위결합을 형성하고, 이러한 성질 때문에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이동성이 작고 결과적으로 살아있는 유기체에서 쉽게 배설되지 못하고 독성을 가진 채생물체내에 축적되는 경향이 있다.21,26 금속파편이나 금속 분말은 체내로 들어와도 그것에서 이온 형태로 용출되는 금속의 비율은 극히 낮고, 이 경우는 금속으로서의 독성보다도 오히려 불용성 이물질로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더 많다.27

대표적인 유해 중금속인 카드뮴, 납, 수은의 경우 화학적, 생리학적 그리고 의학적 연구가 많이 되어있다. 이들은 세포내의 인산기, 단백질, 핵산 등에 높은 친화성을 나타내며 효소의 작용을 변화시키고 핵산의 구조 변경과 에너지 대사에 필수적인 산화-인산화 과정을 억제시킨다는 사실이 보고된 바 있다.27 일반적으로 이러한 금속들은 단백질 등 생체 내 성분과 친화성이 높고, 생리활성성분과 결합해 그 활성에 영향을 주는 것에 의해 독성을 발휘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 생체 내에서 많은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효소 중에는 아연이나 구리, 철 같은 필수 금속과 결합함으로써 그 활성을 발휘하는 것이 많이 존재하지만 중금속류 중에는 이들의 필수 금속과 치환해 효소와 결합하는 것에 의해 그 활성을 저해하는 것도 있다.27 그렇기 때문에 금속의 독작용을 고려할 경우는, 금속 또는 그 화합물의 독작용과 생체 내 잔류량(금속농도)과의 관계, 발현할 때는 어떻게 생체 성분과 반응하는가를 인지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유해 금속을 일반적으로 ‘중금속’이라 부르고, 이 용어는 이미 과학 서적, 매체, 교과서에서 흔히 위험한 무기 물질을 지칭하는 것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 ‘중금속’이라는 용어는 여러 해 동안 많은 학자들에 의해 문제가 제기 되어 왔다.21,28 미국 환경보호청에서 휘발성이 있는 유기화합물을 총괄하여 ‘volatile organic compound’(VOC)라 지칭하듯이 중금속을 화학적 전문 용어로 대체하기 위한 시도가 있었지만29,30 ‘중금속’이라는 용어는 2000년 이후 발간된 무기화학관련 21종의 대학교 및 대학원 교재중에서 Cox의 ‘Instant Notes Inorganic Chemistry’ 1종을 제외하고는 쓰이지 않고 있다.26,31 Cox는 ‘heavy metals’을 ‘the heavy post-transition metals such as Cd, Hg and Pb’로 표현하고 있으나 카드뮴과 수은은 후 전이금속 원소가 아닌 12족인 전이금속원소에 해당되어 적당한 표현이라 할 수 없다. 미국 고등학교 교과서의 경우 주 별로 다양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판단하기 힘들지만 미국 과학재단 프로젝트에 의해 개발된 Stacy의 ‘Living by Chemistry’와 Eisenkraft의 ‘Active Chemistry’ 교과서를 살펴본 결과 ‘중금속’이란 표현은 쓰지 않고 있다.32 이 외에도 원자량, 원자번호와 관련된 정의도 일치된 기준을 이끌어 내지 못하였고 국제 순수 및 응용화학연합회(International Union of Pure and Applied Chemistry, IUPAC) 무기화학 명명법에 의해 정의 내려지지 않았으며 Duffus는 IUPAC 기술보고서에서 중금속이라고 분류할 수 있는 화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21,33

 

연구내용 및 방법

연구 내용. 제 7차 교육과정에 따른 고등학교 2학년 ‘화학I’ 교과서 중금속과 그 이용 단원에서 중금속 내용이 중점적으로 소개된 단원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이들 단원을 각 교과서에서의「중금속 단원」으로 통칭하기로 한다(Table 1). 각 교과서의 중금속 단원 내용을 분석하여 교과서에서 사용된 중금속의 정의와 의미, 중금속의 종류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과서 내용의 개선 방향을 제안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연구를 수행하였다.

첫째, 제 7차 교육과정에 따른 고등학교 ‘화학I’ 교과서에 제시되어 있는 중금속 정의와 그와 함께 제시되어 있는 설명을 교과서별로 분석하였다. 특히, 중금속의 정의에 대해서는 화학I 외에도 고등학교 1학년 과학 11종, 환경과학 1종, 생활과 과학1종, 생태와 환경 3종, 중학교 환경 3종을 추가로 분석하였다.

둘째, 교과서에서 제시되어 있는 중금속에 대한 설명을 바탕으로 교과서에서 중금속 용어를 어떠한 의미로 사용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와 관련하여 교과서에 설명이 충분히 제시 되어 있는지 분석하였다.

셋째, 교과서 별로 제시하고 있는 중금속의 종류를 조사, 비교함으로써 교과서에 제시된 정의와 부합하는지 알아보았다.

Table 1.List of ‘Chemistry’ Textbooks

연구 방법. 제 7차 교육과정에 따른 고등학교 2학년 선택과목인 ‘화학I’ 교과서 8종을 A부터 H까지 알파벳을 부여하였다. 중금속 정의 분석에 사용된 교과서의 경우 출판사가 두 곳 이상일 때 무작위로 번호를 부여 하였다. 그리고 각 교과서에서 다루고 있는 중금속 단원에 대한 중금속에 대한 기술 내용, 들어가기, 탐구자료, 그림, 그래프, 표, 단원 정리에 나와 있는 중금속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았다. 고등학교 1학년 과학 11종, 환경과학 1종, 생활과 과학 1종, 생태와 환경 3종, 중학교 환경 3종은 교과서에 제시된 정의만 조사 대상에 포함하였다.

 

연구 결과 및 논의

교과서에 제시된 중금속 정의

8종의 화학 I 교과서 중 6종에서 ‘중금속’ 용어의 정의가 제시되어 있었고 2종에서는 정의는 내려지지 않은 채 중금속 종류만 제시되어 있었다. 또한 8종의 모든 교과서에서 중금속은 ‘체내에 독성을 가지며 축적되는 금속 물질’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Table 2). 화학I 이외 교과서의 ‘중금속’ 용어의 정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고등학교 과학의 4종, 환경과학 1종, 생태와 환경 1종, 중학교 환경 2종의 교과서에 중금속의 정의를 명시하였고, 이들의 중금속의 분류 기준은 모두 비중이다(Table 4). 화학I 외 과목의 교과서에서도 ‘중금속’ 용어를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며 생물농축을 일으키는 독성 화합물 또는 물질’의 의미로 사용하고 있었다. 이처럼 ‘중금속’ 용어의 정의가 명시되어 있는 경우 모두 비중을 근거로 한 것이었지만, 비중(밀도)과 ‘생물체 축적 및 독성’과의 관계는 전혀 밝히지 않고 있다. 이는 독성과 관련한 금속의 생물학적 특징은 밀도와 연관성이 없기 때문에 교과서 내에서 그 관련성을 언급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므로 교과서 내에서 중금속의 의미를 생각한다면 비중에 의한 정의는 잘못 된 것이다. 또한 비중을 근거로 한 중금속 정의의 사용은, 학습자로 하여금 중금속의 생물축적 및 독성이 비중이라는 물리적 성질에 기인하는 것이라는 오개념을 유발 할 수 있다.

Table 2.Definitions and Explanations of ‘Heavy Metals’ in the Textbooks

Table 3.Comparison of Definition between Chemistry I Textbooks

한편 교과서에 따라 비중의 기준이 다르고, 한 교과서 내에서 기준이 모호 한 것도 있다. 화학I 중 A의 경우 중금속을 ‘비중이 4 이상인 금속 원소’의 정의를 사용함으로써, 원소 형태가 아닌 금속의 이온상태나 화합물은 중금속으로 취급하지 않을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또한 화학I의 D, 환경과학, 생태와 환경1의 경우 교과서 내 비중의 기준이 모호하다. 이러한 것들은 ‘중금속’ 용어에 대한 혼란을 가중 시킨다(Table 3).

Table 4.Definitions of ‘Heavy Metals’ in Textbooks Except Chemistry I

교과서에 제시된 중금속의 종류

8종의 화학 I 교과서에 제시된 중금속의 종류를 살펴보면 Table 5와 같다. Fig. 1은 Table 5의 중금속을 종류에 따라 빈도수로 나타낸 것이다. 각각의 교과서에서 3개에서 11개의 금속의 종류를 제시하고 있었으며 모든 교과서에서 카드뮴, 수은, 납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 다음으로 빈도수가 많은 것은 크롬(6종)이였다. 제시된 중금속의 종류는 각 교과서에서 명시되어 있는 밀도 기준(Fig. 1)에 부합하지만 교과서의 중금속 의미를 고려한다면 밀도에 의한 정의는 불합리하다. D, E, F 교과서의 경우 비소(As)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비소는 생물체계에서 중요한 17가지 원소 중 하나이지만,23,24,27 주기율표상에서 비금속(혹은 반금속)류에 속해 있다. E 교과서에 ‘비소는 금속은 아니지만 독성 작용이나 기타 성질이 독성 중금속과 비슷해서 독성 중금속의 일종으로 분류’라는 설명이 제시되어 있었지만 D, F의 경우 설명이 없었다. 이는 ‘중금속’ 용어에 대한 혼란을 가중 시킬 수 있고, D, F의 경우에는 학생들로 하여금 비소가 금속이라는 잘못된 지식을 갖게 할 수 있다. 한편 E, G를 제외한 6종의 교과서에서 중금속으로 제시한 크롬은 생체물질로 여겨지는 금속이며, D의 경우 생명체에 필요 금속인 바나듐, 망간, 구리, 아연, 망간, 코발트도 포함하고 있었다. 하지만 교과서에서 생체 내 필수미량금속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이것은 교과서에서 필수미량금속의 개념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학생들에게 망간, 아연 등의 필수미량금속도 체내 농도와 무관하게 인체에 독성을 나타내는 금속으로 인식하게 할 수 있다.

Table 5.The Types of Heavy Metals in ChemistryⅠ

Fig. 1.The Number of Appearances of the Heavy Metals in Chemistry I. (Number in parenthesis is specific gravity of the metal).

금속의 유해성에 대한 내용을 다룰 때 유의해야 할 점

금속의 독작용을 고려할 경우는, 금속 또는 그 화합물의 독작용과 생체 내 잔류량(금속농도)과의 관계, 발현할 때는 어떻게 생체 성분과 반응하는가를 인지할 필요가 있다. 즉 금속이 이온 혹은 금속염의 상태로 체내 단백질과 반응하며, 체내 금속의 농도에 따라 그 독성을 나타내는 정도가 다르다. 이에 관련된 교과서 내용을 살펴 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교과서 F에서는 <탐구> 과제를 통해 인체에 중독을 일으키는 중금속의 상태를 알아보도록 하였고 G에서는 <탐구-조사>에서 질산납/질산수은 수용액과 달걀과의 침전 반응을 통한 단백질 변형 실험 활동이 있었다. 이러한 활동은 중금속이 인체 영향을 미치는 원인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G에서는 중금속이 이온의 형태로 독성을 발휘하고 있음을 제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과서는 금속이 독성을 발휘할 때 금속의 산화상태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이 없거나 특정 금속에 대한 단편적인 사례를 제시하고 있었다. 그 예시를 보면 다음과 같다.

금속의 인체 중독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B는 ‘크롬이온’, E에서는 ‘수은 이온’, 그리고 F에서는 ‘중금속염’이라는 단편적인 예가 제시되어 있었다. 하드-소프트 산-염기(HSAB) 이론에 의하면, 무거운 후전이 금속 이온은 아미노산을 구성하고 있는 SCN-, RS-, R3As 그리고 R3P와 같은 소프트 염기와 강력한 착화합물을 형성하여 쉽게 배출되지 못하고 체내에 축적되는 경향이 있다.26,34

금속의 독성과 관련하여, 금속 이온의 체내 반응성에 대한 설명은 D, E, G 등 3종의 교과서에서 생체물질과의 반응성 또는 결합에 관한 내용이 있었다. 하지만 이 또한 무기 금속 이온의 체내 반응과 독성과의 기본적인 원리 설명보다는 단순한 예를 제시하고 있다. 다음은 그에 대한 교과서 제시 내용이다.

교과서에서 금속의 독성과 관련하여 제시 할 때, 독성의 원인으로 소개되어야 할 부분이 단지 금속 그 자체가 아닌 개별 금속의 이온 혹은 화합물 형태의 반응성을 고려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교과서에서 금속이 독성을 발휘할 때, 그것이 금속 원소 자체가 아닌 금속의 이온 상태나 금속 화합물임을 제시 할 필요가 있다.

한편, 독성학에 의하면 모든 물질은 충분히 많은 양이 복용된다면 독성을 가진다.21 필수미량원소(essential trace element)도 그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체내에서 아주 강한 생리활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생체 내에 흡수되면, 유해성 금속과 마찬가지로 금속의 조정 유지 작용을 일탈해 소량으로도 독성을 나타내는 것이 많다.23,24 교과서에서 ‘중금속’으로 정의 내려진 물질이 아닌 경우에도 체내 농도(잔류량)에 따라 유독성 물질로 취급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A, B, E, F, H에서 금속의 체내 농도에 따른 금속의 독성에 관한 설명이 있었다. 하지만 독성학 관점의 ‘농도에 따른 모든 금속의 잠재독성’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이 제시되지 않았고, 오염농도 혹은 단순 개별 금속에 대한 예가 제시되어 있다. A만이 유익한 금속이라도 그 섭취량이나 사용량이 부족하거나 넘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 제시되어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중금속 허용 기준 혹은 농도에 관련하여 교과서에서 제시하고 있는 기준을 Table 6-8에 수록하여 놓았다. 중금속을 인체 유해 물질로 분류하고 있는 교과서에서, 금속에 대한 양적인 개념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학생들에게 금속의 독성 혹은 필수미량 원소에 대해서 잘못된 인식을 갖게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금속의 독성을 설명할 때 금속의 농도 개념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

Table 6.Explanations presented with Concentration of Heavy Metals in the Textbook B

Table 7.The Concentration Effects of Lead on the Human Body Described in the Textbook E

Table 8.Applications of the Heavy Metals and Their Effects on the Human Body in the Textbook H

 

결론 및 제언

‘중금속’ 용어는 화학적 근거에 의한 정의가 내려지지 않은 채, 임의적이고 모호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에 화학I 8종 교과서를 분석하여, 교과서에 제시되어 있는 ‘중금속’ 용어의 정의와 그 의미, 중금속의 종류, 금속의 독성과 관련하여 고려해야 할 요소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았다.

화학I 중 <금속과 그 이용> 단원의 마지막 장에 나와 있는 중금속에 대한 정의와 그 의미를 분석한 결과, 중금속의 정의가 명시되어 있는 경우 모든 교과서에서 비중을 기준으로 적용하고 있었으며, 중금속은 ‘체내에 독성을 가지며 축적되는 금속 물질’이라는 잠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화학I 외의 교과서 18종 중 8종(44%)가 ‘중금속’ 용어의 정의가 명시되어 있었으며, 그 기준은 비중이었다. 하지만 중금속 물질이 보이는 생화학적 성질과 비중은 연관성이 없기 때문에 비중에 의한 ‘중금속’ 용어 정의는 지양 되어야 한다.

교과서의 제시된 중금속 종류의 경우 8종의 교과서에서 각각 3종에서 11종의 중금속, 총 12종의 금속이 제시 되었는데 그 중 비소(As)의 경우는 비금속임에도 불구하고 세 가지 교과서에서 중금속류에 포함시키고 있다. 또한 중금속을 ‘체내 독성물질’로 간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금속의 종류에 필수미량원소가 포함되었지만 이와 관련한 설명이 제시되지 않은 교과서도 있었다.

금속의 독작용을 이해 할 때 금속 또는 그 화합물의 독작용과 생체 내 존재량(금속농도)과의 관계, 발현할 때는 어떻게 생체 성분과 반응하는가를 고려해야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교과서에서 개별금속에 대한 단편적인 예만을 제시하고 있었다. 교과과정 상 복잡한 메커니즘을 가진 생체 내 금속의 반응을 제시 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지만, 적어도 금속의 독성과 관련하여 생체 내 존재량(금속농도)과의 관계, 발현할 때 생체 성분과 반응에 대한 내용의 제시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중금속’ 용어의 사용이다. ‘중금속’ 용어는 국제 순수 및 응용화학연합회(IUPAC)에서 정의되지 않은 채 수많은 책 속에서 저자들의 개별적 기준에 의해 사용되고 있다. 현재 교과서에서 채택된 정의는 가장 오래되어온 것으로 어떠한 생물학적, 화학적 지식을 담고 있지 않다. 즉 물리적인 정의와 독성학적인 정의를 서로 혼합해서 모호하게 쓰이는 불명확한 용어의 사용은 교과서에서 지양되어야 한다. 교육과정 상 교과서 내에서 인체와 환경에 유해한 금속을 다루어야 한다면 ‘중금속’ 용어의 사용대신 유해한 금속으로써 그와 관련한 금속의 산화상태와 생체 내 성분과의 반응성 여부, 생체 내 잔류량의 관계 등을 고려하여 교과 내용을 구성해야 한다.

이 논문은 2단계 두뇌한국21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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