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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tudy on a Teacher's and Students' Perceptions of Learning Difficulties of the Chemical Bond Unit of the Chemistry II

화학II 화학결합 단원의 학습 어려움에 대한 학생과 교사의 인식 연구

  • Published : 2007.10.20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plore high school teacher's and students' perceptions of learning difficulties of the ‘chemical bond' unit of the Chemistry II in the 7th national curriculum. The participants in this study were consisted of a teacher and his students(85) from the Chemistry II classrooms: they all answered to the questionnaire, and then some students and the teacher were interviewed individually. The results showed that there were big differences between the teacher's and his students' perceptions of 1) the most difficult unit for understanding; 2) concepts they learned; and 3) the most difficult concept for understanding in the classroom. Students thought that electro-negativity unit was the most difficult to understand while teacher thought molecular structure unit was the hardest unit to teach. And teacher taught all 32 subjects of chemical bond unit to students, but some students could not remember they learned all of them. Most difficult parts for students to understand were ‘Coulomb force' and ‘dipole moment', while the most difficult part for the teacher to teach was ‘the conceptual difference between atomic bond and intermolecular force'. The reasons caused the students' learning difficulties were analyzed and discussed based on the interview data, and then further study was presented.

본 연구에서는 제7차 교육과정 화학II의 화학결합 단원의 학습 어려움에 대한 교사와 학생의 인식 을 살펴보았다. 서울 소재의 1개 학교에서 화학II 수업에 참여한 학생 85명과 교사 1명이 설문에 참여하였고, 그 중의 일부 학생들과 교사를 대상으로 개별 면담을 실시하였다. 연구 결과, 화학결합을 구성하는 1) 소단원들 중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소단원, 2) 세부내용 중에서 학습했다고 생각되는 내용, 3) 세부 내용 중에서 이 해하지 못했다고 여기는 내용에 있어서, 학생과 교사의 인식이 다르게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화학결합 의 7개 소단원 중에서 학생들이 가장 어렵게 느끼고 있는 단원은 ‘전기음성도'인 것에 반해, 교사가 가르 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단원은 ‘분자의 모양'이었다. 또한, 화학결합의 32개 세부내용을 교사는 모두 가르쳤 다고 응답한 반면, 학생들은 몇몇 학습내용은 배우지 않았다고 응답하였다. 마지막으로, 화학 결합의 세부 내 용 중에서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보이는 것으로 학생들은 ‘쿨롱의 힘'과 ‘쌍극자 모멘트'를 가장 많이 선택한 반면, 교사는 가르치기 어려운 내용으로 ‘원자간 결합과 분자간 힘의 개념 차이'라고 응답하였다. 본 논문에서 는 교사와 학생간이 인식 차이를 인지하고 학습 상의 어려움을 유발하는 요소를 분석하기 위해 면담 방식을 통해 그 이유를 논의하였고, 이에 향후 연구 방향을 제시하였다.

Keywords

서 론

제7차 교육과정 화학II에서 화학결합단원은 원자의 전자배치, 주기율과 주기율표 단원 다음에 제시되어 있으며, 그 내용은 입자 모형을 이용하여 이온결합, 공유 결합, 금속 결합의 원리를 이해하고, 몇가지 물질의 성질을 화학 결합과 관련시켜 설명하며, 전기 음성도의 개념을 도입하여 결합의 극성을 설명하고, 전자쌍 반발의 원리로 분자의 모양을 추리하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1 이와 같이 화학결합단원은 원자가 결합이라는 것을 토대로 분자 또는 화합물을 형성하는 원인을 학습하는 것을 골자로 화학교육과정 내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화학결합의 결합 개념은 교사, 학생, 화학자들에게 매우 복잡한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다.2-4 ‘결합’은 화학 교과의 중심 개념 중 하나로서 탄소화합물, 단백질, 고분자, 산과 염기, 화학에너지, 열역학을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개념이다.5-6 또한, 결합 개념은 공유결합, 분자, 이온, 거대 격자, 수소 결합과 연관되어 있으며, 이 개념을 잘 이해하기 위해 극성, 전기음성도, 오비탈 등의 추상적인 물리, 수학적 개념들의 적절한 이해가 필요하다.7

화학결합의 추상적이고 복잡한 특성 때문에 학생들은 개념 이해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8-23 특히, Butts 등8은 26명의 1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화학결합에 대한 이해를 연구한 결과, 학생들이 이온 결합과 공유결합 및 구조에 대해 혼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26명의 학생 중 10명이 고체 염화나트륨이 공유결합으로 결합되어 있다고 응답하였고 단지 4명만 염화나트륨의 3차원적 결정격자를 분명히 이해하고 있다는 결과를 보고하였다. Peterson의 연구9에서는 11, 12학년 학생들이 물질의 상태가 변할 때 분자 간 공유 결합이 분해된다는 오개념을 갖고 있음을 발표하였고, Kiokaew10의 연구에서도 대학교 1학년 학생들도 분자 간 결합과 분자 내 결합 사이의 성질 차에 대한 오개념을 갖고 있다는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와 같이 학생들의 결합 개념에 대해 어려움을 느끼는 내용을 구분해 보면 첫째, 분자 간 결합과 분자 내 결합을 혼동하고 있다11 둘째, 화학적 설명을 하는 대신 과일반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12 셋째, 종종 유사개념을 사용한다. 즉, 올바른 용어와 개념을 사용하지만 의미나 증거를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13로 범주화 시킬 수 있다.

이와 같이 학생들이 화학 결합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화학 결합에 대한 개념과 원리 인식 과정에 많은 오류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14. 그 어려움은 첫째, 학생들은 자신들의 생각을 관련된 지식틀에 제대로 연결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결합과 관련된 핵심 개념을 깊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15-17을 들 수 있다. 둘째, 학생들이 실제 생활하고 있는 거시세계와 이론적 바탕이 되고 있는 준미시세계 사이의 관념의 변화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18 이처럼 화학 결합에 대한 학생 개념의 어려움의 원인은 학습자의 비공식적 경험으로부터 야기된 것이라기보다는 이전 화학 수업에 기인한다는 주장이 있다.19 즉, 결합 개념 자체의 복잡성과 전통적인 피상적 교육과정이 학생들의 선개념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7

우리나라에서는 제7차 교육과정 화학II에 대한 교사의 인식 및 개선 방향에 대한 홍미영의 연구24에서 화학 교사들이 화학교과 내용 중 화학결합단원을 가장 중요한 단원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다른 단원에 비해 가르치기에 비교적 쉬운 단원으로 여기고 있다는 결과를 발표하였다. 비록, 우리나라 교사들이 화학결합 개념을 가르치기 비교적 쉬운 단원으로 여긴다 하더라도, Nussbaum과 Novak25, Novick과 Nussbaum26의 연구결과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실제 교수학습 현장에서는 교육과정 개발자의 연구와 유능한 교사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학생들조차 과학 개념을 유의미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즉, 지도하는 교사가 가르치기 쉽다고 해서 학생들이 화학결합 단원의 개념 이해에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고 확언하기 어렵다. 따라서 화학결합 단원 수업을 통해 개념이 올바르게 전달되는지에 대해 지도하는 교사와 학습하는 학생간의 인식 차이를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과학 개념에 관한 연구의 전제가 과학적으로 타당한 개념의 형성과 발달(변화)에 효과적인 교수학습에 있다고 할 때,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학생 개념 형성의 연구는 상당한 기초 자료를 축적해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념 형성과 변화는 상황(맥락)의존적(context-dependant)이기 때문에, 탈맥락적으로 나타나는 학생들의 개념 양상보다는 수업 단위를 토대로 학생, 교사, 교과 내용의 상호작용을 고려한 상황적 이해가 필요하다.27 즉, 최근 과학(화학) 교육 연구는 진정한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는 교실 수업 상황의 다양한 변인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 집중하는 추세이다.28

한 교과의 수업에 참여하는 교사와 학생은 경험, 지식, 목표, 요구, 동기가 다르기 때문에 화학교과에 대한 교사와 학생의 인식은 다르다. 학생들이 화학 교과의 맥락을 인식하는 방식이 교사가 생각하는 방식과 다르다면, 교사는 화학에서 학생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이해해야 할 것이다. 학생과 교사는 다른 세계에 살고 있으며, 다른 언어로 말하기 때문이다. 많은 학생들은 화학을 어렵다고 말하며, 그 어려움은 학생들이 화학 개념과 문제해결 기술을 발달시키는 맥락의 일부가 된다. 이 어려움에 대한 교사의 인식은 교육과정 선택과 수행, 그리고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어려움을 인식한다는 것은 교실수업에서 중심이 된다.29 학생들이 화학에 대한 어려움을 진솔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방식을 제공하는 것은 학생들이 화학교과에 부과한 맥락에 대해 교사에게 매우 의미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셈이 된다.

화학교육에서 연구 규모가 미시적이고 직접적이어서 연구의 내용이나 방향도 학습에 참여하는 교사와 학생의 인식, 교수학습의 방법 등의 맥락적 연구로 이동하고 있다.29,30 이들의 연구는 대학교에서 화학을 수강하는 학생들의 화학학습의 어려움과 극복방안을 학생, 교수자, 화학교과의 맥락에서 다루고 있다. 즉, 교수학습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특정 강좌를 배우고 가르치는 학생과 교수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대부분의 화학 개념 연구는 학생의 개념이나 교사의 개념을 따로 살펴보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에, 실제 수업에서 교사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연구 결과에 한해서만 학생을 이해할 수밖에 없다는 제한점이 있다. 이 제한점을 극복하려면,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에 참여한 교사와 학생이 학습한 주제, 학습에의 어려움 등에 관한 인식이나 개념이 어떻게 유사하고 차이가 나는지에 대한 맥락적이고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이상의 점들을 고려하여, 본 연구는 화학결합 단원을 배운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과 그 학생들을 지도한 교사의 소단원별 교수학습 시 인식 차이, 수업 시간에 다룬 학습내용에 대한 학생과 교사의 인식에 대해 조사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소단원 및 학습내용과 교사가 이해시키기 어렵게 생각하는 소단원 및 학습내용과의 차이점과 그 이유를 밝히는데 연구의 목적이 있다. 본 연구는 화학결합의 교수-학습을 개선하기 위한 장기적 연구의 일환으로, 수업에 참여한 교사와 학생의 인식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알아봄으로써 초기 조사연구의 성격을 갖는다. 연구의 결과는 후속으로 진행될 수업 관찰과 면담의 연구 설계 및 분석의 초점과 방향을 제시하는데 사용될 것이다.

구체적인 연구 질문은 다음과 같다.

첫째, 화학결합단원에 대한 교사의 인식(교수하기에 쉬운 소단원과 어려운 소단원 및 그 이유, 가르치기 쉬운 학습내용과 어려운 학습내용 및 그 이유)은 어떠한가?

둘째, 화학결합단원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이해하기에 쉬운 소단원과 어려운 소단원 및 그 이유, 이해하기 쉬운 학습내용과 어려운 학습내용 및 그 이유)은 어떠한가?

 

연구 방법

연구 참여자 및 시기

서울특별시 성북구에 위치한 남녀공학 인문계 A 고등학교에서 화학II를 공부한 3학년 학생 85명과 화학교사 1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하였다. 한 학교의 화학수업을 구성하는 교사와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과 면담을 실시한 이유는 실제적으로 화학II 교과를 지도한 교사와 학생간의 교수-학습 시 개념에 대한 인식이 어떠한지 살펴보기 위한 것이다. 설문 조사 및 면담은 2006년 11월 초순부터 12월 중순까지 실시되었다. A 고등학교 화학II 교사는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유기화학을 전공하여 석사학위를 취득하였고, L사 연구소에서 약 6년간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다. 이후 사범대학으로 학사 편입하여 과학교육을 전공하고, 현재 대학원에서 과학교육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이 교사는 교육경력이 2년차(2006년 연구 당시)인 초임 교사로서, 임용 후 A 고등학교에서 제7차 교육과정 화학II를 계속 지도해 왔다.

교사는 연구진에게 자발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자신의 수업에 대한 연구진의 의견을 요청했다. 교사는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을 파악하여 자신의 생각과 어떻게 차이가 있는지 알고 싶기 때문이라고 다음과 같이 연구 참여 의사를 밝혔다.

자료 수집

자료 수집은 설문과 면담을 통해 이루어졌다. 설문지는 이은주31의 연구를 참조하여 연구 질문에 맞게 과학교육 전문가 1인과 대학원 박사과정 1인의 검토를 거쳐 수정보완하였다. 수정한 설문지를 다시 과학교육 전문가 3인과 대학원에서 과학교육 박사과정 중인 교사 3인의 검토를 거친 후 교사와 학생을 대상으로 조사되었다. 설문 내용은 학생과 교수를 대상으로 모두 동일하게 다음과 같이 구성되었다.

1. 기본 사항: 학생 성별, 과학 수강과목, 화학II 수강 이유(교사: 성별, 교직경력, 화학II 강의경력)

2. 화학II의 화학결합 소단원 중에서 수업 중에 1) 가장 잘 이해했다(가르쳤다)고 생각되는 단원명과 이유 서술, 2) 가장 잘 이해하(가르치)지 못했다고 생각되는 단원명과 그 이유를 기술하시오.

3. 화학II의 화학결합의 세부내용 32개(설문지에 제시함) 중에서, 수업 중에 1) 배운(가르친) 내용을 모두 표시하고, 2) 가장 잘 이해했(가르쳤)다고 생각되는 학습내용 3개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기술하고, 3) 가장 잘 이해하(가르치)지 못했다고 생각되는 학습내용 3개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기술하시오.

설문조사가 끝난 후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하여 일부 학생과 교사를 대상으로 면담을 실시하였다. 설문에 응했던 학생의 약 10%에 해당하는 8명의 학생들과 교사가 면담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였다. 설문 조사의 양적 분석 결과, 많은 학생들이 학습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응답한 단원(전기음성도)과 세부내용(쿨롱의 힘, 쌍극자 모멘트)에 대해 어려움을 표현한 학생들을 선정하였고 면담 요청을 하였다. 면담에 참여한 학생들은 반에서 10등 권내에 있으며 화학에서 높은 성취도를 보이는 학생들로 구성되었는데, 그 이유는 성취도가 높은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으면 다른 학생들도 이와 유사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 가정했기 때문이다. 학생과의 면담은 가급적 학생간 상호 영향을 적게 하기 위하여 연구자와 학생이 단독으로 실시하였다. 면담은 반구조화된(semi-structured) 방식으로 약 20분에 걸쳐 진행되었다. 반구조화 면담에서의 주요 질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이 소단원(혹은 학습내용)을 어렵다고 응답한 이유는 무엇인가? 둘째, 왜 어렵다고 생각하는가? 셋째, 그 내용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설명해 보시오 넷째, 그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어떻게 공부했는가? 등이다. 이 주요 질문을 축으로 하여 학생들의 응답에 따라 내용을 보충하거나 의미를 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는 것을 개인별로 다르게 추가 질문하였다.

교사와의 면담은 학생 및 교사 자신이 응했던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약 1시간에 걸쳐 진행되었다. 질문 내용은 설문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학생 생각과 교사의 생각이 다르게 나타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물음으로 구성하였다.

자료 분석

설문 결과는 선택형 문항의 경우 응답률을 응답자의 수와 백분율로 나타내었다. 서술형 문항의 경우에는 내용분석을 실시하여, 같은 유형의 답을 범주화한 후 범주별로 응답자의 수와 백분율을 나타내었다. 자료 분석 범주는 Carter29 등이 설정한 범주를 일부 수정보완하여 사용하였다. 따라서 응답 유형은 학생이 통제할 수 있는 요인, 교사가 통제할 수 있는 요인, 화학교과의 특성과 관련된 요인, 교과서와 관련된 요인 등 네 가지로 범주화하였다. 각 범주에 따라 서술형 문항의 응답 내용을 분류하였다. 자료 분석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전체 자료의 10%에 해당하는 설문지를 무작위 선택한 후, 연구자 2인이 각각 채점한 후 일치도를 구하고 차이를 검토하는 과정을 반복하였다. 최종적으로 구한 연구자 간 일치도는 93%였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자 1인이 모든 설문 문항의 내용 분석을 실시하였다. 교사의 설문 결과는 학생의 설문 결과와 비교하여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하였다. 학생과 교사의 면담 결과는 면담에 응한 응답자별로 질문에 대한 답변을 기록한 후 결과를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설문 응답과 면담 자료를 분석한 결과로서, 수업에서 학생과 교사가 교수학습에 어려움을 겪었던 화학결합 소단원과 그 이유 및 화학결합 세부 내용과 그 이유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분석 결과, 화학Ⅱ 수업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에 참여했던 교사와 학생의 인식이 상당히 다르게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화학결합 소단원에 대한 학생과 교사의 인식

화학II의 화학결합 단원을 구성하는 7개 소단원은 이온결합, 공유결합, 금속결합, 전기음성도, 극성분자와 무극성분자, 분자의 모양, 분자간의 힘이다. 설문한 결과를 Table 1에 정리하였다. 85명의 학생 중 4명의 학생은 응답하지 않았다. Table 1에 제시한 바와 같이, 이 중에서 학생들은 수업을 통해 가장 잘 이해하지 못한 소단원으로 ‘전기음성도’(35명, 41.2%)를 꼽고 있었다. 그 외에 빈도수는 적지만 학생들이 가장 잘 이해하지 못했다고 생각한 소단원은 ‘분자구조’(16명, 18.8%)와 ‘분자간 힘’(14, 16.5%)이었다. 반면, 한 명을 제외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금속결합’(1명, 1.2%)을 상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단원으로 인식하지 않았다. 그 외에, ‘공유결합’(5명, 5.9%), ‘이온결합’(4명, 4.7%), ‘극성분자와 비극성분자’(4명, 4.7%)의 경우 몇몇의 학생들만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단원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Table 1.Students’ perceptions of the most difficult unit for understanding

Table 2.Students’ perceptions of the factors causing the learning difficulties of electro-negativity

‘전기음성도’ 단원을 선택한 학생(35명)의 이유를 Table 2에 정리하였다. 단, 두 가지 이상의 이유를 답변한 학생의견은 각각을 구분하여 범주에 포함시켰다. 분석 범주는 학생이 통제할 수 있는 요인, 교사가 통제할 수 있는 요인, 화학교과의 특성과 관련된 요인(주로 화학교과 내용과 관련지음), 교육과정 또는 교과서와 관련된 요인 등 네 가지로 구분하였다.

‘전기음성도’ 단원이 이해하기 가장 어려운 이유에 대해 학생들은 화학 교과의 특성과 관련된 요인들을 가장 많이 지적하였고(19명, 45.2%), 그다음으로는 학생이 통제할 수 있는 요인(12명, 28.6%)을 꼽았다. ‘전기음성도’ 단원이 어려운 이유로는 ‘화학이 어렵다’가 9명(21.4%)으로 가장 많았고 ‘개념이 생소하다’는 이유가 8명(19.0%)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전기음성도 단원에 대해 어렵다고 응답한 학생(A, B, C)과의 면담 내용은 아래와 같다. 면담 내용에 따르면, 학생들은 개념 이해가 어려운 이유로 스스로 의미화하지 못하거나 연관 개념과 구별이 명확하지 못한 것을 들고 있다. 학생A, B, C와의 면담 내용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이처럼 학생A, B는 전기음성도를 수치로 나타낼 때 F가 기준이 되는 것을 화학자들이 합의하에 정한 약속으로 받아들이는데 존재론적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기음성도와 전자친화도를 혼동하는 것도 어려움의 원인이 되었으며, 그 이유는 두 개념이 전자를 끌어들인다는 의미의 유사성이 학생들로 인해 두 개념을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학생C는 실제로 보고 느낄 수 없는 내용이기 때문에 어렵다고 응답했다. 이는 학생들이 실제 생활하고 있는 거시세계와 이론적 바탕이 되고 있는 준미시 세계 사이의 관념의 변화를 잘 하지 못해 오개념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18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교사는 수업하기 가장 어려운 단원으로 ‘분자의 모양’ 단원을 선택하였다. 이에 대한 이유로 교사는 “학생들이 공간적 지각능력이 떨어져 분자구조를 입체적으로 예측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생각하였다. 따라서 이 학생들을 가르친 교사는 전기음성도를 가장 어렵다고 한 학생들의 응답에 대해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전기음성도가 새로운 개념이기는 하지만 앞에서 배운 개념들과 연관되어 이해하기 어렵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고, 뒤이은 화학 내용과 관련성으로 보아 매우 중요한 단원이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여러 번 강조하여 설명하고 가르쳤다”고 하였다. 아래는 전기음성도 단원에 대한 교사와의 면담 내용이다.

교사는 학생이 언급한 ‘전기음성도가 왜 F를 기준으로 하는지’에 대해서 수업시간에 설명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하였다. 교사는 “수업 시간에 전기음성도가 F를 기준으로 설정된 과정에 대해서는 생략하고, F=4.0이라는 것을 전제로 설명을 했다”고 회상했다. 교사에게 있어서, 그것은 단지 기준일 뿐이었고, 수업에서 그 의미를 다루는 게 초점이 아니었다고 언급했다.

살펴보았듯이, 교사와 학생은 같은 수업시간에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상호작용을 통해 지식을 공유할 것으로 가정되지만, 실제 그들의 인식에는 큰 차이가 존재함을 볼 수 있다. 교사가 생각하기에 어려운 단원과 학생이 생각하기에 어려운 단원은 같지 않았다. 더 흥미로운 것은 교사가 중요하다고 인식하여 쉽게 설명한 소단원(전기음성도)이 많은 학생들(35명, 41.2%)에게는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었다는 점이다. 즉, 교사가 설명을 자세히 되풀이 하고 학생들에게 예제풀이를 많이 제공한다고 하더라도, 학생들의 이해는 교사의 기대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또한 면담 학생들이 전기음성도가 어려운 이유로 들고 있는 수치화 기준의 납득 어려움(A), 전자친화도와의 개념 구분이 불확실함(B), 불가시성(invisibility)으로 암기해야 함(C) 등은 교사에게 수업에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화학결합의 세부 학습내용에 대한 학생과 교사의 인식

설문조사에서 ‘화학결합’ 단원을 구성하는 32개의 세부 학습내용을 학생들에게 제시하고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모두 선택하게 하였다. 이 결과를 빈도수가 가장 높은 개념 3개와 빈도수가 가장 낮은 개념 3개로 구분하여 Table 3에 정리하였다. 설문에 제시된 학습내용에 대해 교사는 수업시간에 모두 가르친 개념이라고 응답하였으나 학생들의 응답률은 기대에 비해 그다지 높지 않은 결과를 보였다.

Table 3.Contents which the students thought to have learned in the classrooms

학습 빈도수가 가장 높은 학습내용으로는 ‘쌍극자-쌍극자 힘’으로 85명 중 78명(91.2%)의 학생이 선택하였고 그 다음으로 ‘쌍극자 모멘트’ 76명(89.4%), ‘공유전자쌍과 비공유전자쌍’, ‘전기음성도 정의와 주기성’, ‘극성 분자와 무극성 분자의 구별’ 등 3개의 학습내용을 73명(85.9%) 선택하였다. 이 결과로부터 위 학습내용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학습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수업시간에 배운 것으로 기억되는 학습내용으로 최저 빈도수를 차지하는 내용으로는 ‘원자간 결합과 분자간 힘의 개념 차이’로 52명(61.2%)의 학생들만 선택하였다. 그 다음으로 ‘이온 결합의 형성 및 그래프’가 53명(62.4%), ‘홀전자와 공유원자가’가 54명(63.5%)이 선택하였다. 이 결과에서 위 학습개념들에 대해서는 약 40%의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배운 것조차 기억하고 있지 못함을 알 수 있다. 교사는 수업시간에 충실히 가르쳤다고 생각되는 학습개념임에 불구하고 학생들이 모두 배웠다고 응답하지 않는 결과를 통해 교사와 학생사이에 수업시간에 다룬 학습개념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가장 이해하지 못한(어렵다고 생각되는) 학습내용에 대한 설문 결과를 Table 4에 정리하였다. 응답은 3개까지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하였으며, 선택한 학습내용에 대해서는 그 이유를 적도록 하였다. 가장 많이 응답된 학습내용 3개를 가장 높은 빈도순부터 정리하였다.

Table 4.Contents which the students thought most difficult to understand

학생들이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으로 ‘쿨롱의 힘’을 가장 많이 꼽았고(22명), 그 다음으로 ‘쌍극자모멘트’(14명), ‘루이스 구조식’(13명)을 꼽았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쌍극자 모멘트’는 Table 3의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학습한 사실은 기억하지만 실제 학생들이 개념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이라고 학생들이 기억하고 있어도 그 개념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Table 5.Factors influencing students’ difficulties of learning Coulombic Force

학생들이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학습내용으로 언급한 ‘쿨롱의 힘’과 ‘쌍극자 모멘트’에 대해, 이해가 어려운 이유를 분석한 결과는 Table 5와 Table 6과 같다.

Table 5는 ‘쿨롱의 힘’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선택한 22명의 학생들이 제시한 이유를 범주화한 결과이다. 이 학생들 중 2가지 이상의 이유를 제시한 경우 각각 따로 범주화하였다. 학생들이 가장 많이 제시한 요인으로는 교사가 통제할 수 있는 요인과 교과서-교육과정과 관련된 요인을 가장 많이 꼽았다(8명, 32.0%). 가장 꼽은 이유로는 교사가 ‘쿨롱의 힘’을 가르치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많이 제시되었다(7명, 28.0%).

다음은 ‘쿨롱의 힘’을 어렵다고 생각하는 학생 D, F와의 면담을 통해 쿨롱의 힘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나타난 결과이다. 면담에서 학생들은 쿨롱의 힘을 어렵게 생각하는 원인을 명확하게 이야기하지 못하였는데 그 이유는 학생들이 쿨롱의 힘 개념에 대한 이해가 적절하게 생성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즉, 학생들은 개념을 적절하게 이해하고 있지 못함으로써 어려움에 대한 인식은 보여주지만 그 원인에 대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연구자가 학생D에게 쿨롱의 힘을 설명해보라고 요청했을 때, 학생D는 공식과 문제풀이 계산방법을 말하였으나 그 공식이 갖는 본질적인 의미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했다. 면담에서 학생D는 처음 ‘쿨롱의 힘’을 접했을 때에는 공식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았으나 스스로 문제를 풀면서 공식도 이해되고 응용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대답하였다. 학생D가 쿨롱의 힘의 의미를 알겠다고 한 것은 문제풀이에서 적용이 수월함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된 면담발췌문은 아래와 같다.

반면 학생E는 쿨롱의 힘을 정의해 보라는 물음에 대해 원자끼리 결합하는 힘으로 응답하였다. 즉, 양이온과 음이온간의 정전기적 인력에 의한 힘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중성 원자간 힘으로 잘 못 이해함으로써 쿨롱의 힘을 이용한 이온결합력 비교 문제 풀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학생E는 쿨롱의 힘의 개념과 관련된 문제는 풀어보았으나 수치를 대입하여 경향성을 비교하는 문제를 풀지 않았다고 응답함으로써 문제풀이를 통한 개념 이해 연습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관련된 발췌문은 다음과 같다.

이러한 학생들의 응답과는 달리, 교사는 ‘쿨롱의 힘’을 비교적 가르치는데 쉬운 내용이라고 인식하였다. 그는 쿨롱의 힘에 대해 “공식을 알고 분자와 분모의 의미를 해석하고, 응용 방법까지 이해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앞에서 제시했듯이, 많은 학생들은 교사의 기대와는 달리 공식을 적용하여 문제를 풀 수 있다 하더라도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결과를 보였다. 면담에 응한 학생D의 발언에 의하면, 문제풀이식의 학습에 적용을 통해 공식의 의미를 안다고 여기고 있었으나 설명하는 것에는 어려움을 느꼈다. 마찬가지로, 학생 E의 경우에는 개념이해가 적절하게 생성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어려움은 인식하지만 그 이유는 잘 설명하지 못하고 있었다.

Table 6은 ‘쌍극자 모멘트’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응답한 14명 학생이 제시한 이유를 범주화한 결과이다. 이유로는 어렵다(4명, 28.6%), 개념이 혼돈스럽다(2명, 14.3%)등 화학의 본성과 관련된 요인이 가장 많이 제시되었다. 그다음으로는 문제를 풀기 어려웠다(2명, 14.3%), 수업시간에 집중하지 않았다(2명, 14.3%), 복습을 하지 않았다(1명, 7.1%)등 학생이 통제할 수 있는 요인(5명, 35.7%)을 제시하였다. ‘쌍극자 모멘트’는 Table 3의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배운 학습개념으로 기억하고 있었으나 개념자체의 어려움으로 인해 학생들이 쉽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교사는 ‘쌍극자 모멘트’에 대해 정의와 관련된 지식을 다양하고 충분하게 설명하지 못했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학생과 교사의 응답을 종합하면 ‘쌍극자 모멘트’ 개념은 학생뿐 아니라 가르치는 교사에게도 비교적 어려운 개념임을 알 수 있다.

Table 6.The reason why the male students couldn’t understand Dipole moment

다음은 ‘쌍극자모멘트’에 대해 학생F, G와 면담한 내용이다. 두 학생 모두 쌍극자모멘트가 어려운 개념이라고 하였는데, 그 이유는 생성 원인에 대하여 파악하기 어려운 점으로 추론된다. 학생 F는 ‘쌍극자모멘트’가 생기는 근본 원인은 잘 모르지만 ‘쌍극자모멘트’를 수학의 벡터로 간주하여 분자모양에 적용함으로써 극성분자와 무극성분자를 구분하는 문제를 푸는 것은 가능하다고 응답하였다. 학생G 역시 ‘쌍극자모멘트’의 발생 원인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응답하였다. 이 학생 역시 쌍극자모멘트의 활용으로 분자의 극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응답하였다. 즉, 두 학생 모두 쌍극자모멘트가 생성하는 이유를 알지 못한 채 문제를 풀 때 기계적으로 벡터의 합을 이용해 답을 구하는것을알수있다. 이에 해당하는 발췌문은 다음과 같다.

Table 7.Contents that the teacher had most difficulties in teaching and the reason

마지막으로 면담에서 교사에게 학생들의 설문 결과에 대한 종합적인 의견을 요청했을 때, 교사는 ‘화학결합’ 단원 수업을 준비함에 있어, 처음 접하는 학생이 입장에서 내용 구성, 충분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화학에 익숙한 자신의 입장에서 수업을 진행했다는 반성적 사고를 보였다. 이는 교사들이 학창시절 때 느낀 학습곤란도를 대부분 잊었다는 Onno De Jong32의 연구결과와 같은 맥락이다.

 

결론 및 제언

본 연구에서는 교실 수업의 개선을 위해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에 참여한 교사와 학생이 학습한 주제, 학습에의 어려움 등에 관한 인식이나 개념이 어떻게 유사하고 차이가 나는지에 대한 맥락적이고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관점을 토대로, 화학결합 단원을 배운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과 그 학생들을 지도한 교사의 소단원별 교수학습 시 인식 차이, 수업 시간에 다룬 학습내용에 대한 학생과 교사의 인식에 대해 조사하였다. 구체적으로, 화학결합 단원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소단원 및 학습내용과 교사가 이해시키기 어렵게 생각하는 소단원 및 학습내용과의 차이점과 그 이유를 알아보았다.

연구 결과는 화학 결합 단원의 동일 수업에 참여한 교사와 학생들은 수업 내용에 대한 서로 다른 어려움을 겪었으며, 학생의 어려움에 대해 교사의 이해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학생들이 화학II의 중요한 단원인 화학결합을 구성하는 32개의 기본 개념을 이해하는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와 그 결과를 토대로 결론 및 시사점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고등학교 화학II 화학결합 단원에 대해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던 소단원을 선택하는 물음에 대해 학생들은 '전기음성도' 단원을 가장 많이 선택하였고 그 이유에 대해 어려운 개념이고, 화학I에서 배우지 않은 생소한 내용을 처음 배우기 때문에 내용이 어렵다고 하였다. 하지만 교사는 ‘전기음성도’는 내용이 중요하지만 어렵지는 않다고 대답하여 교사와 학생간 인식의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반면, 교사는 ‘분자의 모양’ 단원을 가르치기 어려운 단원으로 응답하였고 그 이유로는 학생들의 공간적 사고 능력이 부족하여 분자 구조를 평면으로 생각하려는 경향 때문이라고 하였다. 이는 Butts8의 연구 결과와 일맥상통한 내용으로 볼 수 있다.

둘째, 수업시간에 배운 학습내용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교사 모두 제시된 32개 내용을 가르쳤다고 응답한 반면, 학생들은 ‘쌍극자-쌍극자 모멘트’를 선택한 학생이 91.2%로 가장 높았고 ‘원자간 결합과 분자간 힘의 차이’가 61.2%로 가장 낮은 결과를 보였다. 이 결과로 보아 교사가 수업시간에 수업한 내용을 모두 학생들이 기억하고 있지 않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으며, 더 효과적으로 교수학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학습내용 중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에 대한 설문에서 학생들은 ‘쿨롱의 힘‘과 ‘쌍극자 모멘트’를 가장 많이 응답하였다. 그 이유로는 화학교과의 특성과 관련된 요인으로 11학년까지 배우지 않은 생소한 내용을 처음 접해 어렵고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대답하였고 학생이 통제할 수 있는 요인으로는 열심히 공부하지 않아 더 어렵게 되었다고 많이 응답하였다. 학생들이 어렵고 생소하게 느끼고 있는 두 개념에 대해 쉽고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학습법의 개발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반면, 교사가 가르치기 어렵다고 생각한 학습내용에 대해서는 공통적으로 ‘원자간 결합과 분자간 힘의 개념 차이’를 들었는데, 교사와의 면담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학생들이 분자의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두 가지 인력을 같은 종류의 힘으로 생각하고 있고 이를 구분시키는데 어려움이 많음을 알 수 있었다.

셋째, 설문 조사 결과 많은 학생들이 이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언급한 소단원(전기음성도)과 세부내용(쿨롱의 힘, 쌍극자모멘트)에 대해서, 설문에서 어렵다고 응답한 일부 학생들과의 면담 결과는 교사가 학생의 개념 어려움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가장 어려운 내용으로 지적한 ‘전기음성도’와 같은 추상적 개념에 대해서, 면담 학생의 경우에 그 개념의 존재론적 타당성에 대한 납득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인지적 불충족감을 갖고 있었다. 이에 반해, 교사는 학생이 개념의 존재론적 이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할 뿐 아니라, 인식한다 하더라도 그에 관해 설명하기 보다는 전제로 남겨두는 방식으로 처리하였다. 이것은 교사는 전기음성도라고 하는 추상적인 개념을 학생들에게 충분히 납득시키기 위한 설명에 필요한 전제조건에 대한 합의가 학생과 충분히 소통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교사가 학생의 인지적 불충족감이 어디서 오는 것인지 알아야하고 그에 대한 다양한 설명방식 혹은 수업전략을 고안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개념의 역사적 발달에 대한 과학자들의 사고 흐름을 수업에서 다루는 것이 한 가지 해결법이 될 수 있다. 즉, 개념이 무엇을 설명하기 위해 과학자들에 의해 고안되고 사용되고 변화해왔는지를 수업에서 다룬다면, 학생들은 그 개념의 존재론적 타당성에 대한 충족감을 갖게 되고 안정된 이해를 구성하게 될 것이다.

본 연구는 앞에서 밝혔듯이, 화학II의 화학결합 단원 수업에 참여한 구성원인 학생과 교사가 그 수업 내용을 이해하는데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를 설문과 면담을 통해 알아본 것으로, 장기적으로 수업 개선을 목표로 한 기초 연구라 할 것이다. 따라서 화학II를 구성하는 다른 단원에 대한 학생과 교사의 학습 어려움에 대한 인식차를 확인하는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교사와 학생의 인식 차이의 발생 근원을 살펴보기 위하여 본 연구에 참여한 교사의 수업 분석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후속 연구로서 1) 수업 담화 및 활동 등의 수업 장면을 고려한 학생과 교사의 인식 조사와 그 원인을 탐색하고, 2) 학생이 학습 어려움을 겪는 지점에서부터 개념이해를 위한 교사의 수업 계획과 수행 과정에 미시적이고 심층적인 질적 연구를 수행하고자 한다. 이러한 일련의 연구는 화학 수업의 실태를 살펴보고, 교수학습을 구체적으로 개선하고, 교사의 수업 전문성을 계발하고, 더 나아가 교사의 전문성 신장의 경로를 이해하는데 공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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