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이 논문은 근${\cdot}$현대 민촌의 사회공간적 성격과 영역성에 접근하는 일환으로 촌락민의 제 관계에 대한 검토와 더불어 촌락권의 중층성 문제를 탐구한 것이다. 연구 지역인 부여군 장암면 장하리는 금강 범람원 변에 입지한 민촌적 배경의 진주강씨 종족마을이다. 이 촌락은 마을이 형성된 17세기 이후 지금까지 견고한 사회적 집단성을 바탕으로 20세기 중후반의 이른바 촌락 해체기를 경험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특히 근 현대시기를 지나면서 이 마을에는 촌락민들을 둘러싼 제 관계를 반영하며 촌락 영역의 다양한 경계들, 즉 중층적 촌락권이 만들어져 왔다. 필자는 촌락민을 둘러싼 제 관계를 인간-자연관계, 사회적 관계, 정치적 관계라는 세가지 차원으로 나누어서 각각에 상응하는 촌락권의 범위와 내용을 검토하였다. 장하리와 검신들을 묶는 인간-자연 관계의 촌락권을 확인할 수 있었고, 장하리와 북고리를 연결하는 통혼권에 기초한 사회적 관계의 촌락권이 19세기 이후 여전히 존속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최근에는 장하리, 북고리, 상황리, 하황리로 연결되는 정치적 연대의 촌락권이 출현하였음을 포착할 수 있었다. 과거의 신분 관계에 기초한 통혼권의 경우처럼 특정 촌락권이 소멸하기도 하지만 근 현대 이후 사회 경제적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새로운 유형의 촌락권이 탄생하는 경우도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요컨대 중층적 촌락권으로 대변되는 이 마을의 영역성은 장하리 주민들이 처했던 환경적 특수성을 표현하고 사회${\cdot}$문화적 차별성을 표상하며 정치적 연대성을 함축하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In this article, the author inquired the multi-layered sphere of a commoner's settlement of Jangha-ri in modem times to approach the territoriality and socio-spatial characteristics of it. This settlement has originated in a lineage settlement of Jinju-Gang, and has experienced socio-spatial cohesion since its making(the 17th Century). Especially, it is found that the territoriality of Jangha-ri has fluctuated in times and has obtained multi-layeredness according to the human-nature relationship, to the social relationship, and to the political relationship of villagers. As a result, it is interpreted that the socio-spatial characteristics and territoriality of Jangha-ri in modem times do not only have a physical reality, but also social, political, cultural 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