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지난 30여 년 동안 화학 교사와 화학 교육자들은 수리 문제를 잘 해결하는 것은 그 문제의 바탕에 있는 개념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가정해 왔다1-7. 그러나 우리는 종종 학교 교육현장에서, 과학적 사실·개념·원리·법칙 등을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공식이나 연산을 암기하고 적용하는 것에 치중하여 학습하는 학생들의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학생들이 체계적인 문제 해결 방법을 모르거나 또는 알고 있는 개념이나 원리를 올바르게 적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최근에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학습의 구성주의적 관점8-11에 의하면 학생들은 과학수업을 받기 이전부터 일상생활의 경험을 통하여 자연현상에 대한 자기 자신의 생각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과학교육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과학적 개념의 올바른 이해이다. 따라서 학생들을 가르침에 있어서 학생들이 그 학습의 주제에 연관된 개념에 대하여 어느 정도 깊이 이해하고 있는가 또는 그러한 과학적인 개념을 토대로 하여 정량적인 내용의 수리적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는가를 알아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문제 해결력에 관한 인지적 관점의 하나는 전문가와 초보자 문제 해결자 사이의 차이에 관심을 가져왔다.12-13 그러나, Smith14는 전문가-초보자의 이분법은 성공적인 문제 해결력의 조건에 부당하다고 하였으며 특히 성공적인 문제 해결자는 전문가와 초보자의 비교에서 보다 실패한 주제에 대한 구별할 줄 아는 더 많은 절차상의 특징을 공유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문제 해결력의 연구는 성공하는 문제 해결자와 실패하는 문제 해결자 사이의 차이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고 개인들은 문제 해결력의 증진을 위해 관련 정보와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2,15
Gabel, et. al16과 Yarroch17 등은 학생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과 그 특성에 대한 개념 이해의 연구에서 수리 문제 해결이 반드시 개념이해를 수반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밝혔다. Nurrenbern과 Pickering18은 일반화학을 수강하는 두 개 대학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개념 문제와 계산문제의 답을 조사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대학생들은 개념 문제보다 계산 문제를 더 잘 해결하였음을 보여 주었다. 또한 노태희19 등에 의한 이과계열 고등학생의 화학 계산문제 해결력과 개념 이해도 비교에서도 개념에 대한 이해가 수리 문제 해결력에 비하여 성취도가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결과는 지금까지 통상적으로 받아들여지던 수리 문제 해결과 개념의 이해 사이의 연관성이 그처럼 일반적으로 전제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과학 교육과정에서 제시되는 기본개념에 대한 이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밝힘으로써, 과학적 개념 이해가 학교교육에서 절실히 요구되어져야 함을 지적한다.
현재까지 개념 이해도와 수리 문제 해결 능력간의 관계를 밝힌 이상의 연구들은 소수를 대상으로 한 정성적인 연구결과의 일부로 제시되거나, 소수의 문제쌍을 통하여 얻은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화학에서 연산의 내용을 주로 필요로 하는 고등학교 이상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하였다.19-20 따라서 이들 간의 관계를 좀더 적절하고 타당하게 밝히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문제 쌍에 대해서 많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 또한 많은 연구가 이과계열 고등학교 이상 과학기술 전공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이를 화학에 대한 수리적 이해가 처음으로 도입되는 중학교 학생들에게 실시하는 것도 의의가 있을 것이다.
한편 오랫동안 과학 성취도에서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우수하는가 하는 성 차이에 대해 꾸준히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21-23 남학생들이 여학생들보다 선천적으로 과학에 우월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하고 과학 성취도에 대한 비교를 통하여 문제대한 해결 방법을 찾으려고 하였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여학생들이 남학생보다 수학에 대한 걱정이 많고 또한 남학생들이 수리적인 개념을 사용하는데 더 익숙한 것으로 보고되었다.24 따라서 화학의 개념 중에서 비교적 수리적 개념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여러 화학법칙들에 대해 남학생과 여학생들의 문제 해결력을 비교해보는 것이 화학에 대한 성 차이를 밝히는데 의미 있는 결과를 주리라고 생각된다.
본 연구에서는 개념 이해와 수리적 문제해결을 함께 요하는 중학교에서 다루어지는 화학 법칙들, 즉 질량 보존의 법칙, 일정 성분비의 법칙, 아보가드로-기체 반응의 법칙, 보일의 법칙, 샤를의 법칙을 중심으로 남·여 학생들의 개념 이해도와 계산문제 해결력을 비교하였다. 이 연구는 공식이나 연산의 사용을 요하는 계산문제와 그것의 바탕에 있는 개념이해를 요하는 개념 문제의 쌍으로 구성된 검사지를 통하여 실시하였다.
또한 연구 과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설정하였다. 첫째, 전체 학생들의 화학 법칙에 대한 개념과 수리 문제 해결력의 성취수준은 동일한 개념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차이가 없을 것이다. 둘째, 성별에 따라 화학 법칙에 대한 개념과 수리 문제 해결력의 성취수준은 남학생과 여학생의 이해 능력이 비슷하기 때문에 차이가 없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가설들을 검증함으로써 화학 법칙에 대한 문제 해결력이 학생들의 성 차이에 따라 어떤 영향이 있는 지를 밝히고자 한다.
연구 방법
연구 대상 및 절차
본 연구는 중학교 3학년 1학기 화학내용에 대한 학습이 끝난 후이며 기말고사를 앞두고 복습이 충분히 이루어지는 시기에 시행하였다. 연구 대상은 시, 읍, 면 지역의 3개 중학교 3학년생 중에서 지역별, 성별로 나누고 이들 중에서 단순무선으로 각 지역의 2개 반을 표집하는 유층 군집 표집(stratified cluster sampling)으로 전체 220명을 선정하였다.25-26 속성별로는 남학생과 여학생 각각 110명이었고, 각 지역별 동질성을 갖는 시 지역 80명, 읍 지역 70명 및 면 지역 70명으로 하였고, 또한 문제 해결력에 따른 성취도에 민감한 과학 성적 상위집단 28%, 하위집단 28%이었다. 연구에 사용된 검사도구는 중학교 학생들의 화학 법칙에 대한 개념 이해와 계산 문제 해결력을 비교하기 위한 것으로 R & D 과정을 거쳐 개발하였으며, 그 개발 절차는 대략적으로 교과서 분석 및 화학 법칙들에 대한 기본개념들의 수집→개념 목록 작성 및 수리 문제 유형파악→검사 문항지 개발→1차 소규모 검증→수정 보완 후 문항지 재 작성→전문가에 의뢰하여 타당도 조사 및 2차 검증→본 연구의 투입 문항지로 확정 순서 과정을 거쳤다. 우선 ‘물질의 구성’ 단원에 대한 중학교 과학교육과정 내용 및 교과서에 포함된 기본 개념들을 분석하여 개념도를 작성하였다. 그리고 검사지는 검사목적에 부합되는 화학 법칙에 관한 과학적 개념과 그 개념을 바탕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계산능력을 알아보는, 개념 문제와 수리 문제를 쌍으로 한 8쌍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모든 문항은 객관식 5지 선다형으로 하였다. 검사 문제의 신뢰도 계수(Cronbach α)는 0.71 이었으며 또한 문제는 화학교육 전문가와 중·고등학교 교사의 타당도 조사 및 검증을 거쳐 개발하였다. 이 때는 특히 문제 자체에 오류가 없는지, 기본 개념에 관한 문제인지, 개념 문제에 대응하는 수리 문제가 타당성이 있는지, 개념 문제와 수리 문제간의 난이도가 유사한지 등에 유의하여 검토하였다. 본 연구의 검사지 투입은 6월 말에서 7월 초 사이에 표집된 각 중학교 정규 과학 시간에 과학 교사의 감독 하에 1회의 지필검사로 실시하였다. 학생들이 성의껏 검사에 임할 수 있도록 검사의 취지를 설명하였으며 검사시간은 45분으로 하였다.
자료의 처리 및 분석
수집된 자료 중에서 신뢰할 수 없는 자료나 기재되지 않은 항목이 있는 자료를 제외하고 나머지를 분석에 이용하였다. 개념 및 수리 문제 문제지는 각 문항 당 2점씩으로 하여 질량 보존의 법칙과 일정 성분비의 법칙은 각각 2문항씩으로 하고, 기체-아보가드로의 법칙, 보일의 법칙 및 샤를의 법칙은 각각 4문항씩으로 하여 총점 32점을 만점으로 계산하였다. 분석에 적용된 통계방법은 SAS 통계 패키지를 사용하여 평균, 빈도, 백분비, 표준편차, paired t-test 및 분산분석(ANOVA)이었다. 가설 검증시의 유의수준은 5%로 하였다.
연구결과 및 논의
화학 법칙에 대된 개념 이해도와 수리 문제 해결력 비교
각 화학 법칙의 내용 별로 본 개념 문제와 수리 문제 점수의 paired t-test 분포를 분석하였다(Table 1). 일정 성분비의 법칙을 제외한 나머지 법칙의 내용 영역에서는 개념 문제의 성취도가 수리 문제의 성취도 보다 높았다. 이 연구에서는 5% 수준에서 개념 문제와 수리 문제의 성취도에서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가설을 설정하였는데, 가설검증 결과 샤를의 법칙은 통계적 유의성이 인정되어 개념 문제와 수리 문제의 성취도에 차이가 있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다. 이는 개념 문제의 해결력과 수리 문제의 해결력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는 선행연구와 일치한다.27 그러나, 나머지 질량 보존의 법칙, 일정 성분비의 법칙, 기체-아보가드로의 법칙 및 보일의 법칙에서의 개념 문제와 수리 문제 성취도의 통계적 유의성은 보이지 않았다. 이는 학생들이 수리 문제의 해결력에 사용한 개념들이 개념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되며 선행 연구의 연구 결과를 지지하는 결과라 할 수 있다.28 즉 수리 문제 해결에 사용한 수식, 상징적 표상의 경험이 어떤 원리의 추론에 관계되는 개념 문제의 해결에 도움이 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학생들이 수리 문제의 해결에 상용한 개념을 개념 문제에 대한 이해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기에 이에 대한 정성적인 연구가 필요하리라고 생각한다.
Table 1.Analysis of content scores on conceptual and algorithmic problem solving
각 화학 법칙의 내용별 개념 문제와 수리 문제의 정답률 비교한 결과 일정 성분비의 법칙을 제외하고 나머지 법칙에서는 개념 문제의 정답률이 수리 문제의 정답률 보다 높게 나타났다(Fig. 1). 개념 문제에 있어서는 샤를의 법칙이 61.3%로 가장 높았으며, 일정 성분비의 법칙이 32.0%로 가장 낮았다. 수리 문제에 있어서는 질량 보존의 법칙이 56.5%로 가장 높았으며, 일정 성분비의 법칙이 40.5%로 가장 낮았다. 다른 법칙과 비교할 때 일정 성분비 법칙에서의 개념 및 수리 문제의 정답률이 낮은 것은 문제 통합 능력의 부족으로 나타나는 결과로 생각되어 진다. 즉 일정 성분비의 법칙은 두 가지 이상의 물질 사이의 질량비를 비교하는 개념의 문제로써 학생들이 이들 문제를 해결하는데 두 물질의 질량비 관계에 대한 통합적인 사고가 필요로 하지만 통합적인 문제 해결 학습을 받지 못한 학생들은 이에 대한 어려움을 가진 것으로 해석되며 이는 선행 연구 결과에 의해서 지지된다.27
Fig. 1.Comparison of correct ratios on conceptual and algorithmic problem solving.
중학교 3학년 표집 학생을 대상으로 개념 및 수리 문제 전체의 평균을 비교한 결과, 개념 문제의 평균 점수(8.77)가 수리 문제의 평균점수(8.08)보다 높았으나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다(Table 2). 이러한 결과는 개념 및 수리 문제의 관계에서 대체적으로 수리에 의한 계산문제 해결 보다는 개념에 따른 문제 해결을 모든 학생들이 잘 해결함을 의미한다. 이것은 선행연구28의 결과와 차이가 없는 것을 보였으며, 지금의 7차 교육과정이 탐구중심의 학습을 강조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계산하는 수리 문제에 익숙하지 않아 그것이 점수가 낮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학생들의 문제 해결력이 단편적인 사고에 치중하기 때문에 논리적 사고가 필요한 수리 문제 해결력은 부족하다고 생각되며 수리 문제의 해결에 사용한 개념들이 개념 문제의 해결에 도움을 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28
Table 2.* Total Score: 16
성별에 따른 개념 문제와 수리 문제의 분석
남학생과 여학생의 개념 및 수리 문제 해결 능력에 차이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전체의 각 평균점수를 비교하였다(Table 3). 남학생의 경우, 개념 문제의 평균점수가 9.25이고, 수리 문제의 평균 점수가 8.36으로 개념 문제보다 0.89점이 높았으며, 이는 5% 수준에서 통계적인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남학생의 개념 문제에 대한 해결 능력이 수리 문제보다 높은 성취도를 보인다고 말할 수 있다. 여학생의 경우, 수리 문제의 평균점수가 8.24이고, 개념 문제의 평균 점수는 7.64이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으므로 개념 문제와 수리 문제에 대한 해결 능력에 차이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남학생의 경우 수리 문제 해결에 사용한 개념들이 개념 문제 해결에 여학생 보다 더 도움이 된 것으로 생각되며 일반적으로 여학생들이 수학에 대한 관심이 적기 때문에 화학법칙에 관한 문제 해결력에서는 개념 문제와 수리 문제에 차이가 없음을 보였다.28 개념 문제와 수리 문제에 대한 성취도에 대해 남학생의 평균 점수가 여학생보다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며 높았다. 즉 남학생들의 화학 법칙에 대한 문제 해결력이 여학생보다 우수하다고 해석할 수 있으며 이는 선행 연구에서 남학생과 여학생 사이에 과학의 성취도에 성 차이가 존재한다는 결과와도 일치한다.29
Table 3.*Total Score: 16
Table 4.Analysis of content scores on conceptual and algorithmic problem solving for male students
남학생들의 각 법칙별로 본 개념 문제와 수리 문제점수의 paired t-test 분포에서 질량 보존의 법칙, 기체-아보가드로의 법칙 및 샤를의 법칙에서는 수리 문제의 성취도 보다 개념 문제의 성취도가 더 높았고, 일정 성분비의 법칙과 보일의 법칙은 개념 문제의 성취도 보다 수리 문제의 성취도가 더 높았다(Table 4). 그러나 질량 보존의 법칙, 일정 성분비의 법칙 및 보일의 법칙에서는 개념 및 수리 문제의 성취도간 통계적 유의미성이 없었고, 기체-아보가드로의 법칙과 샤를의 법칙은 통계적 유의미성이 있으므로 두 법칙에 제한되기는 하지만 남학생은 수리 문제 보다는 개념 문제에서 높은 성취도를 보여 주고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남학생들의 수리적 계산 능력이 띄어나고 수리 문제 해결에 관련된 학습이 개념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28 즉 수리 문제 해결에 사용한 수식이나 상징적인 표상을 사용한 경험이 어떤 원리의 추론에 대한 주의를 기울이는 개념 문제에 도움이 된 것으로 생각된다.
Fig. 2.Comparison of correct ratios on conceptual and algorithmic problem solving for male students.
남학생의 각 화학 법칙의 내용별 개념 문제와 수리 문제의 정답률을 비교한 결과, 질량 보존의 법칙, 기체-아보가드로 법칙 및 샤를의 법칙은 개념 문제의 정답률이 수리 문제의 정답률 보다 높고, 일정 성분비의 법칙 및 보일의 법칙은 수리 문제의 정답률이 개념 문제의 정답률 보다 높았다(Fig. 2). 개념 문제에 있어서는 샤를의 법칙이 64.8%로 가장 높았으며, 일정 성분비의 법칙이 36.0%로 가장 낮았다. 수리 문제에 있어서는 보일의 법칙이 58.0%로 가장 높았으며, 일정 성분비의 법칙이 40.5%로 가장 낮았다. 남학생이 일정 성분비의 법칙에 대한 개념 문제 및 수리 문제에서 다른 법칙들 보다 낮은 해결력을 보여주는 것은 이 법칙의 개념이 통합적인 사고를 요하는 문제이나 학생들은 이런 사고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 해결력이 떨어진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선행 연구에 보고한 결과와 일치하며 학생들은 단순 비례적인 사고에는 잘 적응하나 여러 관계에 대한 통합적인 사고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27
Table 5.Analysis of content scores on conceptual and algorithmic problem solving for female students
여학생의 각 법칙들의 내용별 개념 문제와 수리 문제의 평균점수에 대한 분석에 의하면, 샤를의 법칙을 제외한 나머지 법칙에서는 개념 문제 성취도 보다 수리 문제의 성취도가 높았다(Table 5). 그러나 통계적인 유의미성은 일정 성분비 법칙과 보일의 법칙만이 개념과 수리 문제 해결력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으며, 따라서 여학생들은 일정 성분비 법칙과 보일의 법칙에서 개념 문제 보다 수리 문제 해결력이 강하다고 말할 수 있다. 선행 연구 결과에 의하면 학생들이 수리 문제의 해결에 사용한 수식이나 상징적 표상 이해를 개념 문제 해결에 사용하기 때문에 개념 문제의 성취도가 수리 문제보다 높다고 보고하였다.28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는 선행 연구 결과와 반대되는 것으로 이는 여학생들이 수학적 관심이 적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이해를 개념 문제와 연결시키는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수리 문제의 해결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관련된 개념을 이해하는 도움이 된다는 선행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고 할 수 있다.28
Fig. 3.Comparison of correct ratios on conceptual and algorithmic problem solving for female students.
여학생의 내용별 개념 문제와 수리 문제의 정답률을 보면, 샤를의 법칙을 제외하고는 수리 문제의 성취도가 개념 문제의 성취도 보다 높았다(Fig. 3). 개념 문제에 있어서는 샤를의 법칙이 57.3%로 가장 높았고, 일정 성분비의 법칙이 26.5%로 가장 낮았다. 수리 문제에 있어서는 질량 보존의 법칙에서 55.0%로 가장 높았고, 일정 성분비의 법칙에서 40.5%로 가장 낮았다. 이는 역시 선행 연구에 보고한 결과와 일치하며 여학생들의 경우도 남학생들과 같이 개념의 통합적인 사고를 요하는 문제에 대해 학생의 사고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 해결력이 떨어진다고 해석할 수 있다.27 학생들은 단순 비례적인 사고에는 잘 적응하나 여러 관계에 대한 통합적인 사고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성별에 따라 개념 문제 점수의 차이가 있는지를 검증하기 위하여 남학생과 여학생들의 개념 문제에 대한 해결 능력은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가설을 설정하고 5% 수준에서 분산분석(ANOVA)으로 가설을 검증하였다(Table 6). 이 결과에 의하면, 남학생의 개념 문제점수와 여학생의 개념 문제 점수는 5% 수준에서 유의적인 차이가 보였으며, 따라서 남학생의 개념 문제 해결력이 여학생보다 높았다. 즉, 성별에 따라 개념 문제 해결력의 성취 수준은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가설은 5% 수준에서 기각되었고, 이 같은 결과는 개념 문제 해결에 남학생과 여학생 사이에 성 차이가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선행 연구에서 보고한 남학생과 여학생 사이에 과학의 성취도에 성 차이가 존재한다는 결과와도 일치한다.29 이는 여학생들이 기본적인 과학 지식을 인식하고 실제 상황에 지식을 적용하거나 이해하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함을 알 수 있다. 또한 앞에서 언급 하였듯이 남학생들이 여학생보다 수리 문제의 해결에 사용한 수식이나 상징적 표상 이해를 개념 문제 해결에 더 잘 사용하기 때문에 남학생의 개념 문제의 성취도가 여학생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남학생과 여학생의 수학적 사고에 대한 뇌의 심리적 차이가 존재하며 남학생들은 여학생보다 정보를 조작하고 이용하는데 유능한 반면 여학생은 빠른 자기 조절이 가능하다는 연구에서 알 수 있듯이 개념 문제를 이해하는데 남학생들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된다.30
Table 6.ANOVA of content scores on conceptual problem solving for male and female students
Table 7.ANOVA of content scores on algorithmic problem solving for male and female students
남학생과 여학생은 수리 문제 해결력에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가설을 분산분석(ANOVA)로 검증하였다(Table 7). 결과에 의하면, 성별에 따라 수리 문제 점수에 차이에 대한 통계적 유의미성이 5% 수준에서 없었으며, 따라서 남학생과 여학생 간에 수리 문제 점수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즉, 성별에 따라 수리문제 해결력의 대해 남학생과 여학생 사이에 차이가 없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선행연구31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수학적으로 우수하다는 성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나 또한 여학생들은 수의 조작에 우수하고 남학생은 문제 해결력에 우수하다고 보고 하였다. 따라서 화학 법칙의 문제 해결력에 관련된 수학적 지식이 기본적인 비례 개념이기 때문에 남학생과 여학생의 차이가 없을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여학생들의 서술적 문제 해결 능력이 남학생들 보다 우수하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된 바 있기에 화학 법칙에 관련된 수리적 문제 해결력에서 남학생과 여학생의 차이가 없을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32
이상의 결과를 볼 때 과학학습에서는 학생들의 머릿속에 이미 형성된 개념과 새로 배우게 될 개념과의 상호작용에 의하여 학습자 스스로가 의미를 재구성해 나가는 능동적 과정의 개념학습이 매우 중요하다. 남학생과 여학생의 수리 문제 해결력에서는 차이가 없었으나 개념 문제 해결력에서 남학생이 우수한 것으로 보아, 남학생은 수리 문제 해결에 사용한 이해를 개념 문제 해결에 연결하여 유용한 결과를 얻는 반면 여학생들은 이에 대한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학생들이 자신이 이해한 개념을 수리적 문제 해결과 연결시키는 능력이 부족하거나 수리 문제의 개념을 잘 알지 못해도 단순히 공식이나 풀이 과정을 암기하여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28 따라서 과학 지식에 대한 대부분의 평가가 수리 문제로 행해지고 수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그 문제의 바탕에 있는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 것이라는 가정을 할 때 여학생들이 수리 문제 해결에 사용한 이해를 개념 문제 해결에 연결할 수 있는 사고의 향상을 통해서 과학의 문제 해결력에 남학생과 여학생의 성 차이를 줄 일 수 생각한다.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실제 학교 상황에서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화학 법칙들에 대한 개념 문제와 수리 문제의 해결력에 남학생과 여학생의 성 차이를 비교함으로써 학교현장에서 행해지는 교수방법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하여 수업전략 효과를 높이기 위한 기초 자료를 제시함을 목적으로 연구하였다.
먼저 전체 표집 대상자들의 화학 법칙들에 대한 개념 및 수리 문제 해결력 비교에서는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지만, 각 법칙에 대한 비교에서는 일정 성분비의 법칙을 제외한 나머지 법칙의 내용 영역에서 개념 문제의 성취도가 수리 문제의 성취도 보다 높았으나, 5% 수준에서 유의차가 있었던 것은 샤를의 법칙뿐이었다. 성별에 따른 개념 및 수리 문제 해결력 비교에서 남학생들은 수리 문제 평균점수(8.36)보다 개념 문제 평균점수(9.25)가 월등히 높아 5% 수준에서 통계적인 유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여학생들은 샤를의 법칙을 제외한 나머지 법칙에서 개념 문제 성취도 보다 수리 문제 성취도가 높게 나타났고, 평균점수 비교에서도 개념 문제는 7.64, 수리 문제 8.24로 나타나 수리 문제 평균점수가 높게 나타났으나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다. 개념 문제 및 수리 문제의 남·여 학생들 사이 비교에서는 개념 문제 해결력은 남학생(9.25)이 여학생(7.64)보다 높아 고도의 유의성을 보였으나, 수리 문제 해결력에서는 남·여 각각 8.36, 8.24로 5% 수준에서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다. 이것은 남학생들이 개념을 더 잘 이해하는 반면 여학생들은 개념의 이해 없이 단순한 공식의 암기나 연산에 더 능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선행연구28에서 수리 문제 해결 능력이 개념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준다는 보고에도 불구하고 여학생의 경우 화학 법칙에 관련된 수리 문제의 해결력이 개념 문제 해결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개념의 이해를 수반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남학생과 여학생들이 화학 법칙들에 대한 문제를 학습하고 해결함에 있어서 부분적 차이가 있음을 보였다. 그러나 이들 차이의 원인이 심리적 요인 외에 구체적으로 어떤 요인에 기인하는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계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학교에서 과학수업을 진행할 때 남학생과 여학생들의 심리적 특성을 고려하여 학생들에게 화학 법칙에 대한 개념 문제와 수리 문제를 학습시키는 것이 학생들의 지적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유리하다고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학교에서 남학생과 여학생사이에 수리적 능력 차이가 인식되고 있으나 이는 능력의 차이가 아니고 관심과 자신감의 차이라고 격려함으로써 학생들의 문제해결 의지를 높일 수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아울러 학습방법의 변화에 따른 학생들의 개념 문제와 수리 문제의 해결력 변화도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28
References
- Anamuh M. J. J. Res. Sci. Teach. 1986, 23, 759 https://doi.org/10.1002/tea.3660230902
- Camacho, M.; Good, R. J. Res. Sci. Teach. 1989, 26, 251 https://doi.org/10.1002/tea.3660260306
- Herron, J. D.; Greenbowe, T. J. J. Chem. Educ. 1986, 63, 523
- Gabel, D. L; Sherwood, R. D. J. Res. Sci. Teach. 1983, 20, 163 https://doi.org/10.1002/tea.3660200207
- Gabel, D. L.; Sherwood, R. D. J. Res. Sci. Teach. 1984, 21, 843 https://doi.org/10.1002/tea.3660210808
- Rief, F. J. Chem. Educ. 1983, 60, 948 https://doi.org/10.1021/ed060p948
- Sawrey, B. A. J. Chem. Educ. 1990, 67, 253 https://doi.org/10.1021/ed067p253
- Ausubel, D. P.; Novak, J. D.; Hanesian, H. In Educational Psychology; A Cognitive View, 2nd ed.; Holt, Rinehart and Winston: New York, 1978
- Atwater, M.; Alick, B., J. Res. Sci. Teach. 1990, 27, 157 https://doi.org/10.1002/tea.3660270207
- Driver, R. In The Pupils as Scientists? Open University Press: London, U.K. 1983
- Niaz, M. J. Res. Sci. Teach. 1988, 25, 643 https://doi.org/10.1002/tea.3660250804
- Larkin, J.; McDermott, J.; Simon, D.; Simon, H. A. Science, 1980, 208, 1335 https://doi.org/10.1126/science.208.4450.1335
- Larkin, J. H. In S. F. Chipman and J. W. Segal (Eds.), Learning and Thinking Ski/Is, Volume 2, Research and Open Questions, (pp 142-159). Lawrence Erlbaum Associates: Hillsdale, NH, 1985
- Smith, M. U. J. Res. Sci. Teach. 1992, 29, 179 https://doi.org/10.1002/tea.3660290207
- Smith, M. U. J. Res. Sci. Teach. 1984, 21, 895 https://doi.org/10.1002/tea.3660210905
- Gabel, D. L.; Sherwood, R. D.; Enochs, L. J. Res. Sci. Teach. 1984, 21, 221 https://doi.org/10.1002/tea.3660210212
- Yarroch, W. L. J. Res. Sci. Teach. 1985, 22, 449 https://doi.org/10.1002/tea.3660220507
- Nurrenbern, S. C.; Pickering, M. J. Chem. Educ. 1987, 64, 508 https://doi.org/10.1021/ed064p508
- Noh, T.; Woo, K. W; Ihm, H, J.; Suh, I. H. Chem. Educ. 1995, 22, 144
- Nakhleh, M. B. A J. Chem. Educ. 1993, 70, 52 https://doi.org/10.1021/ed070p52
- Becker, B. J. J. Res. Sci. Teach. 1989, 26, 141 https://doi.org/10.1002/tea.3660260206
- Germann, P. J. J. Res. Sci. Teach. 1994, 31, 749 https://doi.org/10.1002/tea.3660310707
- Jones, M. Gail; Howe, Ann; Rua, Melissa J. Sci. Educ., 2000, 84, 180 https://doi.org/10.1002/(SICI)1098-237X(200003)84:2<180::AID-SCE3>3.0.CO;2-X
- Fennema, E.; Carpenter, T.; Jacobs, V.; Franke, M.; Levi, L. Educational Researcher 1998, 27, 6 https://doi.org/10.3102/0013189X027005006
- Seong, T. J. In Understanding of Research Method in Eduction, 2nd Ed., Hakj-Sa: Seoul, 2005
- Park, E. H. M. Ed. Thesis,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Education, 1998
- Zoller, U.; Nakhle, M. B.; Tessier, B.; Dori, Y. J. J. Chem. Educ. 1995, 72, 987 https://doi.org/10.1021/ed072p987
- Noh, T.; Kang, H. W; Jeon, K. J. Kor. Assoc. Res. Sci. Educ., 2004, 24, 320
- Lee, M.; Hong, M.; Jeong, E. J. Kor. Assoc. Res. Sci. Educ., 2004, 24, 1235
- Halpern, D. F. In Sex Differences in Cognitive Abilities, 3nd Ed.; Lawrence Erbaum: Hillsdale, NJ, 2000
- Carr, M.; Jessup, D. J. Educ. Psychology, 1997, 89, 318 https://doi.org/10.1037/0022-0663.89.2.318
- DeMars, C. E. Applied Measurement in Education, 1998, 11, 279 https://doi.org/10.1207/s15324818ame1103_4
Cited by
- Comparative Analysis of Conceptual and Algorithmic Problem Solving Ability on Boyle's Law and Charles's Law in Middle School 1st Grade Students vol.55, pp.6, 2011, https://doi.org/10.5012/jkcs.2011.55.6.1042
- ICT in Science Education: A quasi‐experimental study of achievement, attitudes toward science, and career aspirations of Korean middle school students vol.31, pp.8, 2009, https://doi.org/10.1080/095006907017878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