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산화, 환원반응은 우리 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음식의 소화에서부터 광합성에 이르기까지 생명체들은 산화, 환원반응을 통하여 살아가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다. 그리고 화학전지에서 전류가 만들어지는 원리도 산화, 환원반응으로 설명할 수 있다. 오늘날 전지는 우리의 생활에서 매우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화학전지와 우리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실용전지, 그리고 여러 분야에서 널리 이용되는 전기분해의 기본원리에 대하여 이해하는 것은 매우 필요하다. 따라서 현재 7차 교육과정의 고등학교 화학 II 교과서에서는 산화 환원의 개념와 함께 화학전지 및 전기 분해에 관련된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전기화학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사들에게도 가장 어려운 주제 중의 하나라는 견해가 여러 연구1-4에서 제기된 이후, 지금까지 전기화학에 대한 오개념 연구5-14와 오개념의 개선을 위한 교수법에 대한 연구15-18가 많이 이루어졌다.
Sanger와 Greenbowe12는 수용액의 전기분해과정에서 여러 개의 산화, 환원 반쪽 기능이 가능할 때, 학생들은 각 전극에서 어떤 반응이 일어날 것인가를 결정하지 못했으며, 또한 수용액 중의 물(H2O)은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 결과는 Allsop와 George5가 학생들이 표준환원전위를 사용하여 생성물을 예상하는데 어려움을 가진다고 보고한 결과와도 일 치하였다. Sanger와 Greenbowe19는 선행연구12,13에서 확인된 학생들의 오개념의 원인을 교과서의 불충분하고 부적합한 언어 사용 때문으로 보고, 대학 화학교재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교재의 명백한 실수나 애매한 표현들, 충분하지 못한 설명들이 학생들로 하여금 부적절한 상황에 과일반화 하도록 만들고, 잘못된 생각을 유발하는 원인이라고 보았다. Ozkaya14도 예비교사들을 대상으로 전기화학에 대한 어려움을 밝히고, 그 원인이 전기화학에 관한 개념들을 충분하게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는 수업 또는 교재를 통한 충분한 설명이 필요함을 제안하였다. Stylianidou, Ormerod와 Ogborn20은 과학교과서에 제시 된 그림을 분석하여, 교과서 그림이 학생들의 학습에 매우 중요하므로 그림이 주는 이미지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 교사들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교과서 저자들에게는 주의 깊고 신중한 표현과 더불어 그림의 적절하고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 배치가 필요함을 주장하여 교과서 서술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De Jong, Acampo와 Verdonk4는 과학교사들이 가르칠 때 어떤 어려움에 직면하며 내용과 관련하여 어떤 교수문제가 발생하는가를 알아본 결과, 교사의 교과내용에 관한 전문지식이 과학을 가르치는데 있어 주요한 요소로 고려됨을 확인하였다.
이와 같이 외국에서는 전기 화학이나 전기 분해에 관련된 과학 교사들과 학생들, 예비 교사들에 관련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그 원인 중 하나로 교과서에 대한 문제점 분석도 이루어지고 있으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관련된 연구21,22가 많지 않은 편이다. 특히 전기 분해에 관련하여 생성물을 예상하는 과정을 통해 화학 교사들과 학생들, 그리고 예비 교사들의 화학전지나 전기 분해에 대한 개념 등을 알아본 연구는 거의 없다.
화학전지와 전기분해는 산화환원 개념을 도입하는 전기화학 분야의 가장 중요한 두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전기 분해는 전기분해전지라고도 부르며 화학전지에서 일어나는 산화와 환원의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적용하는 수준에서 다루어지는 내용이다. 6차 교육과정에서는 중학교 3학년에 화학전지를 다룬 후에 제시되었으며, 7차 교육과정에서는 이 내용이 중학교에서 사라지고 대신 고등학교 화학 II 교과서에만 제시되었다. 전기분해의 생성물을 예상하는 과정은 화학전지에서 생성물을 예상하는 과정과는 또 다른 관점을 요구 한다. 즉 화학전지에서는 자발적으로 에너지가 생산되면서 생성물이 발생하지만, 전기분해에서는 비자발적으로, 즉 에너지를 공급하여주면서 생성물이 발생하기 때문에 표준환원전위값에 대한 고려와 다양한 경쟁이온들과 물질들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따라서 산화환원의 개념과 전기화학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상황으로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전기분해의 생성물을 예상하는 과정에 대한 교사들의 개념과 예비 교사들의 개념을 조사하여 이들이 전기화학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의 유형과 그 원인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또한 교사들과 예비 교사들이 가르치고 배우는 화학 II 교과서와 일반화학 교재의 서술에도 오류가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러한 오류는 교사들과 예비 교사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연구도 병행하고자 하였다. 마지막으로 예비교사 교육과정을 통해 예비 교사들의 사고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관찰함으 로써 예비교사 교육과정의 적절성에 대해서도 알아보고자 하였다.
연구 방법
연구 대상. 대학원에 재학중인 고등학교 화학교사 17명, 사범대학교 화학교육과 4학년에 재학중인 예비교사 17명, 그리고 화학교육과 1학년 학생 18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교사들은 남자 9명, 여자 8명으로 구성되었으며, 구성원의 경력은 5년 미만이 1명, 5년 이상 10년 미만이 11명, 10년 이상 15년 미만이 3명, 15년 이상 20년 미만이 1명, 20년 이상이 1명이었다. 화학교육과 4학년에 재학중인 예비교사들은 남 3명, 여 14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7명 모두 대학과정을 통해 일반화학과 분석화학 과목을 통하여 전기화학을 배운 집단이었다. 화학교육과 1학년에 재학 중인 예비교사들은 고등학교 3학년 화학II 과목을 통해 전기화학을 배웠으며, 남자 6명, 여자 12명이었다.
연구 절차. 선행 연구를 토대로 전해전지와 관련된 개념의 어려움을 분석한 후, 현행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맞추어 설문지를 개발하였다. 개발한 설문지는 예비 검사를 통해 일차 수정을 한 후, 과학교육전문가와 화학 교사 3인의 검토를 통해 최종 수정, 보완하였다. 또한 설문지에 응한 연구 대상자들의 생각을 보다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하여 학생, 현직교사, 그리고 예비교사 집단에서 대상을 선발하여 면담을 실시하였다. 면담은 설문을 통해 수집한 자료를 보강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설문자료를 토대로 이루어진 면담은, 비교적 자유롭게 대화하는 비구조화 면담이었다. 질문의 절차와 반응은 강요나 제한이 없는 개방적 형식이었다. 면담대상은 자원자위주로 하였으며, 설문지를 분석한 결과 필요하다고 판단된 경우에는 연구자가 면담대상을 직접 선정하였다. 학생집단은 그룹 면담을 실시하였는데, 이 경우 대화는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었으나 연구대상자들끼리 서로 영향을 미치는 단점이 있었다. 따라서 현직 교사와 예비교사들의 경우는 개별면담을 실시하였다. 면담에 소요된 시간은 30~40분 정도씩이었다. 분석대상 교과서는 고등학교 화학 II교과서 12종23-34과 일반화학 6종36-41이다. 교과서 분석은 연구자 중 한명이 일차 분석을 실시하고, 그 자료를 4명의 화학교사와 1인의 과학교육 전문가가 함께 검토 분석하여 의견이 일치할 때까지 논의와 조정을 거쳤으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교과서의 설명 유형을 최종적으로 분류하였다.
자료 처리. 설문결과는 선택형 문항의 경우 응답률을 응답자의 수와 백분율로 나타내었다. 응답 선택에 대한 이유를 묻는 경우는 응답내용을 분석하여 같은 유형의 답을 범주화하여 유형별로 응답자의 수를 나타내었다. 면담한 대화는 모두 녹음하였고, 녹음한 자료는 2일이 내에 전사하여 기록하였다.
Fig. 1.The electrolysis apparatus of the 0.1M NaI solution.
Table 1.The contents of the questionnaire
설문지. NaI 수용액에 두 개의 탄소전극 A, B를 담그고, 탄소 A극은 외부전원의 (-)극과, 탄소 B극은 외부전원의 (+)극을 연결한 Fig. 1의 장치를 제시하여 전기분해에 대한 이해를 알아보았다. 설문은 3개의 문항으로 구성하였다. 설문의 구체적의 내용은 Table 1과 같다.
결과 및 논의
Fig. 1의 NaI 수용액의 전기분해장치와 표준 환원 전위 표를 제시하여 전기분해 반응시 각 전극의 생성물을 바르게 예상할 수 있는가를 알아보았다. 이를 위하여 표준환원전위 표를 활용했는가의 유 · 무에 대한 응답과 각 전극에서 예상되는 생성물을 반쪽 반응식으로 서술하게 하였다. 응답결과는 전기분해 생성물을 예상할 때 표준전극전위 표를 활용할 수 있는가의 유 · 무에 따라 크게 두 그룹으로 분류하여 Table 2에 나타내었다.
표준전극전위 표를 활용하여 생성물을 예상한 응답은 다시 두 가지로 분류하였다. 그 중 하나는, NaI 수용액의 전해질 이온(Na+, I−)과 물이 이온화하여 생긴 H+와 OH−의 표준환원전위를 비교하여 생성물을 예상한 경우이다. 다른 하나는 물분자도 산화, 환원반응에 관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고려하여 응답한 유형이다. 표준전극전위 표를 활용하지 않고 생성물을 예상한 응답도 역시 두 가지로 분류하였다. 그 중 하나는, 전해질 이온(Na+, I−)만이 산화, 환원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경우이다. 그 외의 다양한 응답들은 유형으로 구분하기 어려워 기타 응답으로 분류하였다. 이에 관련된 고등학교 화학II 교과서의 서술 유형도 Table 2에 함께 나타내었다.
Table 2.*Scientific conception.
Table 2에서 과학적 개념을 가지고 있는 대학교 1학년 예비교사들은 6%에 불과하였고, 대학교 4학년 예비 교사들은 17%, 현직 교사들은 23%로 점차 증가하였다. 예비교사들의 개념 유형 변화를 살펴보면, 대학교 1학년의 경우보다 대학교 4학년의 경우에 올바른 과학 개념으로의 비율이 증가하고, 상대적으로 유형 ③의 비율이 감소하였다. 그러나 기타에 해당하는 유형 ④도 역시 증가하였다.
예비교사 교육과정을 거치지 않은 대학교 1학년 학생들에 비해 대학 과정에서 분석화학 과목을 통해 전기 화학을 공부한 대학교 4학년 학생들의 경우에 올바른 과학 개념 형성이 상대적으로 높기는 하였으나, 대학교 4학년 예비 교사들(17%)과 현직 화학 교사들(23%)의 과학적 개념 형성 비율도 낮다고 말할 수 있다.
현직 화학교사들은 보편적으로 전기분해를 할 때 B(+)극에서의 생성물은 올바로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A(-)극에서 전기 에너지를 이용하여 중성인 물이 전기분해 되는 것으로 이해하는 대신에 이미 이온화된 수소의 환원과정으로 이를 이해하는 오류가 있었다. 비록 물속에는 매우 소량(10−7몰)의 수소 이온이 존재하므로 이 물질도 전자를 받아 환원될 수 있으나, 전기 분해의 주반응에 참여하는 물질로 극소량의 물질을 생각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전기분해 생성물을 예상할 때 현직교사들은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표준전극전외표를 활용하여 생성물을 예상할 수 있었으나, 예비 교사인 대학교 1학년 학생들과 4학년 학생들은 각각 5명, 6명 만이 표준전극전위표를 활용하여 응답하였다. 예비교사들이 표준전극전위표를 활용하지 못한 이유는 전해질 수용액에 존재하는 물 (H2O)의 반응을 고려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이들 중 다수는 ‘전해질 수용액의 전기분해 반응에서 몇 가지 반응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모르겠다’고 서술하였다. 이러한 결과에 대하여 Sanger와 Greenbowe(1997)는 수용액 반응인 산-염기반응, 갈바니 전지, 평형상수 K 계산 과정 등에서 물이 항상 무시되는 점을 그 원인으로 지적하였다.
분석한 12종의 화학 II 교과서 중에서 절반에 해당하는 6종의 교과서는 ② 유형으로, 그리고 6종은 ① 유형의 설명으로 제시되었다. 올바른 과학 개념에 해당하는 ② 유형의 예23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양극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산화반응은 다음과 같다.
두 반응식의 전위 값을 비교해 보면, H2O의 산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발생되는 기체는 O2가 아니고 Cl2이다. 이와 같이 전기분해가 일어나려면 이론상의 계산값 보다 더 높은 전압을 걸어주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전압을 과전압(over voltage)이라고 한다. 과전압은 전극에서 생기는 물질과 전극표면의 상호작용으로 생기는 분극 때문에 필요하다. 과전압은 기체가 존재할 때 생기며, 염소보다 산소의 과전압이 크기 때문에 O2 대신 Cl2가 생성된다.
음극에서 얼어날 수 있는 환원반응은 다음의 세 가지로 예상할 수 있다.
위의 반응 중에서 (1)은 환원전위가 음으로 너무 치우쳐 있기 때문에 반응이 얼어날 수 없다. 표준 상태에서 반응 (3)은 반응 (2)보다 우세하게 얼어난다.
그러나 중성용액에서 반응 (2)와 (3)은 반응이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동등하다. 반응 (3)은 H+의 농도가 너무 낮아 반응을 일으키기에는 실제적이지 못하므로 반응 (2)가 음극에서 일어난다.
이 교과서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표준환원전위를 사용하여 전기분해 생성물을 예상하는 과정에 대해 Sanger와 Greenbowe19는 그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이들은 표준환원전위를 사용하여 전기분해 생성물을 예상하는 것이 가끔 맞지 않은 경우가 있어 전기분해 반응을 이해하기가 복잡하고 어렵지만 표준환원전위는 전기분해 생성물을 예상하기에 가장 유용한 도구이므로 교과서에서는 이 방법을 설명해야 한다고 하였다.
전기 화학 단원을 분석한 6종의 일반화학교재 중, 2종38,40은 갈바니 전지에 대한 있을 뿐, 전기분해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그러나 나머지 4종36,37,39,41은 올바른 과학 개념인 ② 유형으로 모두 제시되어 있었다.
예비교사들의 생각과 비교해 볼 때, 화학교사들은 ①유형의 오류가 상대적으로 매우 높았다. 이는 아마도 화학 II 교과서의 서술에서 ①유형의 오류가 50%나 되었기 때문에 이로부터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①유형에 해당하는 현직 교사들의 생각을 확인하기 위하여 A(-)극에서는 수소 양이온이 환원되고, B(+)극에서는 요오드 음이온이 산화된다고 응답한 교사들을 대상으로 면담을 하였다. 면담 결과, 교사들이 이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면담한 자료 중 한 예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현직교사 1은 고등학교 교과서에서는 전기분해반응의 (+)극에서 산화되어 생성되는 물질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자신도 잘 모른다고 하였다. 그러나 실제 이 교사가 사용하는 교과서에서는 ①유형으로 개념이 제시되어 있었다. 이 교과서33의 내용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수용액 중에서 NaCl은 거의 모두가 Na+과 Cl−으로 존재하고 약한 전해질인 물은 그 일부가 H+과 OH−로 이온화한다. 직류전류를 통하면 양이온인 Na+, H+은 음극으로, 음이온인 Cl−, OH−은 양극으로 이동한다. 이때 음극에서는 H+이 Na+ 보다 전자를 받아들이기 쉬우므로 H+이 전자를 얻어 수소 기체가 발생한다.
한편, 양극에서는 Cl−이 OH− 보다 전자를 잃기 쉬워서 Cl−이 전자를 잃고 염소기체로 된다.
이러한 설명이 교과서에 제시되어 있고, 따라서 교사가 이러한 유형의 응답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면담을 하였을 때 면담에 응한 교사는 자신의 생각에 자신을 가지지 못하고 교과서 설명이 부족하였음을 언급하였다. 그리고 자신이 이해되지 않을 때에는 학생들에게 개념을 설명하지 못하고 이에 대해 암기하도록 권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예비 교사인 대학교 1학년 학생들을 면담한 결과 대다수의 학생들이 자신의 답에 대한 이유를 알지 못하고 그냥 외우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은 면담한 결과 중 일부 이다.
따라서 선행연구들8-14에서 지적한 것과 같이 학교에서 사용하는 가장 기본적인 학습 자료35이며 학생들과 교육자들 사이의 의사소통을 담당하는 가장 중요한 학습 도구인 교과서의 서술을 보다 명확하게 수정함으로써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 하다고 본다.
현직 화학 교사들이 대부분 표준전극전위 표를 활용 하여 생성물을 예상하는 과정에서 유형 ①의 잘못된 생각을 가지는데 반해 예비교사들은 표준전극전위 표를 활용하지 않은 유형 ③과 ④의잘못된 생각을 상대적으로 많이 가지고 있었다. ④ 기타 유형으로 묶은 응답은 전기 분해에 대한 개념이 명확하지 못하고 혼란스럽거나 무응답한 경우이다. 이러한 응답 유형의 비율은 예비 교사인 대학교 4학년 학생들에게서 가장 많이 발견 되었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이들의 생각을 설문지에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였을 가능성을 고려하여 대학교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면담을 실시하였다.
예비교사인 대학교 4학년 학생 1은 표준환원전위를 활용하지 않았으며, A극(-극)에서 나트륨 이온이 환원 되고 B극(+극)에서 요오드 이온이 산화된다고 응답한 유형에 해당하였다. 이렇게 응답한 이유를 면담한 결과, 단순히 이온과 전기분해를 관련지어 암기한 경우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대학교 4학년 학생 6은 표준환원전위를 활용하지 않았으며 기타의 유형으로 구분된 경우였다.
예비교사인 4학년 학생 6은 전기분해에 대한 이해가 매우 부족하여 이에 관련된 생각을 보다 자세히 이해하기 위한 면담을 진행하기 어려웠다. 4학년 학생 6과 같은 경우에 해당하는 화학교육과 4학년 연구 대상자의 비율이 41%로 매우 높았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예비 교사 양성을 위한 대학교육이 중등학교 교육내용과 적절하게 연계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교사들은 보편적으로 ①유형으로 생각하였으나, 실제 학생들에게 이를 가르칠 때에는 다를 수 있음을 면담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다른 교사의 경우에 자신은 ③ 유형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며, 자신의 잘못된 생각대로 가르쳐온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은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교사 중에서도 가르칠 때에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 가르친다고 응답한 교사도 있었다.
따라서 일부 고등학교 화학 II 교과서의 서술에서 전기 분해 생성물에 대해 잘못 설명된 경우와 현직 교사들과 예비 교사들의 전기분해 생성물에 대한 잘못된 사고들은 학생들에게 그대로 전달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러한 문제점은 예비교사로서 교육받는 과정을 통해서도 수정되지 못함이 드러났으므로 예비교사 교육과 정에 대한 고찰도 앞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결론 및 제언
전해질 수용액의 전기분해과정은 고등학교 화학 II 교육과정에 제시되어 있으며, 이 단원에는 각 전극에서 생성되는 물질에 대한 설명, 전기분해 반응 후 각 전극 주위의 용액의 액성(pH)변화, 지시약에 의한 색깔변화 등에 대한 설명 등이 포함되어 있다. 보다 자세히 설명하면, 전기분해 시에는 (-)극에서는 Cu가 석출되며, (+)극에서는 산소기체 발생되므로 (+)극 주위의 용액의 액성은 산성이 되어 pH가 감소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전기분해과정에서의 양적 관계, 즉 Faraday의 법칙을 적용시켜 일정량의 전하량을 흘려줄 때, 각 전극에서는 어떤 물질이 몇 몰 석출(생성)되는가에 관한 내용까지 다루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전기분해의 이용으로서 전기도금과 금속의 정제에 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이렇게 심도있는 수준까지 전기분해에 관련된 내용을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다루도록 되어 있으나, 실제 이를 가르치는 교사들이 이 분야에서 어떤 어려움을 가지는가에 대한 연구가 외국에 비해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원활하게 이루어진 편이 아니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화학을 가르치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NaI 수용액의 전기분해 생성물을 예상하도록 하는 문제를 통하여 이들이 가지고 있는 전기분해과정에 대한 개념 이해의 문제점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또한 교사들이 가르치는 화학 II 교과서와 예비 교사 교육과정 동안 배우는 일반화학 교재의 서술에도 오류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교재에서 설명된 유형도 함께 분석하였다. 그리고 예비교사 교육과정을 통해 예비 교사들의 사고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관찰함으로써 예비교사 교육과정의 적절성에 대해서도 알아보기 위하여 대학교 1학년생들과 4학년생들의 생각을 비교하였다.
연구 결과, 전기분해 생성물을 예상함에 있어서 대다수의 예비 교사들은 표준전극전위를 적절하게 활용하지 못하였다. 반면 교사들은 표준전극전위를 활용하여 생성물을 예상하는 비율이 높았으나, 전기분해할 때 물이 산화환원 반응에 참여한다는 점을 이해하는 교사의 비율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분석한 고등학교 화학 II 교과서의 절반에서 이러한 잘못된 설명이 제시되어 있었다. 많은 화학 R교과서에서 전기분해 과정을 설명할 때, 양이온은 (-)극(cathode) 으로 음이온은 (+)극(anode) 으로 끌려간다는 점만을 설명하고 있으며 물이 전기분해 과정에서 산화환원 과정에 참여한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지 않았다. 따라서 여러 선행연구 들8-10,12 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학습자와 교사의 개념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교과서에 대한 수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분석 대상이었던 대학교 일반화학 교재에서는 이러한 오류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 연구 결과로부터 예비교사들의 전기분해에 관련된 교사 교육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이들이 앞으로 교사가 된 다음 겪게 될 어려움도 예측할 수 있었다. 이들의 개념 유형은 대학교 1학년 학생들과 대학교 4학년 학생들이 유사한 경향이 있었다. 특히 대학교 4학년의 경우에는 교사교육과정을 거의 마친 상태였으므로 앞으로 교정의 기회를 가질 기회가 매우 적을 수 있다. 이 결과는 교사 양성을 위한 대학교육과정이 중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한 적절한 교과 준비에 소홀하였음을 의미하며, 이에 대한 대처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본다.
이 연구는 횡단적으로 동시간에 여러 집단의 대상들을 연구하여 이들간의 관련성을 파악함으로써 고등학교교육과 대학 예비 교사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따라서 앞으로 동일 집단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예비 교사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 교사가 되어 학생들을 가르칠 때 일어나는 변화와 문제점 등을 분석하는 종단 연구가 이루어져서 이 연구에서 밝힌 결과들의 타당성을 다시 한번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를 통해 현행 예비교사 교육과정이 중등학교교육과정과 적절한 연계성을 유지할 수 있는 개선이 이루어 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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