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요약/키워드: Thoughtless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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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惡)에 대한 이해와 교육의 필요성 - 순자와 한나 아렌트의 사유를 중심으로 - (The Necessity of Education and Understanding about Evil: with thought of Sunja and Hannah Arendt as the central figure)

  • 전선숙;김영훈;신창호
    • 동양고전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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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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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53-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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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
  • 본고는 악(惡)과 교육의 필요성을 순자와 한나 아렌트의 시각을 통해 논의한 것이다. 순자의 경우, "순자"를 중심으로 '악'에 대한 주장을 검토하였고, 아렌트의 경우, 나치 전범인 아이히만의 재판 과정에 참여하면서 저술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중심으로 고찰하였다. 순자는 '악'을 인간의 본성으로 보았는데, 모든 인간은 본래 이기적이고 질투하며 욕망을 추구한다고 이해했다. 이에 순자는 욕망을 적절히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본성을 악에서 선으로 변화시키는 '화성기위(化性起僞)'를 주장하였다. 이 '화성기위'의 과정에서 선으로 인도하는 스승이 절대적으로 요청됨과 동시에 교육내용의 차원에서는 인간의 욕망을 적절히 추구할 수 있도록 분별을 알려주는 '예(禮)'와 인간의 감정을 조화롭게 다스리는 '악(樂)'의 역할을 중시하고 예악교육을 핵심에 두었다. 아렌트의 경우, '악'을 평범하게 인식했다. 아이히만은 아무 생각 없이 상부의 명령에 복종하는 것을 최고의 미덕으로 여겨 수많은 유태인들을 죽이는 악을 자행하지만, 그것은 악을 행한 것이 아니라 오직 명령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처럼 전체주의 체제에서 인간은 아무 생각 없이 악을 행할 수 있고, 선을 행할 수 없는 조건을 만듦으로써 자신도 모르는 상태에서 악을 행하는, '근본악'과 악의 '평범성'을 경험한다. 이에 '말'과 '행위'라는 인간의 다원성을 보장하는 정치적 행동이 필요하다. 이때 말과 행위의 전제 조건은 탄생성(natality)이며 교육의 본질을 구성한다. 순자와 아렌트는 인간의 악을 극복하려는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는 점에서 동질성과 이질성을 보인다. 선은 사회화 또는 공동체의 기능을 회복하는 데 있다고 보고, 교육의 실천과 행위를 중요하게 여기는 교육의 목적이나 지향성 차원에서는 동질적이다. 하지만 순자가 덕을 쌓아 선을 이루는 지속적 실천을 중요하게 생각한 반면, 아렌트는 전체주의 사회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으로서 행위를 제시한다는 측면에서는 교육의 방법적 특성상 이질적이다.

한국 현대 소설에 나타난 '좀비 서사'에 관한 고찰 (A Study on the 'Zombie Narrative' in Modern Korean Novels)

  • 김소륜
    • 대중서사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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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7권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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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79-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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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
  • 오늘날 대중문화 속에서 적극적으로 소비되는 콘텐츠로는 단연 '좀비 서사'를 들 수 있다. 어느새 '좀비'는 한국 사회의 특수성과 맞물려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를 드러내는 독특한 캐릭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한국 현대소설 안에서는 좀비물이 적극적으로 서사화된 경우가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본 논문은 현대소설 내에서 좀처럼 등장하지 않던 '좀비'의 존재를 주목하고, 대중문화 속에서 폭발적으로 소비되고 있는 '좀비 서사'에 관한 문학적 가치를 조명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본론에서는 좀비가 주는 공포를 '알 수 없음'의 문제와 연결해서 좀비라는 존재에 대한 '무지(無知)'가 주는 공포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좀비가 지닌 '사유(思惟)'의 '부재(不在)'를 한나 아렌트가 제기한 '악의 평범성' 개념과 연결하여 '무지(無智)'의 측면에서 고찰하였다. 또한 소설에 그려진 좀비와 인간 사이에서 발견되는 새로운 연대의 가능성에 주목하였다. 이는 좀비로부터 살아남은 인간들 사이의 연대를 넘어서서, 인간과 좀비 사이의 연대에 관한 탐색이라고 볼 수 있다. 쫓는 자와 쫓기는 자, 포획하는 자와 포획당하는 자라는 이분법적 구도로 설명되지 않는 새로운 관계에 대한 조명으로, 이는 현대인의 도식화된 이분법적 사고에 균열을 가한다는 점에서 좀비 서사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본 연구는 국내 현대 소설에서 좀처럼 등장하지 않던 '좀비'의 존재를 탐구함으로써, '좀비'에 관한 문학적 가치를 조명하고, 나아가 새로운 서사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더불어 주로 영상물 위주로 진행되어온 기존의 '좀비 서사' 연구의 외연을 확장한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