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소수의 전문가에게 정치적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는 문제의 결정을 전적으로 위임하지 않고, 주민이 직접 주 교육위원회나 지역 교육위원회의 구성원으로 참여할 수 있는 미국의 교육정책결정 및 집행과정은 다양한 교육주체 간에 이견이나 법령해석 차이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갈등과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는 역할을 수행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이러한 미국의 합의제는 현재 교육감 1인에게 과도하게 좌우되어 다양한 교육주체 간의 갈등이 발생하고 있는 우리나라 지방교육행정체제에 대한 보완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기술의 사회적 선택과정과 기술학습을 연계시켜 살펴볼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고 그 모델에 입각해서 사례분석을 수행하였다. 모델개발과 관련해서는 기술공동체의 구조적 특성이 기술학습에 영향을 미친다는 기술학습론의 논의와 제도형성과 제도효과에 대한 조직사회학과 기술사회학의 논의를 종합하여, '기술정치'와 '기술학습'을 수행하는 주체인 기술공동체의 개념을 정립하였다. 그리고 이에 바탕해서 기술정치와 기술학습의 상호작용 메커니즘을 개념화하였다. 사례분석은 우리 나라이동통신기술개발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CDMA기술과 GSM기술을 개발하는 국가연구개발사업과 국가표준결정 과정을 중심으로 어떻게 정책결정이 이루어졌으며, 이 정책이 각 기술공동체의 기술학습활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를 분석하였다.
언론은 단순히 사회 현실을 전달하는 매체가 아니라 사회 현실을 재구성하는 정치경제적 주체이며, 언론이 제시하는 논의의 내용과 방향성에 따라 보도를 접하는 사람들의 인식과 태도가 좌우될 수 있다. 따라서 언론이 생산해내는 보도의 특성을 이해하고 논의하는 작업은 매우 중요하며 일반적인 사회경제적 이슈가 아닌 경제적 이익의 실현과 밀접한 이슈의 경우 더욱더 객관적인 논증과 사실의 확인이 요구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우리 사회 내 주요 정치경제적 사안 중 하나인 부동산 정책에 관한 보도를 대상으로 보도 방식과 특성을 파악하고 매체별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분석결과, 부동산 정책 관련 보도의 양, 보도 섹션, 이슈별 보도 등 형식적 측면과 프레임, 태도 등 내용적 측면의 특성이 모두 매체별로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신문사들은 공중의 이익이 아니라 자사가 추구하는 정치적 이념과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보도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었다.
이 연구는 4P(Police-Press-Politics-Public) 모델의 분석을 통해 언론과 경찰의 바람직한 관계 정립을 위한 정책적 제언을 목적으로 한다. Jean-Louis Loubet Del Bayle은 4가지 주체인 경찰, 언론, 대중, 정치의 관계에 관하여 정보의 교류와 흐름, 권력관계, 정당성 관계라는 3가지 측면에서 이들 간의 관계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모델 분석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언론과 경찰은 국민과 정치라는 외부 주체와의 관계에서 정당성(Legitimacy)을 부여받고 그 정당성을 바탕으로 정보를 입수하고 상대방에 대한 통제 권한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각자의 사회적 기능과 외부환경과의 관계는 경찰과 언론의 관계를 민감하고 복잡하게 만드는 근본 이유가 된다. 4P모델의 분석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언론과 경찰의 균형적 관계 정립은 두 주체의 사회적 기능을 보장하고 정당성 확보의 공통 경로인 국민들의 이익으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또한, 경찰은 언론과의 균형적 관계 형성을 통해 사회변화의 적응성을 높여 경찰행정발전의 영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경찰과 언론의 균형적 관계를 위해서는 두 주체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실질적인 '보도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어야 하고, 경찰로서는 언론에 대한 사회적 기능의 이해와 관계 개선을 위해 전문적인 인력으로 구성된 언론 담당 부서를 설치해야 한다.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유권자들의 부정적인 평가는 정부 신뢰를 낮춤으로써, 이들이 정부에 대해 문책을 하는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정부 신뢰는 대의 정부의 정치적 책임성을 제고하는 기능을 한다. 그러나 국정 운영의 주체가 실질적으로 정당 정부라는 점, 따라서 정부 신뢰가 담고 있는 당파적 속성을 고려할 때, 본 연구는 유권자들의 국정 운영 평가가 정부 신뢰를 낮추는 영향력이 정당일체감에 의해 차별적으로 나타날 것을 경험적으로 검증한다. 응답자가 인식하는 정치/사회 갈등 수준이 높을수록, 정부 정책 평가가 부정적일수록, 경제 상황 평가가 부정적일수록 정부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는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에게서는 이러한 영향력이 미미하였으나,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 지지자들에게서는 그 영향력이 가장 명확하게 나타났다. 본 연구의 결과는 정부에 대한 유권자들의 신뢰와 불신의 대립이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보다 오히려 유권자들의 정치적 선호에 근거하여 발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이는 정부 신뢰가 가지는 문책의 기능이 왜곡됨으로써 정부가 정치적 책임성을 제고할 유인이 약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에서는 동북아시아 에너지 공급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될 시베리아송유관 건설과 관련하여 중국과 일본 양국이 시베리아 송유관을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유치하려는 시도에 대한 정치경제학적 분석이다. 먼저 시베리아 송유관 건설과 관련한 지금까지의 경과를 조명한다. 다음으로 시베리아 송유관 건설문제와 관련된 러시아 국내적 및 국제적 요인을 분석하고, 이를 배경으로 러시아 에너지 공급과 관련하여 논의되는 중상주의적 및 자유주의적 접근의 적실성을 검토하였다. 분석의 결과 중상주의적 접근과 자유주의적 접근의 이분법은 행위주체로서 러시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그 대신 러시아가 동북아지역에서 경제적 안보를 중시하면서 중상주의적 접근과 자유주의적 접근을 아우르는 에너지 공급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상주의적-자유주의적 접근의 이분법적 분석방법의 대안으로 정치경제학적 접근이 유효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상황에서 시베리아 송유관 건설이 가지는 함의를 제시하였다.
국책사업의 하나로 추진되는 대규모 공공시설을 둘러싼 갈등은 우리나라가 겪는 많은 갈등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공공시설의 건설로 인한 환경파괴와 지역공동체의 해체 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증가하였고, 일자리와 기업의 투자를 기대할 수 있는 사업의 경우 지역 간 경쟁이 심화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지역 간 경쟁과 갈등은 기존 연구에서 자주 다루어져 왔다. 이를테면,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행정적 절차 및 거버넌스, 이슈를 만들어내는 언론의 역할 등에 대한 다수의 연구가 존재한다. 본 연구는 갈등이 구성되는 공간적 방식을 분석한다. 동남권 신공항을 둘러싼 갈등의 공간적 스케일을 분석한 결과, 실제 신공항 입지에 따른 이익과 손해의 공간적 범역과 갈등의 주체가 되는 공간적 단위는 상이하였다. 또한, 사업의 진행 과정에서 갈등의 주체들은 이합집산을 통해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관철시킬 수 있는 공간적 단위를 구성해가는 다양한 스케일의 정치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지역개발을 둘러싼 갈등은 단순히 지역개발이라는 정책의 집행과 실천의 필연적 부산물이 아닌 지역정치의 역동성과 결합하는 과정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정보 통신 기술은 무수히 많은 사회적 공헌을 이루어냈지만 유해 정보 범람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 주체이기도 하다. 유해 정보 범람이라는 부작용을 해결하고 깨끗한 인터넷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인터넷 환경의 유해 정보의 특성과 유해 정보를 차단하기 위한 현재 기술 수준을 분석하고 향후 기술 개발 발전 방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1949-66년, 신중국 성립 후, 새로운 정권의 기반을 다지고, 국가적 이미지를 수립하기 위해 "무산계급 혁명교육" 은 새로운 시대 속 문예창작의 주요 노선이 되었다. 이 시기 중국 애니메이션은 이데올로기와 정치적 교육을 강조하면서 그 주요한 내용들이 소련의 문예사상과 창작방식에 대한 교조적 수용의 결과라는 오해를 낳게 된다. 정치적 특징을 강하게 드러내는 이 시기의 애니메이션 작품들은, 한편 창작자들의 주체적 수용과 중국 전통문화의 계승이라는 문화적 자각이 계속 작동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은 이 시기 애니메이션의 소재, 서사, 캐릭터 등이 중국의 '문이재도' 문예관의 사상적 특징과 전통적 표현방식을 계승하고 있었다는 사실에서 알수 있다. 따라서 소련 '교조주의'와는 구별되는 독자적 창작 스타일을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할수 있다. "혁명 영웅 캐릭터", "혁명 사상의 신화적 표현", "독특한 나레이터 서술 방식" 이라는 1949-1966년 사이의 중국 애니메이션의 특징점은 곧 '문이재도'(文以?道) 문예관이 성립된 후 전통 예술창작의 중요한 표현수단이었던 '영웅 캐릭터', '신화 이야기', '설서 예술' 의 사상적 계승과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새롭게 해석될 수 있다.
이 논문은 미국의 젠더 이론가이자 퀴어 학자로 알려진 주디스 버틀러의 후기의 정치윤리 사상, 그중에서도 '프레카리티' 정치윤리 사상을 한나 아렌트의 '비선택적 공거'와 연결해서 최신저서 "집회의 수행성 이론 소고"(2015)를 중심으로 고찰하려 한다. 점점 제한된 사회적 정치적 불안정에 놓이게 되는 지구상 모든 인구의 평화로운 공존을 모색하려는 버틀러의 프레카리티 정치 사상은 레비나스의 타자 윤리학과 아렌트의 정치철학의 영향을 받아 윤리와 정치를 결합하고자 한다. 우선 인간은 인간의 조건인 이 지구상에서 자신이 누구와 살지를 결정할 수 없다. 이런 '비선택적 공거'는 한나 아렌트가 "인간의 조건"에서 주장하는 '행위'의 근본적 조건인 '다원성'과 관련된다. 인간의 모든 측면이 정치에 어느 정도 관련되지만 다원성은 특히 정치적 삶의 필요조건일 뿐 아니라 가능조건이라는 면에서 절대 조건이다. 두 번째로 버틀러에게 유대적 선민사상을 부정하는 비선택적 공거는 내가 모르는 다른 여러 타인들과 함께 사는 삶의 가능성, 모두가 근본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에 상호의존속에 살아가는 보편적 프레카리티의 정치로 연결될 수 있다. 다원적 인간이 지구상에 공존한다는 사실은 인간의 몸이 가지는 근본적 취약성과 상호 의존성에 근간한 '몸의 정치학'을 가능케한다. 불안정성과 구분되는 '프레카리티'는 지구상에 디아스포라처럼 확산되는 다양한 인간의 불확실한 삶에서 평등과 자유를 확장할 수 있기에 윤리적이다. 프레카리티에 입각한 윤리적 의무 개념은 버틀러가 "불확실한 삶" 이후 "갈림길"뿐 아니라 "전쟁의 틀"에서도 강조한 개념이다. 누구든 사회세계의 프레카리티를 피할 수 없으며 그럼 점에서 프레카리티의 보편적 차원이 우리 모두의 비토대적 연결점이 된다. 버틀러가 주장하는 상호의존성은 평등의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상호의존성을 양성하기 위한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형식의 투쟁이며, 평등을 향한 윤리적 요구는 근거리와 원거리의 가역성에 달려있다. 다시 말해 상호의존성이 비선택적 공거의 특징이라면 원근의 가역성은 프레카리티 시대의 윤리적 의무다. 윤리적 요구는 비선택적 공거, 비의도적 근접성이라는 조건 때문에 모르는 사람의 삶도 존중해야하고, 이런 의무는 정치적 삶의 사회적 조건속에 있으며, 이는 아렌트의 평등 및 레비나스의 노출과 맞닿는다. '비선택적 공거'와 '비의도적 근접성'에 입각한 버틀러의 프레카리티 정치는 정치와 윤리의 접합이자 보편 주체의 비토대적 연결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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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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