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문, 서예, 회화와 조각에 모두 해박한 제백석은 중국 근현대 예술사에서 가장 뛰어난 서화, 전각의 대가로 자리매김하였다. 명청(明清)시기에 정경(丁敬), 황이(黃易), 등석여(鄧石如), 오양지(吳讓之), 조지겸(趙之謙), 황목보(黃牧甫), 오창석(吳昌碩) 등 많은 전각 대가의 등장과 같이 전각예술은 개화기에 들어 장족의 발전을 거두었다. 제백석은 바로 이러한 사회 배경 아래 독창적인 제파(齊派)를 형성했다. 제백석의 전법은 한위(漢魏)시대의 작품을 모방하면서 형성됐는데 그가 『사삼공산비(祀三公山碑)』를 근간으로 하고 『천발신참비(天發神讖碑)』의 필의를 구사하면서 진권(秦權), 소판(詔版), 장군인(將軍印)을 조화시켰다. 게다가 단입도법(單入刀法)을 과감하게 사용함으로써 서예 예술성을 남김없이 발휘하면서 인면(印面)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고 금석 정취를 더 한다. 본고는 제백석의 전서 변모 과정 및 인학 실천을 주로 두 가지 측면에서 분석하고 고찰하였다. 첫째, 제백석의 전서 변모 과정을 정리할 예정이다. 두번째, 제백석의 인학 실천을 분석하였다. 본고는 제백석 작품을 예시로 제백석의 전각예술의 독창성을 규명함으로써 제백석의 인학 사상과 실천적 모색을 보다 더 깊은 이해를 도모할 것이며, 뿐만 아니라 이것은 후세 학자에게 학습경로 및 풍부한 경험을 제시해줄 것이라 사료된다.
과학의 발달과 사회의 발전에 따라 파생되는 도덕적 타락 또는 인성부재의 실상은 매우 심각하다. 특히, 이러한 문제에 대면하여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해야 할 도덕교육은 교육계 초유의 관심사이자 우리의 미래를 가늠하는 관건이 될 것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대한 노력의 일환으로서, 유학의 충서지도(忠恕之道)가 표방하는 풍부한 윤리학적 함의를 도출하여, 현 시대의 초등교육 현장에 구체적으로 접근하려는 시도이다. 윤리적 사회공동체를 만든다는 것은 도덕 주체인 우리가 외형적인 규범의 제한에만 머무르지 않고 내면의 문제를 고민함으로써 자발적인 도덕적 실천을 해야만 한다는 것을 의미하고도 있다. 보편윤리로서의 충서지도(忠恕之道)는 인학(仁學)으로서의 덕윤리, 자기인식과 자존감 고취, 배려윤리로서의 사회공동체윤리 등의 의미를 표방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의미는 '초등교육에서의 적용방안'을 문제의 중심에 놓고 볼 때, 다분히 인성교육과 관련된 학교에서의 폭력이나 따돌림 문제 등에 관한 교육적 예방 차원에서 보다 깊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더 나아가 한국사회가 처해있는 상황, 특히 사회공동체의 권익 주장이나 집단 이기주의, 또는 사회공동체 간의 갈등 문제 등에 있어서 현실적인 응답을 모색할 수 있는 담론의 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논문에서는 퇴계(退溪) 이황(李滉)(1501-1570)과 함께 16세기 조선의 성리학을 이해하는데 있어 중요한 인물인 고봉(高峯) 기대승(奇大升)(1527-1572)의 사상에 관하여, 수양(修養)의 문제를 중심으로 이해해보았는데, 이런 논의를 위하여 고봉의 "주자문록(朱子文錄)"의 구성과 특징 및 사단칠정(四端七情)의 문제에 관한 견해도 함께 살펴보았다. 유학은 인학(仁學)(성학(聖學))이며, 이런 유학(儒學)의 문제는 근원 주체 관계로 요약해 볼 수 있고, 수양(修養)란 하늘과 사람의 관계 및 나와 너의 관계 속에서, 삶의 주체(主體)로서의 나를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주자문록(朱子文錄)"은 고봉이 퇴계와 사단칠정(四端七情)의 문제에 관하여 논변(論辯)하기 이전(1557년, 31세)에 주자학(朱子學)을 어떻게 이해하였는가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며, 주자의 사상 가운데에서 수양(修養)를 지향하는 심성설(心性說)의 소개에 가장 큰 비중을 두었으며, 퇴계의 "주자서절요(朱子書節要)"와 비교해볼 때 고봉의 "주자문록(朱子文錄)"은 문집 전체에서 시(詩)를 제외하고 다양한 자료들을 보다 종합적으로 소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퇴계(退溪)와 고봉(高峯)는 약 8년 동안(1559-1566)에 걸쳐 편지를 통하여 인간의 본성의 문제(정(情)과 선악(善惡)의 문제)에 관하여 논쟁하였는데, 퇴계(退溪)는 사단(四端)과 칠정(七情)을 질적 차이가 있는 감정(이기호발(理氣互發) 칠정대사단(七情對四端))으로 이해하였고 고봉(高峯)는 사단(四端)과 칠정(七情)을 부분과 전체의 관계(이기공발(理氣共發) 칠정포사단(七情包四端))로 이해하였는데, 사단(四端)과 칠정(七情)이 이발(理發)인가 기발(氣發)인가에 관한 논의는 개념에 관한 논리적 분석이나 이론적 타당성의 문제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 결국은 체인(體認) 확충(擴充)과 성찰(省察) 극치(克治)를 내용으로 하는 수양(修養)의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제까지 사단칠정론(四端七情論)을 중심으로 하는 성리학(性理學)과 "논사록(論思錄)"을 중심으로 하는 경세론(經世論)에 관한 연구는 많이 이루어졌지만, 그의 수양론(修養論)에 관한 연구는 많지 않다. 퇴계(退溪)와 율곡(栗谷)은 고봉이 수렴(收斂)의 공부가 부족하고 조존천리(操存踐履)의 공(功)이 없다고 하였다. 고봉은 "이심법설(移心法說)"과 "삼해(三解)"에서 마음(심(心)) 그리고 경(敬)과 성(誠)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마음(심(心))은 몸(신(身))을 주재하며, 활물(活物)로서 광명동철(光明洞徹)하여 온갖 이치를 모두 갖추고 있으며, 성(性)(체(體))과 정(情)(용(用))을 포함한다. 마음(심(心))은 배(주(舟))와 같고 경(敬)은 키(타(?))와 같으니, 배가 파도에 있을 때에는 키로써 움직이며 마음이 물욕(物欲)에 있을 때에는 경(敬)으로써 변화시킬 수 있다. 그런데 성인(聖人)과 중인(衆人)이 동정(動靜)할 때에 성(性)을 온전히 하기도 하고 해치기도 하는 것은 경(敬)과 사(肆) 혹은 성(誠)과 위(僞)의 차이에 불과할 뿐이며, 성인의 도(道)로서의 경(敬)(주일무적(主一無適))을 통하여 하늘의 도(道)로서의 성(誠)(진실무망(眞實無妄))을 이룰 수 있는데, '심사명변(審思明辨)'하여 스스로 힘써 그치지 않는 것이 '사성지실(思誠之實)'이라면 정제엄숙(整齊嚴肅)하고 삼가하고 스스로 잘 지키는 것은 '주경지실(主敬之實)'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고봉은 책을 읽을 때는 언어와 문자에 집착하지 말고 옛사람의 마음을 보아야 하며, 마음으로 견득(見得)해서 삶 속에서 체인(體認)을 해야 한다고 하면서, "학(大學)"의 삼강령(三綱領) 팔조목(八條目)과 "중용(中庸)"의 중화(中和)에 관하여도 시(詩)를 썼다. 이렇게 볼 때 고봉(高峯)은 유학의 수기(修己)(명명덕(明明德))와 안인(安人)(신민(新民))을 전제로, 신(新)유학(儒學)(주자학(朱子學))의 인간관(심(心) 성(性) 정(情)/미발(未發) 이발(已發)/체(體) 용(用))과 수양론(거경궁리(居敬窮理)/정제엄숙(整齊嚴肅) 주일무적(主一無適)/경(敬) 성(誠))을 충실하게 따르며 나름대로 실천하려고 노력하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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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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