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요약/키워드: 유폐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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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폐(幽閉) 공간'과 '지연(遲延) 공간'-나혜석의 글쓰기와 장소성(場所性) (Confined and Delay Space-Na, Hye-seok's Writing and Placeness)

  • 박선영
    • 한국문예비평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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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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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2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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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 본 연구는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이자 근대초기 작가인 나혜석의 글쓰기 전반에서 객관적 공간요소들을 추출한 후 '유폐(幽閉)', '지연(遲延)' 등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장소성을 분석하였다. 이에 장소경험이 실존을 구성한다는 토폴로지 개념을 수용하여 언어와 수사, 담론구성의 방식을 살펴 장소성의 내재적 측면을 입증할 수 있었다. 첫째, 유폐공간은 조선의 제도적 모순을 몰락과 소멸의 유비로 표현한다. 여관과 하숙은 일상을 꾸리는 공간이지만 동시에 언젠가 떠나야 할 임시 거주지이다. 경성은 생애시기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공존하는 혼종 장소로 의미화 된다. 둘째, 일본은 근대성을 학습한 성장 공간이자 두려움에 직면했을 때 탈출했던 지연 공간이다. 미국과 유럽의 장소체험은 문명국 내부의 타자성을 발견하고 자신이 속한 장소와의 비교, 변별을 통해 주체성을 확장하는 기반을 제공한다. 나혜석의 글쓰기가 드러내는 장소감수성과 그 내포는 주어진 운명과 마주한 주체의 이상과 현실, 내적 갈등 간 낙차를 드러내기에 적합했다. 본 연구는 그간 통념적으로 적용되어 온 이데올로기 장소성을 벗어나 공간과 관련한 여성의 일상 조건과 사회적 계급 속 위치와 특성을 증명했다는 의의를 갖는다. 개별 주체가 장소라는 실존터전과 관계하며 생산한 권력의 일상성과 다중성의 구체화 과정은 향후 젠더 담론의 이론 확장에도 유의미하리라 본다.

재미한인 여성시 연구 : 뉴욕 지역을 중심으로 뉴욕 지역을 중심으로 (A Study of Korean American Women's Poetry in New York Area)

  • 최미정
    • 한국문학과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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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7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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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73-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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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 본 연구는 뉴욕 지역을 중심으로 한 재미한인 여성시에 대해 연구하고 이를 통해 이 지역 시문학의 특징과 의미를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뉴욕지역 시문학은 문단형성 초기부터 지금까지 여성시인들이 주도해 왔다. 본고에서는『뉴욕문학』이 발간된 1991년을 기점으로, 이전에 도미하여 활동을 시작한 여성 시인들을 1세대로, 이후 활동하고 있는 시인들을 2세대로 분류하였다. 1세대에 속하는 곽상희, 김정기, 김송희, 최정자, 2세대에 속하는 조성자, 신지혜, 안영애, 복영미 시를 중심으로 여성시의 특징과 의미를 고찰했다. 이들은 한편으로는 이민자 여성이라는 공통된 정서를 공유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각 시인마다 조금씩 다른 세계인식과 정체성을 보여준다. 뉴욕 지역 여성시의 특징은 크게 ① 낯선 공간에서 유폐의 경험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강하게 표출하고 있다는 점, ② 어머니이자 시인이라는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 ③ 노동의 체험과 타자 의식을 보여준다는 점, ④ 노마디즘적 사유와 탈영토성을 통해 변화하는 정체성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여성시인들의 시작품의 내용은 이민 동기나 시기에 따라 그 양상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대체로 이민 초기에는 주로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이방인의식이 시적 주제로 자리잡고 있으며, 미국과 한국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경계인으로서의 소외 의식,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미국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기는 정착민으로서의 의식을 보여준다. 1990년대 이전 도미한 1세대 여성시인들은 대부분 적응과 정착의 과정을 혹독하게 겪으면서 그와 비례하여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절절하게 드러낸다. 이에 비해 한인사회가 정착의 단계인 90년대에 이주하여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조성자, 신지혜는 선배 시인들에 비해 미국 사회에 수월하게 적응해 가는 모습을 보이며 세계인식과 정체성 문제에 대해서도 민족과 혈연을 넘어서고자 하는 열린 시각과 정체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민 1세대 여성시가 광복 이후 지금까지 뉴욕 시문학의 흐름을 주도해 왔다면, 이후 세대의 여성시는 앞으로 뉴욕시문학의 변화와 발전을 가늠하게 해주는 척도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