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법상 대표적인 규제산업인 항공산업은 그 공공적 성격으로 인하여 정부기관의 개입이 다른 산업과 비교하여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사안에서 일본발 한국행 항공화물운임에 유류할증료를 도입함에 있어서 원고는 해당 노선을 운영하는 다른 항공사들과 공동의 합의를 하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하지만 이는 항공법, 항공협정 및 일본국 법률에 따른 정당한 행위로 인정될 여지가 크다. 다만 그러한 합의 자체가 정당성을 갖는다고 하더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자유경쟁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유효하다. 법원은 경성 공동행위에 해당하는 가격합의가 있었음을 이유로 사안의 항공사들의 행위를 부당한 공동행위로 판단하였고, 특히 유류할증료가 기존에 항공사들 간에 할인율 경쟁이 이루어지던 기본요금 부분에 있던 것을 경쟁이 존재하지 않는 기타요금으로 재편성하여 운영한 점을 들어 경쟁이 실질적으로 제한되었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법령에 의한 정당한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에 있어서도 당해 행위를 허용하는 항공법, 항공협정 및 일본국의 공정거래법에서 자유로운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점에서 원고의 부당한 공동행위 성립을 인정하였다. 본고는 이러한 법원의 판단에 대해 원고 등의 행위에 실질적인 경쟁제한성이 존재하였는지 여부, 그리고 그러한 행위가 법령에 따른 정당한 행위에 해당되는지 여부, 마지막으로 우리 공정거래법의 역외적용에 있어서 고려될 사항 등을 중심으로 다음과 같이 검토해 보았다. 첫째, 원고를 비롯한 관련 항공사의 담합 행위는 어디까지나 전체 운임에서 10% 이하를 차지하는 유류할증료에 관한 것이었고, 나머지 기본요금에 관해서는 서로 간에 가격합의가 존재하지 않았고 자유로운 경쟁을 한 것으로 인정된다. 둘째, 담합행위 기간 동안 급격한 국제유가 상승이 있었던 점을 고려할 때, 원고를 비롯한 항공사들의 가격담합이 없었다면 소비자들이 더 저렴한 비용을 지출하였을 것이라는 추정은 설득력이 약하다. 셋째, 공공적 성격을 가지는 항공운송산업의 규제산업으로서의 성격이 반영된 유류할증료의 신고와 인가에 정부기관이 적극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그러한 정부의 행위는 단순한 행정지도라고 볼 수 없다. 마지막으로 공정거래법 역외적용의 소극적 성격을 고려할 때, 외국에서 외국 사업자에 의한 행위로서 국내 경쟁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직접적이고 강력하지 않는 한, 본 사안의 행위와 같은 경우에는 그 역외적용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
강화 보문사 마애관음보살좌상은 일제강점기였던 1928년에 조성된 거대한 규모의 마애불상으로 한국 근대 불교 조각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기년명 불상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근대 불교 조각에 대한 연구 부진으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본고에서는 보문사 마애관음보살좌상이 근대기 불상으로서 갖는 의미를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보기 위해 마애불 주변에 있는 명문을 판독하여 조성 연대와 제작자 및 후원자를 확인하였으며, 바위의 형태와 지형이 불상의 조형성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알아보기 위해 제작자와 참배객의 시점(視點)을 비교 분석하였다. 또한 제작자 후손들과의 인터뷰를 통하여 불상 조성 당시의 구체적 정황을 파악해 보았다. 보문사 마애관음보살좌상의 제작에는 금강산 승려 이화응(李華應)이 화주(化主)겸 화사(畫師)를 맡았고, 불상 조성이 시작되는 1928년에는 100여 명이 넘는 시주자가 공동으로 후원하였으며, 1937년 참배공간을 확장할 때는 간송 전형필(澗松 全鎣弼)이 단독 후원하였다. 이 마애불 조성을 계기로 강화 보문사는 양양 낙산사, 남해 보리암과 더불어 우리 나라 3대 관음 도량으로 손꼽히게 되었다. 불상의 제작 기간은 약 3개월이 소요되었으며 초(草)는 화주를 맡았던 이화응이 그리고 조각은 운송학(雲松學) 등 다섯 명의 강화 지역 석수가 참여하였는데, 화승이 그린 초를 바탕으로 조각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마애불 곳곳에서 선묘적 기법이 발견된다. 화사로서 이화응의 면모가 밝혀짐에 따라 석옹철유(石翁喆有)-화응형진(華應亨眞)-일옹혜각(一翁慧覺)으로 이어지는 화맥의 단초를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보문사 마애관음보살좌상은 보관을 쓰고 정병을 든 전형적인 관음보살로 방형의 큰 얼굴에 목이 짧고 전체적으로 투박하여 경직된 인상을 준다. 제작자는 높이 10m에 40°가량 기울어져 있는 바위에 마애불을 왜곡 없이 보이기 위해 최대한 동작을 절제하고 대칭성을 강조하여 세부 표현을 생략하였고, 머리와 신체 비례는 1:1에 가깝게 조정하여 시각적 왜곡 문제를 해결하였다. 특히, 본고에서는 보문사 마애관음보살좌상처럼 별도의 불단을 만들지 않는 '불상과 불단의 일체화'된 형식을 근대기 불교 조각의 특징으로 상정하였다. 그 외에 광배에 새겨진 6글자의 범자(梵字)를 그동안 육자대명왕진언(六字大明王眞言)으로 해석했으나, 정법계진언(淨法界眞言)과 사방진언(四方眞言)이 조합된 것임을 새롭게 밝혔다. 아울러 처마 바위에 박혀 있는 3개의 쇠고리는 제작 과정에서 다림추를 달아 초를 그릴 때 기준점으로 활용하였고, 이후에는 고리에 풍탁을 달아 보살상을 장엄하는 용도로 사용한 것을 확인하였다.
천연가스는 서울에서 새로운 도시가스로서 지하배관망루 벨브스테이션을 통하여 공급되어 왔다. 그러나 천연가스는 편리함과는 대조적으로 운송시스템의 오류 또는 부주위한 취급으로부터 화재 및 폭발을 야기할 수 있는 매우 실제적인 잠재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 연구의 주요 목적은 전형적인 배관망을 구성하는 공급설비의 신뢰성을 평가한 후 주요 잠재위험성의 확인 및 위험성평가를 수행하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Fault Tree Analysis와 Event free Analysis에 의해 서울의 임의의 지점 두 곳을 설정하여 최종적인 단계(top event)로서 밸브기지의 소규모 누출과 대규모 누출, 각 도시가스회사로의 천연가스공급중단을 설정하여 각각에 대한 발생빈도의 값을 알아보았다. 그 결과 소규모 누출시 DC, DS 밸브기지에 대하여 각각 3.29, 1.41의 값으로 나타났으며, 대규모 누출에 대하여는 1.90$\times$$10^{-2}$, 2.32$\times$$10^{-2}$, 또한 도시가스회사로의 천연가스공급중단에 대한 각각의 기지에 대한 수치는 2.33$\times$$10^{-2}$, 2.89$\times$$10^{-2}$로 나타났다. 또한 단위 지역 공급설비에 대한 전체적인 신뢰도와 기기별 신뢰도의 계산함으로서 기기와 공급망간의 상호관계성의 인식과, 전체 설비 굽에서 중요한 부분과 좀더 강조되어야 할 부분을 찾아내기 위해 Minimal Cut Set 방법을 사용한 결과, DC 밸브기지의 경우, 기기단위별로는 6, 7, 26, 27 등이 취약함을 보여주고 있으며, 또한 basic event 26, 27의 조합으로 인한 천연가스공급중단의 위험이 가장 크므로 이 부분에 대해서 하나의 라인이 병렬로 추가되어야만 좀더 안정적이고 위험부담이 적은 시스템으로 운영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공급중단의 고장율이 1/4로 줄어드는 효과를 가지게 된다. DS 밸브기지의 경우, basic event 4가 천연가스공급중단의 원인의 92%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부분의 portion을 낮춰준다면 전체의 고장율도 낮춰질 수가 있고 이 부분에 같은 종류의 라인을 추가로 설치하면 고장율이 약 1/10로 줄어드는 효과를 보게 된다. 또한 기기단위별로는 6, 7, 26, 27 등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안전장치나 설비를 추가로 갖추거나, 혹은 점검기간의 주기를 줄이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향후 본 연구에서 다루어진 신뢰도 측정방법을 각 공급설비에 대해 적용한다면 좀 더 효율적으로 공급설비의 신뢰도를 계산, 분석할 수 있고, 천연가스공급설비의 안전성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는 농장 단계에서의 절식 시간에 따른 육계의 중량 및 소화기관의 무게의 변화, 소낭 내 Salmonella, Campylobacter 오염, 혈액 매개변수, 계육 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하여 수행하였다. 총 100 수의 육계(초기생체중, 1.906±0.06 kg)를 무작위로 5개의 처리구에 나누어 배치하였다. 절식 기간 동안 물은 공급했지만 사료는 공급하지 않았다. 절식 시간은 2, 3, 4, 5, 6시간으로 설정하였다. 생체중, 도축 전 체중, 도체중, 소화기관의 무게, 소낭 내 Salmonella 및 Campylobacter 수, 혈청 생화학적 조성,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및 계육 품질을 분석하였다. 본 연구 결과 절식시간에 따른 도체중, 혈액 corticosterone, 가슴육 pH, 육색, 보수력에 유의적인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다. 하지만, 6시간 절식한 육계의 소장 내 Salmonella 균 수가 유의적으로 낮았으며, 전단력은 유의적으로 가장 높았다. 6시간 동안 절식한 육계의 가슴육의 전단력은 증가하였으나 소비자의 관능적 특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Salmonella 균 오염도 감소하여 도계 시 오염도가 감소할 것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 결과는 농장단계에서의 절식시간 설정에 대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되며, 향후 운송, 계류 시간도 함께 고려한 총 절식 시간에 대한 연구도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인류는 기후변화와 인구 구성 비율의 급격한 노령화 라는 두 가지 커다란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점에 직면해 있다. 기후변화는 경제 발전과 운송 수단의 발달로 화석 연료 사용 증가에 따른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한 결과이고, 인구 구성 비율의 노령화는 선진국의 의 생명과학 기술 발전과 개인 위생의 증진으로 기대 수명이 증가한 결과이다. 돌이킬 수 없는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를 피하기 위해서는 빠른 기간 내에 온실 가스의 배출이 없는 탄소 제로 경제로 전환을 해야 한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농업 중 온실가스의 발생이 가장 많은 낙농축산업을 저탄소 경영방식으로 전환하고 동시에 소비자들의 저탄소 식품들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 지구상 이용 가능 초지 중 77%가 가축용 사료 재배에 활용되지만, 인간이 섭취하는 전체 단백질의 37%와 총 열량의 18%만이 낙농축산업에서 얻어질 뿐이다. 그러므로, 가축보다 온실가스 배출량, 물의 사용량이 적고, 사육 공간이 작아도 되며 사료전환율이 높은 식용 곤충을 단백질원으로 활용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와 더불어 건강기능 증진 효과가 있다고 과학적으로 밝혀진 누에와 같은 곤충들의 기능성을 활용하여 현재 치료 방법이나 예방법이 확립되지 않은 퇴행성 질환들을 예방하고 치료를 촉진시킬 수 있는 기능성 식품 개발이 필요하다. 곤충은 동물 중 가장 오래 전에 지구상에 나타났고, 인간의 생존 유무와 상관없이 앞으로도 빠르게 진화를 하여 지구의 환경 변화에 적응하고 번성할 것이다. 그러므로, 다양한 식용 곤충과 누에를 포함한 약용 곤충을 이용한 산업은 현재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여 미래에 인간이 지구에서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는 중요한 받침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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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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