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중세에 특히 16세기에 한문과 국어가 대등한 자격을 갖지 않고 각각 상층어와 하층어라는 상하의 위상에 있는 양층언어관계(diglossia)에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논의를 진행한 것이다. 한문과 국어, 두 가지 언어로 문학을 함께 한 양층언어시인에 주목하고, 이러한 양층언어문학현상이 문식성 교육에 있어서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고찰하였다. 16세기에 한문과 국문시가를 모두 지은 이황, 정철 등의 남성 양층언어시인에 비해 허난설헌과 황진이는 여성이라는 위치에서 어떤 양층언어문학적 특성을 보이는지 살펴보았다. 한시가 200여 수 이상인 허난설헌은 한시에서 특히 당대 남성 양층언어시인과 다른 차이점을, 황진이는 한시와 시조가 각각 7수, 6수의 비슷한 분량으로 두 갈래 모두에서 두드러진 특징을 보인다. 16세기 남성 양층언어시인의 경우, 한시와 시조의 거리가 먼 편이고, 한시는 고급문학으로서의 위상을 강하게 나타내 사대부로서의 작가의 생애와 밀착된 내용 위주의 특성을 보인다. 반면 허난설헌은 당시 고급문학이라 인식된 한시에서 작가 자신의 삶과 밀착된 내용만이 아니라 자기 처지와 전혀 다른 가난한 여성, 백성 등 다양한 화자의 이야기를 1인칭 화자로 삼아 그 생활을 핍진히 보여주었고, 특히 우리말노래의 한시화, 노래 지향의 한시 작시 경향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특징은 남성 양층언어시인과 다른 차이점으로 한시사에서 18세기 이후에나 나타나는 특징이다. 황진이의 경우 당시 성리학적 자연관과 다른 사고와 남녀의 전도된 비유방식 등 자유로운 생각과 표현을 시조에서 보여주었고, 자기 처지를 뛰어넘는 다양한 화자의 모습을 시조와 한시 모두에서 보여주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남성보다 열등한 위치의 여성이 고급문학의 경향을 따라가려고만 하지 않고 오히려 여성의 특장점인 국문시가의 특성을 한시에도 접목하고, 또 한시의 일반적인 특성을 깨트린다는 점에서 선구적이다. 이를 현대 문식성 교육에 접목할 때에 단지 읽고 쓸 수 있는 기능성 문식성의 범위를 벗어나 2015 교육과정에서도 강조하는 바, 의사소통의 위계 구조 내에서 일어나는 방식을 파악하고 읽어내는 비판적 인식 능력을 신장하는 원리로 적용될 수 있다. 학습자와 기성 문화 간의 양층성, 기성문학과 디지털문학 간에 발견되는 양층문학성에도 적응가능하다. 기성문학에서 주목하지는 않지만 청소년이 잘하는 디지털 매체에서의 구어적 문화를 활용해 학교 교육의 장에서도 문학을 자기화하여 수용하는 방식으로 적용가능하다. 소수문학이 시대적 가치관과 문학적 경향을 전복하는 자유로움으로 연결될 때 가지는 장점과 특성에 대한 인식은 고전문식성의 신장만이 아니라 학습자의 고유성과 역량을 신장하는 데에 적극 활용될 수 있다.
이 글은 삼국~고려시대에 이르는 우리 민족어시가의 전개과정을 살펴본 것이다. 논의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삼국~나말여초의 이른바 "사뇌가"의 전형적 모습은 고승의 깨달음의 내용을 표현하는 견고한 짜임의 3단구조였다. 사뇌가는 같은 시대의 다른 민족어시가에 비해 문학적 특성이 두드러진 시가 양식이었다. 이는 당대의 10구체 향가가 한시를 의식하면서 자신의 시적 수준을 고양해간 결과이다. 고려시대에 들어오면서 이런 문학사적 구도 내부에 변화가 일어난다. 그것은 사뇌가가 쇠락하고 4행시가 문학사의 전면으로 부상하는 것이었다. 고려시대 4행시의 발전은 삼국~나말여초와 달리 우리의 민족어시가가 시보다는 노래적 특성을 강화해 나간 결과였다. 그것은 이 시대 한시가 보편화되면서 우리말 시가가 그것과 시로서 경쟁하는 대신 노래로서 위상을 조정함으로써 서로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나아간 결과였다. 고려시대 사뇌가가 쇠퇴하고 이를 이어 시조가 문학사에 등장한 것은 민족어시가가 대중들로부터 더욱 사랑받을 수 있는, 그리고 보다 일상적인 정서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시가 형식으로 발전해 나간 결과였다. 이는 4행시 형식의 민족어시가가 한시와의 위상 조정을 통해 노래로서의 특성을 강화함으로써 자신의 생명력을 높여간 것과 같은 맥락에 놓여 있다.
장육당은 이별의 호이다. 그는 재사당(再思當) 이원의 아우다. 이원은 성종 20년에 급제하여 김종직의 문인으로 몰려 갑자사화에 죽임을 당하였다. 이별은 형 원이 나주로 귀양감에 교외에서 눈물로 이별하였다. 이로부터 과거에 응하지 않았다. 황해도의 평산에 집을 짓고, 그 집의 이름을 장육당이라 하였다. 늘 소를 타고 술을 싣고 향사의 기로들을 이끌고 낚시를 하기도 하고, 혹은 사냥도 하였다. 시를 읊고 술을 마시며 해가 저물어도 돌아가기를 잊었다. 술을 마실 때마다 취하고, 취하면 노래하고, 혹 눈물 흘리며 울어 슬퍼하였다. 이별이 당호를 장육당이라 함은 $\ulcorner$잡아함경$\lrcorner$의 '거북이 있었는데 야간(野干)이란 짐승에게 잡히었다. 머리와 꼬리 그리고 네 발을 껍질 속에 감추고 내놓지 않으니 야간이 성을 내다가 가 버렸다. 부처님이 여러 비구들에게 말하기를 '너희들은 마땅히 거북이 머리와 꼬리 그리고 네 발을 감추듯이 스스로 육근(六根)을 감추고 있으면 마귀가 함부로 할 수 없다'고 하였다'에서 취한 것이리라. 장육당은 재사당의 아우요 사육신인 박팽년의 외손자이다. 갑자사화에 형이화를 입음에 그의 형제들도 연좌되었다. 연산군이 폐위된 뒤에도 세상에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장육당의 <육가>라는 것이 세상에 전파되었다. 퇴계는 이 이별을 평하여 ' 매우 오만하게도 세상을 버리고 자취를 숨겼다' 하였다. 퇴계는 노래 부르기(부르도록 하기) 위하여 우리말로 가사를 짓고자 하였다. 그러나 전래하는 우리의 가곡이란 대체로 그 말이 음왜하기 때문에 말할 것이 못되었다. 그가 말한 우리말의 노래란<쌍화점>과 같은 비문인들의 가사를 가리킨 것이다. 그래서 문인들이 지은 <한림별곡>을 거론하게 되었는데, 그것마저 긍호방탕하고 설만희압하여 군자들이 마땅히 숭상할 바가 못된다고 거부하였다. 이 때 눈에 띈 것이 이별의 <육가>였다. 이별도 문인이었기에 한림들의 <한림별곡>과 비교해 볼 수 있었다 <육가>가 더 낫다고 판단하였다. 판단의 기준으로는 형식과 내용이 다 고려되었을 것이다. 이런 기준으로 보면 <육가>가 더 낫기는 하지만, 아깝게도 완세불공(玩世不恭)의 뜻이 있고 온유돈후(溫柔敦厚)한 내실(內實)이 적다는 흠결을 발견하였다. 그러나 퇴계는 이 <육가>를 약방(略倣)하여 <도산육곡> 두 편을 지었다. 그러고도 이것이 료단(鬧端)을 일으킬지 모른다고 걱정하였다. 퇴계가 말한 '온유돈후'는 시교(詩敎)의 이상(理想)이다. 이 시교는 이미 한대(漢代)의 $\ulcorner$예(禮)$\lrcorner$에서 표방되어 온유돈후(溫柔敦厚) 시교야(詩敎也)'라 못박고. 플어서 '온(溫) 위안색온윤(爲顔色溫潤) 유(柔) 위청성화유(爲情性和柔), 시의위풍간(詩依違諷諫) 부지절사정(不指切事情) 고운온유돈후시교지야(故云溫柔敦厚是詩敎也)' 라 하였다. <육가>에는 이 시교의 외면적인 따스함과 내면적인 정(情)과 성(性)의 부드러움이 적고. 그 반대로 풍간하여 지절사정(指切事情)함이 강하였던 모양이다. 풍간하여 사정(事情)을 매몰차게 지적하여 논평하였음을 퇴계는 '완세불공(玩迷不恭)'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장육당은 청(淸)과 탁(濁)이 있음을 알지 못하고. 그것의 분별도 하지 못하는 세상 사람들을 완농(玩弄)하였다. 그러므로 그는 진환(塵 )에서 초연(超然)했던 것이다. 천석고황(泉石膏 )으로 태평성대(太平聖代)에 사시가흥(四時佳興)을 한가지로 하는 퇴계와는 그래서 다르다. 퇴계는 순풍(淳風)과 어진 인성(人性)을 긍정하였기에 만족하고. '고인(古人)의 녀던 길'을 끊임없이 행(行)하고자 하였다. 여기에서 '완세불공(玩世不恭)'과 '온유돈후(溫柔敦厚)'가 판별되어진다. 장육당이 '완세불공(玩世不恭)'했다면, 그것은 자취(自取)한 것이요. 퇴계의 '온유돈후(溫柔敦厚)'함도 스스로 취한 태도이다. 이 자취(自取)항에 시비(是非)할 일은 아니다. 그런데도 장육당이 너무 우뚝하기에 퇴계는 '위태견연(爲太傲然) 위태오연(遺世放跡)'이라 비판하였다.
우리 나라에서 초등영어 교육이 실시되는 연령층이 언어습득 분야에 있어 그렇게 일찍 언어학습을 시작하는 것이 학습효율성의 측면 또는 언어숙달도 측면에서 과연 이로운지에 관해서는 학자들간에 아직도 논쟁의 여지가 많다. 피아제의 인지발달론에 의하면, 의식적 조작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분야가 바로 발 음분야이기 때문에, 따라서 의식적 조작이 이루어지는 '형식적 조작기'이전인 10-11세 정도에서부터 음성언어 중심의 외국어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따라서 듣기와 말하기의 기능에 주안점을 둔 초등영어 교육은 감각과 놀이, 게임, 노래나 챈트 둥으로 흥미를 지속시키면서, 영어의 특질인 강세박자리듬언어(stress-timed rhythm language)의 특성올 초창기부터 듣기 및 말하기 훈련으로 지속적으로 연습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한 James Asher가 창안한 교수법인 천신반용볍(Total Physical Response)도 초기에 말하기에 대한 부담감 없이 흥미 있는 활동을 통하여 학습동기를 높여줄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었다. 뿐만 아니라, 청취단계에 있어서 초기에는 귀로들은 외국어를 무조건 기억하지 않고 즉각적인 인지로 끌어내어, 점차 이와 같은 인지훈련을 반복함으로써 결국에는 기억에까지 도달하려 하는 초기학습에 중한 역할을 차지하는 학습법이다. 음성학적인 측면에서 초동영어 교육의 시작단계인 3학년에서는 특히 분절음소 차원에서 영어의 자,모음이 우리말의 자,모음과는 다르다는 차이점을 배우게 되고, 초분절 음소 중에서는 강세와 리듬의 차이를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도록 정확한 발음을 들려주어 정확한 발음을 해 낼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제6차 교육과정의 영어교육 목표가 언어의 '정확성'보다는 '유창성' 에 그 목표를 두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시작단계부터 반드시 정확한 발음을 지녀야 하는 가의 문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확한 발음은 그 언어에 대한 숙련도가 점차 높아짐에 따라 이와 병행하여 이루어지는 경우도 흔히 경험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결국 초등영어 교육과정에도 명시되어 있듯이 '...영어에 대한 친숙함과 자신감을 심어주고, 영어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지속적으로 유지시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한 측면은 흥미와 관심을 유지시키는 지적인 학습활동보다는 정의적인 학습활동의 전개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필자는 이 논문에서 '고전문학의 향유 방식과 교육'이란 주제를 고전시가 분야를 대상으로 접근하되, 구체적인 장르나 작품의 향유 방식을 논하는 개별적인 방식이 아니라 본질적인 차원에서 논하는 방식을 택하여 논의를 전개했다. 고전시가라는 영역과 향유 방식이 갖는 함수 관계에 대해서는 자칫 일반론적 논의가 될지 모른다는 부담을 가지면서도 최대한 그 중요성을 부각시키고자 노력했다. 고전시가 영역에 대해 말할 때 연구자들이 본질적으로 알고 있으면서도 흔히 잊고 넘어가는 사실이 있다. 그것은 바로 고전시가 작품들 대부분이 '시가 아닌 노래로 불린 작품들'이며 또한 그 때문에 '우리말'로만 표기되는 것이 원칙이라는 사실이다. 이 두 가지 사실은 고전시가에서 향유 방식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을 형성하는 사항이다. 현대시와 한시, 민요 등 다른 운문들과 비교해보면 위의 조건들이 고전시가만이 지니는 고유한 특징임을 잘 알 수 있다. 또한 고전시가는 고대시가에서 잡가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시가 장르로 구분되어 장르나 작품에 따라 그 향유된 시대의 시가 특성에 대해 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갖는다. 이러한 특성에 의거할 때도 고전시가 영역에서 작품이 창작되고 불리는 향유 상황은 매우 중요하며, 이 때문에 향유 방식의 문제가 작품이나 장르 연구와 긴밀하게 연결되어야만 한다고 볼 수 있다. 이어서 현재의 중등교육과정에 고전시가의 향유 방식에 대한 이상과 같은 논제들이 어떠한 양상으로 반영되었는지 파악해보고, 현재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고전시가의 향유 방식과 관련한 내용을 교과서나 수업 현장에 적용할 때 논제로 삼을 만한 사항에 대해 정리하고 이를 단원목표나 성취기준으로 설정하여 작품을 구성하고 학습 활동을 구안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제시해보았다. 앞으로 문학교육 방법론 연구에 있어 이 논문에서 논한 고전시가의 향유 방식에 대한 논제들이 충분히 검토되기를 바란다.
이 논문은 시조와 궁중악장의 관련양상을 통시적으로 살펴본 결과다. 조선시대에도 민간음악과 궁중음악의 교섭은 활발했다 정치적 목적이 전제된 일이긴 하나 순조 대에 대거 시행된 각종 진연 진작 등 예연의 정재들에 민간음악의 대표격인 가곡이 도입된 것은 괄목할만한 일이었다. 가곡의 반주에 맞추어 부르는 노랫말은 시조였다. 조선조 후기의 각종 예연에 명시적으로 사용된 시조는 분명 '민간음악이 궁중악으로 도입된' 모범적 사례로 들 수 있을 것이다. 고려 시대의 각종 정재들이 조선조에도 거의 그대로 수용되었고, 자연스럽게 그것들에 올려 부르던 대부분의 속악가사들도 답습되었다. 그 가운데 <북전>은 <정과정>을 올려 부르던 진작조로 가창되었다. 그런데 $\ulcorner$악학궤범$\lrcorner$에 실린 <북전>은 3강 8엽의 '장가'이나, $\ulcorner$금합자보$\lrcorner$나 $\ulcorner$양금신보$\lrcorner$에 실린 그것들은 시조 형태의 비교적 '짧은 노래들'이다 조선 초기 어느 시점부터는 시조시형이 궁중악의 노랫말로 도입되었음을 암시한다. 특히 <북전>은 시조 형태의 노랫말로 교체된 후 조선조 후기까지 지속되었다. 이렇게 <북전>은 고려조 이래 최소한 조선조 전기까지는 궁중에서 사용되던 노래였고. 이것이 민간으로 번져 나가 가곡의 레퍼터리 안에 정착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장가 북전>이 <단가 북전>으로 바뀐 것은 사실상 민간의 음악이 궁중 음악에 영향을 준 결과로 보아야 한다. 어전풍류(御前風流)의 송도지사(頌禱之詞)였던 <북전>(<후정화>)이 조선 전기에는 곡연(曲宴) 관사(觀射) 행행(行幸)에는 물론 정전에서 임금과 신하가 만날 때에도 사용되었다. 이런 점은 가곡으로 편입, 조선조 후기까지 지속된 우리말 노래가 원래 궁중악으로도 쓰였다는 사실의 단서라고 할 수 있다. 엄격한 틀을 벗어날 수 없었고. 궁중악과 민간음악은 확연히 구분된다고 생각해왔던 종래의 상식과 다른 점을 시조시형과 악장의 관계에서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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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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