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상업주의란 목적과 수단이 전치된 상황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언론의 목적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적정한 이윤이 필요하지만, 이윤에 집착함으로써 그 목적을 잃어버리거나 저널리즘의 질을 떨어트리는 행태이다. 상업주의화는 상업주의의 과정이 심화되는 경향을 말한다. 서구에서는 1990년대 중반 미디어 시장에 대한 규제완화와 더불어 언론의 상업주의가 득세하고 있다. 한국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언론과 관련한 대부분의 법률들이 서구와 유사한 규제완화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도 언론의 상업주의화에 대한 우려가 팽배하고 있다. 특히, 신문과 방송의 교차소유 허용과 함께 4개의 종합편성채널이 시장에 진입함으로써 거대한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제한된 광고시장에서 무한 출혈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들 종합편성채널은 미디어렙을 통하지 않고 직접 광고판매가 가능함으로써 신문과 연계된 다양한 광고도 선보일 것이다. 이 때문에 언론의 상업주의화에 대한 우려가 기우에 그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언론 상업주의의 문제점을 보다 깊이 고찰하기 위해 본 논문은 예술계와 선도국의 사례를 비교사적으로 접근했다. 이를 통해 언론의 본질을 재조명하는 한편, 취재보도의 윤리와 언론인의 사명이 중요함을 밝혔다.
본 연구는 한국 언론의 상업화 과정에 관한 연구들을 비교 검토하여 언론학계에서 언론의 상업화에 대해 어떤 이해를 공유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언론은 대중적 상업언론의 형식으로 존재한다. 이것은 19세기 서구의 정치경제적 변화 속에서 당시에 지배적이던 당파지와의 경쟁 속에서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대중적 상업언론의 형태로 변모해왔고, 우리는 이 역사적 변화 과정을 언론의 상업화라고 부른다. 상업화 과정에 대한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객관주의, 전문직업인주의 등 대중적 상업언론의 성격과 관련된 대부분의 개념들이 상업화 과정에서 직업적 관행에 따라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우리 언론학계에는 언론의 상업화 과정에 대한 본격적인 역사연구가 매우 드문 편이지만 관련 연구나 유사 연구 속에서 간헐적으로 이루어져왔다. 그것은 1933년 상업화론과 1960년대 후반 상업화론으로 대별되는데, 두 주장 모두 한국의 언론이 정치적 억압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전략적 선택으로 상업화했다고 파악하고 있었다. 이것은 현재 언론의 심각한 병폐 중 하나로 지적되는 정파성과 이념적 편향성을 이해하는 데 실마리를 준다. 현재 한국 언론은 시장에서보다 자신과 정치성향이 같은 정파나 정당의 집권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혜택이 너무 많기 때문에 상업언론이면서도 당파지의 성격을 부분적으로 가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한국 언론의 상업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정치화와 균형을 이룬 진정한 상업화는 아직 시작하지 않은지도 모른다.
이 글은 뉴스콘텐츠 업계, 특히 '큐레이션'이라는 뉴스의 제작보다는 가공과 편집을 통해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최근 온라인 뉴스콘텐츠 플랫폼 문화를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근본적으로 이 글은 풍요로운 인간 창작의 근원이 현실 세계의 모사(알리아스)와 창조적 변형의 모방(미메시스)이 합쳐진 복제문화에서 온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복제문화의 과도한 상업주의적이고 퇴행적 흐름을 제어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특히 뉴스 큐레이션 기업들은 기존 저작물의 리믹스와 매시업 과정을 확대하면서 더욱더 대담하게 복제하고 '훔치고' 혼성화하고 있지만 이를 이용자 대중의 문화 공유지로 귀속시키는데 무심하다고 본다. 이 글은 구체적으로 모바일 기반형 뉴스콘텐츠 큐레이션 업체의 사례를 들어 이의 복제문화적 위상을 비판적으로 살핀다. 본 연구는 오늘날 뉴스 큐레이션 자체가 누리꾼들의 정보 공유지로부터의 무단 퍼나르기적 속성이 강해질수록 큐레이션 업체들은 이에 대한 호혜주의에 입각한 사회 보상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본 연구는 궁극적으로 큐레이션 문화를 이용자 대중이 함께 향유하고 문화 권리화 할 수 있는 덜 약탈적인 대안을 구상하려 한다.
이 연구는 한국 언론의 젠더담론을 살펴보기 위해 ${\ll}$조선일보${\gg}$${\ll}$한겨레신문${\gg}$을 사회면에 실린 여성관련 범죄뉴스의 프레임을 분석하였다. 스트레이트 기사형식을 선호하는 사회면의 범죄기사는 대부분 일화 중심적 뉴스 프레임을 취하고 있었다. 일화 중심 프레임의 기사들이 피해 여성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프레이밍 기제들은 가해자 중심의 서술 및 여성 피해자의 타자화, 남성필자의 가부장적인 시선, 선정적 묘사, 여성의 신체적 취약성과 수동성 강조, 피해자 여성 비난하기 등이었다. 주제 중심적 프레임 기사의 특성은 선정성 부각과 함께 사회구조 탓하기와 구체적 대안의 부재로 분석되었다. 후속보도가 이어진 하양피살사건에 대한 사례분석의 결과에 의하면, 사건의 내용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사건발생 초기에 설정된 흥미위주의 여성에 대한 선정적 프레임은 지속되었으며, 이는 한국언론의 내재된 여성관을 확인시켜주는 대표적 사례였다. 이러한 결과는 선정성을 강조하는 언론의 상업주의적인 태도와 경직된 취재보도체제에 비롯되며, 특히 남성편향적인 프레임들은 경찰발표를 그대로 받아쓰는 관행적인 뉴스제작 관습과, 남성기자와 남성적인 뉴스조직의 가치판단에 의해서 형성된다. 두 신문은 정치적 노선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여성을 다루는 방식에서 여성문제에 대한 무관심을 드러내는 동시에 가부장적인 여성관을 보여준다. 이는 우리사회의 보수세력과 진보세력의 담론 모두가 남성적 담론으로서 여성은 담론상의 위치에서 사회적 약자로서 소외되고 있음을 반증한다.
개성은 18세기 들어 성행한 인삼 재배와 교역으로 막대한 자본이 축적되면서 근대적 자본주의가 발달할 조건을 갖추었다. 일제 강점기 시절 인삼 상인들은 인삼에서 나온 자본을 단순히 지주자본에 묶어두지 않고 산업자본, 금융자본으로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근대 기업가로 활동한다. 20세기 초반 설립된 개성전기주식회사, 대한천일은행, 개성양조주식회사, 송고실업장 등은 인삼상인들이 주축이 되어 공동 투자하고 공동경영을 맡았다. 이들은 기업이윤만을 추구하지 않고 사회 지도층으로서 개성상업학교 건립, 고려시보 창간, 개성좌 운영 등 개성의 교육, 문화발전을 위해 후원자로 나서 지역발전을 견인한다. 자유주의 경제학에서는 주주이익 우선이 기업의 목적이었지만 21세기 들어와서는 이해관계자(stakeholder)에 대한 사회책임을 강조한다. 또 재무적 성과를 중시하는 던 경향에서 비재무적 요소가 더 중시되는 ESG( 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경영이 중요해지고 있다. ESG 경영은 환경을 생각하고 사회가치를 창출 공유하며 기업의 투명성을 중시한다. 과거에는 돈을 잘 버는 기업이 좋은 기업이었으나 현대에 와서는 사회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좋은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20세기 초반 인삼상인들의 기업활동에서는 현대 경영의 필수요소인 기업가 정신과 ESG 경영이 실현되고 있었다. 이들이 시대를 앞서 현대적 경영이념을 실천할 수 있었던 것은 개성의 지역성에서 비롯된다. 개성인들은 조선왕조의 정치적 차별로 관직 진출의 길이 막혀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엄격한 신분제하에서 양반, 지식인이 상업의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었다. 우수한 인력이 대거 상업으로 진출하면서 개성의 상업은 더욱 활발했고 상인의 가치관도 선진적이었다. 대표적인 인삼상인 손봉상, 공성학은 상인이면서 유학자, 문인이었다. 인삼상인 2-3 세대들은 해외에서 고등교육을 받고 개성으로 돌아와 삼업을 잇고 인삼에서 나온 자본을 기반으로 근대적 기업을 설립했다. 20세기 초반 인삼상인들의 상업활동을 분석하면 ESG 경영이념이 배여 있는 선구적 기업가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인삼처럼 개성 인삼상인의 상업활동과 근대 기업화에서는 사람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다.
본 연구는 인터넷발달의 과정에서 발달단계인 초기(보급 확산)부터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사회문화기인 현재까지 발달과정을 실증적이며 이론모델을 제시한 연구이다. 전통적인 매체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보도해왔는가를 통해 각 시기별로 나타나는 미디어적특성을 이해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주요 뉴스미디어들이 어떠한 보도경향-틀 짓기(프레임)-방식으로 인터넷발달을 기록해 왔는지를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1989년부터 2004년까지의 기사를 대상으로 내용분석을 실시했다. 또한, 인터넷의 기술발전과 이용추이에 따라 4시기로 구분했는데 인터넷 상용화이전 도입기, 인터넷 확산기, 인터넷의 상업적 상용화기, 인터넷의 사회 문화기가 그것이다. 분석결과, 신문보도의 프레임 요소와 방법은 각 시기별로 대체적으로 차별적인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특히 사회 문화기로 접근할수록 초기의 기술위주의 계열화방식에서 점차적으로 통합화 방식으로 전환되어 왔다. 결국, 인터넷의 이용 폭이 확대되고 사회전반으로 그 영향력 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신문은 사회 안에서 인터넷이 갖고 있는 의미와 문제점 등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미디어 대체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과 같은 경쟁적인 프레임이나 보도경향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오히려 인터넷의 도입 이후 장기적으로 국가차원 이용과 같은 주제보도(thematic coverage) 차원으로부터 일상적인 이용보도인 일화보도(episodic coverage)가 많은 쪽으로 옮아갔다. 장기적으로 인터넷 보도시각은 변화양상을 보여 왔으나, 어느 한 측면(낙관적 혹은 비관적, 호의적 또는 비호의적)에 치우치지 않고 대체로 중립적인 프레임을 실증적으로 확인하였다.
박완서의 소설은 여성문제, 자본주의 체제, 노년 문제 등을 현실감 있게 다룸으로써 문학계는 물론 여성학, 사회학 등 많은 분야에서 사회 현상의 분석 도구로 활용된다. 박완서 소설의 특징은 본인이 체험했던 사실들을 소설의 배경으로 배치한다. 하지만 소설 「미망」은 예외적으로 그가 경험하지 못한 일들을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와 취재를 바탕으로 줄거리를 구성했다. 이는 잊지 못하는(未忘) 고향 개성 이야기를 통해서 시대정신을 보여 주려 한 것이다. 「미망」은 인삼재배와 상업을 기반으로 거대 자본가로 성장한 전처만과 그의 가족을 중심으로 한 4대에 걸친 가족 연대기가 줄거리를 이룬다. 19세기 후반부터 한국전쟁이 끝나는 시기까지를 배경으로 소설은 역사적 격동기에 살아왔던 인물의 행적을 중심으로 인삼과 개성상인이 상징하는 시대적 의미를 풀어낸다. 개성은 고려인삼의 메카로서 인삼과 개성상인 이야기를 빼고는 개성의 전형을 그릴 수 없다. 실재했던 사실들을 토대로 픽션이 가미된 「미망」은 근대사의 사료적 가치, 개성의 풍속사 뿐만아니라 미시사로서 인삼 역사의 소중한 증언이 담겨있다. 「미망」에는 개성의 시대상과 인삼 상인의 정신, 식민지 시절 일본의 인삼 약탈과 삼업인의 저항, 인삼 자본의 근대 자본주의로 전환 등의 흔적이 화석처럼 박혀있다. 특히 의미가 깊은 것은 소설 속 이야기들이 역사적 사실과 조응해 인삼사의 한 장(章)을 구성한다는 것이다. 「미망」에서 나타난 인삼의 상징성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고려인삼의 정기를 보여 준다. 인삼 농사의 정성과 까다로움, 삼업(蔘業) 정신과 자부심을 통해 인삼의 영물(靈物)스러움을 드러낸다. 둘째, 일본의 인삼 수탈을 민족수난사로 상징한다. 이를 지키려는 인삼 상인들의 노력과 독립운동 지원을 중요한 테마로 풀어내 민족정신을 나타낸다. 셋째, 지주, 상업 자본에 머물지 않고 생산 자본으로 전환, 근대기업화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개성 인삼 상인의 근대 자본가적 진취성을 보여 준다. 세 개의 상징성은 그 당시 인삼 상인이 추구하던 시대정신을 보여 주는 것으로 우리 민족과 인삼의 관계를 더욱 명징하게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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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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