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요약/키워드: 양층언어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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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양층언어문학과 문식성 교육 - 16세기 허난설헌과 황진이의 사례를 중심으로 - (Diglossia of Literature in the Middle Ages and Literacy Education: - Hwang Jini and Heo Nanseolheon in the 16th century-)

  • 정소연
    • 국어교육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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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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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323-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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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 본고는 중세에 특히 16세기에 한문과 국어가 대등한 자격을 갖지 않고 각각 상층어와 하층어라는 상하의 위상에 있는 양층언어관계(diglossia)에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논의를 진행한 것이다. 한문과 국어, 두 가지 언어로 문학을 함께 한 양층언어시인에 주목하고, 이러한 양층언어문학현상이 문식성 교육에 있어서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고찰하였다. 16세기에 한문과 국문시가를 모두 지은 이황, 정철 등의 남성 양층언어시인에 비해 허난설헌과 황진이는 여성이라는 위치에서 어떤 양층언어문학적 특성을 보이는지 살펴보았다. 한시가 200여 수 이상인 허난설헌은 한시에서 특히 당대 남성 양층언어시인과 다른 차이점을, 황진이는 한시와 시조가 각각 7수, 6수의 비슷한 분량으로 두 갈래 모두에서 두드러진 특징을 보인다. 16세기 남성 양층언어시인의 경우, 한시와 시조의 거리가 먼 편이고, 한시는 고급문학으로서의 위상을 강하게 나타내 사대부로서의 작가의 생애와 밀착된 내용 위주의 특성을 보인다. 반면 허난설헌은 당시 고급문학이라 인식된 한시에서 작가 자신의 삶과 밀착된 내용만이 아니라 자기 처지와 전혀 다른 가난한 여성, 백성 등 다양한 화자의 이야기를 1인칭 화자로 삼아 그 생활을 핍진히 보여주었고, 특히 우리말노래의 한시화, 노래 지향의 한시 작시 경향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특징은 남성 양층언어시인과 다른 차이점으로 한시사에서 18세기 이후에나 나타나는 특징이다. 황진이의 경우 당시 성리학적 자연관과 다른 사고와 남녀의 전도된 비유방식 등 자유로운 생각과 표현을 시조에서 보여주었고, 자기 처지를 뛰어넘는 다양한 화자의 모습을 시조와 한시 모두에서 보여주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남성보다 열등한 위치의 여성이 고급문학의 경향을 따라가려고만 하지 않고 오히려 여성의 특장점인 국문시가의 특성을 한시에도 접목하고, 또 한시의 일반적인 특성을 깨트린다는 점에서 선구적이다. 이를 현대 문식성 교육에 접목할 때에 단지 읽고 쓸 수 있는 기능성 문식성의 범위를 벗어나 2015 교육과정에서도 강조하는 바, 의사소통의 위계 구조 내에서 일어나는 방식을 파악하고 읽어내는 비판적 인식 능력을 신장하는 원리로 적용될 수 있다. 학습자와 기성 문화 간의 양층성, 기성문학과 디지털문학 간에 발견되는 양층문학성에도 적응가능하다. 기성문학에서 주목하지는 않지만 청소년이 잘하는 디지털 매체에서의 구어적 문화를 활용해 학교 교육의 장에서도 문학을 자기화하여 수용하는 방식으로 적용가능하다. 소수문학이 시대적 가치관과 문학적 경향을 전복하는 자유로움으로 연결될 때 가지는 장점과 특성에 대한 인식은 고전문식성의 신장만이 아니라 학습자의 고유성과 역량을 신장하는 데에 적극 활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