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요약/키워드: 세계문학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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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코 모레티의 세계문학론 비판 - 매체론의 관점에서 - (On Franco Moretti's World Literature: Seen from the Perspective of Periodical Studies)

  • 이재연
    • 비교문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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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8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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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325-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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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 영문학자 프랑코 모레티(Franco Moretti)의 연구는 문학의 여러 방면에서 두드러진다. 교양소설 혹은 성장소설에 관한 독특한 해석, 세계문학을 보는 새로운 시각,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하여 문학사를 다시 읽는 방법, 또한 그러한 거시적인 방법을 통해 던지는 사회비평 등등, 폭 넓은 시야와 심도 있는 분석으로 다방면에 족적을 남겼다. 본 논문은 모레티의 세계문학론을, 그가 제안한 '멀리서 읽기'(distant reading)라는 거시적 방법론과 그 사례들을 살피며 타진해보고자 한다. 그의 방법론은 문학사에서 잊힌 비정전을 포함하여 거시적인 아카이브를 구성하고, 그 안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현상을 하나의 계열로 묶어, 그 패턴의 형태적 의미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이 구체적으로 적용된 사례가 "그래프, 지도, 나무"(Graphs, Maps, Trees)라는 책이다. 이에 본 논문은 그 책에 초점을 맞추어 그가 제시한 형태론적 세계문학을 비판적으로 이해한다. 비판의 시각은 매체론, 특히 한국문학의 매체론적 관점이다. 신문과 잡지와 같은 매체에 대한 관심은 괴테가 세계문학론을 제창했을 때부터 있었고, 특히 미국의 영문학에서는 최근 정기간행물 연구(periodical studies)라는 영역이 새롭게 개척되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또한 한국문학에서는 서구 문예 수입, 장르의 형성, 문학의 사상화(思想化), 출판시장의 분화, 작가 등단 제도 등 근대문학 형성에 있어서 신문과 잡지와 같은 정기간행물, 혹은 매체의 역할은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따라서 본 논문은 모레티의 세계문학론과 세계문학 연구를 위한 방법으로 제시된 '멀리서 읽기'를, 매체론의 한 사례인 한국 근대문학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그가 간과하고 있는 측면(문학지식의 계열화에 수반되는 물적 토대)에 근거하여 몇 가지 문제제기를 하려 한다.

코퍼스에 기반한 문학텍스트 분석 (Corpus-Based Literary Analysis)

  • 하명정
    •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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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3권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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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44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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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
  • 코퍼스 언어학이 연구방법의 한 분야로서 최근 그 입지를 급격하게 넓혀온 가운데, 언어학적 현상과 함께 문학텍스트의 이해를 깊게 하는데 기여를 해 왔다. 최근 코퍼스 언어학의 급속한 저변확대에도 불구하고 문학텍스트 코퍼스를 기반으로 한 고전 및 문학작품의 재해석에 대한 시도는 국내언어학계에서 매우 미미한 실정에 머물러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코퍼스 언어학의 분석도구인 컴퓨터 콘코던스 프로그램인 워드스미스를 이용하여 방대한 전자텍스트로 이루어져 있는 문학작픔의 문체적 특성과 주요테마를 조사하고자 하였다. 특히 본 연구는 텍스트의 주요한 특성을 나타내는 키워드(keyword)에 초점을 두고 세익스피어의 비극작품인 로미오와 줄리엣을 코퍼스 언어학적 분석기법으로 접근하여 작품세계를 재조명하여 학문적 의의가 크다고 생각되며 앞으로 관련된 후속연구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미주 시조 선집에 나타난 디아스포라 시조론 (the Diaspora Aspects of Some Comments on Sijo Reflected in the Sijo-Anthologies of Korean-American Authors)

  • 박미영
    • 한국시조학회지:시조학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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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0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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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5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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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
  • 본 연구는 미주 시조시인협회 회원들이 발간한 일련의 미주시조선집 "사막의 달"(1989), "사막의 민들레"(1994), "사막의 별"(1996)을 중심으로 미주시조시인들의 시조 인식과 의미를 고찰하였다. 연구 대상은 시인들이 작품을 발표하면서 부기한 <시작노트>와 권말에 수록한 시조에 대한 논의이다. 미국에서의 시조창작활동은 이른 시기에 시작되었고 한국문학에서 다른 문학갈래보다 한국고유성을 지닌 갈래로 인식되어 외국인들도 영어로 시조를 창작하며 인터넷상의 동호회를 결성하기에 이르렀다. 이들을 의식하는 가운데 이민지에서 형성된 미주시조시인들의 시조에 대한 인식을 고찰한 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먼저 시조의 본질과 효용에 관한 인식으로 본질은 전통적인 정의방식에 따르고 있으면서 효용에서는 독자를 향한 효용성보다는 자기 표현을 통한 정화적인 효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두 번째로 시조 갈래에 대한 인식은 형식성으로 귀결된다. 1행 4음보의 3행 형식이라는 정형성이 시조를 선택하는 중요한 이유가 될 만큼 시조의 형식성에 의미를 두면서 표현되는 기사형식은 다양하다. 단형시조의 세 줄 기사 형식도 중요하지만 단형시조의 내재율을 살린 연시조 형식, 사설시조, 이미지스트의 수법 등 시험적인 기사방식을 통해 개성을 추구한다. 마지막으로 자신들의 시조 창작 행위의 의미를 통해 민족문학론을 전개한다. 시조 창작이 애국심의 표현인 동시에 본국인 한국에서 인식하지 못하는 민족문학의 발전에 기여한다고 한다. 그리고 시조를 창작하여 현지에 보여줌으로써 이민지의 현지인에게 민족문화를 전달하는 전파자로서, 이민지에서 다른 민족들과 경쟁하면서 민족문화의 위상을 높이는 주체로서 인식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시조론의 전개에 있어서 우리 문학 갈래 내에서 시와 가의 내포적, 외연적 의미로서의 시조를 가치를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세계문학 속에서 다른 나라의 정형시가와의 경쟁하는 가운데 시조의 새로운 가치를 구현하는 제3의 디아스포라 시조론이 전개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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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와(悔窩) 안중관(安重觀)의 시(詩)에 나타난 자아(自我)와 세계(世界) (The self-consciousness and the world-recognition in Huewa Anjung-gwan's poetry)

  • 강혜규
    • 고전문학과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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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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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45-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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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
  • This study considers Huewa悔窩 Anjung-gwan安重觀's self-consciousness and the recognition of the world. Anjung-gwan resents that fact that Qing淸 rules over China. He insists that Chosun朝鮮 must remain faithful to Ming明. But Chosun served Qing in those days. He holds strongly to his belief until his death. So he chooses living in retirement in his life. In Anjung-gwan's poems, we can see that a certain circle of Chosun Confucianists believe in Sojunghwa小中華, which is small-Sinocentrism. In the first half of the eighteenth-century, some Chosun Confucianists feel sad about the situation that stops them from realizing their ideals. But they take pride in natural beauty and configuration of Chosun. And they pay attention to the life of Chosun masses. They recognize Chosun, which is Hwa華, has to keep self-respect to the last.

서경덕(徐敬德)을 통해 본 조선 중기 근기(近畿) 문학 사상의 변화 (A Study on the Changes of Literary Thought in the Middle of the Yi Dynasty through Seo Kyung Duk)

  • 김성룡
    • 고전문학과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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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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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8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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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 이 논문은 서경덕(徐敬德, 1489~1546)이 남긴 음성학 논문인 <성음해>라는 글을 풀이하면서 서경덕의 사유에 담긴 특징을 추론하고 이것이 16세기 당시풍의 흥성과 여하한 관련이 있는지를 추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서경덕은 주기론을 전개한 학자로서 한국의 유학이 심화되는 데 선구적인 역할을 한 학자이다. 서경덕은 신분에 구애되지 않고 많은 학자들을 길러낸 훌륭한 교육자였다. 그들 대부분은 서울부터 개성 사이 근기 지역에서 활동하였다. 이 무렵 조선에서는 당시풍의 시풍이 유행했다. 이러한 문학 풍조를 이끈 이들은 대부분 서경덕의 제자들이다. 이것은 서경덕의 학문이 갖고 있는 특성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서경덕은 세계는 기의 운동으로 이루어졌으며, 그 운동은 정확한 수의 질서를 따른다고 보았다. 기는 수의 질서를 따라 능동적이며 자동적이고 필연적으로 우주 만물을 만들어낸다. 세상의 모든 것은 저마다 타고난 기의 운동에 따라 형성된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현존재는 저마다 존재의 이유가 분명하여 모두가 서로 어울리고 총체적으로는 조화를 이룬다. 현세의 차별을 넘어선 본체는 맑고 깨끗한 하나로 돌아간다. 이처럼 현세의 차이를 조화와 어울림으로 받아들이는 정치적 입장과, 맑고 깨끗한 본체에 대한 진리 체험을 미적 체험으로써 체험하고자 하는 문학적 입장이 나타나게 되는 근거를 제시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고가 16세기 문학의 변화를 이끌었다.

부산(傅山)의 리학(理學)비판과 개혁사상 (A Criticism about Neo-Confucianism and progressive Thought of Fu-Shan(傅山))

  • 황병기
    • 동양고전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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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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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41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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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
  • 부산(傅山, 1607~1684)은 명말청초에 매우 현실참여적 삶을 살았던 인물이다. 부산이 바라보는 당대의 지식인들은 정주(程朱)의 빈껍데기에 의지하여 도학선생이라고 허풍을 떨면서 자리만 지키고 있는 허수아비들이었다. 그는 리(理)와 기(氣), 성(性)과 정(情) 등만을 논의하는 것은 현실세계의 활발한 실용적 측면을 도외시한 채 추상적 사유에만 머물게 하여 현실 세계의 다양성을 무시하는 부작용을 낳는다고 보았다. 부산의 이러한 사유는 정치사상이나 문학론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는 기적 세계보다 먼저 그것을 규제하고 통제하는 리가 존재한다는 송명 리학(理學)의 주장은 일종의 도덕적 이데올로기를 창출하여 봉건적 전제주의를 이론적으로 합리화하는 논리 틀을 제공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부산에게 있어 성인은 이러한 사회의 불합리한 요소를 척결하는 사회 개변가이며 혁명가였다. 부산은 문학도 활발발한 기의 세계를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자유분방한 광(狂)의 경지, 창조적인 경지가 진정한 문학이라고 보았다. 옛 문체나 흉내내면서 고답적인 작문을 하는 것은 천기(天機)의 자연스러움을 거스르는 행위였다. 글은 변화무상한 활발발한 세계를 표현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었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대한 디지털인문학적 강의 운영 사례 연구 (A case study of Digital humanities lecture on Marcel Proust's À La Recherche du temps perdu)

  • 민진영
    • 문화기술의 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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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9권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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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69-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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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
  •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탄생 150주년을 맞는 2021년과 서거 100주년을 맞는 2022년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고조되었다. 필자는 난해하다고 알려진 이 7권의 대하소설을 국내의 프랑스문학전공 학생들에게 잘 접근하게 하기 위해 디지털인문학적 방법을 사용하였다. 필자는 학생들을 빅데이터 분석도구를 활용하여 분석하고, 시각화자료를 통해 작품이해의 실마리를 찾도록 이끌었다. 워드클라우드로 작품에 나타나는 주요 등장인물과 장소를 꼽아보고, 빅카인즈와 텍스톰이라는 빅데이터 분석 사이트를 통해 국내외의 프루스트에 대한 인지도를 검색하였다. 학생들은 디지털인문학의 방법론을 통해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대해 난해하다고 하여 포기하기보다는 조금씩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고 진술했다. 프랑스어를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프랑스문학의 이해를 넓혀가는 방법을 찾아가는데 있어 빅데이터 분석과 디지털인문학의 방법론을 적용하는 것은 적절한 교수법임을 확인하였다.

학고(鶴皐) 김이만(金履萬)의 생애와 학문세계 (The life and academic world of 鶴皐(Hakgo) 金履萬(Kim Ee-man))

  • 김종수
    • 한국철학논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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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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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97-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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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
  • 향리인 제천에서 태어난 김이만은 18세기 초 중반을 활동기로 삼은 남인계 관인 유자였다. 선대의 세거지가 경북 예천이었던 김이만은 이 지역 망족의 후손답게 어릴 적부터 주위의 기대를 받으면서 성장하였다. 8살 때부터 시를 지었던 김이만은 중년 이후로 주력한 문학 활동으로, 무려 만여 편에 달하는 작품을 남긴 시인이기도 했다. 부친 김해일 사후에 모친으로부터 직접 글공부를 겸한 훈도를 받았던 김이만은 차후로 장형인 김형만의 지도로 학업을 전수받으면서 본격적인 수학기로 접어든다. 특히 "논어" 공부에 전념했던 장형의 학적 지향은 김이만의 학문세계에 큰 영향력을 파급하게 된다. 이후 김이만은 주로 남인계 인사들과 교유하면서 문학 활동과 과거공부를 병행했다. 고향과 서울을 오가면서 공부에 전념했던 김이만은 더러 인근한 사찰에서 독서를 하기도 하였다. 22세 때에 김이만은 오상렴과 함께 송파 이서우의 문하에 접어들었는데, 송파는 사승관계를 확인시켜 준 유일한 인물이다. 고학 지향적인 학문을 추구했던 이서우와의 만남은 김이만의 학문세계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변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20세 무렵에 경서의 대의에 통달했던 김이만은 31세에 사마시에 합격하였고, 또한 익월에 대과에 급제하여 긴 사환기로 접어들게 되었다. 주로 한직과 외직을 전전했던 김이만의 환력은, 당시 정치적 주도권을 상실한 남인의 곤폐한 처지를 반영해 주기도 한다. 그러나 김이만은 신하된 자의 의리에 철저하려 하였고, 특히 그는 현감 군수 등과 같은 외직을 수행하면서 투철한 위민의식을 발휘하였다. 이는 김이만의 학문세계가 제도적 실천의 장으로까지 연장된 장면으로 평가된다. 실제 김이만은 "소학"을 매우 중시하는 가운데, 명문(銘文) 잠언(箴言) 등과 같은 실천 지침을 강구하는 방식을 통해서 도덕적 프락시스의 문제를 진지하게 고심하였던 인물이다. 한편 김이만이 추구했던 학문세계의 기저에는 퇴계학이 굳건하게 정위하고 있었던바, 권두경이 편집한 "퇴도선생언행유편"의 자문에 임했던 학고의 진지한 자세는 이를 잘 대변해 준다. 또한 뒤늦게 착수한 주자학에 대한 연찬은 김이만으로 하여금 천리(天理)[공(公)]에 대한 자각을 더욱 심화시켰고, 또한 공부론의 묘미를 보다 확장시키는 계기로도 작용하였다.

조지훈의 한용운 인식방법 비판 (Criticism on Cho Ji-hoon's Recognition of Han Yong-un)

  • 이선이
    • 비교문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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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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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85-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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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 조지훈은 해방 이후 한용운에 대한 인식을 주도적으로 생산한 논자이다. 그는 한용운을 민족시인으로, 그의 시를 저항적 민족시의 한 전형으로 평가함으로써 한용운에 대한 현재적 인식의 시각과 방법을 제시하였다. 여기에서는 조지훈이 남긴 세 편의 '한용운론'을 분석하면서, 한용운에 대한 조지훈의 인식이 어떻게 논리화되었는지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시인론과 작품론에 대한 인식을 분리하고, 각각의 인식이 조지훈의 역사인식 및 문학인식과 어떤 정합성을 갖는지에 대해 추적해 보았다. 그 결과, 조지훈이 한용운의 생애와 작품을 파악하는 인식의 근저에는 정신사로서의 세계인식이 전제되어 있었다는 점, 절대가치로 상정된 민족이 이질적인 차이들을 봉합하는 논리였다는 점, 민족정신과 시의 결합이 시인지사론(詩人志士論)과 민족시의 논리로 표출되었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또한 그의 논리에는 인권과 민족주권의 결합, 민족과 선(禪)의 결합으로 인한 논리적 균열이 내재해 있으며, 시인의 사명에 대한 다른 가능성이 충분히 논리화되지 못한 채 미완인 채로 논의가 끝나버렸음을 밝혔다.

한국소설에 나타난 포스트휴머니즘의 상상력 -조하형의 『키메라의 아침』과 『조립식 보리수나무』를 중심으로 (The Imagination of Post-humanism Appeared in Korean Fictions -Focused on Cho Ha-hyung's Chimera's Morning and A Prefabricated Bodhi Tree)

  • 이소연
    • 대중서사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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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5권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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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9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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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본 연구는 최근 주요한 인문학적 테제로 등장하고 있는 포스트휴머니즘적 상상력이 한국문학, 특히 소설에 나타난 양상을 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본고에서는 2000년대 초반 활동했던 작가인 조하형의 두 소설 『키메라의 아침』(2004)과 『조립식 보리수나무』(2008) 두 편을 집중적인 분석의 대상으로 삼는다. '포스트휴머니즘(Post-humanism)'은 근대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세계관의 정립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한 탈근대적 사유의 연장선상에서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이 사상은 20세기 이후 급격히 발전한 과학 기술의 발달이 인간관 나아가서는 인간중심적인 문명 자체를 바꿔온 양상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데에 관심을 기울인다. 포스트휴머니즘 비평은 서사에 등장하는 인물 형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선을 제공하는 한편, 과거에 쓰인 고전 작품 속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주변 인물들, 비-인간, 사물들을 발굴해서 재조명하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사상적 흐름은 최근 기존의 인문학이 지배하던 인간에 대한 관념이 전면적으로 바뀌어 자연과학·기술적 관점이 담론장에 다양하게 적용되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포스트휴머니즘의 질문들은 철학의 큰 범주인 존재론, 인식론, 경험론적인 분야를 아우르는 동시에 문학과 과학 그리고 사회과학 전체의 참여를 요청함으로써 학제적인 연구 과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혹독한 재난이 닥친 세계를 배경으로 『키메라의 아침』은 인간이 바이오테크놀로지에 의해 변형된 변종의 형태로, 『조립식 보리수나무』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의해 제작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그린다. 조하형 소설에 나타난 포스트휴머니즘적 사상은 텍스트에 재현된 세계의 형상와 인간의 정체성을 종합적으로 재고하고, 인간과 비인간을 구분하는 경계선과 위계질서 등을 다시 탐구하는 반성적인 계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