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베이즈주의가 확률론을 이용해서 제거적 귀납을 정교하게 발전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본 논문은 두 가지 작업을 진행한다. 하나는 제거적 귀납이 무엇인가 하는것이고 다른 하나는 제거적 귀납이 베이즈주의에 기여하는 바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먼저 본 논문은 제거적 귀납이 참인 가설을 포함하는 가능한 가설들의 총체로부터 경쟁가설들을 연역적 또는 귀납적으로 제거하고 남는 가설을 선택하는 추론형식임을 밝히고, 이 때 베이즈주의는 제거적 귀납을 정교하게 발전시킨 모습이기 때문에 제거적 귀납으로부터 기술적으로 도움 받을 측면은 없다고 주장한다. 그 대신 본 논문은 베이즈주의가 과학방법론으로 발전되는 데에서 직면하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제거적 귀납으로부터 조언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와 같은 논의를 통해 본 논문은 베이즈주의와 제거적 귀납주의의 결합은 유용한 과학방법론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본 논문의 목표는 지각적 독단론과 베이즈주의 입증 이론이 서로 충돌한다는 로저 화이트의 주장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것이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필자는 본 논문을 다음과 같이 구성하였다. 우선 필자는 2절에서 지각적 독단론과 베이즈주의 입증 이론이 양립불가능하다는 화이트의 논변을 소개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베이즈주의 입증 이론이 무엇인지도 간단히 설명될 것이다. 3절에서는 베이즈주의 입증 이론의 다른 요소들이 도입된다. 그 요소들은 입증 측도라고 불리는 것으로, 증거가 가설을 지지하는 정도를 측정하는 함수이다. 이 함수와 더불어 주어진 증거가 두 가설 중에서 하나에 더 호의적이라는 것에 대한 베이즈주의적 분석을 소개할 것이다. 마지막 4절은 3절에서 설명된 호의성이라는 개념을 통해서 베이즈주의 입증 이론과 지각적 독단론이 서로 충돌한다는 화이트의 주장을 비판할 것이다.
로저 화이트는 베이즈주의에 기반을 두고 독단론에 대한 한 비판을 제기하였다. 그의 논문, "지각적 독단론과 베이즈주의 호의성", 에서 박일호는 화이트의 주장과 달리 독단론과 베이즈주의 입증이론 사이에 진정한 갈등은 존재하지 않음을 보이려고 한다. 이를 위해, 박일호는 입증의 정도 그리고 호의성 관계와 같은 개념들을 도입하며, 베이즈주의가 제대로 이해되었을 경우 베이주의주의는 독단론에 상당히 우호적인 결과를 산출한다고 논증한다. 그러나 나는 박일호가 도입하는 장치들이 그가 원하는 결과를 달성하게 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갈등은 여전히 남게 된다. 아마 베이즈주의자는 독단론과의 갈등을 해소하려고 노력하는 대신 갈등을 인정하고 따라서 독단론을 거부하는 선택지를 심각히 고려해야 할지도 모른다.
베이즈주의는 믿음의 정도라는 확률의 의미해석과 수학적 확률론에 의한 계산체계를 기초로 하여 가설과 증거간의 입증(confirmation) 관계를 명료하게 분석한다. 베이즈주의는 증거 E가 가설 H를 입증한다는 것을 PR(HIE&K)-PR(HIK)>0으로 정의한다. 그러나 이러한 분석이 과연 과학자들의 입증개념을 올바로 반영하고 있는가 하는 비판이 오래된 증거(old evidence)의 문제로부터 제기되었다 오래된 증거는 이미 알려진 정보이기 때문에 완전한 확률 값 1을 부여받는다. 이 때 오래된 증거가 가설을 입증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은 베이즈주의자와 실제 과학자 사이에 서로 다른 답변을 도출한다. 먼저 베이즈주의에 따르면 오래된 증거가 가설을 입증할 수 없다. 그것은 PR(EIK)=1일 때 PR(HIK)=PR(HIE&K)의 결과가 도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학사의 여러 예들로부터 제시되는 실제 과학자들의 입증개념에 따르면 오래된 증거가 가설을 입증하고 있다. 필자는 이와 같은 입증개념의 이질성 문제가 다만 어떤 증거가 입증 가능한 것인지를 구분해야 하는 질적인(qualitative) 문제일 뿐만 아니라 증거가 가설을 어느 정도 입증하는지 하는 입증도를 정확하게 측정해야 하는 양적인(quantitative) 문제라는 점을 밝힌다. 특히 필자는 양적인 문제를 해결하면 질적인 문제가 자연히 해결된다는 점을 밝히고, 반 프라센이나 가버가 제안한 전략이 모두 질적인 문제만을 다루기 때문에 부분적인 해결책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밝힘으로써 오래된 증거의 문제의 본질은 양적인 문제에 있다는 점을 주장한다.
본 논문의 목적은 베이즈주의 믿음 갱신 규칙인 조건화를 옹호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필자는 경험과 무관한 믿음은 바뀌지 말아야 한다는 무관성 원리를 도입한다. 이 원리를 엄밀하게 정식화한 뒤, 무관성 원리와 조건화가 동치라는 것이 증명된다. 그리고 이 무관성 원리를 베이즈주의 입증 이론을 이용해서 옹호한다. 이를 위해서 필자는 베이즈주의 입증 이론가들이라면 받아들여야 하는 몇 가지 논제들을 제시하고, 무관성 원리를 위반한다면 그 논제들이 만족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식적 독단론은 P인 것 같은 경험은 P라고 믿을만한 즉각적 정당화를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독단론은 베이즈주의와 양립불가능하다는 비판에 부딪혀왔다. 이 비판은 대표적으로 화이트에 의해서 제기되었고, 독단론을 옹호하는 철학자로서 프라이어는 이 비판에 대응한 바 있다. 본 논문에서는 비판의 내용과 프라이어의 대응을 살펴본 후 우선 프라이어의 대응이 가진 문제점을 보인다. 나아가 프라이어의 대응이 가진 문제점을 피하면서 이 비판에 대응하기 위한 한 가지 새로운 제안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제안이 성공한다 하더라도 남아있는 한 가지 문제를 보임으로써 이 비판에 대한 근본적인 진단을 내린다.
원초적 확률주의자들은 명제가 경험을 표상한다는 것을 거부한다. 그러나 경험의 영향은 다른 믿음에 전파되고, 다른 사람과 소통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명제와 다른 방식으로 경험, 혹은 경험의 영향을 표상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 그들이 제안하는 경험의 영향을 표상하는 유력한 대안은 베이즈 인수이다. 왜냐하면 베이즈 인수는 사전확률의 영향을 제외하고 있으며, 교환성 역시 성립하기 때문이다. 본 논문은 베이즈 인수만이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즉 베이즈 인수의 대안으로 제시된 q(E|$N_p$) 역시 사전확률의 영향이 제외되어 있으며, 교환성 또한 성립한다는 것을 보인다. 그리고 더 나아가 q(E|$N_p$)는 베이즈 인수가 결여한 프래그마틱한 장점을 가진다고 주장한다.
오래된 증거의 문제는 가설이 제안되기 이전에 이미 알려진 증거는 그 가설을 입증할 수 없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오래진 증거의 문제는 베이즈적 입증 개념에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는데 그것은 관련 학자들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해결의 상태로 남아있다. 이 글의 목적은 오래된 증거의 문제가 베이즈적 입증 개념에 대한 심각한 오해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보임으로써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먼저 논의의 출발점인 오래된 증거의 문제가 분석되고 이어서 베이즈주의자들이 그 문제를 해갈하기 위해서 제안한 두 가지의 대표적 입장이 비판적으로 검토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오래된 증거의 문제에 대한 기존의 논의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오해, 즉 설명과 예측의 맥락에서 나타나는 입증의 비대칭성이 무시되는 현상이 지적된다. 마지막으로 입증의 비대칭성을 이용하여 두 종류의 구별되는 베이즈적 입증 개념이 제시되고 오래된 증거의 문제에서 가정된 입증은 진정한 입증이 아니라는 점이 주장된다.
입증의 역설에 관한 기존의 논의는 까마귀가 아니고 검지도 않은 대상이 까마귀 가설을 입증한다는 사실에 대체로 집중되어 왔다. 나는 이 글에서 까마귀가 아니지만 검은 대상이 입증의 역설과 관련하여 흥미로운 문제를 야기한다는 점을 부각시키고자 한다. 우선 헴펠이 입증의 역설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검토해 입증의 역설에 대한 기존의 논의가 부분적이었음을 밝힌다. 이어 까마귀가 아니지만 검은 대상이 까마귀 가설을 입증한다는 것을 헴펠이 정확히 어떻게 정당화 하는지를 살펴보고, 헴펠이 이 과정에 '증거의 역귀결 조건'이라고 부르는 원리를 가정하고 있음을 보인다. 끝으로 입증의 역설에 대한 이런 새로운 이해가 헴펠과 베이즈주의의 역설 해결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본다.
이 논문의 목표는 표준적인 베이즈주의가 믿음 기반 약화 증거(undermining evidence)에 의해서 촉발된 믿음 갱신을 잘 다룰 수 없다는 와이즈버그의 주장에 답변하는 것이다. 우리의 인식론적인 직관에 따르면, 믿음 기반 약화 증거는 몇몇 관련된 신념도를 감소시켜야 하는 듯하다. 하지만 와이즈버그에 따르면 그런 믿음 변화는 표준적인 믿음 갱신 규칙, 즉 (제프리) 조건화를 통해서는 이루어질 수 없다. 그 이유는 (제프리) 조건화를 통해서는 일부 명제들 사이에 성립하는 확률적 독립성 관계가 보존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이 논문에서 그러한 반베이즈주의적인 결론은 다소 성급하다고 주장할 것이다. 특히, 나는 다른 종류의 조건화가 또 있으며, 그 조건화를 이용하면 믿음 기반약화 증거를 통한 믿음 갱신도 충분히 베이즈주의적 이론틀 속에서 다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논증할 것이다. 그러한 조건화는 종종 '고차 조건화'라고 불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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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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