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화 문화재는 재료의 특성과 환경적 요인에 의한 색의 변화와 박락현상을 피할 수 없다. 특히 안료 표면에 발생하는 미세한 균열과 탈색 현상의 시작은 곧바로 유물 전체의 안정성이 현저히 급감하는 것으로서, 각별한 조치가 필요하다. 따라서 이 연구는 가평 현등사 수월관음도(경기도무형문화재 제198호)의 보존처리에 관한 것이며 유물 손상 부위를 보존처리하고 안정화시키기 위해 배접과 색맞춤을 실시하고, 안료의 과학적 분석을 수행하였다. XRF, 영상 현미경, FT-IR(자외선 분광 분석법)를 통한 비파괴 분석을 실시하여 유물에 사용한 한지의 재질과 안료의 성분 및 그 특성에 대해 조사하였다. 그 결과 현등사 수월관음도의 한지에서는 우리나라 전통 한지와 일치하는 FT-IR 스펙트럼이 검출되었고, 백색 안료위에 엷은 층을 이루고 있는 흑색 안료는 XRF와 FT-IR로 확인되지 않는 먹이나 그을음 등의 탄소화합물로 추정할 수 있었다. 또한 백색 안료는 Pb와 탄산염을 포함하는 연백($PbCO_3{\cdot}Pb(OH)_2$)이며, 현미경 관찰을 통해 청색 안료의 결정 상태를 확인한 결과 크고 작은 입자 분포를 보였다. XRF 분석 값은 Cu와 Pb 모두 높게 검출된 것으로 보아 청색의 경우 석청과 연백이 혼합되어 사용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세조대왕연(충청남도 민속문화재 제14호)은 조선의 7대왕 세조(재위 1455-1468)가 마곡사에 두고 간 것으로 전해지는 가마이다. 세조대왕연의 채색에는 흑색, 백색, 황색, 적색 및 녹색 등 5가지 계열의 색상이 사용되었다. 색도 측정 결과 황색은 자황 채색부와 금칠 채색부에서 명도와 황색도의 차이가 두드러졌으며 적색은 진사로 채색된 지점에서만 적색도가 높게 측정되었다. 광학현미경 관찰, 주사전자현미경 관찰 및 성분 분석을 수행한 결과, 흑색은 먹, 백색은 백토와 연백, 황색은 자황과 합금, 적색은 연단과 주사 및 석간주, 녹색은 녹염동광을 안료로 사용하였다. 박락된 극미량 안료편의 단면을 분석한 결과, 백토와 연백의 순서로 바탕층을 올린 것이 나타났으며 이를 기초로 세조대왕연의 채색기법을 고찰하였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구려 개마총 여인행렬 벽화편에 사용된 안료의 성분 분석을 수행하였다. 분석은 비파괴 성분분석기인 X-선 형광분석기(XRF)를 사용하여 안료의 성분 원소를 확인하였다. 분석결과 벽화의 채색안료 중 적색에는 진사/주(HgS)와 산화철이 사용되었으며 흑색에는 먹, 백색에는 연백이 사용되었다. 얼굴 부분은 진사/주와 연백을 혼합하여 채색하거나 경우에 따라 채색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다.
이 연구에서는 안동 봉정사 영산회괘불도에 대한 비파괴성분 분석과 현미경 관찰을 통해 괘불에 채색된 안료의 화학적 성분 및 채색 기법을 해석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괘불의 화기에 명시되어 있는 채색 재료의 명칭에 대한 화학적 특성을 규명하였다. 백색 안료는 연백, 황색 안료는 석황, 유기염료, 적색 안료는 진사/주, 연단, 대자, 적색 염료을 사용하였으며, 녹색 안료는 석록 또는 녹염동광, 청색 안료는 석청, 쪽, 흑색은 먹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화기에 명시된 안료 이름은 주홍, 중청, 하엽, 황단, 황금 등으로 주홍은 진사(천연) 또는 주(인공), 중청은 석청, 하엽은 석록 또은 녹염동광, 황단은 석황, 황금은 금박인 것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는 양산 통도사 괘불탱의 손상 및 채색 상태 유형에 대한 자료를 확보하고, 비파괴 방법과 박락된 시편의 교차분석을 통한 채색 안료의 종류를 밝혀내고자 하였다. 괘불탱의 손상 유형을 확인한 결과, 꺾임과 접힘, 들뜸, 결실, 박락 등이 관찰되었다. 채색 안료 분석 결과, 적색 계열의 안료는 연단과 진사, 유기 안료가 사용되었고, 녹색 안료는 공작석과 염화동(녹염동광)을 사용하였으며, 청색 안료는 석청과 군청, 백색 안료는 연백과 활석을 혼합하여 사용하였다. 또한, 황색 안료는 연백과 유기 안료를 혼합하여 사용하거나 연백 위에 유기 안료를 덧칠하였으며, 흑색 안료는 먹을 사용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박락된 시료를 수습하여 안료의 입자상태 분석을 통해 녹색안료의 결정형을 쉽게 구분할 수 있었으며, 진한청색과 연한청색도 마찬가지로 입자의 크기나 형태가 원료의 상이함에 따라 서로 다름을 확인하였다. 또한, 황색과 자색은 입자감이 없는 유기안료를 사용하였으며, 특이하게 어두운 적색은 주황색과 먹을 혼합하여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동관왕묘(보물 제142호)는 조선시대(1602)의 건축물로서 관우, 장비, 우장군, 주창 및 조자룡 등의 소조상이 안치되어 있다. 이 소조상들의 채색층은 먼지 등 무기오염물로 인해 안료의 원색이 손상되었으며, 수차례의 보수 및 덧칠로 인해 원형이 훼손되어 있다. 소조상의 채색안료에 대한 정밀분석을 위해 X-선 회절분석, SEM-EDS, P-XRF 및 색도 측정을 실시한 결과, 적색과 갈색의 안료는 진사, 석간주, 연단이며, 연적색은 석고를 첨가하여 조색하였다. 흑색과 금색은 각각 흑연과 금(Au)박이 사용되었으며, 녹색 안료에서는 공작석, 염화동 및 해록석이 동정되었다. 매우 선명하게 발색된 청색은 현대 안료로 보채한 것으로 판단되며, 백색은 백악, 석고, 연백이 모두 검출되었다. 석황과 밀타승은 각각 황색과 연황색 채색에 사용되었다.
고대에는 단청이나 고분벽화, 사찰벽화, 불화 등 문화재에 다양한 색상을 구현하고자 무기안료 또는 유기안료를 많이 사용하였다. 이 연구는 통도사 영산전내 벽체에 그려진 사찰벽화의 안료를 휴대용X선형광분석기로 정성분석하여 사용안료의 종류를 밝히고자 하였다. 성분분석 결과와 기존 고대 벽화 안료의 분석 결과들을 종합해 볼 때, 영산전 벽화에 사용된 적색은 주사와 석간주로 추정되며, 백색은 연백이 사용되었고, 일부 호분이나 백악, 백토 등의 사용 가능성도 있다. 녹색은 2가지가 사용되었는데 주로 바탕칠에 사용된 밝은 녹색은 녹토이고, 광배부분 등의 진한녹색은 석록이나 동록, 녹염동광으로 판단된다. 황색과 흑색은 각각 황토와 먹이 사용된 것으로 보이며, 육색과 분홍 등 원색이 아닌 안료들은 적색에 백색안료를 혼합하거나, 진적색에 황색안료를 혼합하는 것과 같이 2가지 이상의 안료를 적절하게 섞어서 사용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론적으로 성분분석으로만 판단하였을 때 통도사 영산전에 사용된 안료는 모두 고대에 주로 이용되었던 무기 안료임을 알 수 있었다. 다만, 문화재임으로 안료의 일부를 채취하여 결정구조분석 등의 방법으로 광물을 동정한 것이 아니므로 특정 원료 광물을 명확하게 판단하기는 어려웠다.
고문헌에 기록된 산지 정보를 바탕으로 현지조사를 실시하고,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강원도, 경상도 지역 등에서 총 6개의 시료를 확보하였다. 확보된 시료를 대상으로 수비를 통해 백토안료를 제조하고, 물성 및 기능성 평가를 실시하였다. 백토안료의 주요 구성광물을 분석한 결과, YBW, HBW, MCW는 석영, 장석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SGW, HOW, HGW는 카올리나이트, 일라이트 등의 점토광물이 주 구성광물을 이루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백토안료 HGW는 색도에서 가장 높은 92.9의 $L^*$값을 보였고, HOW와 HGW는 각각 94.1%, 89.6%의 높은 은폐율을 나타냈으며, 270.3 mm와 223.3 mm의 우수한 발림성을 갖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전체적으로 카올리나이트, 일라이트 등이 주요 구성광물을 이루는 HGW, HOW, SGW의 경우, 색도, 은폐력, 발림성 등에서 우수한 특성을 보였으며, 단청용 백색안료로서 활용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 연구에서는 사찰벽화에 사용된 안료에 대한 성분 분석 자료들을 종합, 비교하여 조선 후기 사찰 벽화에 사용된 채색재료의 특징을 고찰하였다. 연구대상은 ED-XRF를 이용한 분석자료로 전국의 8개 사찰벽화 61점에 대한 것이다. 이들 벽화의 제작 시기는 대체로 18~19세기에 해당한다. 벽화 채색층의 색상은 대략 7가지 계통으로 분류되며, 백색은 Pb, Fe, 육색은 Pb, Ca, 황색은 Fe, 적색은 Fe, Pb, Hg, 녹색은 Cu, Fe, 청색은 As, Co가 검출되었고, 흑색에서는 색상원소가 검출되지 않았다. 자료들을 비교 분석해 본 결과 조선후기 경상도와 전라도 소재 사찰벽화에 사용된 안료들은 그 종류에 있어 시기나 지역적인 차이가 크게 관찰되지 않았다. 한편, 동종 안료라도 채색부위의 위치에 따라 다른 색상과의 혼색에 차이가 관찰되었다. 이것은 사찰벽화에서 선호되는 색상표현방식이나 안료의 귀천에 따라 그림에서의 위치(주제부와 주변부)에 따른 용도가 달랐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결과는 향후 비파괴 분석법을 이용한 사찰벽화 분석자료를 이해하는 데 참고자료로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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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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