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축법은 판으로 틀을 만들어 그 안에 흙이나 모래 등을 층층이 부어 다짐 방망이 등으로 찧어서 단단하게 쌓아 올리는 대표적인 고대 토목기법으로, 토성이나 건물 기단, 담장과 같은 시설을 축조하는 데 가장 보편적으로 이용되어 왔다. 이글의 목적은 풍납토성 축조에 이용된 다양한 기술의 분석을 통해 우리나라 판축토성의 축조 방법과 원리를 이해하는 데 있다. 토성을 축조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지작업을 실시하고 기초를 단단히 조성해야 한다. 점성이 강한 흙을 깔아 기저부를 형성하는데, 구덩이를 파고 다시 메꾸어서 기초를 다지는 기조의 원리가 이용된다. 때로는 지정목을 박거나 잡석을 깔아 기초를 다지기도 한다. 풍납토성은 중심토루의 안팎으로 여러 겹의 판괴를 비스듬하게 연접하여 축조한 것이 특징이다. 비록 고정주와 협판, 달구질 흔적 등의 뚜렷한 판축의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판축틀의 일부로 추정되는 목재가 결구된 상태로 발견되기도 하였다. 이 층에서는 판괴 내의 결합력을 높이고 수분을 유지하여 지내력을 증강시키기 위한 부엽층도 확인되었다. 중심토루 외벽에서는 역경사 판축법을 이용한 호성파도 관찰된다. 이밖에 성벽 축조를 마무리하면서 부석과 석축으로 전체 성벽의 유실 방지와 방수, 배수 등의 효과를 꾀하였다. 습기를 통제하거나 판축토 내의 수분을 제거하기 위한 목적으로 불다짐하기도 하였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고대 토성에서 판축의 정형을 찾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러나 풍납토성 등에서 확인된 판축의 증거들을 향후 발굴될 여러 유적들과 면밀히 비교 연구해 나가면 판축토성의 축조 방법과 원리를 밝히는데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관영공사조직 연구는 당대 공사현황을 조명하기 위한 하나의 참조틀이며 주로 집행조직의 특징을 규명함으로써 공사주체를 파악하고 공사체제의 일면을 살펴보고자 하는 문헌고찰 중심의 연구이다. 지방의 관부시설(관사, 읍성 등)은 급속한 근대화와 시가지 변경으로 파괴되어 존재근거조차 멸실되었거나 잘못 알려진 것도 적지 않다. 관련기록이 있었다 하더라도 불교사원이나 향교 등과 같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주체가 존속하지 못하였고 전국적으로 총합된 읍지류의 한정적인 자료에 의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필자는 관영공사의 특성상 공사의 승인, 감독 등 공사행정절차가 수반되었음에 착안하여 공문류와 관련사료를 고찰하고 지방의 관영공사 사례연구를 시도한 것이다. 동래지역은 대규모 관영공사사례가 많았던 지역적 특수성과 비교적 잘 남아있는 지방사료를 통해 관부시설의 규모와 조영배경을 파악할 수 있었고 변경된 현재의 유구를 해석하는 기본적인 근거를 마련할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일정 시기 자료가 잘 남아있는 19세기 동헌과 동래부성의 관영공사사례를 통해 공사규모와 전개과정을 밝혔다. 지방의 관영공사는 자체적인 수습구조로 전개되었고 향촌사회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동시에 반영하고 있었다. 동래 지역은 변방의 군사집결지로서 각 영진의 관영공사가 많았고 목재수급과 인력조달은 상호 협조체제로 이루어졌다. 관영공사의 집행조직은 공사감독, 내부사무, 물자조달 등의 역할을 담당하였고 대규모 토목공사인 축성공사의 경우 역소별로 감독, 사무, 물자조달, 기술자 등으로 구성되며 관부의 모든 조직이 동원되어 편성되었다. 이와 같은 조직편성은 직접적인 건축기록이라기보다 공사행정에 따른 공문서이기 때문에 건축적인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일면을 도출해내기는 어렵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향후 이러한 부분들이 보다 많은 사료발굴과 다각적인 연구의 축척으로 종합적인 관영공사의 실체를 이끌어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교는 짐승의 가죽이나 뼈를 정제하여 제조한 천연접착제로 목재, 종이 등의 공예나 단청 또는 그림 채색 시의 교착제로서 다방면에 사용되고 있다. 아교의 사용 조건은 다양하나 전처리 및 측정조건에 따른 아교 특성을 평가하는 방법이 정형화되어있지 않아 아교 생산 및 사용에 있어서 정확한 품질평가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아교 및 젤라틴을 대상으로 팽윤과 온도, 농도 등의 조건을 세분화하여 특성 평가를 실시하였다. 연구 결과, 물리적 특성 평가는 아교를 23℃, 6시간 동안 팽윤한 뒤 점도 측정 시에 안정적인 결과 값을 나타냈으며 시판아교 12종 대상으로 점도 최솟값이 12.67 cP, 최댓값은 29.43 cP으로 측정되었다. 광학적 특성 평가에서는 10% 농도의 아교를 분광측색계의 반사모드로 측정 시 경향성 및 정제된 값을 가짐을 확인하였다. 분말아교는 중반대의 명도와 상중반대의 채도를 가지며 막대아교는 상대적으로 밝기가 낮으며 중반대의 채도를 가진 것으로 확인되었다. 본 연구를 통해 아교를 사용하는 작업자 또는 연구자에게 시판아교의 특성에 대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 향후 아교 특성을 평가하기 위한 평가기준 및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사천 구암 발굴현장 내 출토된 조선시대 회곽묘에서 복식류와 함께 미투리가 출토되었다. 미투리는 목재와 초본류로 제작된 복합재질로 앞총부가 소실되거나 매우 약한 상태로 수습되었다. 보존처리를 위하여 미투리에 대한 과학적 재질분석과 강화제 선정 예비실험을 먼저 진행하였다. 재질 분석 결과, 미투리는 벼속(Oryza spp.), 마섬유, 쌍자엽식물 1종이 사용됨을 확인하였으며 또한 뒤쪽 도갱이에 붙어있었던 직물은 면섬유로 분석되었다. 강화제 선정을 위해 약품 5종(Polyethylene Glycol, Paraloid-B72, Dammar gum, Methyl Cellulose, Silicone resin)을 선정하여 예비실험을 실시하였다. 색차, 광택성, 내절강도와 인장강도 변화를 약품별로 측정하여 결과를 비교하여 PEG를 강화제로 선정하였다. PEG는 색도 및 광택변화가 적고, 인장강도가 높게 확인되어 가장 적합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미투리 보존처리는 클리닝 후 PEG 4000을 5%에서 80%까지 농도를 높여 유물에 견고성을 부여하였으며 조절건조를 통해 보존처리를 완료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고대 먹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분석을 통해 선조들의 조묵방법 및 기술을 파악하는 것이 연구의 목적이다. 고목재와 고문서의 묵서부의 먹을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고목재(창덕궁 신선원전 적심)를 연륜연대분석한 결과 1899년에 벌채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따라서 고목재에 씌어진 먹의 연대를 추정할 수가 있었다. 고대 먹 원료인 그을음의 단일입자크기는 고목재의 경우 평균 107nm로 가장 크게 분석되었고, 12개의 고문서의 경우 38~86nm범위를 나타냈다. 응집체입자크기 분석 결과 고목재의 경우 평균 370nm로 단일입자크기와 같이 가장 크게 분석되었으며, 고문서의 경우 평균 206~318nm로 분석되었고, 단일입자크기와 응집체입자크기 간에는 같은 경향의 분포를 나타내었다. 단일입자크기와 응집체입자크기로 그을음의 원료를 분석할 수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고목재와 고문서 묵서부분의 박편상먹의 적외선 및 라만 분광분석에서는 목재나 종이의 간섭으로 먹 입자의 스펙트럼을 얻을 수 없었다. 고목재에서 분리한 분말먹의 라만 분광분석에서는 현대 송연 그을음과 유사한 라만 스펙트럼패턴을 보여, 송연먹으로 추정할 수 있었다.
순창 농소고분은 적성면 운림리 일대와 내월리 농소마을을 둘러 형성된 구릉지 능선에 위치하고 있다. 고분의 토광은 비교적 깊은 곳에 조성되어 도굴의 피해가 없었으며 전체적으로 다량의 숯으로 채워져 있어 목관이 비교적 좋은 상태로 출토되었다. 고분 구조 및 매장시설, 출토 유물, 방사선탄소연대 측정 결과를 종합하였을 때 농소 고분의 축조시기는 고려시대 후기부터 조선 초기까지로 추정하고 있다. 농소고분에서 출토된 목관은 목곽과 목관의 2중 구조로 목관 외면에 두껍게 옻칠을 하고 금색 문자와 흰색 문양으로 장식되었다. 안료 분석 결과 금색 문자는 금(Au), 흰색 문양은 은(Ag)이 주요 성분으로 확인되었다. 칠 막은 안료 층, 황갈색 층, 검은 층의 3개 층으로 관찰되었다. 검은 층은 그을음과 같은 검은 물질로 목재 바탕의 밑칠로 사용되었다. 황갈색 층은 옻칠로서 정제칠로 추정된다. 목관 칠막 분석을 종합하면 칠 제작방법은 금박을 이용하는 방법과 금분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추정된다. 안료 형태 및 내부 구조상으로는 금박이 유력하지만 표현된 글자의 형태를 보면 금분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향후 금박과 금분을 이용한 재현실험을 통하여 제작방법을 확인한다면 고분 축조 당시 칠기 제작기술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한국에서 소나무는 문화적, 역사적, 정서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으며, 목재자원 생산이 가능한 수종이다. 소나무의 점유면적은 점차 줄어드는 반면, 참나무류를 비롯한 활엽수림이 증가하는 추세이므로 소나무림 유지를 위한 갱신과 시업법에 관한 연구가 요구된다. 본 연구는 중부지역을 대상으로 소나무에 대한 임분유형 및 구조분석을 통하여 생육환경과 천이과정을 파악함으로서, 안정적이며 지속적인 경영림으로서의 발달과 천연갱신 유도에 그 목적이 있다. 중부지역 소나무림은 당단풍나무군락, 상수리나무군락, 비목군락, 전형군락으로 분류되었으며, 지역에 따라 유형별 다른 특성을 보이고 있었다. 상층에는 소나무가 높게 나타나고 있으나, 중층에서는 참나무류 등 활엽 교목성 수종의 중요치가 높았으며, 하층에서 소나무 출현은 빈약하였다. 따라서 상관적으로 소나무가 생태적 영향력이 높은 것처럼 나타나고 있지만, 차후 자연 상태에서 교목층의 소나무가 고사하면 아교목층 이하 신갈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등 참나무류가 우점할 것으로 사료되었다. 소나무림의 형질과 생장패턴은 임분유형에 따라 지역별 차이를 보이고 있어 소나무림에 대한 시업도 차별 적용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되었다.
본 연구는 조경·정원분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역할로서 자연기반해법의 실증을 위한 실험적 설계를 제시하고, 탄소중립 사회를 위한 공간 전략적 방안과 문화 산업으로서의 역할을 제시하는 목적으로 진행되었다. 환경 보호와 탄소중립 사회 형성을 목표로 저 관리형 정원으로서의 탄소저감 효과를 위한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모델정원의 기능과 공간 요소, 탄소중립과 관련된 내용들을 보다 과학적인 데이터로 수집할 수 있도록 실질적 모델정원을 설계하고 조성하였다. 대상지는 국립세종수목원 내에 위치한다. 탄소저감 기능을 측정하는 실험구를 중심적으로 배치하며, 그 외 공간은 드라이가든과 커뮤니티 가든, 초화원 등으로 전시와 휴식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두었다. 실험구는 바이오차 부설 양, 식재밀도, 식재 수종에 따른 탄소저감 효과를 분석할 수 있게 타입을 구분하였다. 탄소저감을 위한 시설 적용과 시공 방식은 '지구를 위한 10가지 탄소정원 가꾸기'의 방식을 적용하였다. 대표적으로 빗물의 활용시설, 저탄소 인증 목재 활용, 인근지역 자재 사용을 적용하였다. 또한 각각의 시설 및 시공 방식에 따른 탄소저감 효과를 비교하여 제시하였다. 이 결과는 탄소중립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데에 중요한 기초 연구가 될 것으로 기대되며, 정원 산업 등 지속 가능한 발전이 필요한 다양한 분야에서의 참고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본 연구는 남해안 물건리 방조어부림의 인문사회적, 자연생태적 특성을 토대로 효율적인 보전 관리방안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연구대상지는 천연기념물 제 150호로 1,600년경 전주 이씨 후손들이 정착하면서 조성한 숲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마을의 평안을 위하여 매년 10월마다 동제를 지내고 있다. 방조어부림은 방재적, 경제적, 환경생태적 기능과 함께 대표적인 역사문화자원으로 남해군에서 관리하고 있다. 선형의 대상지 면적은 $23,962.6m^2$로 주변은 경작지(48.5%), 도시화지역(38.2%)이 넓게 분포하고 있다. 세부적인 현존식생은 이용압 및 훼손여부에 따라 층위형성지와 식생복원지, 훼손지로 구분되었으며 세부적인 식물군집유형은 이용압이 낮은 푸조나무군집(I), 느티나무군집(II), 이용압이 높은 느티나무-이팝나무-푸조나무군집(III), 푸조나무-느티나무군집(IV), 이용에 의해 하층이 훼손된 팽나무-푸조나무군집(V)으로 구분되었다. 숲 내부의 관통도로와 해안도로, 목재데크 산책길, 주차장, 세면대 등의 교통 휴게시설 설치로 인하여 숲의 파편화 및 내부 식생의 생육이 어려워지고 있다. 이를 위한 복원방안으로서 우선복원지역 설정, 복원 식생종 선정과 적정 복원방법이 요구되었다. 훼손지역($7,868.2m^2$)을 우선 복원지역으로 설정하고, 복원 식생종은 후대림을 위하여 숲내 우점종인 느티나무, 푸조나무, 팽나무, 이팝나무를 모수로 한 실생묘를 육성하며, 다층식생구조 형성을 위하여 아교목층과 관목층에 각각 5개체, 115개체(단위면적 $100m^2$)를 보완식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숲 내부의 곳곳에 산재하는 휴게시설물 철거 및 무분별한 이용을 통제하고 낙엽활엽수림으로 보전, 복원될 수 있도록 관리 및 모니터링이 수반되어져야 한다.
치악산국립공원을 형성하는 자연자원 및 인문자원을 대상으로 경관자원 인벤토리 구축 및 등급평가를 실시한 결론은 다음과 같다. 국립공원의 경관은 해양경관, 산악경관, 마을경관, 사찰 사적경관의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7개 주요 탐방로에서 현장조사를 통해 총 120개소에 대한 목록을 작성하였다. 탐방로별 경관목록 비율은 구룡-비로봉 31%(37개소), 성남-남대봉 22%(26개소)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금대-남대봉 16%(19개소), 부곡-행구 16%(19개소), 황골-입석사 6%(8개소), 향로봉-남대봉 5%(6개소), 곧은재-원통골 4%(5개소)의 순으로 목록화되었다. 경관평가 항목은 조망성, 고유성, 이용성, 역사문화성, 자연성의 5가지 항목으로 구분하고, 상(4), 중(3), 하(2), 1의 평가기준을 제시하였다. 각 경관유형별로 평가항목 점수에 따라 1차적으로 경관평가를 실시하였고, 추가적으로 델파이 조사를 통해 얻은 경관유형별 가중치를 반영하여 2차 경관평가를 실시하였다. 2차 경관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경관유형별로 3개의 경관등급으로 구분하였다. 산악경관은I등급이 72개소, II등급 26개소, III등급 7개소, 사찰 사적경관은 I등급 4개소, II등급 7개소, III등급 4개소로 평가되었다. 산악경관의 등급은 조망성 및 자연성, 사찰 사적경관은 역사문화성, 자연성, 이용성과 관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산악경관에는 외부 경관자원이 포함되는 것으로 파악되었으며, 외부 경관자원이 포함된 곳은 등급이 높게 나타나, 이는 조망성과 관련이 있었다. 인벤토리 및 평가된 결과를 토대로 산악경관, 사찰 사적경관의 유형별로 등급이 매우 우수한 지역의 보전을 위한 경관관리가 필요하다. 향후 개선방안으로는 구룡-비로봉 구간의 산악 및 사찰경관이 조화로운 대표경관으로 판단되어 중점관리지역으로 보전해야할 것이다. 산악경관의 경우 조망점 유지를 위한 수목 전정 등의 정비 및 경관저해를 최소화한 목재전망대, 경관 해설 안내판 등을 설치하는 개선방안이 필요하다. 사찰 사적경관은 인공 시설물 설치 시 주변 경관과의 조화로운 소재 사용 및 시설 제한의 기준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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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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