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잡색들의 행동 양상과 의미를 분석하여, 마임 특히 서구 모던 마임과 대비해 봄으로써 풍물굿 잡색놀음에서 몸짓언어의 특징이 무엇인지를 추출하고자 하였다. 그런데 즉흥성과 상황성이 강한 잡색들의 행동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일정 정도 고정되고 구체적인 양상이 담겨 있는 공연-텍스트가 필요하였다. 따라서 그러한 공연-텍스트로서 1980년 8월 15일에서 16일에 임실군 강진면 필봉리에서 공연된 필봉농악을 담은 영상 기록물을 택하고, 그 영상에 기록된 잡색의 행위와 의미를 굿 절차와 결부시켜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얻은 결과는 아래와 같다. 잡색들의 행위는 첫째 가락과 진법에 종속되어 있는 행위들로 나타나는데, 기굿에서는 용기의 깃대에 올리는 헌주례로 잡색들의 행위가 계열화되고, 당산제에서는 당산신에게 드리는 제사에 종속된다. 둘째 당산제에서 쇠치배와 잡색들의 위치는 그들의 행위가 대응되는 구도로 나타나고 이는 적대적인 의미를 띠는 것으로 분석된다. 셋째 샘굿에서 잡색들의 행위는 인간 친화적인 성격을 띠며 문화적인 공간에서 의미화되거나 통제된 것으로 해석된다. 넷째 대포수의 일상적인 행위는 샘굿의 의식이 진행되는 상황에 부적합한 것으로 재현되기 때문에 희극성이 표출된다. 다섯째 마당밟이에서 잡색들의 행위는 상쇠의 지휘를 보강하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상쇠, 가락, 진에 더욱 종속된 행위들로 분석된다. 여섯째 걸궁맞이에서 잡색들의 행위는 정치적 목적과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문화적 행위로 의미화된다. 일곱째 판굿에서 잡색들의 행위는 종속과 일탈의 변주 속에 놓이는데, 도둑잽이를 거쳐 탈머리굿에서 조정되거나 종결된다. 한국 마임의 극 형식과 방법/기술 등이 서구 연극의 유산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마임의 역사 속에서 중요하게 인식되는 점은 마임 형식과 내용의 원천을 우리나라 전통 연극에서 찾으려고 노력해온 점이다. 이는 한국 마임의 정체성에 대한 모색이라고 할 수 있겠다. 따라서 마임이란 서구적 형식에 한국적인 정서와 마음을 담아내기 위한 한 방법으로 풍물굿의 잡색놀음에서 보이는 무언극적 요소와 그 의미들을 검토하는 작업은 매우 유용하다 할 것이다.
문학, 건축 순수미술, 영화 산업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을 마치고 있는 해체주의(Deconstruction)는 디자인 분야에도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고 그 보여지는 모습도 매우 광범위하며 표현에 있어서도 많은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 해체주의 디자인은 포스트 모던한 상황과 다원화된 후기 산업사회, 데리다(J. Derrida)의 해체 이론과의 관계성을 통해 접근하고 있다. 특히 기호와 텍스트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타이포그래피와 시각 디자인 분야는 해체 철학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본 연구는 이러한 철학적 영향을 받고 있는 해체 타이포그래피 스타일의 변화를 분석하고 그 특성을 도출함으로써 해체 철학이 타이포그래피에 실제적으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고찰하고자 한다.
최근 컴퓨터 및 인터넷의 발전으로 일반인의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가 강화되면서 다양한 만화와 애니메이션 소비자들이 콘텐츠들을 UCC를 포함한 다양한 방식으로 재조합하고 있다. 얼핏 보기에는 소비자들의 재조합 결과물들이 콘텐츠의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인터넷 확산을 통해 해당 콘텐츠의 사용자 수를 늘리면서 문화콘텐츠 생태계의 성장을 돕고 있다. 이러한 재생산이 가능한 이유는 애니메이션 매체가 가진 특성에 있다. 조형기호와 소리기호, 그리고 서사기호가 결합된 애니메이션은 크리스티앙 메츠가 제시한 상상적 기표로서 작용하며, 해당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용자들이 자신의 상상력을 통해 이야기를 해체하고 재조합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논의는 아즈마 히로키의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을 통해 강화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아즈마는 애니메이션 등의 재조합 현상이 비교적 동등한 캐릭터 데이터베이스에 제한돼 있고, 소비자는 데이터베이스 안에서 애니메이션과 여기에서 파생된 상업적 재조합물에 대해 무비판적 수용을 취하고 있다는 비관론을 펼친다. 하지만 실제로는 소비자들이 콘텐츠 사이와 콘텐츠 너머에서 비상업적인 재생산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양상은 동인문화, 애니메이션 음악 동호문화, 성우 동호문화 등에서도 나타나지만, 본 논고에서는 특히 코스프레 문화에 집중하고자 한다. 이는 코스프레 문화가 다른 동호문화와 달리 더 행동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중에서도 코스프레에서 파생된 무대와 일일카페는 일반 코스프레 현상보다도 더욱 적극적인 캐릭터의 재현을 통해 다른 이들과의 소통을 이뤄내고 있다. 하지만 무대나 일일카페 모두는 재정 능력이 제한적인 청소년 청년 계층이 진행하고 있어, 지속가능한 행사가 이루어지기 어려우며, 공연 기회의 부족이나 저작권 문제 등으로 적극적인 재생산이 어려운 한계를 가지고 있다. 지역주민 주도의 마을 만들기나 혼종문화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한국 사회의 현실에서, 한국 만화 및 애니메이션 업계부터 적극적 콘텐츠 수용자들의 재생산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장려할 필요가 있다.
21세기 초반 제4차 산업혁명 기술과학의 발전 속에서 갑자기 다가온 코로나19 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은 한국사회의 산업, 경제, 사회, 교육, 문화, 종교 등 모든 분야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 방역 당국의 방역 지침은 안전을 위하여 '삼밀금지', 즉 밀집, 밀접, 밀폐를 금지 혹은 축소하는데 초점이 있다. 이러한 방역 지침은 한국교회는 물론 주일학교 운영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일반적으로 20세기 후반에 들어서면서 한국교회 주요 교단의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교회 성장의 정체 혹은 퇴조기에 들어섰음을 보여주고 있다. 주일학교 역시 학생 수가 감소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연구자는 21세기에 들어서면서 한국교회 주일학교의 위기를 가져온 원인을 네 가지로 파악하였다. 첫째, 포스트모더니즘의 경향성인 근대 보편주의의 해체, 지식의 확실성과 객관성의 해체, 거대담론의 해체와 분산의 세계관 등의 영향이다. 둘째, 한국사회의 인구절벽시대에 노인 인구의 증가와 반대로 젊은 인구가 감소하는 현상이다. 한국교회 미래의 주인공이 될 젊은 인구가 감소하기 때문에 주일학교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셋째,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교회와 주일학교 교육활동의 제약이다. 마지막으로, 교회의 비전 상실과 교육열 감소 현상 등으로 분석하였다. 이에 따라 연구자는 한국교회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교인수 200명 이하 규모에서 운영하는 주일학교를 염두에 두면서, 다음 세대를 위한 주일학교의 새로운 방향을 네 가지 내용으로 제시하였다. 첫째,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상대화된 포스트모던 시대에 절대적 기독교 진리를 확신하는 교사가 필요하다. 둘째, 젊은 세대의 인구가 감소하는 인구절벽 시대에 가정 친화적인 주일학교 패러다임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셋째, 위드 코로나19 시대에 대면과 비대면을 적절히 활용하는 방식의 교육활동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어려운 시대적 상황에 처한 한국교회 주일학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의 지상명령'(The Great Commandment, 마 28:18-20)을 따라 복음을 전파하고, 가르치는 교육의 비전과 열정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가 모두가 어려운 시대에 한국교회를 다시 세울 미래세대를 위한 주일학교 교육활동에 작은 단초가 되기를 소망한다.
본 논문은 강원도 춘천에 있는 마임하우스에서 펼쳐진 무언극 <빈손>을 보고 진도씻김굿과의 연관성을 찾아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다. 무언극 <빈손>은 마치 진도씻김굿을 무언극의 형태로 보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마임이스트 유진규(柳鎭奎 58)가 펼치는 연기적인 요소들은 진도씻김굿이 가지고 있는 요소들을 많이 사용하고 있었다. 물론 극의 내용 면에서도 무속을 기반으로 하는 굿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필자는 이런 무언극 <빈손>을 보면서 우리 민족의 문화원형이 가지고 있는 문화콘텐츠 개발의 가능성을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2005년 런던마임축제의 예술감독 Helen Lannaghan은 춘천마임축제 컨퍼런스에 참가하여 공연을 보고 한국적 색채가 강하면서도 미니멀하고 모던한 무언극 <빈손>을 런던마임축제에 초청하였다. 한국적 오브제, 동양 사상과 사물놀이, 서양의 현대마임이 어우러진 작품으로 2000년 프랑스 미모스 마임축제, 2001년 폴란드 마임축제, 2002년 몽골 마임축제, 2003년 벨기에 국제 마임축제 등 해외 축제 초청 공연을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은 무언극 <빈손>은 세계적으로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런던마임축제 공연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로 발돋움 하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이는 한국을 상징하는 우리의 몸짓을 유감없이 발휘한 마임이스트 유진규의 끊임없는 노력의 산물이다. 필자는 이런 무언극 <빈손>을 통해 앞으로 진도씻김굿 같은 대한민국의 문화원형을 활용한 연극 공연이 세계적인 공연문화 콘텐츠로써 중요한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그런 견지에서 무언극 <빈손>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될 수 있었던 요인을 분석하고 앞으로 진도씻김굿이 공연문화 콘텐츠로 어떤 치밀한 스토리텔링을 활용해야 세계적인 공연 무대에서 대대적인 성공을 거둘 것인지 그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하였다. 무언극 <빈손>은 다시 한번 세계적으로 발돋움 하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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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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