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회적 약자를 향한 혐오로 인하여 거듭 발생하는 동시대 사건들은 아키비스트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끊임없이 상기시키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사회적 약자들이 주요 행위자로 개입한 동시대 사건의 기록화 방법론으로서 도큐멘테이션 전략에 주목하며, L코믹스 사태를 중심으로 동시대 사건 기록화를 위한 도큐멘테이션 전략 방안을 제안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동시대 사건 기록화와 도큐멘테이션 전략의 개념과 의의 등을 이론적으로 고찰하며, L코믹스 사태의 개요, 특징, 전개 과정과 핵심 사건, 초점 그룹 분석으로 사건의 맥락을 파악하고 온라인상에서 확인되는 관련 기록을 조사하였다. 이와 함께 사건 이해관계자 및 기록전문가와의 면담을 통해 L코믹스 사태의 기록화와 동시대 사건의 도큐멘테이션 전략에 관한 의견을 수집하였다. 결론에 이르러 본 연구는 L코믹스 사태의 기록화 목표와 방향, 원칙, 범주, 주체 그리고 고려사항을 차례로 논하며 L코믹스 사태 도큐멘테이션 전략 방안을 제안하였다.
본 연구는 동시대 비민주적 폭력으로 점철된 사회사적 사건들 가운데에서 점차 잊혀져가는 사회적 타자들의 기억을 재소환하기 위해 이뤄졌다. 이 글은 그 극적 사례로써 2009년 '용산4구역 철거현장 화재사건'(이하 용산참사)을 분석 대상으로 삼고 있다. 본 연구는 공적 기록의 빈 공백을 대신해 용산참사 속 현장 예술행동가들의 사회적 사건들을 새롭게 기억하는 자율적 방식에 주목한다. 다시 말해 이 연구는 용산참사의 경우를 일반 시민, 문화예술가, 독립미디어 활동가, 종교인 등이 함께 연대해 국가 권력 중심의 공식 내러티브에 대항해 경쟁서사를 마련하고 대항기억을 스스로 재구성하면서 시민 기록의 의미를 되살렸던 중요한 사례로 바라본다. 당시 그 누구보다 현장 예술가들은 용산참사에 대한 기록의 과정에서 배제되고 타자화된 도시 빈민들의 절규에 귀 기울이면서, 전시 및 음악 공연 기획과 도록 작업, 만화집, 현장르포 사진집, 미디어 방송, 다큐멘터리 영화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자율적인 방식으로 사회적으로 소외된 이들의 감성과 정서를 기록했다. 특히 이 글은 현장 예술가들에 의해 수행됐던 참사 당시 비공식 대항기억 기록화의 움직임을 동시대 사회사적 사건의 기록화에 있어 중요한 전략으로 고려하고 이를 중요한 탐구 대상으로 삼는다. 이에 의거해 결론에서는 현장 예술의 동시대 현장 기록 방식이 가지는 기록학적 함의와 이를 사회 공통의 기억 속에 기입하기 위한 좀 더 포괄적인 기록화 방법을 제안한다.
세월호 사건은 해난사고가 극심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며 정치사회적 사건으로 비화된 경우이며, 사건의 전개과정을 다섯 단계로 나누어 단계별로 생산되는 기록을 살펴보았다. 기록화는 안산의 시민들이 구성한 세월호참사시민기록위원회와 기록관리단체와 전문가들이 결성한 세월호시민아카이브네트워크가 시작하였으며, 두 단체는 가족대책위원회 산하로 통합되어 416기억저장소를 구성하였다. 세월호 사건 기록은 증거성과 역사성을 갖는 사회적 역사적 기록이며, 수집과 동시에 활용하고 기록전문가들이 기록을 생산하며 생산 종료 시점을 예측할 수 없는 특성을 갖고 있다. 사건 기록화는 공공기록과는 다른 내용의 기록을 수집하여 사건을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게 하며, 동시대의 기록화, 사회참여운동기록화, 지역사회 기록화의 성격을 갖는다. 세월호 기록은 진상 파악 뿐 아니라 공동체 재건과 치유를 위하여 활용될 수 있다. 사건기록화에서는 기록화 여부의 판단과 예비조사가 필요하며, 기록화를 위해서 필요한 조직을 느슨한 형태로 구성하고 교육에도 사건기록화를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사건 기록화는 기록관리의 중립성과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며, 그런 의미에서 성숙한 민주주의를 기록학 측면에서 구현하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지 1주기가 됐다. 사건발생 후 지금까지 기록학계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사건을 기록하기 위해 노력했다. 안산활동가들이 주축이 된 시민기록위원회도 그중 하나다. 시민기록위원회 산하 구술증언팀에서는 세월호와 관련된 다양한 사람들의 구술을 채록해왔다. 세월호 유가족은 물론 자원봉사자, 종교계 인사, 시민운동가, 안산 시민 등으로부터 구술을 수집했다. 전 세계적으로 재난은 모두가 함께 기억하고 추모하는 중요한 사건으로, 이를 기록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는 구술 아카이브 구축이다. 갑작스레 발생하는 재난의 특성상 기록이 많이 남겨지지 않고, 추모기록을 비롯해 사건에 대한 다양한 시각의 사람들이 들려주는 구술이야 말로 사건의 실체에 다가서는데 많은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9.11 테러를 추모하기 위해 건립된 미국의 '국립9.11추모박물관'에서는 관련된 사람들의 구술을 채록하기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2013년 발생한 보스톤 마라톤 폭탄 테러를 기억하기 위해 '아워 마라톤'이라는 크라우드 소싱 디지털 아카이브가 구축됐다. 지역의 대학과 기관들이 협업해 만든 이 아카이브에서는 구술채록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팬암 항공 103편 테러사건은 시라큐스 대학에서 아카이브를 설립했다. 이곳 역시도 졸업생, 교직원, 희생자의 가족과 친구 등에게 구술을 수집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관련 구술 역시도 이런 해외 사례와 마찬가지로 지속적으로 수집해야하며, 희생자 추모 등으로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다시는 이런 재난이 이 땅에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2004년도에 발생했던 대통령 탄핵사건의 의미는 다양한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겠지만 그 명분에 해당하는 성격은 무엇보다도 국내의 탄핵제도에 의한 헌법재판 사건이었다. 본 논문은 이러한 "공적 활동으로서의 탄핵사건"이라는 성격을 중심으로 사건에 관한 이해와 관련된 기록들의 현황을 비교분석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한 목적에 따라 먼저 공적활동으로서 탄핵사건을 이해하기 위한 탄핵사건 분석을 시도하였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공공영역에 존재하는 탄핵사건 기록현황을 직접방문, 전화면담, 정보공개청구의 방법으로 조사 분석한 내용을 기술하였다. 공적활동으로서 탄핵사건은 국내의 탄핵제도의 규범 아래 탄핵소추를 담당하는 국회와 탄핵심판을 담당하는 헌법재판소가 헌법 등에 명시된 고유한 권한을 중심으로 진행하는 활동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피소추자인 대통령과 탄핵소추에 의해 생성된 대통령권한대행체제 그리고 탄핵의 결정적 사유를 제공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역시 공적 활동의 주요한 주체로서 식별되었다. 또한, 공공영역의 경우 법적인 요건에 해당하는 기록들이 잘 생산되어 현재 보존 관리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하지만 탄핵사건 기록이 주로 표면적인 처리과정과 명시적 활동의 결과에 관한 것들이 주를 이룸으로써 업무와 관련되어 내용적으로 철저하게 생산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고 평가하였다. 특히, 활동의 맥락을 보여주는 기록들의 부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기록의 '정동적 가치'에 대한 탐색을 목적으로 한다. 전통적으로 기록은 증거 가치, 정보 가치, 그리고 실물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평가되어왔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시작된 서구 인문사회학 전반에서의 '정동적 전환(affective turn)'은 기록이 가지는 권위 밖 이질적인 것으로 간주되던 '정동 가치'에 대한 논의를 촉구했다. 불행히도 서구에서 기록의 정동적 가치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했던 반면 국내 기록학계 내 기록에 대한 정동적 논의는 거의 부재한 실정이다. 본 연구는 기록의 정동적 가치를 본격적으로 탐색하기 위해 먼저 정동의 이론적 논의를 살핀다. 이어서 정동의 기록화를 보여줄 국내 사례를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재난 시대의 고통과 슬픔, 애도를 기록하는 대표적인 정동의 저장소로서 4.16 기억저장소의 기록관리 사례를 살펴본다. 이 연구는 사회적 정동의 예상치 못한 파급 효과를 드러냄과 동시에 극적계기를 제공한 세월호 참사, 그리고 이의 기록활동으로서 '4.16 기억저장소'를 동시대 트라우마적 사건의 생존자들과 유가족의 고통과 슬픔을 기록한 정동 기록의 대표 사례로 보고 집중적으로 관찰한다. 본 연구는 '4.16 기억저장소'의 사례를 통해 기존의 기록관리 관행과는 다른 정동 기록화의 차별성이 수집에서부터 평가 및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구체적으로 드러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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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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