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주관적 안녕감이 긍정적인 사건을 인식하는 비율과 나아가 기억을 재구성하는 인지적 과정에 있어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시행되었다. 199명의 학부생들이 일상적으로 일어날법한 긍정적인 사건과 부정적인 사건 40개를 기술한 문장들을 본 후 이에 대한 회상 과제와 재인 과제를 수행하였다. 먼저 사건을 기술한 문장을 본 후 긍정적인 사건과 부정적인 사건에 대한 비율을 응답하게 한 결과,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참가자들이 긍정적인 문장의 비율이 월등히 높은 조건에서 긍정적인 사건의 비율을 실제보다 더 높게 보고하였으며, 또한 긍정적인 비율이 높은 조건에서 주관적 안녕감이 높은 참가자들은 긍정적인 문장을 더 많이 회상했다. 참가자들이 처음 보고한 긍정적인 사건의 비율과 실제 회상한 기억들 중 긍정적인 사건의 비율은 정적인 상관을 가졌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재인 과제에서는 참가자들은 주관적 안녕감 수준에 따라 유의미하게 차이나는 오류를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의 이론적 함의와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이 논의되었다.
본 작품은 2014년 11월 초연된 "러시안 알코올"에 움직임을 추가하여 재구성한 작품이다. "러시안 알코올"에서 사용된 소형프로젝트를 활용한 영상작업, 음악리서치, 인터렉션 과정은 삭제하고 기존 작품 영상으로 대체하였다. 본 작품은 장례식에서 접할 수 있는 향들이 망자와의 추억을 잃어가는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설치작품 형식으로 시각화하고 이 향들을 관객이 직접 맡게하여 유사한 기억을 떠올리도록 하였다.
본 논문의 목적은 텔레비전 토크쇼 <이제 만나러 갑니다>(채널A) 사례연구를 통해 탈북 여성의 북한에 대한 기억이 재현되는 방식을 살펴보고 그 사회적 함의에 대해 논의하는데 있다. 본 논문은 우선 최근 사회과학 분야에서 '기억'이 왜 중요한 화두로 부상하게 되었는지 '기억'과 '역사'의 갈등적 관계 속에서 살펴보았다. 다음으로는 '집단기억'과 '문화적 기억' 개념, 그리고 '기억'의 '사회적' 속성 등에 대해 살펴본 후, 사람들의 개인적인 '기억'을 중심내용으로 하는 텔레비전 토크쇼를 '기억의 터' 개념과 관련해서 논의했다. 분석방법론으로는 서사론적인 가정에 입각하여 통합체와 계열체 두 차원에서 행하는 구조적 텍스트분석 방법을 활용했다. 연구 결과 논의된 점은 다음과 같다. 우선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서 탈북 여성들이 드러낸 과거 기억들은 이념적이기보다는 개인적인 차원의 일상사적인 관심거리 중심이고, 이들은 우리 사회의 지배적인 공적 기억과 갈등적 관계에 존재한다. 하지만, <이제 만나러 갑니다>는 그들의 기억을 특정한 방식으로 재구성함으로써 그들을 '타자화'하고 결국 우리 사회의 지배적인 공적 기억 유지에 기여한다.
기억 담론'은 기록학계의 패러다임 변화의 흐름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기억은 재현가능성을 전제로 삼았던 '증거로서의 기록'의 한계를 지적하고, 기록을 기억을 포착하여 무한히 해석 가능한 매개체로 다시 정의한다. 이제 기록관리는 '보이는' 기록과 '보이지 않는' 기억 사이에서, '세계를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를 넘어 '어떤 세계를 기억할 것인가'라는 새로운 질문을 부여받는다. 그리고 기억이 가진 개인성과 현재성, 일상성의 힘은 기억과 기록의 관리 그 자체가 사회 정의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 연결된다. 이 글은 서구의 기억 담론 지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재구성하여 기억의 사회 정의적 가능성에 대해 살펴본다.
기록학에서 집단 기억, 사회적 기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아직 그 이론적 배경을 고찰한 연구는 많지 않다. 기억이 가지는 포괄성이 기록이 가지는 제한된 역사기술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구의 많은 학자들은 아키비스트가 문자화된 기록뿐만 아니라 도처에 만연해 있는 기억을 수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키비스트의 사회적 역할에는 공유되고 전승되는 기억을 통해 한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재구성해야 함이 포함된다. 기억이 가지는 사회적 특성은 주류문화 위주 기록문화의 한계성에 도전하고, 비주류문화, 비기록문화의 역사를 포함하고 전승하도록 한다. 이러한 기억의 담론에서 아키비스트는 기록관에 수집하고 보존할 역사의 내용이 문자화된 지배집단의 기록에만 한정할지, 소외받고 배제되는 사회집단을 포함할 것인지 결정하는 역사의 중요한 권력자다. 본 연구에서는 기억에 대한 이론적 배경을 고찰하고, 역사와 기록이 기억의 담론에서 어떻게 인식되고 설명되는지 살펴본다. 결론에 갈음하여, 기억의 담론에서 기록관과 아키비스트의 역할을 논의한다.
이 연구는 부산지역 철도역에서 소장하고 있는 기록들을 조사하여 그 현황을 밝히고, 이 기록들이 로컬리티의 기억을 재구성하는 데에 있어서의 의미를 살펴보았다. 부산지역에 소재한 17개의 철도역을 방문하여 소장 기록을 조사한 결과, 1) 공공영역의 기록관리에서 이탈된 기록이다. 2) 주요 기록 유형은 역사(驛史)와 역세보고서, 운수운전설비카드, 사진 자료, 기타 자료의 다섯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3) 폐기나 분실 등의 이유로 각 역마다 소장 기록의 규모에는 차이가 있다. 4) 각 유형별 기록들은 대체로 비슷한 서식을 가지고 있다. 특히 역사(驛史)나 역세보고서 등에 담긴 서술과 이미지는 역의 모습, 역 주변의 경관, 지역민들의 생활상과 경제상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로컬리티의 기억을 재구성하는 데 의미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철도역 소장 기록과 함께 각 기관에 흩어져 있는 공기록, 사기록의 잔존양태를 파악하여 로컬리티의 기억을 재구성해야 하며, 구술기록을 통해 결락을 메울 것을 제안한다.
역사 기록 분야 정부조직은 기록 생산 이전과 생산 영역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하며, 모든 유형의 기록과 대통령기록 비밀기록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공공정보의 관리와 공개 등의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아울러 역사기록의 편찬 등도 수행해야 한다. 곧 이상적인 조직 재구성 방향은 정보 관리와 공개, 기록관리, 기록 편찬, 기억의 영역까지 포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조직 개혁 방안은 열린 정부 투명성 책임성 등의 정부조직개편 원칙에 부합해야 한다. 조직 개혁 방안은 '두 길 보기'라는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국가 기록과 기억 관리를 담당하는 기구로 "국가기록처" 또는 "국가기억위원회" 설립을 제안하고자 한다. 국가 기억의 범위를 공공영역에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total archives' 관점에서 사회 전체를 포괄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방안이다. 이 기구는 독립성이 보장되는 형태로 조직할 것을 제안한다.
일제강점기에 기원한 일본식 지명이자 상업 중심지로서의 본정통은 오늘날까지 우리나라 도시들에서 번화가를 일컫는 대명사로 통한다. 이 연구는 서울의 충무로와 명동 일대를 사례로 도시 본정통이 함축하고 있는 다양한 장소 기억들을 탐색한 것이다. 연구자는 장소 기억이라는 개념을 지리학의 입장에서 정초한 다음, 이 개념을 매개로 본정통이라는 한 장소에 쌓인 기억의 다층성과 경합성에 주목하며 본정통의 장소 기억을 세 가지 층위로 재구성할 수 있었다. '식민 권력의 상징' vs. '근대의 표상', '금융 자본주의의 심장' vs. '문화 예술인의 마당', '유행의 공간' vs. '정체성의 장소'가 그것이다. 결론적으로, 연구자는 도시에서 우리 삶의 흔적이 여기 저기에 수평적으로 산재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 안의 한 장소 그 자체가 일종의 팔림세스트라는 점을 강조하였고, 따라서 도시 공간에 대한 연구에서 수평적 접근보다는 수직적 접근이 필요함을 주장하였다.
영화 <애프터썬> (2022)은 스코틀랜드 출신감독 샬롯 웰즈의 장편 데뷔작으로 그해 국제적인 예술영화 씬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영화 중의 하나이다. 영화의 전체구조는 이제는 성인이 된 소피가 11살 때 엄마와 이혼한 뒤 떨어져 지내던 30살의 '젊은 아빠' 캘럼(Calum)과 튀르키에로 떠났던 어떤 여름휴가를 돌아보는 것이다. 그것은 사실 기억의 재구성이라 할 만한 것으로서, <애프터썬>은 기억된 내용의 서술뿐만 아니라, 기억의 재구성 과정의 드러냄을 통해서 영화를 사후작용의 기억작업의 과정으로 만든다. <애프터썬>은 이 과정에서 영화는 인덱스적 예술이라는 레프 마노비치의 말을 증명한다. 홈 비디오와 영화적 디제시스를 오가며 <애프터썬>은 홈 비디오에 새겨진 인덱스적 기호로서의 흔적과 현재적인 시간들을, 그리고 두 시간의 대화를 통하여 새로운 상상의 시간성을 풀어놓는다. 영화는 혼란스러운 시간 속에 있던 무의지적 기억을 현재로 재촉하면서, 미디어와 미디어, 과거와 현재 사이의 대화 속에서 흔적과 강렬한 몸짓의 기호를 통해 의미화작용을 한다. 우리는 이야기가 정지되는 시간, 몸짓이 함축하는 것을 통해 의미를 사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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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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