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관리를 체계적으로 수행하려면 안정적인 법 제도, 인력과 조직, 시스템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논의가 일반적이다. 물론 필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이런 요소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 같다. 기록혁신을 위해 법제 정비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법제로 환원되지 않는 다른 논의도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심화하기 위해 이 글에서는 기록담론을 다뤘다. 기록담론의 관점에서 '국가기록관리혁신 TF'의 활동과 최종보고서를 분석하면서 기록혁신의 방향성과 의미를 짚어보았다.
이 연구는 보존기록관리 원칙인 출처주의의 해석과 적용에 관한 담론을 체계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이론적, 실무적 주장의 근거와 배경을 구조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첫째, 출처주의 담론 영역을 구분하였다. 유럽의 여러 지역에서 오랫동안 실무적으로 채택되어온 방법론이 네덜란드 매뉴얼을 통해 명문화된 1898년 이후 출처주의 담론의 흐름을 대체로 정립, 확산, 전환, 확장 해체영역으로 나누고 각 영역별로 핵심 담론을 살펴보았다. 둘째, 출처주의 담론 분석에 맞도록 논변 모형을 설계하였다. 툴민의 논변 모형과 던의 정책논변 모형을 참고로 하되 출처주의 담론 분석에 적합한 요소들을 결합하여 모형을 재설계하였다. 셋째, 각 영역의 핵심 담론별로 출처주의에 관한 영어권 저자들의 논문과 저서를 일차적으로 조사하여 선별하고 각 논저에 나타나는 인용논문을 추가하는 방법으로 담론텍스트를 뽑아 그 내용을 분석하였다.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각 영역별로 논변 모형을 제시하였다.
2011년 5월 '5 18 민주화운동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이는 5 18이 시민운동으로서의 가치를 가진 역사임을 전 세계에 알리게 된 사례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국제적 인정에도 불구하고 5 18에 대한 그릇된 편견과 입장으로 이를 부정하는 기록물은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도처에 널려 있다. 그들은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기록물을 왜곡하면서까지 담론을 형성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5 18 기록을 왜곡하는 담론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아키비스트의 기록관리 전략을 제시하는 것으로 주제를 두었다. 또한 본 연구는 아키비스트가 기존에 시행 중인 왜곡 대응에 보다 체계적인 전략을 제시함과 동시에, 아직 왜곡 담론에 휩쓸리지 않은 학생 등을 위주로 이들에게 진실된 기록을 토대로 한 담론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아키비스트는 한정된 기록관에서의 정보를 제공하는 소극적 입장이 아닌, 적극적으로 5 18 담론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입장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추후 지속적으로 연구될 기록 왜곡 대응 전략 분석에 본 연구가 가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기억 담론'은 기록학계의 패러다임 변화의 흐름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기억은 재현가능성을 전제로 삼았던 '증거로서의 기록'의 한계를 지적하고, 기록을 기억을 포착하여 무한히 해석 가능한 매개체로 다시 정의한다. 이제 기록관리는 '보이는' 기록과 '보이지 않는' 기억 사이에서, '세계를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를 넘어 '어떤 세계를 기억할 것인가'라는 새로운 질문을 부여받는다. 그리고 기억이 가진 개인성과 현재성, 일상성의 힘은 기억과 기록의 관리 그 자체가 사회 정의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 연결된다. 이 글은 서구의 기억 담론 지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재구성하여 기억의 사회 정의적 가능성에 대해 살펴본다.
이 글에서는 지난 15년 동안 공공기관에서 형성된 아카이빙 방식에 대한 근원적인 비판을 해보려고 했다. 이를 통해서 구체적이고 대안적인 내용까지는 다루지 못했지만 <포스트1999>를 전망해보고자 했다. 먼저, 1999년 공공기록물관리법 제정 이후 지난 15년의 변화를 세 개 층위에서 짚어보았다. 우선 담론의 측면에서는 민주화담론, 기록실천에 대해서는 제도실천, 맨 아래 영역에서는 표준아카이빙에 대해 각각 살펴보았다. 민주화담론은 정보공개제도와 연결되어 작동되면서 1999년 이전의 '능률행정'이라는 담론을 교체하면서 합리적 기록권력을 형성하는 효과가 있었다. 제도실천은 1999년 이전의 '문서관리제도'를 기록물관리 제도로 교체하는 효과가 있었다. 기록물관리제도는 법령의 각 조항별로 삽입되기 시작했고, 이런 조항은 전문지식, 전산시스템, 기록종사자들과 연계되면서 실질적으로 기록의 버팀목이 되었다. 표준아카이빙은 공공기관 공적 행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의성을 최대한 줄여나가면서 일관된 기록시스템을 형성하는 효과를 낼 수 있었으며, 기록행위를 일목요연하게 하나로 통일시킬 수 있었다. 이상의 기록실천은 현재의 기록시스템 흐름을 형성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기록성장에는 '구조적 그늘'도 함께 성장했다. 이를 살펴보기 위해 역운프레임으로 접근해보았다. 역운은 단순히 단점이나 부정적 측면이 아니라 상관적으로 구성되면서 공동운명체라는 구조적 맥락을 함의한다.
기록학에서 집단 기억, 사회적 기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아직 그 이론적 배경을 고찰한 연구는 많지 않다. 기억이 가지는 포괄성이 기록이 가지는 제한된 역사기술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구의 많은 학자들은 아키비스트가 문자화된 기록뿐만 아니라 도처에 만연해 있는 기억을 수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키비스트의 사회적 역할에는 공유되고 전승되는 기억을 통해 한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재구성해야 함이 포함된다. 기억이 가지는 사회적 특성은 주류문화 위주 기록문화의 한계성에 도전하고, 비주류문화, 비기록문화의 역사를 포함하고 전승하도록 한다. 이러한 기억의 담론에서 아키비스트는 기록관에 수집하고 보존할 역사의 내용이 문자화된 지배집단의 기록에만 한정할지, 소외받고 배제되는 사회집단을 포함할 것인지 결정하는 역사의 중요한 권력자다. 본 연구에서는 기억에 대한 이론적 배경을 고찰하고, 역사와 기록이 기억의 담론에서 어떻게 인식되고 설명되는지 살펴본다. 결론에 갈음하여, 기억의 담론에서 기록관과 아키비스트의 역할을 논의한다.
본고는 기록화 스토리텔링의 개념 및 방법론에 관한 연구이다. '기록 활용'이 기록학계의 화두로 떠오른 후 활용을 위한 다양한 방법론이 모색되고 있다. 스토리텔링도 그중 하나이다. 본 연구는 기록 활용을 위한 방법론으로서의 스토리텔링을 '기록화 스토리텔링'으로 규정하고, '기록의 기록으로서의 가치구현 과정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담론의 총체'로 개념화하고 있다. 본 연구는 기록화 스토리텔링 이론의 정초(定礎)를 목적으로 기록학, 스토리텔링, 기호학, 언어학 등 다양한 이론을 도입하고 있다. 아날로그 시대가 잉태한 디지털 시대의 기록학은 두 시대의 학문적 경향을 총체적으로 계통화할 과제를 가진다. 그중 하나가 디지털 시대의 기록화의 문제이다. 기록화 스토리텔링 역시 디지털 시대가 요구하는 이론이다. 본 연구는 디지털 시대의 '기록화'를 가변적이고도 실천적인 행위로 규정하고 있고, 기록화에 따른 결과를 '기록화 스토리텔링', 즉 '기록의 가치가 끊임없이 생성되는 기호작용'으로 규정하고 있다.
북미 기록학계는 1990년대 전자기록, 2000년대 초 전자기록의 진본성 문제를 다루었고 최근에 들어 미시적이고 문화적 담론을 인식한 연구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것을 기록학의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는 정보화와 기술(technology)에 영향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미시적 문화적 담론을 인식한 커뮤니티 아카이브, 일상 아카이브 등은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으로 기록문화나 역사가 갖는 개별적 특수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라 봐야한다. 즉 일상, 마을, 커뮤니티 아카이브는 기왕의 기록학 담론에서 배제되고 소외된 목소리들을 기록으로 남기려는 노력이다. 하지만 이러한 전환된 인식을 바탕으로 커뮤니티 아카이브를 기록화하기 위한 현재 존재하고 있는 방법론은 제한적이다. 특히 기술(description)은 공공영역에서 이용하고 있는 여러 표준들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기술표준을 통해서는 커뮤니티 및 커뮤니티 아카이브가 가지고 있는 특수성과 개별성을 반영하지 못한다. 이러한 상황은 북미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비슷한 양태이다. 따라서 각 커뮤니티 아카이브의 목적과 지향을 우선적으로 이해해야 하며 이를 적합하게 표현할 수 있는 기술방법이 필요하다. 즉, 기왕의 기술방법이 아닌 탈표준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우선 패러다임 전환과 기술을 이론적으로 살펴보고 현재 운영되고 있는 커뮤니티 아카이브의 기술을 분석했다. 분석을 통해 기술표준의 한계를 지적하고 나아가 '우애의 아카이브' 프로젝트의 기술을 비판적으로 검토하여 '한국인권기록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패러다임 전환에 따른 기술을 제안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현대미술의 아카이브 담론으로서 '아트 아카이브'와 '아카이브 아트'의 기초 개념을 정리하고, 아카이브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미술작품이라는 매체적 특수성으로 인해 기록학에서는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아카이브 아트를 새롭게 고찰한다. 동시대 미술의 새로운 경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아카이브 아트는 '아카이브 구조나 방법론을 활용하는 미술작품이나 미술실천'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아카이브 아트 관련 연구의 주된 특징은 권력자에 의해 평가 및 선별되었기에 아카이브를 신뢰할 수 없는 대상으로 평가하고, 미술가가 공적 영역에서 소외되고 결락된 역사를 새롭게 구축한다는 점에서 대항서사로 평가하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반아카이브적 관점으로 현대 아카이브를 비판하면서도 아카이브를 작품의 핵심적인 정체성으로 내세우는 모순적 특성을 드러낸다. 따라서 지금까지 전개된 주요 논의들은 기록의 진본성을 존중하고 기록 정보를 활용해 자신의 논리를 강화하는 사례를 포괄하지 못하고, 심지어 이들과 대치된다는 점에서 한계를 드러낸다. 본 연구에서는 기록학의 측면으로 아카이브 아트를 재정리해 유형을 분류하고, 각각의 특성을 분석할 것이다. 미술가가 활용한 아카이브 개념을 전통적인 기록학의 측면에서 접근하려는 시도는 미술작품이 지닌 본래의 미적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이를 기록학의 연구 대상으로서 확대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최근의 전자기록 환경은 기록의 의미와 기록관리의 역할 변화란 관점에서 볼 때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기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근대 시민혁명 과정에서 연유하여 산업사회를 거치면서 정립된 기록의 의미와 기록관리의 역할은 아직도 완고하다. 실증주의 사조에 기반을 둔 문자화된 종이기록 중심의 관리이론 및 방식은 아직도 지배적으로 통용되고 있으며, 주로 공기록과 같은 대규모 조직에서 생성된 기록들을 대상으로 관리하며 과거의 사실에 대한 보고로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억 담론은 문자화된 공기록 중심의 기록관리를 탈피하고, 다원화된 사회 속에 기록의 의미 및 기록관리의 역할을 모색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해 줄 수 있다. 그동안 국내외 기록학계에서는 기록은 행위에 대한 객관적, 중립적 증거라는 점에서, 기록은 곧 기억이라는 단순한 인식이 만연되어왔다. 하지만 최근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 속에 기록이 지닌 객관성, 중립성에 회의를 품게 되었고, 사회의 다원화 속에 공기록 중심의 기록관리에 대한 반성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기록과 기억의 관계 정립을 위한 기반 연구로, 사회적 기억 구축을 위한 기록관리의 역할 및 방향성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선기록과 기억 간의 관계 정립을 위한 단초로 기억 담론에 대한 학계의 논의를 고찰한 다음, 그동안 기록학 영역에서 진행되어 온 기억을 둘러싼 제반 연구들을 검토하였다. 이를 발판으로 사회적 기억 형성을 위해 기록학 영역에서 수행해야 할 역할 및 향후 방향성을 논의코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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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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